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277화 (277/415)

# 277

277화 이제는 움직일 때다 (2)

-정말입니까?

한참 후에서야 부시 미국 대통령이 내게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현재 제가 보고 받은 것으로는 박태웅 회장이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는 사실입니다.”

-믿어지지 않는군요.

부시 미국 대통령은 내가 한 말을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지만, 처음부터 내 제안을 의심했다면 우도 해양 개발에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다.

‘훗날 해양 의혹사건으로 번질 수는 일이니까.’

물론 7광구 개발 사업은 미국판 아전인수라고 회자될 것이다. 하지만 그를 통해서 미국 정부는 막대한 세금 수입을 거두게 될 것이다.

‘이런 사실을 왜 부시에게 먼저 알려주느냐고?’

부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시의 마음에 끝없는 욕심이 생기게 만들기 위함이다.

이미 우도 해양 개발은 미국 증시에 상상된 상장기업이다. 그러니 이번 해양유전 개발 발표가 공식적인 공시를 통해 발표된다면 당연히 우도 해양 개발의 주가는 폭등할 수밖에 없다.

‘사겠지.’

그래야 한다.

부시의 은밀한 지시를 받은 부시 주변 사람들이 우도 해양 개발 회사의 주식을 매집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 정부와 미국 경제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들이 더욱 일본 정부를 압박하게 될 것이다.

‘정치와 경제는 하나다!’

그리고 오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움직이는 괴물이다.

“믿으셔도 됩니다. 현재 한 개 포인트에서 대한민국이 5년 이상 동안 에너지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양이 매장되어 있다는 해양지질 학자의 분석입니다.”

물론 바로 당장 대한민국이 석유와 천연가스를 외국에서 수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는 아니다.

하나의 채굴 공에서 뽑아낼 수 있는 원유의 양은 한계가 있을 테니까.

-대단하군요.

“예 대단한 일입니다. 제가 부시 대통령 각하께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것은 흑해 유전을 생각하시면 된다는 것입니다.”

-흑해 유전이라고 했소?

“그렇습니다. 비록 현재는 한 개의 채굴공에서 채굴되고 있지만, 그 수를 더 늘릴 수 있습니다. 또한, 추가적인 포인트를 발견하게 된다면 빠르게 대한민국의 에너지 수입을 대체할 수 있고 또한 수출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일부분이라도 바꿀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으음……!

“아시아의 에너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고 7광구에서 채굴되는 막대한 유전을 통해 중동과 다른 남미의 산유국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군요.

목소리가 달라지는 부시 미국 대통령이다.

‘전쟁 발발에 도화선을 제공하는군.’

물론 앞으로 몇 개월 후에 발생하게 될 9‧11테러가 전쟁의 진정한 뇌관이 되겠지만 말이다.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된 거지.’

에너지 전쟁!

미국 대통령인 부시가 결심만 한다면 에너지 전쟁, 즉 치킨 게임을 시작할 수도 있게 된 상황이다.

“독자 노선을 걷고자 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통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라크를 압박하고 이란에 딴생각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그리고 이란의 무기는 기름이다. 그러니 이번 해양유전 개발 성공은 미국으로서도 한없이 좋은 일일 수밖에 없다.

-무슨 말인지 잘 알겠소.

내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했다는 말투다.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남미 지역에 반미 감정이 퍼지고 있습니다. 이미 베네수엘라는 석유에 대한 국유화를 선언했습니다.”

-7광구 지역에서 기름을 뽑아내고 미국 내에 있는 유전에서 증산을 감행한다면 저유가 시대가 열리겠군요.

“예, 그렇습니다. 에너지는 곧 무기입니다.”

저유가 시대가 열리면 당연히 원유로 국가 경제를 유지하는 산유국들에는 치명타가 될 것이다.

‘아마도……!’

제일 먼저 큰 타격을 입게 되는 국가는 세계 최고의 산유국이지만 기계가 낡고 저질에 가까운 기름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일 것이다.

‘뒤통수를 치고 웃으며 접근한다.’

그리고 투자한다.

-그렇소. 채굴되고 있는 원유의 양을 감축해야겠소.

감산 정책을 펼치겠다는 소리지만 내 귀에는 전쟁이라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렇게 하십시오. 그리고 저는 투자하겠습니다.”

-투자를 한다?

“예, 그렇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은 여전히 자본이 충실합니다. 하지만 남미의 산유국들은 다릅니다. 의도된 감산 정책에 국가 경제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요?

“자본을 침투시킬 생각입니다. 그리고 장악하겠습니다. 물론 그를 통해서 얻어지는 이익은 미국과 또 부시 대통령 각하와 나누겠습니다.”

-지금 당신은 내게 엄청난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게 많은 것을 바라는 것 같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요구하는 것을 이제는 말하라는 소리다.

“예, 그렇습니다. 저는 부시 대통령 각하께 또 미국 정부에 바랍니다.”

-말해 보시오.

“지금 우도 해양 개발 때문에 개발된 심해 유전은 한일 공동개발구역이라는 협정 때문에 묶여 있는 상태입니다. 이 협정을 무력화하지 못한다면 7광구 지역은 흑해 유전이나 걸프만 유전으로 발전할 수 없습니다. 물론 27년 후에는 일본이 자신의 영토로 만들 것이고, 그 이익을 독식하려고 들 것입니다.”

-으음……!

“만약 그렇게 되면 일본이 그 막대한 이익을 미국과 나누고자 하겠습니까? 일본을 정확하게 보셔야 합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겠소.

“힘을 실어 주십시오.”

-당장?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외교적인 문제 때문에 일본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대한민국은 동시에 미국의 우방이기에 현재 대한민국과 일본이 한일어업 협정을 논의 중이라는 것을 미국 대통령은 당연히 보고를 받았을 것이다.

-보고 받았소.

“예, 대한민국은 이번 한일어업 협정을 통해서 독도를 분명한 대한민국의 영토라고 인정을 받을 생각입니다.”

내가 말해놓고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은 원래부터 대한민국의 영토이니까.

-보좌관들과 전문가들의 보고에 의하면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라고 했소. 이미 실효 지배를 하고 있으니 크게 걱정할 것이 없을 것 같소.

“그런데도 일본은 자기 땅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못을 박을 생각입니다.”

물론 한일어업 협정은 양국 중 누구라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있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일본 외교성 장관에게 말했다.

‘일본은 쥐다!’

그러니 도망칠 구멍을 열어주고 몰아야 한다.

-아마도 개발된 유전이 대한민국과 백범 당신의 무기가 되겠군요.

“예, 그렇습니다. 일본을 압박하게 될 겁니다. 힘을 실어주십시오.”

-알겠소이다.

“한 달 후에 우도 해양 개발은 공식적으로 우연에 의해 심해 심층수를 채굴하다가 유전을 개발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입니다.”

-하하하, 일본 정부의 입장에서는 제대로 뒤통수를 맞겠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와 함께 미국 증시에 상장된 우도 해양 개발의 주가는 폭등하게 될 것입니다.”

주식을 미리 사두라고 하는 말이다. 물론 이것은 불법이다.

내부정부 제공이니까.

‘법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동맹국에 대한 의견이 있기에 미국 정부가 먼저 움직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는 합니다. 계기가 필요하오.

“그 계기도 제가 만들겠습니다.”

이 순간 떠오르는 것은 다윗연합이다. 그리고 미국 언론이다. 미국 언론과 미국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유대인들이 미국 정부에 압력을 가한다면 미국 정부도 어쩔 수 없이 움직이는 모양새를 취할 수밖에 없다.

-무슨 의도인지 잘 알겠소. 나는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겠소.

“예, 감사합니다. 그리고 일본 정부를 더욱 압박하기 위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제안을 기꺼이 수용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미 북한은 미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전사자들의 유해를 미군이 직접 발굴해도 좋다는 제안을 한 상태다.

-북한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소.

사실 이것은 내가 또 김정일이 부시에게 주는 선물이다.

‘그 일을 통해서!’

미국의 보수들은 더욱 부시 정부를 지지하게 될 것이다. 또한, 북한에 대한 안 좋은 감정들 역시 조금은 희석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아시아의 관리를 꼭 일본에 맡길 필요가 있냐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아니, 내가 그렇게 여론몰이를 조장할 생각이다.

“부시 대통령 각하.”

이제 진짜 원하는 것을 말할 때다.

-더 요구할 것이 있는 모양이군요.

“7광구에서 얻어지는 원유는 에너지 패권의 중심에 미국을 우뚝 세우게 될 것입니다.”

-또한, 대한민국이 강력한 산유국으로 거듭나는 일이지요.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자중하고 개방된 경제개발에 착수한다면!”

-정말 엄청난 것을 내게 요구할 생각이군요.

“일본에 주어진 역할을 대한민국이 대신해도 되겠습니까?”

핵심을 말했다.

-…….

또 한동안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부시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일이지.’

미국은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위해,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중국의 팽창과 러시아의 영향력 행사를 저지시키기 위해 일본에 그 역할을 맡길 생각이다. 그래서 최신형 무기들을 비싼 가격이지만 일본에 수출해 주고 있다.

‘군대도 없는 나라인데 말이야.’

그에 반해 대한민국은 군대를 보유한 보통국가다.

-으음……. 그 부분은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소이다.

“그러실 겁니다. 하지만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해주실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등한 대우라고 했소?

“예,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은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나는 미국이 보유한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를 수입하고자 한다. 물론 지금까지는 내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다.

-백범……. 너무 무리하시는 것 같습니다.

“누가 더 미국에 국익을 제공하는지 판단해 주십시오.”

-백범, 당신은 지금 두 마리의 토끼를 쫓고 있군요.

“예, 그렇습니다.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 국군은 대한민국이 건국된 이후부터 항상 미국의 미 군들과 같은 전장에서 같이 피를 흘리며 싸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을 혈맹이라고 부릅니다.”

과거를 건드리는 순간이다.

-그 부분에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소.

“하지만 일본은 패전 이후 미국을 위해, 또 세계 평화를 위해 단 한 방울의 피도 흘린 적이 없습니다. 미국의 도움으로 얻은 경제력을 이용해 돈을 전쟁터에 던진 것이 전부입니다. 그 역할이 필요하다면 대한민국이 이제는 대신할 수도 있습니다.”

-아……!

지금 부시 대통령은 내가 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또한, 피도 같이 흘리겠습니다. 미국과 대한민국은 혈맹이니까요. 일본을 혈맹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 일본은 그저 우방국입니다. 수많은 우방국 중의 하나입니다.”

-당신이 한 말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소.

“예, 감사합니다.”

-그리고 본 국의 정부가 움직일 수 있게 되면 그때 움직이겠소. 사실 우리는 일본과 대한민국이 분쟁해서 외교적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리가 필요합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겠소. 분명히 말하겠소. 나는 미국 대통령이오. 그에 따라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오.

“감사합니다.”

내가 원하는 대답이다.

사실 지금까지는 대한민국은 일본에 경제력이 밀려서 또 기술력이 밀려서 어쩔 수 없이 저자세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내 자본이 있고!’

7광구 지역에 막대한 유전과 천연가스가 개발된다면!

또 동해 지역에서 메탄하이드레이트가 개발된다면!

‘일본은 없다!’

나도 모르게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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