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0
280화 이제는 움직일 때다 (5)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 담화문 발표장.
대통령께서는 단상 위에 오르셨고 모든 기자가 대통령께 집중했다가 각하의 뒤에 서 있는 내게로 관심이 집중됐다.
‘각하께서도 느끼겠지.’
권력을 나눌 수 없듯 국민의 성원도 나눌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 각하께서는 잘 참아내고 계신다. 그리고 나를 통해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정치적 결과물을 성공시키고 있기에 기꺼이 나를 인정해 주시고 계신다.
“2차 한일 어업 협정을 통해서 일본 정부는 드디어 대한민국의 해상 영토의 기준점을 울릉도가 아닌 독도로 인정했습니다. 이것은 완벽한 외교적 성과이고, 앞으로 일본 정부가 더 독도에 대한 망언을 일삼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아낸 것입니다.”
일본과의 한일어업 협정에 대한 외교적 성과에 대해 담화문을 통해서 발표해 버리는 대통령 각하이시다.
‘일본에서 난리가 나겠군.’
하지만 상관없다.
일본은 일본의 입장에 의해서 한일 공동개발구역을 포기하지 못하고 독도를 포기했으니까.
일본 정부의 입장에서는 가장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2차 공세가 준비된 상태다.
‘한일공동개발구역은 개발에 착수가 된다.’
물론 그렇게 되면 막대한 해양 유전과 가스전을 가진 7광구에서 일본도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다 가질 수는 없는 상황이니까.’
그렇다면 나눌 수밖에 없다. 그리고 2028년을 대비하면 된다.
“독도는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라는 것을 이번 담화문 발표를 통해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립니다.”
일차적으로 독도 문제는 봉합이 된 것 같다.
내가 봉합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앞에서도 밝힌 것처럼 한일어업협정을 한쪽에서 파기하게 된다면 파기가 되는 것이니까. 그래서 일본은 당분간 독도를 포기한 척하는 것이다.
* * *
일본 정부 총리 집무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망발을 담화문 발표를 통해서 공표했습니다. 또한, 본국 정부가 그것을 인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후일 독도 영유권 분쟁에서 불리해집니다.”
일본 정부 고위층이 총리에게 따지듯 말했다.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외교적 성과라면 성과일 테니까.”
“우리가 더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확답을 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독도는 본국의 고유 영토니 수복해야 할 북방도서 지역입니다.”
“전진을 위한 후퇴라고 생각하시오.”
“총리 각하……!”
“어쩔 수 없는 조치였소. 전임 총리의 실책이 현 내각 운영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겁니다. 현재 미국은 본국의 편이 아닌 대한민국의 편에 설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문제를 만든다면 다 잃게 됩니다.”
“하지만 독도 영유권을 정부 입장에서 주장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국제재판소로 가는 길이 멀어집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주장하지 못하지만, 개인으로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습니까.”
그때 아무 말도 없던 야마시타 총리 특별 보좌관이 말했다.
“개인으로는?”
“예, 그렇습니다. 역사학계와 민간단체 또한 지방 자치단체에서 독도 영유권을 지속해서 주장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의 말에 현 총리에게 따지듯 말했던 일본 고위층 인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임시방편이지만 묘수겠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독도를 당분간 포기하지만, 한일어업 협정은 언제라도 파기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을 대비하여 해상 자위대의 전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해, 해상 자위대의 전력을 강화한다고 했소?”
“예, 그렇습니다. 총리 각하께서도 그 과업을 강행해 나갈 것입니다.”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의 말에 일본 총리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따라 해상 자위대가 항공모함을 보유하는 것을 추진할까 합니다.”
일본 총리의 말에 모두가 입이 쩍 벌어졌다.
“항공모함……!”
일본 총리의 발언에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은 항공모함은 방어적 목적을 위해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또 공격적으로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보유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소. 최신예 전투기가 탑재된 항공모함을 보유하는 것을 추진할 것이오.”
“하지만 평화헌법에 따라…….”
“미국이 허락한다면 몹시 어려울 것이 없소.”
“그렇기는 합니다.”
일본은 드디어 군사적 팽창을 준비하고자 했다.
“또한, 오랜 세월이 걸리겠지만 평화헌법 개정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또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은 더 이상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압박을 가해도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중국의 팽창 때문에 급하게 돌아갈 것이고 예측하고 있었다.
“예, 알겠습니다.”
“또한, 해상 자위대의 전력 강화는 앞으로 변화하게 될 본국의 해상 영토를 수호하는 목적으로 쓰이게 될 것입니다.”
“그 말씀은……?”
“2028년까지 해양 국제법을 바꾸는 데 여러모로 노력하라는 말입니다. 국제 사법 재판소의 소장을 일본인이 되게 만들고 해양 국제법 위원회의 위원장까지 친일본 세력으로 포섭해야 한다는 소리요.”
“예, 알겠습니다. 총리 각하.”
“그런데 총리 각하.”
그때 아무 말도 없던 외교부 장관이 일본 총리를 불렀다.
“뭡니까?”
“북한이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국교 정상화를 요구해 왔습니다.”
“사과했으니 받아내겠다는 것이군.”
“예, 그렇습니다.”
“국교 정상화를 위한 회담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습니다. 그에 대해 국내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어쩔 수 없다면 국교 정상화 회담을 진행해야겠지요.”
“예,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이 내국인을 납치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외교부 장관의 말에 일본 총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
“예, 총리 각하.”
“때가 됐으니 발표를 하게.”
“예, 알겠습니다.”
총리의 말에 이 자리에 모인 일본 고위층은 모두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을 봤다.
“북한이 국교 정상화를 지속해서 요구해 오고 있는 것은 배상금 문제 때문입니다. 국교 정상화가 진행된다면 본국은 어쩔 수 없이 북한에 배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배상금이 아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것입니다. 배상금과 보상금은 분명 다르니까요.”
야마시타 특별 보좌관의 말에 일본 고위층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예. 또한, 보상금 역시 현금 지급이 아닌 투자 형태로 진행될 수 있게 회담을 진행해야 합니다.”
“현금 보상이 아니라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북한은 남북경제협력을 통해서 중국과 러시아와 함께 경제특구 지역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동북아시아의 경제 판도가 돌변할 것으로 예측되고 본국도 국가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경제특구 개발에 참여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경제특구 개발에 대한 투자란 말이지?”
“예, 그렇습니다. 물론 일부는 현금 지급 형태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급하고 미국이 북한을 핵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의 계좌를 동결하게 된다면 북한은 그 현금을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그런 묘수가 있군.”
“그렇다면 보상금은 얼마를 지급하실 생각입니까?”
“100억 달러 이상이겠지.”
일본 총리는 그렇게 말하고 인상을 찡그렸다.
“이번 회담은 외교부 장관과 경제부 장관이 잘 논의해서 처리되어야 할 것입니다.”
일본 총리가 당부하듯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백범이 알고 있는 한반도의 역사와 다르게 일본 정부와 북한은 국교 정상화를 위한 보상금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치욕이다.’
야마시타 특별 보조관은 그런 생각을 하며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백범의 얼굴을 떠올리며 더 이상 백범을 정당한 방법으로는 제거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실행에 옮길 때다.’
그리고 야마시타의 사악한 계획의 준비도 끝난 상태였다.
* * *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실.
나는 외교부 장관으로 제일 일보 사장과 서민 일보 사장을 불렀다. 물론 이 두 신문은 조선·중앙·동아일보와 다르게 진보 계열의 신문사로 또 내가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는 언론사다.
또한, 내가 보유하고 있는 3개의 그룹이 대대적으로 광고비를 제공하고 있는 언론사이기도 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아시겠습니까?”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국민 감정을 자극하란 말씀이시지 않습니까.”
서민 일보 사장이 알았다는 눈빛으로 내게 말했다.
“위안부가 아닙니다. 일본군 성노예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일본군 성노예라…….”
“그렇습니다. 그리고 소녀들을 일본 정부가 개입해서 강제적으로 끌고 갔다는 것을 강조하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장관님.”
제일 일보 사장이 내게 대답했다.
“그와 함께 강제징용자에 대한 보도를 시작하십시오. 곧 강제징용을 당했던 분들이 대한민국 정부에 소송을 진행할 겁니다.”
“그분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보도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이 더욱 분노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와 함께 전범 기업들이 어느 회사가 있는지 국민이 알게 하십시오.”
“불매운동까지 진행하시려는 겁니까?”
“마른 들판에 불씨가 떨어지게 되면 활활 타는 법입니다.”
“예,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런데 장관님께서 이러시는 것은…….”
“물론 비밀입니다.”
내 말에 두 신문사 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중동과도 한목소리를 낼 수 있게 협조하십시오.”
“그쪽은…….”
두 신문사 사장이 난색을 보였다.
“저는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이기 전에 경제인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경제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되실 겁니다.”
“예, 알겠습니다.”
“이제는 움직일 때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과거 국교 정상화를 위한 한일정상회담 때 일본 정부로부터 보상금을 받았지, 제국주의 일본으로부터 단 한 푼의 배상금도 받지 못했습니다.”
내 말에 두 신문사 사장이 입이 쩍 벌어졌다.
“그, 그 말씀은?”
“당장은 어렵겠지만 배상금을 받아낼 수 있는 명분은 충분합니다. 또한, 일본군 성노예 문제와 강제징용자에 대한 개인 배상에 대해서도 보상금 협정문에는 기록된 것이 없습니다. 국력이 약할 때는 아무 소리도 하지 못했지만, 상황이 달라진다면 기록되어 있지 않는 문서가 대한민국 정부에 유리하게 작용이 될 것입니다.”
“예, 그렇습니다. 정말 대단한 발상이십니다.”
제일 일보 사장이 나를 보며 말했고 그의 눈빛에는 내가 향후 대통령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하는 눈빛이다.
* * *
두 신문사 사장들이 돌아간 후에 나는 바로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를 불렀고 태평양법무법인 대표는 자신의 법무법인의 지분을 내가 상당히 가지고 있기에 바로 외교부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지시하신 그대로 일본군 성노예에 대한 국가배상 재판을 수임했습니다. 또한, 강제징용자에 대한 재판도 수임했습니다.”
“오래 걸리겠죠?”
“예, 그렇습니다. 아마도 대법원까지 가야 할 것입니다.”
“느린 소가 천 리를 간다고 했습니다. 잘 준비해 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이제는 제대로 시작할 때다.
‘경제 성장과 함께!’
대한민국의 군사력까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며칠 안에!’
러시아가 내게 판매한 항공모함이 울산항을 통해 입항하게 된다.
-딱 거기까지입니다.
나는 이 순간 부시 대통령이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감사합니다.
-내가 그리고 미국 정부가 허락할 수 있는 것은 항공모함까지입니다.
‘하나를 얻으면!’
또 다른 것을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앞으로는!’
미사일 사거리 연장과 함께 미사일 중량을 늘리기 위해 움직일 참이다.
왜냐고?
일본은 절대 이렇게만 당하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