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211화 (211/415)

# 211

211화 베트남 진출? (4)

베트남 총리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천기누설을 좀 하자.’

내가 알고 있는 미래를 베트남 총리에게 말해줄 생각이다. 그리고 현재 동남아 국가들이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일본에 팔려가는 대만 여자들부터!’

늙은 유럽인들의 성노예나 다름이 없는 태국 여성들까지.

현재 동남아 국가들은 그런 문제를 안고 있다. 그것을 내가 베트남 총리에게 말해줄 생각이다.

“결정에 도움이 될 모든 의견을 들으시겠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베트남 측 통역관이 내게 말했다.

“지금까지 베트남 정부에 이런 제안을 한 국가나 사모펀드는 없었을 것입니다. 아니 앞으로도 이런 제안을 할 존재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을 비롯한 경제 선진국들은 베트남이나 동남아 국가가 아닌 중국에 현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나는 중국을 건너뛴 거지’

물론 신의주 경제특구를 건설하는 것을 제안하면서 단둥지역에 투자할 생각이지만 말이다.

‘베트남 북부에 건설될 공업 생산 도시에서 올려붙이고!’

단둥에서 생산될 공산품으로 내려친다면 중국에서 꽤 많은 이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니 내 제안을 베트남 정부가 수락해야 한다.

“그럴 것이라고 하십니다.”

“제 제안을 거절하신다면 저는 어쩔 수 없이 베트남 투자계획을 접어야 합니다. 물론 태국을 차선책으로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태국이라는 말이 나오자 베트남 총리가 인상을 찡그렸다.

‘베트남과 태국은 대한민국과 일본과 비슷하다.’

그 정도로 국민감정이 나쁘다.

“하지만 그것은 베트남 정부와 베트남 국민에게 중요한 부분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정부가 베트남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 자금이 생기는 절호의 기회가 바로 저입니다. 다 빼앗기는 것처럼 생각이 드실 겁니다. 100년 이상의 공업용지를 무상으로 제공받으려고 하고 또 해상 가스전과 유전 개발권까지 요구하고 있으니까요.”

내 말에 베트남 총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태양 컴퍼니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제가 운영하는 투자 전문회사이면서 미국 국적을 가진 회사라는 것을 떠올리셔야 합니다.”

“그게 왜 중요하냐고 물으십니다.”

“현재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공산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막대한 자본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거기다가 동남아에서 뿌리를 내린 화교 자본들이 중국 정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힘을 가진 과거의 중국의 국가들이 어떻게 했습니까?”

내 말에 베트남 총리는 침략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것이다.

힘이 없을 때 웅크리고 힘이 생기면 자기가 최고라고 주장하는 족속들이 바로 한족이다. 그래서 자신들이 사는 곳을 중원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침략을 말씀하시냐고 물으십니다.”

“현재 국제 상황에서는 군사적 침략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자본에 의한 침략과 그 자본을 이용해서 강성해진 군사력을 통해서 해상을 장악하고 베트남의 해상 영토를 남중국해라고 우기며 영유권을 주장할 겁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하십니다.”

베트남 정부 총리의 표정이 굳어진 상태다.

“과연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십니까? 난사군도를 비롯해서 꽤 많은 지역을 베트남의 해상 영토가 아닌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게 될 겁니다. 그런 일은 꼭 일어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어떻다는 겁니까?”

“누가 뭐라고 해도 현재 세계 최강국은 베트남에 패한 미국입니다. 그리고 태양 컴퍼니는 미국 국적의 투자 전문회사입니다. 태양 컴퍼니가 투자한 회사가 베트남 해상에서 유전을 개발하고 가스전을 개발해서 성공하게 된다면 훗날 중국이 강성해진 후에 중국이 베트남의 먼 바다를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할 때 미국은 베트남의 손을 잡아줄 겁니다.”

“으음……!”

내 이야기를 전달받은 베트남 총리는 신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 제안을 거부하신다면 경제 발전은 쉽지 않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의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대만의 아가씨들처럼 일본에 팔려가게 될 겁니다.”

“그 역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하십니다.”

“대한민국도 그랬습니다. 대한민국도 과거에도 또 현재에도 미국인들과 국제결혼을 하고 있습니다.”

“으음…….”

“제가 베트남에 올 때 베트남은 모계 사회라고 들었습니다. 베트남의 가정의 기둥은 여자라고 들었습니다.”

사실 베트남의 남자들은 게으르다.

“그래서요?”

“가족들을 부양할 책임감을 느끼는 베트남의 아름다운 아가씨들은 아마도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대한민국의 농촌 총각들에게 시집을 오게 될 겁니다. 아마도 짐작건대 나이 차이가 스무 살은 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으음…….”

점점 더 심각해지는 베트남 총리다.

“그렇게 팔려오게 될 겁니다. 대한민국이 아메리카 드림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것처럼 베트남의 젊은이들은 국제결혼을 통해서 정확하게 말하면 국제매매혼을 통해서 대한민국으로 팔려오게 될 것이고 그것을 코리안드림이라고 말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베트남 총리 각하께서는 제 제안을 수락하셔야 합니다. 제 제안을 수락하시게 되면 경제는 발전하게 될 겁니다.”

“과연 그렇게 될 것이냐고 물으십니다.”

“그렇게 될 겁니다. 제 제안을 거부하게 되면 누구도 베트남에 투자하지 않을 겁니다. 현재로는 베트남보다 판매 시장까지 확보가 된 중국이 더 이익일 테니까요. 그러니 앞으로 베트남의 여자들은 대한민국 남자들의 차지가 될 것이고 일본 남자들의 차지가 될 것입니다.”

좀 더 자극적으로 말하고 있는 순간이다.

“그렇게 되면 베트남의 젊은 남자들은 결국 결혼할 여자들이 없어질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습니다. 남자들은 외국으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날 겁니다.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내 말에 베트남 총리는 지그시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약속합니다. 제 투자를 받은 베트남은 동남아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또 공업화를 이룬 국가로 기록될 것입니다. 또한,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의 맹주로 거듭날 것입니다.”

자존심밖에 없는 베트남인이다.

‘사실!’

과거 1970년 초기까지만 해도 베트남이 대한민국보다 잘 살았고 필리핀은 대한민국에 장충체육관을 건설해 주기까지 했다. 그리고 박정희가 필리핀을 방문하고자 할 때 못 사는 나라의 대통령을 만날 필요가 없다고 거절할 정도였었다. 그런 국가들이 현재 대한민국보다 한참이나 뒤처져 있는 것이고 이것은 공산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필리핀은 독재자 때문에 그 꼴이 된 것이다.

“제가 드릴 말씀은 이게 전부입니다. 저는 유상원조 100억 달러와 무상 원조 100억 달러를 제시했습니다. 또한, 1,000개에 달하는 기술학교 설립도 약속해 드렸습니다.”

베트남 총리가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다가 태양 그룹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업들의 현지 공장을 베트남에 건설하겠다고 약속했고 합작회사를 통해서 기술이전까지 약속한 상태입니다.”

“그 제안은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지금까지 이런 제안은 없었습니다. 앞으로 없을 것입니다. 다른 외국계 회사들은 그저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베트남에 진출하게 될 겁니다. 그것도 앞으로 최소 10년 후에나 가능한 일일 겁니다. 왜냐고요? 중국 현지 공장에서 인건비가 폭등하게 되면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가 베트남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인건비가 폭등해도 베트남이 선택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왜냐고요? 7억의 인구를 가진 인도가 다국적 기업들의 눈에 보일 테니까요. 그렇다면 그저 다낭이나 다른 관광 도시에 얻어지는 수익금으로 경제를 살릴 자본을 만드실 겁니까?”

나는 지금 아픈 곳을 꼭꼭 찌르고 있는 상태다.

“존경하는 총리 각하.”

나는 베트남 총리를 뚫어지게 봤다.

“아름다운 베트남의 아가씨들이 돈에 팔려서 국제결혼을 하고 모진 멸시와 천대 그리고 폭력 앞에서 쓰러진 상태에서 눈물을 흘리게 하지 마십시오. 베트남 현지의 경제가 발전하게 된다면 그런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아가씨들의 수는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백범 회장님의 말씀을 깊이 생각하겠다고 하십니다.”

이것으로 모든 이야기는 끝이 났다.

‘비공식 접촉이 공식 접촉이 된다면 내가 요구한 모든 것이 이루어지겠지…….’

그러니 이제는 기다릴 때다.

* * *

베트남 총리와 관계자들이 떠난 특실 스위트룸.

“정말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박태웅 상임이사가 내게 물었다.

“어떤 부분 말입니까? 내 제안을 받아들이는 부분이면 베트남 정부는 내 손을 잡게 될 겁니다.”

“그건 그럴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무엇이 궁금하죠?”

“정말 베트남의 아가씨들이 국제결혼을 통해서 대한민국으로 다수가 시집을 오겠습니까?”

“어쩔 수 없는 현실일 겁니다. 아마 결혼을 하지 못한 농촌 총각들이나 노총각들은 처음에는 같은 동포라고 생각하는 조선족 아가씨들에게 관심을 끌게 될 것이고 그들에게 실망한 후에 국제결혼을 알선하는 브로커들은 동남아 아가씨가 순박하다고 결혼 적령기를 놓친 사람들을 유혹할 겁니다.”

“으음…….”

“사실 베트남 아가씨들이 순박하게 보이기는 하잖아요.”

하지만 고집이 엄청나고 막무가내인 것은 조선족을 능가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미래를 아는 내 힘이기도 하다.

“그렇게 보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남자의 관점에서 베트남 아가씨들의 몸매가 엄청난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가슴도 엄청나게 큰 것 같다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다.

“박태웅 상임이사 잘나가다가 왜 삼천포로 빠집니까?”

역시 박태웅도 혈기왕성한 남자인 것이다.

‘조비는 잊었나?’

문뜩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하하하, 죄송합니다.”

“그렇게 관심이 있으면 국제결혼을 생각해 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제가요?”

“일편단심 해바라기는 힘듭니다.”

내 말에 박태웅 상임이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런 것 같습니다. 제주도에서 너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니…….”

“포기할 것은 포기하세요.”

“그래야겠죠…….”

처음으로 내가 한 말에 동의하는 투로 말하는 박태웅 상임이사다.

“베트남 아가씨 괜찮습니다. 말한 것처럼 몸매도 예쁘고 가슴도 크고.”

“이번에는 회장님께서 삼천포로 빠지셨습니다.”

“하하하, 그렇군요. 하여튼 신벽란도 프로젝트의 한 축인 동남아시아의 교두보는 베트남입니다.”

중국 남부지역을 무역으로 압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베트남이니까.

또한, 해상 영토 문제로 중국과 대립할 수 있는 베트남의 현실이 대한민국의 한일공동개발구역에 이익이 될 테니까.

하여튼 이제 베트남 정부의 결정만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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