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9
239화 사전 방북, 장성택을 만나다 (5)
중국 북경 장쩌민 주석 집무실.
“만약 러시아의 새 대통령인 푸틴이 백범 회장의 뜻대로 조선과 대한민국 그리고 러시아의 경제협력을 위해 연해주 경제특구를 협의하게 된다면 우리에게는 압박이겠지?”
장쩌민 주석이 자신의 특별보좌관에게 질문하듯 물었다.
“그렇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추진하는 대중원화 혁명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쩌민의 특별보좌관은 대중화 혁명이라고 말했다.
“그렇겠지, 티베트의 독립운동을 저지하면서 신장 위구르 지역을 말살해 나가면서 전쟁 없이 미국과 서강들의 동의를 구해서 대만을 완전히 합병한 후에 한반도의 사태를 살피는 것이지.”
놀라운 것은 중국 공산당은 상상을 초월하는 사악한 계획을 꾸며놓은 상태였다.
“그렇습니다. 티베트와 신장 지역은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명문을 확립하기 위해 동북공정 역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에 따라서 조선의 경제를 중국 경제에 흡수하는 전략도 현재까지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지. 그렇게 진행이 되고 있지.”
“50년을 준비하신다면 한반도 북쪽은 중화인민공화국에 속하는 하나의 성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공화국은 남북이 통일되는 것보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돌변했을 때 북한 지역에 진입하여 북한 지역을 흡수한다는 엄청난 계획을 수립해 놓은 상태였다. 사실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말도 안 되는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터다.
하나, 중국은 이미 독립국이던 티베트를 무력으로 병합한 경험이 있고 그때 그 누구도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에 외교 단절 및 전쟁까지 선포하며 막는 나라는 없었다.
“그렇지, 김일성이 죽었을 때 기회라면 기회였지.”
“그때는 시기상조였다고 판단됐었다고 극비 문서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원장인 김정일의 영향력이 막강했기에 실행에 옮기지도 못했습니다.”
“사실 그때 전쟁이 발발되었어야 했지. 그럼 우리는 당연히 조선의 동맹국으로 참전할 수 있었고 바로 한강 이남을 점령할 수 있었겠지.”
사실 대한민국에서도 그 시절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 전쟁이 일어날 거라는 소리가 많았었다. 그리고 북한 정권이 바로 무너지고 통일이 되리라 생각을 했었지만, 김정일은 빠르게 권력을 장악하고 2대 독재정권을 유지했다.
“그렇습니다. 최소한 3대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그리고 조선이 전 세계에 악의 축으로 규정되어야 합니다.”
“핵을 준비하고 있으니 그렇게 될 것이야.”
“예, 그렇습니다. 주석 각하. 그러니 조선의 경제가 더욱 중화인민공화국에 흡수되도록 해야 합니다. 경제력을 잃은 나라는 결국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러시아와 대한민국과 연계해서 준비되는 연해주 경제특구만큼은 막아야겠지? 그래야 더욱 우리가 조선의 경제를 장악하고 휘두를 수 있을 테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범 회장이 준비하는 신의주경제특구 건설에 주석 각하께서 동참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신의주경제특구의 위치적 특성상 본국을 판매 시장으로 삼을 것이니 여전히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결국 내가 백범 그자를 만나야 한다는 소리군.”
“예, 최선책은 아니지만, 차선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한민국과 조선이 추진하고 있고 거의 성사단계인 개성공단이 끼치는 여파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특별보좌관의 말에 장쩌민 주석도 고개를 끄덕였다.
“상징성에 가깝지. 그리고 남북의 정치 상황에 따라서 바로 폐쇄가 될 가능성도 크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신의주경제특구는 대한민국 경제인인 백범 회장이 주도하고는 있지만, 그 자본은 미국 국적의 태양 컴퍼니가 부담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이 한발 걸친다는 거겠지······!”
장쩌민 주석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습니다. 신의주를 중심으로 하겠지만 백범 회장의 입장에서는 남북의 정치 상황이 경색 일로로 돌입했을 때 정치적인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 본국의 영토에도 신의주경제특구 공단을 설립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백범 회장이 주석 각하와의 접견을 시도할 이유가 없습니다.”
특별보좌관의 말에 장쩌민 주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지, 그런데 말이야, 과연 백범 그자는 무슨 배짱으로 미국을 이용하려고 하는 걸까? 정말 미국을 믿고 이번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그게 아니면 미국 최고위층과 이미 교감을 끝낸 걸까?”
중화인민공화국 장쩌민 주석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미리 보고를 드린 것처럼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큰 부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시······!”
장쩌민 주석은 부시의 이름을 중얼거리다가 인상을 찡그렸다.
“그자의 아비가 중동전쟁을 일으켰지······.”
“예, 그렇습니다.”
“모든 면에서 우리에게는 곤란한 자다.”
“예, 그렇습니다. 하여튼 러시아와 조선이 그리고 대한민국이 하나의 경제특구를 공유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내가 백범을 만나겠다.”
끝내 결심을 할 수밖에 없는 장쩌민 주석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백범이 원하는 일이기도 했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고 이는 백범이 회귀했기에 바꿔놓은 대한민국과 북한 그리고 중국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 * *
“장성택 부장 동지.”
나는 이제 동지라는 단어를 스스럼없이 사용하고 있다.
‘단어는 죄가 없으니까.’
하지만 멀지 않은 옛날에는 동지나 동무라는 단어만 써도 죄가 되는 세상이었다.
“더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이제부터 내게 하고자 하는 것은 일종의 천기누설이다.
‘새끼 돼지는 안 돼.’
나는 회귀하기 전에 북한이 3대 세습까지 성공하는 것을 두 눈으로 봤다. 그리고 그 어린 돼지가 얼마나 대담한지도 뉴스를 통해서 봤었다.
‘트럼프와 정상회담도 했었지.’
그리고 장성택이 김정은에 의해 사살을 당하는 것도 뉴스를 통해서 확인했었다.
‘이왕 바꾸려고 마음을 먹었으니······!’
북한의 미래도 바꿔놓을 생각이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뀔 테니까.
“이건 여담이지만 저는 김일성 주석께서 사망하실 때 북한 정권이 무너지리라 생각을 했습니다.”
내 말에 장성택이 바로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아무리 도청이 없다고 해도 자기에게 이런 말을 할 말이 아니라는 눈빛을 보였다.
‘내가 원래 망나니 출신이다.’
또 하고 싶은 말을 못 하면 암에 걸리는 성격이다.
“제가 무례했습니까?”
“주체사상으로 확립된 공화국의 체제는 결코 함부로 쉽게 무너지지 않소.”
장성택의 말에 나는 그렇다는 눈빛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 같습니다. 김정일 위원장께서 북한 체제를 공고하게 유지하고 계시니까요. 그리고 그 체제는 다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100%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장성택은 이 순간 왜 이런 말을 하냐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이런 말을 하시는 의도가 무엇입니까?”
“신의주경제특구와 연해주 경제특구는 반드시 성사될 겁니다. 하지만 지속해서 경제활동이 유지될지는 의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다면 정치적인 입장에 의해 두 특구가 폐쇄될 가능성이 크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개성공단은 그저 허울만 좋은 특구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남북경제협력의 핵심은 두 경제특구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대한민국과 북한이 손을 잡고 만드는 경제특구이지만 그 자본은 미국 국적 회사인 태양 컴퍼니가 부담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이라······!”
다시 인상을 찡그리는 장성택이다.
“미국이 과연 이번 일을 용납할지 의문이오.”
“저와 장성택 부장 동지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경제특구가 지속해서 유지되고 가동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폐쇄 경제를 개방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위원장께서는 개방경제에 착수하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백범 회장께서도 사전에 확인했겠지만, 현재 공화국 경제는 장마당 경제로 바뀐 상태입니다.”
“그렇습니다. 그게 바로 시장 경제죠. 하지만 그다음은 어떨까요?”
“그다음이라고 했소?”
“그렇습니다. 김일성 수령의 아드님이신 김정일 위원장은 부분적인 시장 경제를 추진하시려고 준비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3대째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리고 그 3대째가 되는 북한의 주석은 장성택 부장 동지를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내 말에 장성택이 나를 노려봤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오?”
“참견만 하는 뒷방 늙은이처럼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자신의 절대 존엄을 위해 숙청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된다면 장성택 부장 동지를 중심으로 건설된 두 경제특구도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으음······!”
바로 신음을 터뜨리는 장성택이였다.
“저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백범 회장.”
눈빛이 변해서 나를 보는 장성택이다.
“예, 장성택 부장 동지.”
“지금 하신 말씀은 못 들은 것으로 하겠소.”
“제가 무례했습니다.”
한 말을 못 들은 것으로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제부터 장성태의 마음에는 두려움과 위기감의 싹이 자라게 될 것이고 그래서 북한의 차기 후계자에 관여하기 위해 움직이게 될 것이다.
‘김정은보다는 김정남이 괜찮지 않을까?’
물론 내가 아는 미래의 기억에는 김정남은 김정일의 눈밖에 아들이지만 말이다.
내가 아는 김정남은 어릴 적부터 유학 생활을 한 국외파다. 그리고 개혁과 개방에 관심이 많은 김씨 일가에서는 망나니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김일성의 눈 밖에 났고······!’
어떤 면에서는 김정은보다 김정남이 내 파트너가 되는 것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현재 김정남은 조선콤퓨터중심이라는 국영회사의 위원장으로 있다.
-조선콤퓨터중심이 북한 IT의 중심이라고 했습니까?
나는 북한에 오기 전에 사전에 북한에 대한 보고를 전략기획실에 받은 상태다.
-예, 그렇습니다. 조선콤퓨터중심은 평양시 만경대 구역에 있습니다.
-핵심 통제구역이군요.
-예, 그리고 이 회사는 확보된 정보에 의하면 소프트웨어산업총국의 산하 기업입니다. 현재 김정일의 아들인 김정남이 위원장으로 있습니다.
북한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IT 강국이다. 물론 내가 하는 생각을 다른 사람들이 듣는다면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겠지만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IT 첨단 전자 기술이 필요하다. 거기다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서도 더 그렇다.
“됐소. 하여튼 위원장님을 뵙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절차가 필요합니다.”
“그렇습니까?”
“그렇소. 그러니 바로 내 부관을 따라 평양 병원으로 이동하셔야 합니다.”
“그 말씀은?”
“절대 존엄이신 위원장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이 완벽하게 깨끗해야 합니다.”
이건 뉴스에서 들었던 소리인데 내게 현실이 되니 기분이 참 묘해졌다.
“예, 그래야 한다면 그래야겠죠.”
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는 기회를 봐서 김정남을 만나야겠지.’
물론 김정남을 만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말이다.
‘하여튼 김정일은 만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