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218화 (218/415)

# 218

218화 필리핀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5)

필리핀 대통령에게 할 이야기는 거의 다했다. 이제 남은 것은 필리핀 마닐라에 최고 규모의 축구장을 건설하는 일이다.

‘푼돈이 목돈이 된다.’

돈이 많다고 푼돈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동남아는 축구는 못 해도!’

축구에 열광적이다. 그러니 동남아 지역에 그들이 열광하는 국가 대항 축구 리그를 내가 주체하고 후원자가 되어야겠다. 또한, 축구장 건설을 통해 광고 효과와 입장료 및 중계 수수료 수익도 올려야겠다.

“대통령 각하.”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나만 믿으세요. 내가 3개월 안에 우리가 나눈 모든 이야기를 현실로 만들겠습니다.”

필리핀 대통령이 자신 있게 말했다.

“예, 믿습니다. 그리고 제가 필리핀에 왔으니 무엇이라도 하나 남기고 돌아가고 싶습니다.”

“남긴다?”

눈빛이 변하는 필리핀 대통령이다. 그리고 그의 뒤에 있는 에르난데스 역시 눈빛이 변했다.

“그렇습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축구를 참 좋아합니다.”

“그래요? 하하하! 나도 축구를 정말 좋아합니다. 그런데 왜?”

“제가 필리핀 마닐라 지역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축구장을 건설하고 스포츠 법인을 설립하고자 합니다.”

“스포츠 법인이라고 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축구 사업에서 축구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현재 필리핀이 대한민국에 축구 실력은 조금 밀리지만 열정만큼은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필리핀 사람은 축구라면 미치죠.”

“그렇습니다. 그래서 마닐라 지역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축구장을 건설할까 합니다. 그리고 국가 대항 리그도 강화할 생각입니다. 동남아 국가들이 서로 경쟁하고 실력을 상승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누가 압니까? 그런 국가 대항 리그를 통해서 필리핀이 언젠가는 대한민국을 잡을 날이 있지 않겠습니까?”

“진심입니까?”

“저는 이 세상에서 절대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축구가 자만하고 있을 때 동남아 아니 필리핀은 축구 열기를 통해 성장해 나간다면 필리핀이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을 이길 날도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국가보다 돈이라는 말씀이군요.”

내 의중을 정확하게 말하는 에르난데스다. 그리고 나와 자신의 대화에 에르난데스가 끼어들었을 때 필리핀 대통령은 찰나의 순간 인상을 찡그렸다.

“저는 사업가이면서 투자가입니다. 필리핀 스포츠 사업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내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축구장을 건설하고 스포츠 산업을 육성하겠습니다. 그와 함께 스포츠 도박 중계회사도 설립하고 싶습니다.”

필리핀은 카지노가 불법이 아닌 나라다. 그러니 수많은 도박이 존재한다.

“하하하, 본심은 바로 그것이었군요.”

“예, 그렇습니다.”

이미 나는 필리핀 대통령에게 대형 특급 호텔을 필리핀 마닐라에 건축하고 카지노 사업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부패한 나라는 이래서 쉽다.’

최고 권력자가 승인하면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니까.

“스포츠 산업에 개인적으로 투자를 해보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내 말에 필리핀 대통령 뒤에 있는 에르난데스의 눈빛이 찰나의 순간 차갑게 변했다.

“내가요?”

“직접은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대통령 각하께도 친족들은 많지 않습니까?”

“하하하, 하하하! 무엇이든 시원시원하게 말씀을 하시는군요.”

“필리핀 정부의 입장에서 재정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말씀드린 것들이 모두 실행된다면 제가 베트남 정부와 인도네시아 정부 그리고 태국 정부를 설득해서 저가로 쌀을 수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필리핀 대통령으로서는 서민들과 빈민들이 걱정하는 쌀값부터 안정을 시켜야 할 것이다.

‘주고받고!’

그런 과정에서 나는 막대한 이익을 얻을 생각이다.

“가능합니까?”

“베트남 정부는 제 요청을 수락해 줄 겁니다.”

이미 베트남 정부에게는 200억 달러와 플러스알파를 투자하기로 했다. 그리고 베트남 정부의 입장에서는 다른 국가에 쌀을 팔아서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전자제품과 공산품을 팔아서 수익을 올리는 것이 국가 미래에 더 긍정적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무엇이든 자신만만하게 말씀하시는군요.”

“저는 가능한 일만 말씀을 드립니다.”

물론 베트남은 내 요청을 수락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하지 않았다. 그러니 미국을 다녀온 후에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서 거대한 농지를 사서 필리핀에 쌀을 공급할 수 있게 만들어 볼 참이다.

‘식량을 통제하는 기업이!’

곧 세계를 장악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내 생각이고 그래서 내 궁극의 목표인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과 신벽란도 프로젝트는 반드시 성공해야 할 것이다.

‘남는 쌀이 있다면!’

북한에도 적선하면 그만이다.

‘그래도 핵은 만들겠지.’

북한이 북한 인민들의 고혈을 짜서 핵무기 개발에 착수한다면 세계적으로 고립되겠지만 결국 과정보다는 결과를 보는 것이 사업가고 투자가이니 내가 생각하는 결과는 북한에 핵무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핵을 가지게 되는 북한이지.’

왜 이런 생각을 하냐고?

결국, 대한민국과 북한은 언젠가는 통일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통일 한국은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로 자동으로 등록되는 것이다.

“좋습니다. 하시는 말씀이 다 마음에 듭니다. 스포츠 산업이야 언제든지 법인 등록이 가능하니 수월하게 진행될 겁니다.”

필리핀 대통령은 스포츠 도박 산업이라고 하지 않고 스포츠 산업이라고 말했다.

“감사합니다.”

“백범 회장, 우리 3개월 후에 다시 봅시다.”

필리핀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내게 악수를 청했다.

“감사합니다.”

나는 공손히 필리핀 대통령의 악수를 받으며 웃어 보였다. 하지만 이 순간 나는 에르난데스를 바라보고 있다.

‘꼭 내게로 와라!’

에르난데스가 멍청한 인물은 아니니 내 눈빛의 의미를 짐작했을 것이다.

* * *

현성 그룹 회장실.

“이렇게 되면 올해 현성 중공업 수주 목표는 200% 추가 달성입니다.”

현성 그룹 회장실은 잔칫집 분위기였다.

“하하하, 좋은 일이야. 정말 좋은 일이야.”

현성 그룹 회장이 모처럼 호탕하게 웃었다.

“특히 우도 해양개발이 해양 플랜트 시설 5기와 드립쉽 5척을 추가 수주했기에 현성 중공업의 영업 이익이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백범이 베트남에 투자하면서 얻어낸 것은 10개의 공업 특구 도시와 함께 10개의 항구에 대한 사용권이다. 그리고 베트남 해양 영토에 대한 해양 유전 및 가스전 개발권이니 당연히 해양 플랜트 시설과 드립쉽은 추가로 수주할 수밖에 없었다.

“젊은 백범 회장과 손을 잡으신 것은 회장님의 탁월한 선택이셨습니다.”

“좋은 친구고 대단한 사업가지. 그리고 내게 상상하게 만든 몽상가지.”

현성그룹 회장은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아산 농장에!’

1,000마리의 소가 키워지고 있고 그 소는 결국 북한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현성 그룹 회장은 즐거울 수밖에 없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세계 최고의 조선회사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이니 잘 만들어야 해.”

“물론입니다. 회장님.”

“이번 수주 계약을 전 세계 국가와 선주들이 지켜보고 있을 거야. 이제는 제대로 날아보자고.”

백범 때문에 현성 그룹과 현성 중공업은 IMF 외환위기를 정말 수월하게 넘기고 있었다.

“회장님…….”

그때 현성 중공업 사장의 눈빛이 달라졌다.

“왜?”

“대후조선이 곧 위태로워질 거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그거야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고.”

“대후조선만 인수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조선회사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사실 현성그룹은 대후조선을 인수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조선이라……?”

“태양 그룹에서 계약된 수주 선박에 대한 대금만 조기에 지급해 준다면 자금력은 충분합니다.”

“백범에게 가서 돈 달라는 소리를 하라는 거지?”

“송구합니다.”

“확장이라?”

“그렇습니다. 외환위기 상황이니 헐값에 대후조선을 인수할 수 있습니다.”

“백범 회장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야, 자기가 먹을 수 있는 회사를 우리에게 줄 이유는 없겠지.”

“태양 그룹이 대후조선까지 인수한다는 말씀입니까?”

현성중공업 사장이 놀란 눈빛을 보였다.

“백범 회장은 미국에 블랙홀 그룹을 가지고 있지?”

“예, 그렇습니다.”

“왜 블랙홀이라고 사명을 지었을까?”

“아, 다 흡수하겠다는 의도겠군요.”

“그럴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지금은 그룹 유보금을 최대한 많이 확보할 때지. 우리라고 먹히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분명한 것은 현성그룹 회장은 백범과 손을 잡고 미래를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백범을 누구보다 경계하고 있었다.

“예,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지박이는?”

“끝내 만류를 뿌리치고 퇴사했습니다. 야당에 입당했다고 합니다.”

현성 그룹 회장이 현성 중공업 사장의 말에 인상을 찡그렸다.

“돈 만졌던 놈이 정치하면 탈이 날 건데…….”

“야심만만한 이사장이었습니다.”

“대통령이라도 되고 싶은 건가?”

“무엇이든 최고가 되겠다고 했던 사람입니다.”

“지박이가 문제야, 문제……!”

현성 그룹 회장이 인상을 찡그리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 * *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특급 호텔.

-이지박 사장이 야당에 입당했다고요?

나는 이미 이지박 현성건설 사장이 야당에 입당했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 내 사람이 된 차장검사와 통화 중이다.

“그렇습니다. 그 사람은 정치해서는 안 될 사람입니다.”

이것은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지금부터는 대한민국의 내일을 바꾼다.’

내가 회귀를 했으니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할 것이다.

-저보고 표적 수사라도 하라는 말씀입니까?

“비리가 많은 사람입니다. 내가 찾아낸 것만도 한 트럭이 넘더군요.”

-정치에도 개입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정치에 개입하려는 것이 아니라 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안 되게 만드는 일입니다.”

-그게 그거입니다.

“낙선 운동이라고 합시다. 경제인에게 가장 사업하기 좋은 환경은 정치가 깨끗한 나라입니다.”

물론 부정부패가 만연한 나라도 나 같은 경제인이 사업하기에 좋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결국 훗날에 탈이 나는 법이다.

-낙선 운동이라……!

“태양 컴퍼니와 태양 그룹에서 확보된 비리 사실을 은밀하게 차장검사님에게 보내겠습니다. 판단하시고 결정하시면 됩니다. 저는 조금은 깨끗한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무서워지고 계시는 것 아십니까?

“제가요?”

-예, 그렇습니다. 괴물이 되시고 계신 것 같습니다.

내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사람은 차장검사밖에는 없을 것이다.

“충고는 깊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괴물?

나는 이미 괴물이다.

회귀했으니 괴물이고 엄청난 자금을 가졌으니 또 괴물일 것이다.

“끊습니다.”

뚝!

나는 통화를 끝내고 나를 바라보고 있는 박태웅 상임이사를 봤다.

“박 이사.”

“예, 회장님.”

“내가 괴물처럼 보입니까?”

“거울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괴물이라는 소리군요.”

괴물이 변하고 있는 나다.

“저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회장님과 같이 갈 것입니다. 그리고 지켜볼 것입니다.”

“그렇게 하세요.”

딩동, 딩동!

그때 호텔 특실 초인종이 울렸다.

‘왔군.’

나를 노려봤던 에르난데스가 도착한 모양이다.

“말씀하신 그대로 에르난데스 보좌관이 온 모양입니다.”

나는 이미 박태웅 상임이사에게 에르난데스가 나를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었다.

“와야죠. 그도 야망이 있을 테니까.”

문제는 에르난데스가 원하는 것이 돈이냐 아니면 정치 권력이냐는 것이다.

‘현 필리핀 대통령은 6개월 안에 사임하니까.’

그리고 내가 필리핀에서 가지고 싶은 것은 몇 개의 무인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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