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201화 (201/415)

# 201

201화 부시, 내게 또 대한민국에 투자하십시오.(2)

1998년 10월 2일, 부시의 개인 저택 응접실.

내가 부시를 독대할 수 있는 것은 공화당에 5억 달러의 정치 기부금을 제공했기 때문이고 부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를 이어서 미국의 대통령이 될 사람……!’

내게 부시는 그런 존재다. 그리고 곧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할 사람이다. 그리고 그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되는 계기인 911테러가 일어나면 나는 막대한 자본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때가 되면 나는 CIA나 FBI에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아야 하겠지만 이미 그 조사에 대한 대비는 다 해놓은 상태다.

“백범 회장, 내게 왜 이런 제안을 하시는 겁니까?”

부시의 가문은 대통령을 배출한 명문 정치 가문이지만 그보다 먼저 미국 굴지의 에너지 회사에 지분을 가진 부호 가문이다.

‘어떤 측면에서…….’

아버지 부시가 일으킨 중동 전쟁과 아들 부시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일으킨 이라크 중동 전쟁의 핵심은 석유에 있을 것이다.

“저는 항상 옳은 투자를 했고 성공했습니다.”

“그래요?”

“예, 그렇습니다. 저는 미래를 이끌어갈 빅맨에게 투자하고 싶습니다.”

“하하하, 내가 빅맨?”

“예, 저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제 판단으로는 부지사께서는 부친처럼 미국 대통령이 되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내 말에 부시 주지사가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였다.

“확신합니까?”

“정치도 돈 아닙니까.”

“돈은 나도 많소.”

“알고 있습니다. 제 제안을 수락하시면 더 많이 가지게 되실 겁니다. 그리고 당당하게 미국 대통령이 되실 겁니다.”

“으음…….”

부시 주지사는 신음을 토해냈다.

‘아직 결심 전이군.’

내가 아는 미래의 기억에서 부시 주지사는 2000년 주지사 재직 중일 때 공화당 예비후보로 거론이 됐지만, 그때 마약 복용 경력이 폭로됐었다.

“꼭 미국의 대통령이 되실 겁니다.”

나는 다시 한번 강조하듯 말했다. 그리고 나는 이미 부시 주지사에게 우도해양개발회사에 투자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우도해양개발이 가진 지분 30%를 매입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우도해양개발회사라고 했습니까?”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에 우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그 섬 남단에서 심해 심층수를 채취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요?”

“예 그렇습니다. 그 해양 지역은 대륙붕 지역입니다. 주지사께서도 아시겠지만, 대륙붕 지역에는 많은 것들이 매장되어 있습니다.”

누군가와 거래를 할 때는 그 거래자를 속이는 것보다 진실을 통해서 접근해 그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이롭다.

“많은 것?”

눈빛이 달라지는 부시 주지사다.

“그렇습니다. 많은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요?”

“대륙붕 지역에는 유전도 개발될 수 있고 가스전도 개발될 수 있습니다. 물론 생수만 뽑혀 나올 확률이 더 높지만 말입니다.”

“백범 회장께서 목표로 하시는 것이…….”

“우도해양개발의 진짜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하십니까?”

대륙붕에서 나올 유전이나 가스전으로는 부시를 설득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진짜 숨겨 놓은 것이 있지.’

지금 내 고민은 내가 진짜로 목표로 하는 것을 부시에게 오픈해야 할지 말지일 것이다.

“궁금하십니까”

“무엇입니까?”

부시 주지사가 나를 빤히 봤다.

“메탄 하이드레이트입니다.”

“뭐, 뭐라고요?”

부시 주지사는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무엇인지 모르는 눈빛이다. 사실 이 시대에서 메탄 하이드레이트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사실 대한민국 정부도 메탄 하이드레이트에 대해서 잘 모른다.

‘일본이 독도에 야욕을 부리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독도에 매장되어 있을 확률이 아주 높은 메탄 하이드레이트 때문이다.

“그게 무엇인지 잘 모르시죠?”

“메탄이라면 천연가스의 일종입니까”

“비슷합니다. 하지만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래요?”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불타는 얼음이라고도 불린다. 아니 그렇게 불리게 될 것이다.

“이제는 관심이 생기십니까?”

“이야기를 더 들어 보고 싶어는 졌습니다.”

“한마디로 고체로 된 천연가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요?”

“기체가 고체인 상태로 압축이 되면 200배 정도 압축이 된다고 합니다. 이건 다시 말해서 메탄 하이드레이트 1ℓ가 천연가스 200ℓ에 해당이 된다는 소리입니다.”

“아…….”

에너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부시 주지사이기에 탄성을 터트렸다.

“미국의 알래스카에도 엄청나게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물론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역에도 막대하게 매장이 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내가 아는 한반도는 극지대가 아닌데?”

“그렇습니다. 극지방이나 추운 지역에 매장이 되어 있죠. 하지만 깊은 바닷속에도 매장이 되어 있습니다. 러시아가 먼저 시베리아에서 메탄 하이드레이트 개발을 성공한다면 미국은 앞으로 에너지 패권을 잃게 될 것입니다.”

이 순간 나는 러시아를 거론했다.

현재 냉전의 시대가 끝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미국과 러시아는 경쟁 관계에 있고 대립 관계에 있다.

“러시아라…….”

“그렇습니다. 지금은 석유와 천연가스가 에너지 전부라고 생각을 하지만 차후에는 석유나 천연가스가 아닌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에너지 패권을 장악하게 할 겁니다.”

“과연 그럴까요?”

“저는 그렇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대한민국 해양 영토 중의 한 곳인 7광구 지역이라는 곳에 매장이 되어 있을 것으로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요?”

“안타깝게도 그 지역은 한일공동개발구역입니다.”

“일본과 공동개발해야 하는 구역이라는 말이오?”

“예, 그렇습니다. 일본은 현재 한일공동개발구역에서 독단적으로 개발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그에 따라 체결된 협정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도 개발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나를 끌어들이겠다는 말이군.”

부시 주지사는 인상을 찡그렸다.

“예, 그렇습니다.”

부시로서는 아니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될 사람으로서는 대한민국도 일본도 우방국이다. 그러니 대한민국과 일본의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고 싶어 할 수밖에 없다.

“그럼 더욱 곤란해집니다. 주지사인 지금의 입장도 그렇지만 백범 회장께서 상상하신 그대로 내가 미국의 대통령이 됐을 때는 더욱 곤란해집니다.”

“그러실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주지사님.”

나는 부시 주지사를 빤히 봤다.

“흥미를 잃었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말이 남았습니다.”

“이래서 5억 달러를 기부하고 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겁니까?”

“예, 그렇습니다. 5억 달러의 대가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내 말에 부시 주지사는 인상을 찡그렸다.

“좋습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니까요.”

부시는 심기가 불편한 눈빛으로 나를 봤다.

‘사업적 파트너가 되지 못하면……!’

차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순간이다.

“주지사께서 저를 그리고 대한민국을 선택하게 된다면 재임에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실 겁니다.”

대통령에 당선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는 재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재임이라?”

“그렇습니다. 5년 안에 제가 메탄 하이드레이트 채굴에 성공하고 상업적 또 경제적 그리고 전략적 가치를 만들어내겠습니다. 그리고 그 성공에 따른 수익의 30%를 부시 주지사께서 가지시게 되는 겁니다.”

“그것은 성공했을 때의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경제적인 채굴에 성공한다면 바로 러시아를 압박할 수 있고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이용해서 유럽을 압박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러시아를 압박하는 카드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으음…….”

“과거 미국의 외무장관은 제정 러시아에게 알래스카를 구입할 때 미친 짓이라고 조롱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알래스카는 미국의 축복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는 합니다.”

“그리고 역사는 돌고 돕니다. 일본은 미국과 전쟁을 한 나라입니다. 미국의 영토에 폭격을 가한 나라이고요.”

“그 이야기는 왜 꺼냅니까?”

“그런 과거가 있다는 것을 말해 드리는 겁니다. 그런 과거를 가진 상태에서 일본이 과거에 대한 반성을 한 적이 있습니까?”

“그게 왜 중요합니까?”

“일본은 다시 세계의 패권을 차지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한일공동개발 구역에서 천연가스나 유전이 개발된다면 일본으로서도 에너지 자립화에 성공할 수 있는 산유국이 되는데 왜 독단적으로 개발을 중단했을까요?”

“독식?”

“그렇습니다. 세계 해양법이 개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해양영토인 7광구 지역은 일본의 해양영토가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결국, 영토 분쟁이군요.”

“아닙니다. 에너지 패권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러시아를 거론한 것입니다. 태양 컴퍼니에서 고용된 해양에너지 연구원들의 보고에 의하면 제가 생수를 채굴하는 곳에만 전 세계가 2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되어 있다고 예측합니다.”

전 세계가 2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는 소리에 부시 주지사는 놀랄 수밖에 없다.

‘이것이 911의 마지막 대비다.’

부시와 내가 완벽한 동업자가 되어야 911테러에서 얻어지는 수익에 대한 후폭풍이 없을 테니까.

“200년이라고 했소?”

“그렇습니다. 경제성이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채굴에 성공한다면 그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이용해서 에너지로 일본을 통제할 수 있고 러시아를 압박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우도라는 곳 위에 아실지는 모르겠지만 제주도라는 대한민국 최대 크기의 섬이 있습니다. 전략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곳입니다.”

사실 미국은 세계 2차 대전 때 오키나와가 아닌 제주도에 태평양 사령부를 설치하려고 했었다. 그를 통해서 공산국가로 거듭날 확률이 높은 중국과 소련을 경계할 목적을 가졌었다. 하지만 기타 여건 때문에 제주도가 아닌 오키나와에 주일미군이 주둔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요?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경제성 있는 채굴에 성공한다면 대륙에 가스관이라도 연결하겠다는 소리입니까?”

“그렇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신 벽란도 프로젝트의 또 다른 핵심사항이다.

‘에너지 패권은 대한민국과 미국이 가진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에너지 패권을 대한민국이 차지하기 위해서 미국을 등에 업어야 한다는 의미다. 누가 뭐라고 해도 미국은 세계 최고의 군사 강대국이니까.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

“왜 말이 안 됩니까?”

“그게 어떻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봅니까?”

“제가 예전에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말도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에 성공하고 그 지역에 전 세계를 먹여 살릴 수 있는 곡창지대를 건설한다면 대한민국과 미국은 영원토록 세계 초일류 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내 포부 아닌 포부에 부시 주지사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눈빛을 보였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지금 내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다.

“만약 일본이 30년 후 대한민국의 영토인 7광구라고 불리는 곳을 일본의 영토로 편입시키고 유전이나 천연가스 그리고 메탄 하이드레이트 채굴에 성공한다? 그러면 미국은 일본을 통제할 방법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때가 되면 일본은 더 이상 미국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된다는 말입니다.”

“백범 회장은 상상력이 너무 뛰어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대한민국은 분단국가이고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미국이 필요합니다. 이런 미래 상황이라면 미국 정부는 아니 미국의 대통령은 누구와 손을 잡아야 하겠습니까? 제가 있는 대한민국입니까? 아니면 일본입니까?”

내 말에 부시 주지사가 나를 빤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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