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229화 (229/415)

# 229

229화 터질 것이 터졌다? (4)

태양 해운 지사장 사무실.

나우루 공화국은 어떤 측면에서는 부족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보고 계신 계약서는 사본입니다.”

나는 사망한 나우루 대통령과 맺은 나우루 공화국 국가기금 운용 계획 및 수익 배분에 대한 계약서들을 복사해 저들에게 보여줬다.

“이 계획서대로라면……!”

모두가 놀란 눈빛이다.

“그렇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독소 조항에 따라 원금의 50%밖에는 보존 받을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20년 동안 제가 국가기금을 운용했을 때 이 독소 조항이 상실됩니다.”

“왜 이런 계약을 사망한 대통령께서 체결한 겁니까?”

부족장 중 한 명이 내게 물었다.

“자신의 탐욕 때문일 겁니다.”

“탐욕이라고 했소?”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서류도 보십시오.”

나는 사망한 대통령이 내게 맡긴 스위스 비밀 계좌도 저들에게 오픈했다.

“30억 달러군요.”

“그렇습니다. 보신 그대로 국가기금을 통해 얻은 이익의 일부가 사망한 대통령의 개인 계좌로 입금됐습니다.”

“왜 이런 계약을 체결한 겁니까?”

부족장 하나가 내게 따지듯 물었다.

“이런 리베이트 계약 조항이 삽입되지 않았다면 저는 나우루 공화국 국가기금 운영자의 지위를 확보하지 못했을 겁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사망한 대통령이 요구한 것이고 저는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그렇게 하겠다고 계약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으음……!”

이제야 사망한 나우루 공화국 대통령이 얼마나 많은 부정부패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된 다섯 명의 부족장들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혁명정부라고 불린 쿠데타 인원들에 의해 사살당한 재정 장관이 제게 맡긴 스위스 비밀계좌입니다. 물론 이 계좌도 제가 운영하고 있었고 꽤 많은 수익을 내고 있었습니다.”

내가 다시 내민 서류를 보고 다섯 명의 족장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

“이, 이 정도의 자금이……!”

“사망한 부자가 저지른 부정부패입니다. 물론 제가 연루자입니다.”

“이것을 왜 우리에게 보여주는 겁니까?”

“잘못된 부분을 이제야 바로잡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으음……!”

“모든 계약을 백지화하시겠습니까?”

사망한 대통령과 재정 장관의 개인 비밀계좌의 자금은 100억 달러 정도다.

‘나우루 공화국 국민에게 돌려줘야겠지.’

그래야 홀가분할 것이다. 그리고 잘못된 계약서도 바로잡을 때다.

“투자 계약서를 백지화하면 원금의 50%밖에는 돌려받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그 대신에 이 비밀계좌를 상속자에게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대통령이 사망했고 재정 장관이 사망했다고 해도 상속자는 존재할 것이다.

“으음…….”

“그리고 제가 나우루 공화국 국가기금 때문에 막대한 투자 수익을 올렸으니 100억 달러 모두 돌려드리겠습니다.”

내 말에 눈빛이 변하는 다섯 명의 부족장들이다.

“정말 그렇게 해주실 수 있소?”

“그렇습니다.”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나는 다섯 명의 부족장들에게 새로운 제안을 할 생각이다.

“왜 그러십니까? 백범 회장.”

“100억 달러와 플러스알파인 100억 달러를 되돌려받으신다면 그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실 겁니까? 세계 투자 시장은 냉정합니다. 저처럼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매니저는 없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내 말에 다섯 명의 부족장들이 서로를 바라볼 뿐이다.

“제게 다시 맡겨 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으음……!”

“우리가 상의할 시간을 주시겠소?”

“예, 알겠습니다.”

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박태웅 상임이사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백지화의 의미가 이런 것이었습니까?”

박태웅 상임이사가 놀랍다는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나우루 공화국도 유엔에서 한 표를 가진 당당한 국가입니다.”

나는 기업 국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필리핀에 신생 독립국을 건설하고자 한다. 그러니 나우루 공화국을 버릴 수는 없다.

“아, 그렇군요.”

“이제는 제대로 된 국가기금 투자 계약서를 체결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저들이 또 리베이트를 원한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200억 달러를 돌려주고 철수해야겠죠.”

“정말입니까?”

“그렇습니다.”

내 말에 박태웅 상임이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 * *

태양 해운 지사장 사무실.

“3년 전망해도 우린 인산염이나 채굴해서 버텼습니다.”

젊은 부족장 하나가 나머지 부족장에게 말했다.

“그래서 태양 컴퍼니와 다시 국가기금 운용 계약을 체결하자는 건가?”

“그래야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가 우리에게 올바른 배당을 해줄지 알 수 없는 일이야.”

“계약서를 보십시오. 그는 사망한 두 부정부패자에게 계약서 그대로 지급했습니다.”

“으음……!”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우루 공화국의 경제는 이미 태양 그룹과 태양 컴퍼니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그 말은?”

“새로운 투자 계약서가 체결되지 않는다면 태양 그룹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든 사업체가 철수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으음……!”

만약 젊은 부족장의 말대로 된다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는 거라고 생각이 드는 부족장들이었다.

“또한, 백범 회장이 말한 것처럼 세계 투자 시장은 냉정합니다. 우리가 200억 달러의 기금을 운용한다고 해서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러니 백범 회장에게 맡겨야 합니다.”

“다른 방법은 없는 건가?”

가장 나이가 많은 부족장이 젊은 부족장에게 물었다.

“있습니다.”

“뭔가?”

모두가 눈빛이 달라졌다.

“지금까지 국민에게 지급했던 그 막대한 복지와 현금 지원을 중단하고 아주 예전처럼 어업 활동을 하면서 살아가는 겁니다. 물론 인산염도 채굴하면서 살아야겠죠.”

“으음……!”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막대한 복지와 현금 지원을 중단하면 국민에 의해 폭동이 일어날 거야.”

“그러니까요. 나우루 공화국은 1년에 최소 2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이 있어야 합니다.”

나우루 공화국의 인구는 7,000명 정도다.

그리고 그 7,000명에게 나우루 공화국 정부는 매년 막대한 복지와 현금을 지원했었다. 그래서 풍요롭게 살았던 나우루 공화국 국민이었다.

“그래서?”

네 명의 부족장이 젊은 부족장을 바라봤다.

“국가기금 운용을 위한 새로운 계약서를 체결할 때 매년 10%의 배당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100년 계약을 체결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10%라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이나 아시아 은행에 예치만 해도 그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어.”

“그렇습니다. 현재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하락하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말한 것처럼 백범 회장만큼 유능한 펀드 운영자도 없습니다.”

“100년이라고 했지?”

“예, 그렇습니다. 길게 보고 가셔야 합니다.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받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세금을 징수해야 합니다.”

“세금이라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현재 태양 해운을 비롯한 호텔 회사 그리고 각종 관광 관련 회사들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적정선의 세금을 징수해야 합니다.”

“그 모든 회사가 모두…….”

“백범 회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습니다.”

“그래서 10%의 고정 이익금을 요구하자는 건가?”

“그렇습니다.”

“거부한다면?”

“200억 달러를 돌려받으면 됩니다.”

“그렇기는 하군.”

“하지만 이런 일을 우리끼리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부족장 하나가 사람들에게 말했다.

“국민은 이런 일이 관심이 없어, 쿠데타가 일어난 줄도 모르고 다른 나라에서 관광이나 하고 또 카지노에서 놀고 있을 테니까.”

이것이 배부른 돼지들의 현실일 것이다.

“결정을 내리셔야 합니다. 백범 회장은 나우루 공화국에서 완전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을 겁니다.”

정말 놀라운 것은 백범이 이제는 나우루 공화국의 운명을 손아귀에 쥐고 흔들 수 있는 엄청난 사람으로 변해 있다는 사실이었다.

“100년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다?”

“그렇습니다.”

“그것도 나쁘지 않아.”

“그럼 투표를 통해 결정하시죠. 제가 드린 말씀 그대로 따라주실 분은 모두 손을 들어 주십시오.”

젊은 부족장의 말에 나머지 네 명의 부족장이 손을 들었다.

“만장일치입니다.”

“백범 회장과 자네가 협상하게.”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협상에 성공한다면 자네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게. 우리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겠네.”

“제가요?”

“다른 사람이 있나?”

“으음…….”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자네밖에는 없어.”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쿠데타 세력을 모두 그에 합당한 처벌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카심?”

“그렇습니다. 그를 사형해야 다시는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젊은 부족장의 말에 나머지 부족장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세.”

* * *

“우리 다섯 부족은 백범 회장에게 새로운 국가기금 운용 계약을 체결하고 싶습니다.”

젊은 부족장이 내게 말했다.

“어떤 조건입니까?”

“백범 회장께서는 200억 달러를 돌려주겠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그 200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투자관리자가 되어 주십시오.”

젊은 부족장이 내게 말했고 나는 그가 앞으로 나우루 공화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매년 10%의 배당금을 보장해 주는 조건으로 100년간의 계약을 체결하기를 요청합니다.”

“매년 10%라고 했습니까?”

“그렇소. 고정 배당금을 지급해 주시는 조건입니다.”

저들은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선택한 것이다.

“1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세계 금리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또 어떤 상황으로 돌변할지 모릅니다.”

“고정 배당금 지급입니다. 200억 달러를 이용해서 막대한 수익을 발생해도 나우루 공화국은 매년 20억 달러의 수익만 받기만 하면 됩니다.”

안정을 택한 것이다.

“좋습니다.”

내 대답에 도리어 박태웅 상임이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세계 투자 상황은 급변하니까.’

그리고 2008년 이후에는 제로 금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그 사실을 박태웅 상임이사는 알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부터 나우루 공화국은 국가 수익을 위해 세금을 기업체들에 징수할 계획입니다.”

이것은 다시 말해 내가 운영하는 모든 사업체에서 세금을 징수하겠다는 소리다.

“그렇군요.”

“모든 사업체를 철수하실 겁니까?”

“법인세 비율을 듣고 결정하겠습니다.”

“10%의 법인세를 적용할 계획입니다. 어떠십니까?”

카지노에서 벌어지는 수익의 10%를 내놓으라는 소리다.

“알겠습니다. 제가 그 부분에 관해서는 양보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우루 공화국 국적자는 더 선상 카지노의 출입할 수 없게 조치해 주십시오.”

“그 부분은 나우루 공화국에서 법을 제정해서 실행하면 되는 일 아닙니까?”

“총인구가 7,000명이고 그중 성인이 3,000명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들 중에서 2,000명 정도가 선상 카지노에 출입합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죠?”

“아, 그렇군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나우루 공화국 해상에 있는 선상 카지노의 최고 고객들은 당연히 나우루 공화국 국민이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저도 조건이 있습니다.”

“말씀해 보십시오.”

젊은 부족장이 나를 빤히 보며 말했다.

“새롭게 체결되는 국가기금 운용 계약서를 국민에게 모두 공개하고 곧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찬반 투표를 진행해 주십시오.”

“으음…….”

“물론 내국인 출입금지 조항은 삽입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내 말에 고심하는 눈빛을 보이는 젊은 부족장이다.

“그렇게 하겠소.”

이렇게 해서 새로운 국가기금 운용 계약이 체결됐고 국민투표를 통해서 최종 결정이 내려지게 됐다.

‘내가 죽을 때까지 그 이후에도 나우루 공화국의 풍요를 책임져야 하는군.’

이것은 태양 그룹과 태양 컴퍼니에게 족쇄가 될 수도 있는 계약이다. 하지만 나는 자신 있다.

‘나만큼 미래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가진 이 많은 자본은 나우루 공화국의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니 이제는 그에 관해 보답을 할 때다.

‘다윗연합 수장도 보고 있을 것이고…….’

한 번 맺은 계약은 성실하게 이행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때다.

하여튼 그렇게 해서 새로운 계약서는 국민에게 공개됐고 내가 예상했던 그대로 젊은 부족장은 단독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서 과반수의 찬성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그리고……!’

마지막 쿠데타의 주역인 카심은 재판을 통해서 사형이 집행됐고 여기까지 걸린 시간이 딱 3일이었다.

하여튼 골치 아팠던 나우루 공화국 국부기금 문제는 이렇게 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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