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250화 (250/415)

# 250

250화 푸틴이 내게 준 선물? (2)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백범 회장이 모스크바에 곧 도착한다고 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대통령의 물음에 청와대 비서실장은 짧게 대답했고 이 자리에는 흰머리가 성성한 민정수석이 아무 말 없이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제가 확인해 본 것으로 중국과의 담판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합니다. 백범 회장이 대통령 각하께 말씀드린 모든 부분에 대해 합의를 끝냈고, 곧 중국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하하하, 잘됐군요. 정말 잘된 일입니다. 오늘은 정말 대한민국 역사에서 아주 거국적이고 기념비적인 날입니다. 안 그래요? 민정수석.”

“예, 그렇습니다. 대통령 각하. 전 세계는 대통령 각하께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한반도의 번영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다는 것을 모두 알게 될 것입니다.”

“그렇소. 남북이 협력하고 발전하고 같은 방향을 보고 향해야 한반도의 평화가 성립되고 그것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만들어 낼 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세계 평화에 공헌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예, 그럴 것입니다. 대통령 각하.”

민정수석의 말에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통령 각하께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계시는 햇볕 정책이 한반도에 정착이 되면 북한에도 따뜻한 경제적 햇살이 비출 것이고 북한 인민들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질 것이고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민?”

“예?”

“인민이라는 단어를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것 같습니다. 한국전쟁 이후에 인민이라는 단어를 쓴다는 자체가 죄가 되었었지…….”

“그렇습니다. 그렇게 처참한 독재와 반공주의를 타파하신 분이 대통령 각하십니다.”

아부의 끝을 보여주는 민정수석이었다.

“대통령 각하의 이번 햇볕 정책은 사상이나 이념을 넘어서서 사람이 먼저라는 궁극의 목표로 향하는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그렇군요. 민정수석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시는 분이시죠.”

대통령은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말하고 비서실장을 봤다.

“비서실장.”

“예, 대통령 각하.”

“백범 회장에게 추가적인 보고는 없었소?”

“추가적인 사항이라면 백범 회장의 태양 컴퍼니가 중국 북부 영토인 고비사막의 녹지화 사업을 위해 중국 현지에 토지개발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장쩌민 주석과 합의했다고 합니다.”

“고비사막 녹지화 사업이라고 했소?”

“예, 그렇습니다. 한반도 크기의 땅을 중국 정부로부터 200년간 장기 임대해서 농토 개간 사업을 한다고 합니다.”

“아, 참 대단한 발상을 하는 백범 회장입니다.”

“예, 그렇습니다. 이번 농토 개발 사업은 대한민국 역사에 기리 남을 아산만 간척 사업보다 수백 배, 아니 수천 배나 큰 규모의 토지개발 사업입니다. 백범 회장이 추진하는 해외 토지개발 사업 때문에 토목 회사와 조림 관련 회사 그리고 종묘회사가 엄청난 수익을 볼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각도로 분석해서 보고하는 비서실장이었다. 그리고 백범에게는 나눔 종묘라는 신품종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종묘회사가 있었다.

“그렇군요.”

“백범 회장의 계획대로 고비사막 녹지화 사업이 성공하고 불모지 개간 사업이 성공하게 된다면 최소한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는 사라질 것입니다.”

“미세먼지라, 그거 좋겠군요. 정말 요즘 서울의 공기가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고 있으니까요.”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백범 회장은 고비사막 지역에 거대한 태양광 패널 발전 시설을 설립하기로 중국 주석과 합의했다고 합니다.”

“정말 태양광 패널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못하는 백범 회장이군요.”

어떤 면에서 백범과 현 대통령이 인연을 맺은 것은 백범의 상상력 때문에 만들어진 태양광 패널 사업 때문일 것이다.

“그렇습니다. 고비사막 지역이기에 화력 발전소나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어렵기에 대안으로 태양광 패널 발전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 같소. 항상 백범 회장은 대체 에너지 개발에 관심이 많았으니까.”

“대통령 각하.”

비서실장이 손목시계를 보고 대통령을 불렀다.

“내가 이제 대한민국의 기념비적인 역사를 만들기 위해 평양으로 갈 시간입니까?”

대통령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았다.

“예, 그렇습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역사를 만드실 시간이십니다.”

“좋습니다. 갑시다. 백범 회장이 모스크바에서 숨겨진 역사를 만드는 동안 나도 내 할 일을 합시다.”

“예, 대통령 각하.”

* * *

3시간 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러시아 대통령궁으로 향하는 자동차 안.

오늘은 대한민국의 분단된 역사상 기념비적인 날일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적국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의 수도인 평양을 방문해서 정상회담을 시작하는 날이고 대한민국과 전 세계는 두 정상의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진짜 기념비적 역사는 모스크바에서 이루어진다.’

그것도 나를 통해서 말이다.

사실 평양에서 실시되는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큰 실리를 추구하기는 쉽지 않다. 어떤 측면에서는 북한을 다독이는 일이고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세계 사람들에게 시쳇말로 우리는 이제 안 싸울 겁니다. 이렇게 광고하는 이벤트 행사 같은 거니까.

‘박정희도 김영삼도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싶어 했었지…….’

하지만 결국 현 대통령께서 그들이 그렇게도 원했던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키고 계신다.

그리고 나는 지금 청와대 비서실장의 전화를 받고 있다.

-대통령 각하께서 곧 평양에 도착하실 겁니다.

비서실장이 내게 말했다.

“저도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러시아 대통령궁으로 이동 중입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백범 회장이 아니시면 누구도 하지 못할 일들을 성공시키고 계십니다.

“이 모든 것이 대통령 각하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었습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전화 바꾸시랍니다.

“예.”

-나 대통령이오.

“예, 대통령 각하. 평양에서 곧 있을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축하드립니다. 대통령 각하께서는 한반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뜨겁게 장식하셨습니다.”

나도 아부라면 곧잘 한다.

-하하하, 백범 회장께서 아부도 하실 줄 아시오

“사실이지 않습니까?”

-오늘 내가 해야 하는 모든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백범 회장이 하시는 일이시오. 나는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신의주경제특구 건설에 관한 사항을 중국과 합의를 끝냈다고 보고 받았소. 2차 연해주 경제특구까지 건설된다면, 그리고 그것을 러시아가 승인하고 동참한다면 북한은 좀 더 빠르게 개방된 국가가 되겠구려.

“예, 그렇습니다. 대통령 각하. 그리고 저는 이번 푸틴 대통령과의 접견을 통해서 추가적인 실리를 추구하려고 합니다.”

-추가적인 실리라고 했소?

“예, 그렇습니다. 놀라시겠지만 저는 러시아의 항공모함을 태양 해운 법인을 통해 매입할 계획입니다.”

-백, 백범 회장……!

대통령으로서는 놀랄 수밖에 없는 일일 것이고 이 사실을 미국이나 일본이 알게 되면 기겁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떠오르십니까?”

-그렇지 않소. 우리의 행보를 미국이 주시할 겁니다. 그리고 사실 백범 회장이 추진하는 모든 경제특구에 대해 거부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소.

“그럴 겨를이 없을 겁니다.”

-뭐라고요?

“현재 중동 상황이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한반도보다는 중동에 영향력을 더욱 행사하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항공모함을 민간기업이 구입한다는 발상 자체는 아무리 상상력에 상상력을 더한다고 해도 상상이 안 되는 일일 것이다.

“제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획일적인 무기 수입 체계를 바꿔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백범 회장은 지금 미국이 싫어할 일만 내게 보고를 하시는군요.

“그래야 대한민국 국군의 군사력이 강화될 것이고 러시아를 통한 북한에 대한 무기 수출이 차단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무슨 말인지는 잘 알겠소이다.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입장으로 백범 회장께서 내게 한 모든 말을…….

“못 들으신 것으로 하시면 됩니다. 항공모함 구매는 태양 해운이라는 민간차원에서 항공모함 관광 여행을 위한 사업으로 진행될 겁니다.”

이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꼴이다. 하지만 미국은 내게 신경을 쓸 여유가 곧 없어진다.

‘전쟁할 나라니까……!’

곧 대한민국 국군의 전투력을 강화할 절호의 기회가 온다.

-백범 회장, 내가 이렇게 비겁해서 미안합니다.

“대통령 각하시기에 당연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해 줘서 고맙소.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끝내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백범 회장이 차려놓은 진수성찬에 내가 숟가락만 올린 격입니다. 이런 숨겨진 역사를 나중에라도 우리의 후손이 알았으면 정말 좋겠소이다.

나는 사실 의도적으로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유는 미래를 위한 더 많은 준비를 위함이다.

“감사합니다.”

-그럼 차후에 서울에서 봅시다.

“예, 대통령 각하.”

뚝!

내 대답을 들은 대통령께서 전화를 끊으셨다.

“사전에 말씀은 들었지만 정말 이번 기회에 항공모함을 러시아에서 구입하실 생각입니까?”

박태웅 상임이사가 내게 물었다.

“계획된 그대로 움직입니다.”

내 말에 박태웅 상임이사가 인상을 찡그렸다.

“미국이 극도로 경계할 겁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나는 생각해 놓은 방법이 다 있습니다.”

역사는 돌고 도는 법이다. 그리고 그 방법이라면 미국도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대한민국의 민간기업이 항공모함을 구입한 것에 대해서 신경을 쓸 겨를이 곧 없다.

‘단지……!’

일본이 난리를 칠 것이다.

‘일본 자위대의 해군력과 대한민국 해군력을 비교한다면?’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찡그려졌다.

대한민국 해군이 아무리 성웅 이순신 장군의 후예라고 해도 최첨단 군함과 장비에서 월등한 일본 해군 자위대를 이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숨어서 준비하기 나름이지.’

군인은 언젠가는 제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또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정년을 채우지 못하는 군인들도 참 많다.

‘그런 군인들을!’

태양 해운에 입사시킨다면 지금 태양 해운에서 활동하는 특전사 출신 직원들과 비슷한 위치에서 업무 수행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런 일들은 극비 중의 극비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고 현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까지 나를 적극적으로 믿어줘야 성공시킬 수 있는 일이다.

‘그런 후에!’

태양 해운은 대한민국의 해양 민병대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차후에는 내가 건국할 기업 국가의 해군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번에 있을 모든 일을 미국이 묵인한다면 그 자체가 기적일 것 같습니다.”

박태웅 상임이사가 내게 말했다.

“그런 기적은 일어나게 될 겁니다. 저기가 러시아 대통령궁이군요.”

나는 창밖을 보며 박태웅 상임이사에게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오늘이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역사가 준비되는 날이 될 겁니다.”

내 말에 박태웅 상임이사는 내가 참 대단한 인물이라는 눈빛만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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