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7
257화 대선에서는 승리하실 겁니다? (2)
워싱턴 외곽에 있는 다윗연합 수장의 저택.
“백범 회장이 미국에 도착해서 부시 후보를 만나고 있다고?”
“예, 그렇습니다.”
“남북경제협력에 대해서 설득할 모양이군.”
다윗연합의 수장이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예, 그렇습니다. 부시 후보로서는 백범 회장의 요구를 묵인해 줄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미국은 대통령만이 움직이는 국가가 아닙니다. 국무회의를 비롯한 미국 정치인들이 모두 백범 회장의 계획을 반대할 것입니다.”
“그럼 안 되지.”
“예?”
“사하라사막 녹지화 사업은 나와 내 가문 그리고 유대인들을 영원토록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 7광구 개발은 막대한 경제이익을 내게 가져다줄 것이다. 그러니 백범 회장이 원하는 그대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 말씀은…….”
“가용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이왕 투자를 결심했다면 백범 회장을 도와야지.”
묘한 미소를 보이는 다윗연합의 수장이었다.
사실 미국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유대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예, 알겠습니다.”
“상상만 했던 일이 현실이 될지 모르겠군.”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백범 회장이 사하라사막 녹지화 사업에 투입될 자금을 확보할지 의문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꼭 해낼 것 같단 말이야.”
* * *
미국 부시 후보의 대선 캠프 사무실.
“백범 회장 당신이라는 사람은 정말…….”
“상상되십니까?”
“상상만으로는 될 일이 아닌 것 같소.”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 상상의 첫 단추가 부시 후보님께서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되는 겁니다.”
“내 당선까지 백범 회장의 상상 속에 있단 말이지요?”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과연 내가 미국 대선에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소.”
“부시 후보님께서는 대선에서 승리하실 겁니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합니까?”
“부시 후보님이 가지신 부친의 후광과 본인의 열정, 그리고 미국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겠다는 포부가 있지 않습니까. 현재의 미국인들은 강한 미국을 원합니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부시 후보다.
“나도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어느 정도 설득된 상태다.
‘넘을 산이 많지.’
이제 아마 부시 후보는 북한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판단된다.
“좋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부분은 나와 백범 회장이 연결되어 있기에 묵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현재 남북경제협력을 통해서 중국과 러시아 지역에 신의주 경제특구와 연해주 경제특구라는 것을 건설할 계획이라는데 그 부분에는 걱정되는 부분이 많소.”
“남북경제협력을 통해 북한 지역이 경제 발전을 하게 되면 그 발전의 수익금이 핵무기 개발에 쓰일 것이라고 걱정하고 계십니까?”
“그렇소. 나도 그렇고 미국 전체가 그런 의견이오.”
“만약 경제 발전을 통해서 자금이 북한 내부에 유입되고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해도 북한은 절대 미국을 향해 핵무기를 겨누지 못합니다.”
“그것은 모를 일이오. 과거 백범 회장이 내게 말한 것처럼 일본도 진주만을 공격한 오판을 했소. 북한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소.”
“현재 북한 최고 권력층들은 어떻게든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런 것 같소.”
“그러니 그런 북한 최고 권력층에게 대한민국이라는 인질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일 겁입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전쟁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핵무기를 개발해서 체제를 유지하려고 하는 겁니다.”
“체제가 보장되어야 핵무기를 포기한다?”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할 겁니다.”
“그러니 문제입니다. 만약 북한이 핵을 개발하게 된다면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축 중 하나가 될 것이오. 그리고 나는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그 악의 축을 그냥 둘 생각이 다음에도 없소.”
이것은 북한이 핵을 계속 개발하게 된다면 전쟁까지 불사하겠다고 내게 위협하는 것이다.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하지.’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는 목적은 이제는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다는 명분보다는 실리를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
‘특히, 재래식 무기 소비와 신무기 광고!’
내가 생각하는 측면이 더 강하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전쟁은 미국의 이익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전쟁일 것이다. 그러니 미국은 북한을 절대 선제공격하지 않는다.
‘얻을 이익이 없으니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전쟁을 통해 분단된 상황을 마무리해 줄 생각이 추호에도 없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주변국들 특히 대한민국에는 큰 위험입니다. 하지만 절대 북한은 대한민국에도 핵을 쓸 수가 없습니다. 그저 체제 유지를 위한 전략적 가치를 추구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북한은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요? 대한민국과 백범 회장은 북한이 그 경제특구라는 곳에서 이익을 거둔 자금으로 핵 개발을 하는 것을 내버려 두겠다는 겁니까?”
“체제 자체를 무너뜨릴 겁니다.”
내 말에 놀란 눈빛으로 변하는 부시 후보다.
“어떻게?”
“풍요의 단맛을 알게 된다면, 그리고 북한의 권력층이 더 김씨 세습이 필요 없다고 판단하게 된다면 북한 체제는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를 통해서 경제개방을 통해서 북한 체제를 붕괴시킬 겁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으로 흡수 통일시킬 겁니다.”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
“예,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김씨 일가는 한반도에 거주하고 있는 모든 국민에게 죄가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고 세습이 이어지면서 그 죄들은 조금씩 희석이 될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나는 모르겠소.”
“3대 세습이 진행된다면 그 권력자는 김일성, 김정일이라는 원죄를 가졌지만, 자신은 큰 죄가 없다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그런 과정에서 북한 경제가 풍요로워지고 북한 주민이 경제적 여유를 가지게 된다면 당연히 민주화가 추진될 것입니다.”
“그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경제특구가 그것에 대한 촉매가 될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확신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사하라사막 녹지화 사업과 함께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내게 한 말은 백범 회장의 개인적인 의견이오? 아니면 대한민국의 입장입니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추진할 사업입니다.”
“한반도의 통일이 사업이라?”
부시 후보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예, 그렇습니다. 평화도 때로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해 줍니다. 또한, 풍요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내가 사하라사막 녹지화 사업과 고비사막 농지화 사업에 집중하려는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하루가 다르게……!’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다. 이것은 다시 말해 더 많은 식량을 소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그것은 앞으로 세계의 패권은 식량과 군사력을 가진 나라가 차지하게 된다는 의미다.
“백범 회장……!”
무엇인가에 대해서 한참이나 생각을 하던 부시 후보가 나를 불렀다.
“예, 부시 후보님.”
“나는…. 나는 백범 회장이 추진하는 모든 일에 대해서 묵인할 것이오. 하지만 미국을 움직이는 국무회의는 그렇지 않을 것이오.”
“그 정도라도 감사합니다.”
“정말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을 묵인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다시 눈빛이 달라지는 부시 후보다.
‘이스라엘도 핵무기가 있다.’
물론 이스라엘을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지는 않은 상태다. 하지만 미국은 중동지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핵무기를 비밀리에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묵인해주고 있는 상태다.
“이스라엘과 같은 마음입니다.”
내 말에 표정이 굳어지는 부시 후보다.
“결국, 백범 회장이 생각하는 것은?”
“미국의 완벽한 혈맹인 대한민국이 더욱 강력해지는 것을 원합니다. 그리고 그 강력함이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유지하고 미국이 동북아시아에 투입하고 있는 군사비용을 감축시키고자 합니다.”
“자신 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나는 오늘따라 백범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업가나 투자가가 아닌 패기 넘치는 대한민국 정치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시 후보의 말에 나는 부시 후보를 빤히 봤다.
“저라고 대한민국 정치계에 입문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렇죠. 그게 백범 회장의 본심이죠.”
살짝 미소를 보이는 부시 후보다.
“좋습니다. 나는 묵인합니다. 그리고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합시다. 이제는 한반도 문제가 아닌 내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좀 합시다.”
“예, 말씀하십시오.”
“내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경제 정책을 펼쳐야겠소?”
부시의 물음에 나는 부시를 빤히 봤다.
“왜 그렇게 나를 보시오?”
“부시 후보님, 미국의 성장이 완벽한 풍요를 가져다주는 것은 절대 아닐 겁니다.”
“그것은 무슨 소리요?”
“미국 경기가 호황을 이루게 되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주택을 구입하고 구입한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 대출을 받아 다시 부동산에 투자하게 될 것입니다.”
“투자라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동산 활성화가 문제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만든다고 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가 되면 은행이나 대출 회사들은 담보의 가치보다 높은 대출을 경쟁적으로 내놓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 국민은 너나 할 것 없이 부동산에 투자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어느 한 축이 무너지는 순간 개인이 파산하게 될 것이고 그 개인의 파산은 은행과 대출 회사의 파산으로 이어지게 될 겁니다.”
“으음…….”
“저는 미국이 경제 호황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특히 담보 이상의 자금이 대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까?”
“예, 그렇습니다. 일본을 보십시오. 과거 부동산 가격 폭등 때문에 호황기를 맞이했지만 결국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일본 경제 자체가 무너졌습니다. 미국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부동산 대출에 의한 금융위기를 겪게 된다면 세계 역시 미국발 금융위기에 휘말리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요?”
“부동산 투자를 위한 개인대출을 체계적으로 제한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말대로 부시가 부동산 정책을 펼친다면 미국발 금융위기는 닥치지 않을지도 모른다.
‘미국발 세계금융위기가 닥치면!’
사실 나는 더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다.
‘물론!’
정답을 알려준다고 해서 모두가 정답을 써내는 경우는 없다.
“참고하겠소. 가장 간단하고 누구나도 생각할 방법인 것 같소.”
“예, 그렇습니다.”
내가 평범한 규제정책을 자신에게 말할 줄은 몰랐다는 눈빛이다.
‘알려줘도…….’
실행에 옮기지 않을 것 같은 부시 후보다.
“하여튼 충고 고맙소. 중요한 것은 나를 위해서도 또 백범 회장을 위해서도 이번 대통령 선거에는 내가 꼭 당선이 되어야 하겠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 반대가 되면 일차적으로 내가 위태로워질 것이고 대한민국이 위태로워질 것이며 남북경제협력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모든 경제특구 사업도 백지화가 될 것이다.
‘그리고……!’
2028년이 되면 대한민국의 남부 해양영토인 7광구 지역은 일본의 영토가 될 것이다.
‘그것만은 막는다!’
이것이 내가 회귀한 이유일 것이다.
하여튼 나는 부시 후보는 설득했다. 하지만 미국을 설득한 것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미국은 전쟁을 일으키고!’
그에 따라 남북협력이 추진되는 한반도에 관심을 가지지 못하게 될 것이다.
‘결국!’
나도 모르게 지그시 입술이 깨물어졌다.
‘911은 꼭 일어나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그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내가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