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266화 (266/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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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화 내가 대한민국의 외교부 장관이다 (2)

2001년 1월 14일, 하와이 진주만이 보이는 해안가 앞.

나는 1월 20일에 열리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전에 이곳으로 왔다.

“전쟁과 역사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기록되기를 바랍니다.”

나는 대선 후보였던 부시에게 대대적인 지원을 시작하면서 하와이의 진주만에 호텔 사업 및 자선 사업을 병행한 바 있다.

그와 함께 부동산 회사를 따로 설립해 진주만이 보이는 이 해안가의 땅을 샀다.

“예, 알겠습니다.”

물론 나는 내가 설립한 하와이 토지 개발회사의 회장으로 취임할 수는 없다.

왜냐고?

나는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이 됐으니까.

물론 이것은 내 계획에는 없던 일이다. 하지만 이 지역의 땅을 구입한 것은 완벽한 내 계획의 일부다.

“미국인들이 빠르게 잊고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진주만을 과거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선전포고 없이 공습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일본이 성장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자신이 가진 자본으로 또 기술력으로 압박하려고 든다면 나는 그들의 죄악인 과거의 역사로 일본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할 계획이다.

“그 과거의 어느 날에 이유도 모르는 상태에서 수백 명의 미국인이 잔인한 일본군에 의해 죽었습니다. 그것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는 이곳에 진주만 폭격에 의한 희생자 위령비를 세울 계획이다. 그 희생자 위령비가 있는 공원 옆으로 웅장하고 아름다운 특급 호텔을 세울 생각이다.

그와 함께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해서 누구나 그 특급 호텔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진주만 폭격 희생자 위령비를 보게 할 생각이다.

‘박태웅에게 했던 말이 생각이 나는군……!’

나는 며칠 전에 박태웅에게 돈이 많은 사람은 착한 사람이 되기 쉽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것은 그와 비슷하다.

‘돈이 많은 외교부 장관은!’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다.

또한, 나는 이 하와이에서 거주하는 재미교포들을 대대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그들을 통해서 기부와 자선활동을 강화할 생각이다.

‘돈을 쓰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하와이의 주지사를 재미교포 중에서 만든다.

이렇게 돈이 하는 일은 이렇게 항상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법이니까.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러시는 것은……?”

하와이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출신 부동산 사업가가 의구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꼬리를 흐렸다.

“투자라고 칩시다.”

“투자라고 하셨습니까?”

“저쪽에 특급 호텔이 지어질 겁니다. 그럼 저 호텔 테라스에서 이 위령비가 있는 공원이 잘 보일 겁니다. 저는 그렇게 미국인들이 그리고 세계인들이 과거 일본군이 저질렀던 만행을 다시 떠올리기를 바랍니다.”

“투자자님은 역사를 무척이나 중요시하시는군요.”

“그렇습니다. 역사는 과거의 오늘이고, 미래의 어제였으니까요.”

그리고 역사는 반복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구를 위한 반복이냐는 것이고 누구를 위해 어떤 상황을 만드냐는 것이다.

“그리고 저쪽으로는 태평양전쟁 역사박물관을 설립했으면 합니다. 설립 후에 하와이주에 기부하겠습니다.”

“기, 기부라고 하셨습니까?”

한인 출신 부동산 사업가는 놀란 눈빛을 보였다.

“왜 그렇게 놀랍니까?”

“이곳의 땅값이 얼마인데……!”

“역사를 기록하는 곳입니다. 역사를 바로잡으면 얻을 것이 많아집니다. 저는 역사에 투자합니다. 그리고 저쪽에는 무료 인터넷 도서관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넷 무료 도서관이라고요?”

다시 놀라는 한일 출신 부동산 사업가다.

“예, 그렇게 준비하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이미 부지는 모두 확보가 된 상태이니 바로 사업 진행에 착수하겠습니다.”

“예,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투자자님이 좋은 일을 하시니 신문과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하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렇게 하십시오.”

“이번 기부 사업 이후에는 하와이에서 한인들의 입지가 더욱 높아질 것 같습니다.”

“그것도 좋은 일이네요. 하와이로 이주한 지가 100년이 넘어가니 이제 하와이에서도 한인 출신 주지사가 나올 때도 된 것 같습니다.”

내 말에 멍해지는 한인 출신 부동산 사업가다.

“한인 출신 주지사라고 하셨습니까?”

“예, 미국은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땅이지 않습니까.”

“아……!”

한인 출신 부동산 사업가는 내 말에 입이 쩍 벌어졌다.

‘여기만 돈 지랄을 하겠어?’

이곳을 시작으로 난징에는 난징학살 위령비와 전쟁 박물관 그리고 역사 도서관을 설립해서 난징시에 기부할 생각이다. 그리고 사이판에도 비슷한 공공시설들을 지어서 기부할 계획이다.

‘그렇게 해서!’

전방위적으로 나는 역사로 일본을 압박할 생각이다.

‘나, 돈 많아요.’

세상은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돈으로 하기 제일 쉬운 일이다.

* * *

2001년 1월 21일,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나는 어제 공식적으로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의 자격으로 미국 대통령이 된 부시의 초청을 받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그와 함께 비공식적으로는 세계 최고의 재벌의 자격으로 그 취임식에 참석했었다.

‘부시도 뒤끝이 있다.’

일본 관련 인사들은 놀랍게도 대통령 취임식에 아무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리고 축하 전화나 서신도 부시가 받지 않았다는 정보를 입수한 상태다.

나는 지금 이 자리에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이 아닌 미국 5대 그룹에 속하는 블랙홀 그룹과 태양 컴퍼니의 최대 주주 자격으로 참석해 있다. 그리고 내 옆에는 이번에 신임 회장이 된 박태웅 회장이 부시의 초청을 받아 함께 있다.

‘경제 부흥 세일즈를 나서시겠다는 거군.’

물론 상관없다.

나는 이미 부시 대통령과 모든 조율을 끝낸 상태이니까.

“블랙홀 및 태양 컴퍼니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박태웅 회장입니다.”

부시의 보좌관이 박태웅 회장을 소개했고, 부시는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며 박태웅에게 악수를 청했다.

“부시입니다.”

“대통령 각하를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박태웅 회장은 정중하게 부시와 악수를 했다.

“결국, 국가가 부강해지려면 경제가 부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본론을 꺼내는 부시다.

“예, 그렇습니다.”

박태웅 회장이 나를 힐끗 보며 부시에게 말했다.

“미국 국적인 태양 컴퍼니가 대대적으로 외국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태양 컴퍼니가 해외에 투자하는 것을 미국 본토에도 투자하기를 요청하려는 것이다.

“미국 본토에 장기적이고 거대한 투자 계획을 설립 중입니다.”

“그래요?”

바로 표정이 밝아지는 부시 대통령이고 그는 박태웅 회장을 잠시 봤다가 결국은 나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나를 봤다.

“정말입니까? 백범.”

“태양 컴퍼니가 설립됐을 때 이미 마련된 계획입니다. 그리고 그 계획들을 부시 대통령 각하와 하나씩 진행하고자 합니다.”

“하하하, 잘됐습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말은 저렇게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투자를 할 것인가를 내게 눈빛으로 묻고 있는 부시다.

“우선 블랙홀 그룹을 통해서 인공지능 AI 사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인공지능 사업이라고 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미국을 떠올리면 군사력이 강한 강대국이라고 먼저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다릅니다. 미국의 진짜 힘은 특허고 기술력입니다. 그리고 그 원천적인 힘을 이용해서 인공지능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그렇군요. 더 구체적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 사업과 전기 자동차 사업 그와 함께 관련성이 크게 없지만, 에너지 개발 사업으로 전에도 말씀을 드린 셰일유전과 셰일가스 개발 연구에 막대한 연구비를 할당한 상태입니다.”

“전기 자동차라고 했습니까?”

미국은 시쳇말로 자동차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예, 그렇습니다. 미국은 자동차의 나라이지 않습니까. 일본에 잠식당하고 독일과 프랑스에 빼앗기고 있는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상승시킬 수 있게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하하하,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와 함께 전기자동차 사업에 착수해서 과거 미국이 그랬듯 자동차 시장에서 선두에 설 수 있게 바탕을 마련하겠습니다.”

“좋은 말씀이십니다. 백범…….”

나를 이 자리에서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부시다.

“사업 이야기와 경제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는 중이니 경제인으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좋소이다. 그럼 투자자라고 합시다. 백범 투자자의 투자가 미국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백범 투자자가 말한 것처럼 본국의 자동차 회사들은 이미 일본 자동차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라고요?”

“예, 그렇습니다. 일본 국적의 자동차 회사들이 가격 경쟁을 통해서 미국의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을 드리면 엔저 현상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일본은 부동산 거품이 붕괴한 이후로 자국의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엔저 정책을 펼치고 있고 그런 과정에서 수출이 증대되고 있는 상태다.

“그래요?”

“예, 이미 대통령 각하의 경제보좌관들도 그런 의견을 제출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맞아요. 그런 의견이 많았소.”

일본의 멱살을 쥐고 흔들어 놓을 참이다.

“이것은 분명한 불공정 거래입니다.”

“불공정 무역이라고 했소?”

“예, 그렇습니다. 아무리 미국이 동맹국에 인자한 나라라고는 하지만 불공정 무역에 대한 조치가 발동되지 않는다면 미국의 자동차와 제조업 관련 기업들은 멀지 않아 파산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미국의 경제에서 제조업이 미치는 비율은 높지 않다.

‘하지만……!’

제조업이라는 것이 특히나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니 부시로서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으음…….”

“자국의 기업들을 보호하는 것은 보호무역주의가 아닙니다.”

“그래서요?”

“슈퍼 301조를 발동하고, 또 일본 정부에 엔저 정책을 포기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사실 일본의 부동산 버블이 터진 것과 또 일본 경제가 침체한 이유는 미국이 일본에 엔화 절상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일본 정부가 어쩔 수 없이 수용했기 때문이다.

‘그게 딱 몇 년 전이지.’

부시를 통해서 또 한 번의 폭풍이 일본 경제에게 몰아치게 될 것이다.

‘어디서 경제 보복을 감행해!’

일본 따위가 겁도 없이 이런 짓을 저질렀으니 그에 대한 대가는 당연히 일본 정부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관세를 올리라는 말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 관세를 올리셔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일본처럼 대한민국도 자동차와 철강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자신에게 말한 것은 대한민국 경제도 어렵게 만드는 일이지 않으냐고 묻는 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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