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281화 (281/415)

# 281

281화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다 (1)

국방부 장관 집무실.

나는 두 신문사 사장과 법무법인 태평양의 대표이사를 만난 후 사전에 약속을 잡은 국방부 장관을 찾아갔다.

“외교부 장관께서는 참 바쁘십니다. 허허허!”

살짝 비꼬는 투로 말하는 국방부 장관이다. 사실 그는 나를 애송이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가 이번 정부의 실세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예, 바쁠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장관께서 이룬 외교적 성과를 보고 받고 놀랐습니다. 그리고!”

바로 눈빛이 변하는 국방부 장관이다.

“러시아에서 입항하는 선물 때문이죠?”

“그렇습니다. 이번 일은 1, 2, 3차 불곰 사업과 비교해도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물론 내가 러시아로부터 산 항공모함은 국가에 기부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미국은 일본 때문이라도 내가 러시아에 민간 차원에서 항공모함을 사는 것을 승인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론은 대한민국 국적의 기업이 관광사업 차원이라는 핑계로 러시아 최신 항공모함을 보유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은 미국이 의도적으로 나를 위해서 일본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특급 비밀이지.’

러시아 항공모함이 울산항으로 입항하게 된다면 그때 아마 일본은 기겁할 것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이번 일은 일본 해상 자위대가 전력을 증강하는 빌미가 될 터다. 하나, 일본 정부는 한일 공동개발 구역을 훗날 국제 해양법이 변했을 때 자신의 해양 영토로 선포하고 방어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해상 자위대의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태다.

“그럴 것입니다. 공격 무기만 제외하고 태양 해운에 인도가 될 것입니다.”

물론 공격 무기 탑재나 최신예 전투기의 항공모함 탑재는 하루면 충분하다.

“일본이 알게 되면 깜짝 놀라겠군요. 물론 북한도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놀랄 거고요.”

“그럴 것입니다. 일본이 경악하겠죠.”

“참 대단한 상상력으로 대단한 일을 해내셨습니다.”

“그것이 제 손에 들어와야 대단한 일이 끝나는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거대한 민간 선박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숙달된 선원들이 필요합니다.”

물론 해군이 전역해서 항공모함의 승조원으로 근무할 수는 없다.

“그렇습니다. 큰 배가 있다고 해서 바로 즉각적으로 운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준항공모함을 태양 조선을 통해 건조하고자 합니다.”

“그 말씀은?”

다시 눈빛이 달라지는 국방부 장관이다.

“장관님께서 전투 헬기를 탑재한 상륙함 수주의 필요성을 대통령 각하께 강변해 주십시오.”

“왜 직접 하시지 않고?”

“저는 외교부 장관이지 않습니까.”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국방부 장관이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소. 그런데 상륙함과 항공모함은 다릅니다.”

“그 역시 알고 있습니다. 규모만 축소해서 건조할 것입니다.”

“똑같이?”

“예, 그렇습니다. 이미 러시아에 동의를 받은 상태입니다.”

“그, 그 말은 항공모함 건조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는 말입니까?”

“물론입니다. 연해주 경제특구에는 태양 조선을 중심으로 한 대형 조선사가 설립될 것입니다. 거기서 만들 것입니다.”

“으음……!”

바로 신음을 토해내는 국방부 장관이다.

“건조하고 규모가 축소된 상륙함을 통해서 항공모함 운영 훈련을 하라는 말이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와 함께 모든 비용은 제가 부담할 것입니다.”

“왜 이러는 겁니까?”

국방부 장관이 내게 물었다.

“제가 왜 이럴까요?”

“내가 신문을 통해서 또 소문을 통해서 백범 외교부 장관이 돈이 많다는 것은 압니다. 세계 최고 부자라면서요.”

“예, 그렇습니다.”

“돈이 많다고 해서 모두가 조국을 위해 쓰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겁니까?”

“개인적인 질문입니까?”

“그렇다고 칩시다.”

“돈을 벌려고 이러는 겁니다.”

“돈을 번다고요? 모든 비용을 부담하면서 돈을 벌겠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소.”

“항공모함을 비롯한 군함 건조 기술을 확보하고 또 전차와 자주포를 비롯한 최신예 전투기 개발 기술까지 갖춘 방산 그룹을 설립할 생각입니다.”

“……!”

내 말에 국방부 장관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해가 됩니까?”

“그래서 전 대후 자동차를 넘겨받았군요.”

“그렇습니다.”

대후 자동차는 자동차만 만든 것이 아니다.

전차도 만들고 장갑차도 만들었다.

그리고 그 대후자동차를 내가 태양자동차로 사명을 바꿔서 넘겨받았다.

‘물론 대후조선도!’

태양 조선으로 변한 상태다.

“또 하나 말씀을 드릴 것이 있습니다.”

“뭡니까?”

“제대로 된 한국형 자주포 개발에 착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국형 자주포 개발?”

“예, 그렇습니다. 그와 함께 사거리가 연장된 탄도미사일 개발도 착수하고 그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이동 차량도 개발했으면 합니다.”

“백범 장관……!”

“막대한 자금이 드는 일이라는 것을 압니다. 장관께서 명분만 만들어주신다면 제가 움직일 것입니다.”

“정말 탄도미사일이라고 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사거리가 어느 정도나……?”

“일본 전 지역이 사거리 안에 들고 중국 북경이 사거리 안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생각합니다.”

“이보시오. 전쟁이라도 준비하겠다는 겁니까?”

“미래를 대비하자는 겁니다. 제 조부께서 독립군이셨듯 장관님의 부친께서도 독립운동가셨다는 것을 잘 압니다. 일본 교도소에서 순국하셨지 않습니까.”

“개인적인 원한을 말할 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역사는 돌고 돕니다. 제가 판단하는 것으로는 일본은 정치적 상황에 의해 우경화로 향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 정부는 지속해서 평화헌법을 개헌하기 위해 움직일 것입니다.”

“그것은 미국이 절대 승인하지 않을 겁니다.”

“미국은 일본에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팔지 않고 있는 전투기입니다.”

“그거야 우리가 자금이 부족하기에 그런 겁니다.”

“저는 태양 항공 개발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투기까지!”

“아직은 상상입니다. 다시 탄도미사일 이야기를 한다면 사거리 연장은 어렵지 않다고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렇소. 나도 그렇게 알고 있소. 그러고 보니 국군연구소 출신 최고 연구관들이 이직해서 태양 그룹 산하의 계열사에 입사를 많이도 했군요.”

그랬다.

나는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그렇습니다. 장관님께서 명분만 만들어주십시오.”

“내가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도 명분이 필요합니다. 현재 햇볕 정책에 의해서 남북이 평화로운 상태이니 명분이 없습니다.”

“자주국방이라는 명분이 있지 않습니까.”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국방부 장관이다.

“각하께서는 알고 계십니까?”

“아직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장관님께서 말씀드려 주십시오.”

“모든 비용을 부담하면서 뒤로 물러나시겠다는 것은?”

“저는 아직 어립니다. 제가 너무 나대면 보기에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소. 그리고 어떤 꿈을 가지고 계신지도 잘 알겠습니다.”

꿈 이야기를 하는 국방부 장관이시다.

“결국, 어떤 꿈을 꾸는지 잘 알겠습니다.”

“제 꿈을 아신다고요?”

“당장은 불가능하지만 대권이지 않습니까?”

“으음…….”

이럴 때는 그렇다고 말할 필요가 없다. 사실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내가 대통령이 되려고 움직인다고 생각을 하니까.

“부인하시지는 않는군요.”

“예, 그렇습니다.”

“제가 그 꿈에 동행할 수 있을까요?”

의외의 물음이다.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장관직이 끝나고 나면 여의도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보통 그렇다.

“그러시군요.”

“제가 여의도에 입성한다면 여당과 함께 개헌을 논의하겠습니다. 앞으로 14년 남지 않았습니까?”

만 40세가 되는 것은 9년 남았다. 하지만 내가 출마할 대선까지는 14년 정도 남은 것 같다.

“아……!”

“제가 돕겠습니다. 위대한 조국이 될 수 있게 장관님과의 동행을 허락해 주십시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자신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에 대해 지원해 달라는 소리다.

“예, 감사합니다.”

나는 국방부 장관에게 머리를 숙였다.

“하하하, 하하하!”

그리고 그는 자신의 목적을 이뤘다는 듯 호탕하게 웃었다.

“제가 백범 장관님의 명분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다음 날, 울산 태양 자동차 현지 공장 연구실.

국방부 장관을 만나고 바로 나는 울산에 있는 태양 자동차 현지 공장으로 왔다. 그리고 이 자리에는 박태웅 회장도 참석하고 있다.

‘오늘이 일요일이니까.’

외교부 장관의 자격이 아닌 태양 그룹의 최대주주로서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그리고 나는 방문 목적에 대해 이미 밝힌 상태다.

“미국의 협조를 구해야 할 일입니다.”

태양 자동차 현지 연구소장이 내게 말했다.

“그 부분은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그와 함께 러시아에서 곧 제공할 자주포에 관한 연구를 착수하십시오.”

항공모함까지 내게 준 러시아다. 그러니 자주포를 안 줄 이유는 없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도 미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제 곧 미국은 대한민국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물론 북한에 신경을 쓸 여유도 없다.

왜냐고?

곧 미국은 또 미국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할 수밖에 없으니까.

-미국은 항공 방위체제를 개편하지 않기로 했답니다.

미국 국방부에도 뇌물을 통해서 내 사람이 된 장성들이 꽤 있다. 물론 이 사실은 부시 대통령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정보 제공 감사합니다.

“그렇게 알고 비밀리에 한국형 자주포 개발을 착수해 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태양 자동차 연구소 소장이 내게 대답했다.

“자주포의 사거리가 100㎞까지 가능합니까?”

“확답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연구해 보십시오.”

“그렇게 되려면 지름이 커져야 합니다. 그에 따라 자주포의 크기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모르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상상을 하나 봅니다. 자주포의 사거리가 길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예, 연구에 착수하겠습니다.”

“그리고 탄도미사일 개발도 진행할까 합니다.”

내 말에 모두가 기겁한 눈빛으로 변했다.

“그, 그 말씀은…….”

“사거리 천 킬로미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사거리가 천 킬로미터면 일본 열도 전체가 사거리 안에 들어간다.

‘일본은 평화헌법 때문에 절대 만들 수가 없지.’

평화헌법이 폐지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그 탄도미사일을 이동시킬 수송 차량 개발도 비밀리에 착수하십시오.”

“장관님.”

박태웅 회장이 나를 봤다.

“저는 대한민국 장관의 자격으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태양 그룹의 최대주주로서 이 자리에 온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 태양 그룹은 세계 최대의 방위산업 그룹으로 성장해야 할 것입니다. 전쟁은 항상 일어나니까요.”

나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일본과 우리가!’

앞으로 전면전이나 국지전을 하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까.

“아……!”

박태웅 회장은 내가 무슨 의도에서 이러는지 알겠다는 눈빛이다.

‘차곡차곡 준비한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사람이나 국가에는 내일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이 모든 것은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비밀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완성품이 아닌 개별 부품의 형태로 연구에 착수하겠습니다.”

태양 자동차 연구소 소장이 내게 말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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