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193화 (193/415)

# 193

193화 빅딜, 얼마면 됩니까?(3)

블랙홀 그룹의 계열사인 큐브의 광고 영업 사업부 사무실.

“큐브 배너 메인 광고에 반크 사이트를 광고해.”

큐브의 광고 사업부 부장이 담당자에게 지시를 내렸다.

“반크라고요?”

“그래 반크.”

광고 영업 사업부 부장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반크 사이트는 이미 개설이 됐고 대한민국과 미국 그리고 유럽의 인터넷 세상을 중심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 대대적으로 대마도의 역사적 상황을 설명하면서 대마도는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확인해 본 것으로는 반크라는 사이트는 역사 관련 사이트라서 수익성에 문제가 발생할 것 같습니다.”

“어떤 수익성의 문제를 말하는 거지?”

“누가 역사에 관심이 있겠습니까?”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지, 우린 광고 수주만 받으면 되지.”

“그렇기는 하죠. 알겠습니다.”

“메인광고를 통해서 대대적으로 홍보해.”

“부장님, 혹시 반크가 자회사 사이트입니까?”

“나도 비슷하다고만 들었어.”

“예, 알겠습니다.”

백범의 인터넷을 위한 공격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북미 지역을 완벽하게 장악한 큐브의 영향력 때문에 반크는 빠르게 유명 인기 사이트로 거듭날 가능성이 컸다.

이건 다시 말해 일본 정부는 이제 기겁할 일만 남은 것이다.

* * *

국제호텔 레스토랑 특실.

“저는 삼정물산이 보유한 과천 자연농원을 가지고 싶습니다.”

내가 한참이나 뜸을 들인 후에 과천 자연농원에 대해 말하자 삼정 그룹회장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눈빛을 보였다.

“왜요?”

“제가 아빠가 됐습니다.”

나는 삼정 그룹회장을 보며 미소를 보였고 내 말에 삼정 그룹회장은 더욱 황당한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나를 보는 그의 눈빛은 뭐 이런 또라이가 다 있냐는 눈빛이다.

조비가 말한 것처럼 딸을 낳다. 물론 이름은 절대 관순으로 지을 수는 없다.

“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탄성을 터트리는 그였다.

“그게 대한민국 재계 서열 1위인 삼정 그룹을 압박하는 이유란 말입니까?”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 이유 중에 하나라고 말씀을 드려야겠네요.”

“백범 대표.”

나를 바라보는 삼정 그룹회장의 눈빛이 달라졌다.

“예, 회장님.”

“나를 압박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입니까? 원하는 것이 정말 무엇입니까?”

이제부터는 진짜 내 목적을 말할 때다. 그리고 거래를 할 때다.

“회장님.”

“진짜를 말해 보세요.”

“예, 그러겠습니다. 삼정전자를 제게 주십시오.”

내 말에 삼정 그룹회장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정부 주도에 의해 실시될 빅딜을 통해서 삼정전자를 인수하겠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제가 삼정전자를 가지기 위해서는 회장님께 무엇을 내놓으면 되겠습니까?”

“그게 가능하다고 봅니까?”

“현재 지분 관계에 의하면 불가능하죠.”

“아시면서 왜 이러는 겁니까?”

“가지고 싶으니까요.”

내 말에 또 한 번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삼정 그룹회장이었다.

“이봐요. 백범 대표.”

“예, 회장님. 이제 억지는 부리지 않고 삼정 그룹이놓여 있는 현실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빅딜 관련 부분입니다.”

“그래요?”

“예, 그렇습니다. 태양 그룹은태양전자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태양전자는 완벽한 독립 법인입니다.”

금융 지주 회사는제조 회사를가질 수가 없다. 그래서 태양전자는 태양 그룹의 계열사 아닌 계열사다.

“대후전자를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대후전자를 인수했고 태양전자로 거듭났습니다. 현재 전자업계 서열 3위입니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삼정 그룹 회장이다.

“알고 있소. 내 꾸꾸 개발 성공은 좀 놀랐소. 거기다가 김치냉장고 개발도 성공했다는 소리를 들었소.”

“그렇습니다. 가정용 전자제품 사업 부분에서만 본다면 삼정전자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후발주자의 열정에 의해 만들어진 미세한 차이지요.”

“예, 그렇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현성 그룹회장님과 현금 빅딜을 통해서 현성전자도 합병했습니다.”

“뭐, 뭐라고요?”

처음으로 놀라는 삼정 그룹회장이시다.

“태양 전자와 현성전자가 합병하게 된다면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전자 회사가 탄생합니다. 저는 그런 규모를 바탕으로 반도체와 휴대전화 사업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으음……!”

“규모적인 측면에서도 전자업계 1위가 됩니다. 정부 주도의 빅딜은 산업 기반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이고 경쟁력 향상을 위한 조치입니다. 저는 그래서 삼정전자까지 인수해서 아시아 최대의 전자 회사를 만들 생각입니다.”

“그래서 내놓아라?”

“아니죠, 제가 정중하게 삼정전자를 사겠다는 겁니다. 아시잖습니까. 태양 컴퍼니는 막대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알죠.”

“거기다가 제가 20% 이상의 삼정전자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영권에 제동을 걸 수 있습니다. 삼정전자만 그럴 것 같습니까? 삼정생명부터 삼정물산까지 모든 분야에서 사사건건 반대를 한다면 회장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들에서 쉬운 일은 없을 겁니다.”

협박을 시작하는 순간이다.

“나를 압박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선전포고를 하기 위해서 온 겁니까?”

“저를 부른 사람은 회장님이십니다.”

“으음…….”

“하나만 말씀을 드리죠, 저는 미국 애플의 지분 10%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사항일 것이다.

“제가 판단할 때 애플은 세계적인 전자회사로 거듭날 겁니다. 당연히 태양전자와 경쟁을 하게 될 겁니다.”

“백범 대표, 태양전자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것 아닙니까?”

“저는 충분히 경쟁하고 제압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저의 태양전자는 이미 인터넷이 가능한 휴대전화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휴대하기에는 좀 크긴 합니다. 하지만 곧 그런 문제도 해결할 겁니다. 삼정전자가 태양전자와 경쟁이 될까요?”

“으음…….”

“삼정전자를 현금으로 인수하겠습니다. 20억 달러입니다.”

20억 달러면 거의 4조다.

“20억 달러라고 했습니까?”

내가 대후전자를 현금을 주고 살 때의 가격이 3억 달러 정도였다.

“그렇습니다. 아시겠지만 태양 그룹은 금융과 전자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생각입니다.또한, 건설 분야도 집중할 생각입니다.”

이건 그룹의 사업 비전에 대해서 공개하는 꼴이지만 나는 그만큼 자신이 있다.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 삼정그룹 회장이 알게 된다고 해서 따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으음…….”

“회장님을 위해서 바이오 분야는 제가 포기하겠습니다.”

“바이오 분야는 포기한다고요?”

“예, 그렇습니다. 반도체가 현재의 산업 중심이라면 바이오산업은 미래의 중심 산업이 될 것입니다. 제가 드리는 20억 달러로 삼정 그룹은 바이오산업에 집중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돈이라면 삼정 그룹 회장도 많다. 그러니 20억 달러가 막대한 자금이기는 하지만 삼정전자를 매각할 결심할 정도의 거금은 아닐 것이다.

‘정부 주도의 빅딜이 없었다면……!’

내가 이런 제안은 삼정 그룹 회장에게 말도 꺼내지 못했을 것이다.

“백범 대표.”

“예, 회장님.”

“돈은 나도 많소.”

이럴 줄 알았다.

“알고 있습니다. 저와 손을 잡으시면 그 많은 돈이 더 많아질 겁니다.”

“어떻게요. 짐작하고 계시겠지만 나도 전자산업을 그룹의 핵심 산업으로 선정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오.”

“경쟁이 안 된다니까요.”

팩트 폭력을 시작하는 순간이다.

“경쟁이라는 것은 해봐야 아는 겁니다.”

“그렇기는 하죠. 그렇다면 제가 다른 제안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다른 제안?”

“예, 그렇습니다. 삼정물산을 제가 추진하고 있는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에 참여시켜 드리겠습니다.”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산업이라고 했습니까?”

“그렇습니다. 사업 규모 5000억 달러의 규모입니다.”

5000억 달러라는 말에 삼정 그룹 회장의 눈동자가 떨렸다.

“사하라 사막 녹지화를 위해서는 대수로 공사를 해야 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사하라 사막을 관통하는 아니 아프리카 대륙을 관통할 정도의 거대한 운하 같은 수로를 건설할 생각입니다. 삼정물산은 건설 사업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5000억 달러를 어디서 만들겠다는 겁니까?”

“사하라 사막이 녹지화가 된다면 전 세계를 먹여 살릴 수 있는 거대 농장이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세계 곡물 시장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으음…….”

제대로 고민스러울 것이다.

“20억 달러와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 참여에 따른 건설 수익을 드리겠습니다. 경쟁도 안 되는 삼정전자는 포기하십시오.”

“백범 대표.”

“예, 회장님.”

“정말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을 할 겁니까?”

“이미 진행 중입니다.”

“삼정전자가 태양전자에 경쟁이 안 된다?”

“예, 그럴 겁니다. 현성전자를 인수했기에 반도체 분야에서 규모적인 측면으로는 삼정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대만에 있는 반도체 회사들을 합병하고 있습니다.”

“대만까지…….”

“그렇게 된다면 곧 규모적인측면에서는 일본도 능가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는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술이오.”

“제가 기술이 없을 것 같습니까?”

“으음…….”

“현금 빅딜로 가시죠. 제가 삼정전자를 태양전자와 인수하고 회장님의 삼정 그룹은 바이오산업에 집중하시오. 세계 최고의 바이오 그룹으로 거듭나시는 겁니다.”

내가 아는 미래의 삼정 그룹은 전자산업 분야로 세계를 선도한 후에 삼정바이오로 핵심 산업을 전환하려고 한다.

‘그래서 삼바 분식회계가 터지고.’

삼바?

삼정바이오를 개인투자자들은 삼바라고 불렀다.

“20억 달러입니다. 또한,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에 성공한다면 그 거대 농장에서 만들어지는 식량을 무기화할 수 있습니다. 세계 곡물 시장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백범 대표의 꿈은 정말 거대한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저와 손을 잡으시죠.”

“나는 삼정전자의 지분을 포기할 마음이 없소.”

거절처럼 들리지만, 거절이 아니다.

“오너 일가가 가진 지분은 그대로 보유하십시오. 그 대신에 삼정 그룹이 가진 삼정전자의 지분을 양도하시면 됩니다. 당장 20억 달러를 자금이 확보되는 거래입니다. 회장님에게는 20억 달러는 그리 큰 자금은 아니지만, 정부 주도에서 이루어지는 빅딜에서 많은 계열사를 지킬 수 있는 자금입니다.”

고민스러울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싫다면 저는 이제부터 회장님께 자본의 전쟁을 선포할 생각입니다.”

“나와 해보자는 겁니까?”

“현재 태양 컴퍼니는 200억 달러의 자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그리고 곧 미국에 있는 제 그룹인 블랙홀 그룹에서 블랙홀닷컴을 상장할 예정입니다. 블랙홀닷컴이 기업 공개가 되면 저는 또 200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합니다. 그렇게 되면 400억 달러군요. 삼정 그룹 계열사 중에서 지분 지배가 취약한 계열사부터 공격할 생각입니다.”

“으음…….”

“그리고 대대적으로 태양생명을 성장시킬 겁니다.”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 막가자는 거죠?”

“기업경영은 냉정해야 하지 않습니까. 마지막 결정을 내려주십시오.”

“삼정전자를…….”

정말 고민스러운 모양이다.

“좋소.”

한참이나 고민하던 삼정 그룹회장이 내게 말했다. 삼정전자의 지분을 유지하는 조건이니 삼정 그룹회장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제안인 것이다.

‘됐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 전자분야는 독과점 형태로 전환된다.

‘태양으로 통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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