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184화 (184/415)

# 184

184화 대한민국에 진출한 일본 대부업체를 말살하다(5)

1998년 4월 24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대통령께서 담담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계신다. 그리고 나는 그의 담담한 눈빛에서 수많은 번뇌를 느꼈다.

-이미 우도에 관한 대략적인 부분은 각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가 경제수석에게 귀띔해드린 한일 어업협정에 대해서도 아십니까?

-그래야 일이 쉬워지지 않겠습니까? 분명한 것은 각하께서 이제는 백범 대표를 의심하고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백범 대표……!”

나를 한참이나 바라보시던 대통령께서 나를 부르셨다.

“예, 대통령 각하.”

나는 대통령에게 우도를 받아내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리고 우도에 대한 내 욕심 때문에 가진 자들이 각각의 섬 전체를 완벽하게 소유할 수 있는 법안이 만들어질 것이다.

물론 이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먼 미래에서 일어날 일에 대한 대비이기에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런 것들이 아니라면 부시와 친해질 필요가 없었다.’

한마디로 부시에게 돈 지랄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소리다. 물론 부시도 자기 아버지 부시 때문에 돈 걱정하면서 정치하는 인간은 결코 아니다. 그의 아버지는 미국 국적의 거대 석유 회사의 대주주이니까.

한마디로 미국 정치인 중에 정말 가난한 사람은 몇 없다는 소리다. 물론 대한민국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말이다.

“내가 백범 대표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소.”

“예, 말씀하십시오.”

“내게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에 우도를 달라고 했습니까?”

대통령은 수많은 생각을 한 후에 내게 질문하는 것이다.

‘현 대통령은……!’

박학다식한 분이시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시쳇말로 가방끈이 짧은 분이시기도 하다.

그는 목포 공업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그 이후 성국 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그런 후 그는 성국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수료했으나 학위는 없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수많은 명예박사를 수여 받은 인물이고 어떤 곳이든 명예박사 학위를 준다고 하면 거절하지 않는 분이셨다. 하여튼 그는 그런 분이시고 그렇게 박학다식한 분이시지만 겁도 참 많으신 분이다. 내게 단도직입적으로 우도를 달라고 물으시는 것은 내가 미워지기 시작하셨다는 증거일 가능성이 크다.

“예, 그렇습니다. 우도를 제게 주십시오. 외평채 50억 달러를 모두 제가 매입하겠습니다. 그리고 외평채 가산금리도 적용하지 않겠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이 IMF에 빌린 금액이 250억 달러다.

외평채도 국채이고 확보한 50억 달러를 바로 IMF에 빌린 자금을 갚는 데 사용한다면 1/5을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이용해서 대한민국의 국채를 확보하고 또한 1,500t의 금괴를 처분하고자 한다.

“왜 우도입니까? 우도가 대한민국에서 큰 섬도 아니고 그렇다고 뛰어난 관광지가 될 곳도 아닌데 어떤 이유에서 막무가내식으로 우도 전체를 가질 수 있게 법까지 개정해서 달라는 겁니까?”

“대통령 각하, 저의 젊은 인생은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에게 빼앗길지도 모르는 많은 것들을 지켜나가는 삶으로 변했습니다.”

내 뜬금없는 소리에 대통령은 또 무슨 소리를 하려고 이러냐는 눈빛이다. 그리고 또 많은 고민에 빠진 눈빛이다.

“제가 대한민국에 다시 입국했을 때 제일 먼저 저를 반긴 것은 공중파 방송에서 나오는 대부업체 광고입니다.”

“왜 갑자기 그런 소리를 합니까?”

대통령은 바로 인상을 찡그렸다.

“혹시라도 보고는 받으셨습니까? 산왕머니라고.”

“보고 받지 못했소.”

“일본계 대부업체입니다. IMF의 강요 때문에 외국 자본이 자유롭게 유입되고 또 투자를 할 수 있게 된 대한민국이 됐습니다. 약삭빠른 일본 대부업체들은 바로 엔고를 이용해 대한민국 서민들의 고혈을 착취하는 대부업체를 차렸습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그래서요?”

우도에 관해 물었지만 나는 일본계 대부업체의 대한민국 진출을 말하고 있다.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게 대한민국 도서 지역의 사유화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겁니까?”

“일본이 그렇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자본을 약탈하고 그다음에는 협정 파기를 통해서 새로운 협정을 맺고 대한민국의 해상 영토를 강탈해 갈 겁니다. 그래서 저는 우도를 구입해야 합니다.”

“으음……. 나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소.”

“현재 한일어업협정이 일본에 의해서 파기된 상태입니다. 일본은 기존 한일어업협정을 파기한 후에 새로운 한일어업협정을 맺자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렇소.”

“그래서 저는 우도가 필요합니다.”

내 말에 대통령께서는 나를 빤히 보셨다.

“설마 7광구를 개발할 생각인 것이오?”

“예, 그렇습니다.”

내 말에 대통령께서 놀란 눈빛으로 변하셨다.

“저는 우도를 완벽하게 사유화해서 민간자격으로 우도 인근 해상을 개발할까 합니다.”

“백범 대표는 정말 7광구에서 기름이 나올 거라고 봅니까?”

“각하, 현재는 해상 영토 관련 국제법에서 대륙붕 연장설이 우세하지만, 미래는 모르는 겁니다. 200해리를 해상 영토로 인정하는 법안이 더 확고한 힘을 발휘하고 일본과 대한민국의 우방인 미국이 일본의 손을 들어준다면 7광구는 일본의 바다가 됩니다. 제가 그것을 어떻게든 막아보겠습니다.”

“으음……!”

나는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진실을 말해 줬다. 그리고 이런 순간에는 진실보다 더 무거운 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제가 의심스럽다고 해도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원 달러 환율이 3,000원까지 육박했을 때도 제가 막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환율 방어도 제가 한국은행에 20년 동안 대여해 준 금괴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각하, 저는 이제 가질 만큼 가졌습니다.”

“그렇지요…….”

“이제 제가 가질 만큼 가졌으니 저는 저의 새로운 내일과 변화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나는 많은 의미를 담은 내일과 변화를 대통령에게 말했다.

“좋습니다. 백범 대표의 의지를 한번 믿어보겠습니다. 하지만 나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고 명분이 필요한 일이니 준비 시간이 필요할 것 같소.”

대통령이 나를 불렀다는 것은 이미 우도를 내게 내어줄 의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명분은 낙도 지역 개발 진흥법을 추진하는 것으로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래요?”

“예, 그렇습니다. 태양토지개발이 낙도 지역의 섬들을 매입하고 태양건설이 낙도 지역의 선착장을 건설하거나 보수할 것입니다. 그와 함께 한성해운이 그 낙도 지역에 정기 여객선을 취항할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낙도 지역 개발 진흥법에 힘을 실어드리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놓고 7광구 개발을 진행할 수는 없소. 백범 대표도 알다시피 7광구는 한일 공동 개발 지역이오.”

“예, 압니다. 저는 우도 남단에서 유전이나 천연가스를 당장 개발할 계획은 없습니다. 모든 일은 계획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 계획과 준비를 끝낸 후에 진행이 될 것입니다. 모든 국제 여론이 또 미국의 마음이 대한민국으로 향한 후에 추진할 것입니다.”

“그래요?”

“예, 그 대신에 우도 남단 지역에서 해양 심층수 개발을 착수할 예정입니다.”

내 말에 다시 놀라는 대통령이었고 이것은 문재한 경제수석에게도 말해 주지 않은 것이다.

“해양 심층수라고 했소?”

“예, 그렇습니다. 앞으로 깨끗한 생수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해양 심층수를 개발할 생각입니다.”

우도 남단 해역에서 해양 심층수 개발 사업으로 7광구 개발의 첫 포문을 열 생각이다.

해양 심층수라는 것은 햇볕이 도달하지 못하는 해저 200m 이상의 바닷물을 말한다.

‘그 이상에 물을 뽑아내려면 관이 필요하지.’

그 관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유전이나 가스전을 관통할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이 뭐라고 한다면 해양 심층수 개발사업이라고 우기면 그만인 것이다.

“대통령 각하, 백범 대표의 생각이 정말 기발한 것 같습니다.”

내가 무슨 의도로 이러는지 문재한 청와대 경제수석은 잘 알겠다는 눈빛으로 대통령에게 말했다.

“과연 일본이 속을지 의문이군요.”

“일본 정부가 우도관광개발회사에 신경을 쓰지 못하게 만들면 됩니다.”

“어떤 방법으로?”

대통령이 내게 물었다.

“독도가 있지 않습니까.”

“독도라고 했소?”

“예, 그렇습니다. 이제는 인터넷 세상입니다.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려서 일본 정부의 관심을 독도로 돌리겠습니다.”

“그게 가능합니까?”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미국 최대의 온라인 전자 상거래 회사인 블랙홀닷컴이 제 기업이고 또 미국을 장악한 인터넷 검색 엔진 큐브가 제 기업입니다. 온라인 거대 다국적 기업이 얼마나 대단한 영향력을 가졌는지 일본 정부에 보여주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 순간 반크가 떠올랐다.

한국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한국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 주는 사이버 관광가이드이자 사이버 외교사절단이다. 그리고 그 어떤 곳보다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사이트이기도 하다.

‘짐작건대……!’

아직 발족하지 않았고 내년쯤에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에 만들어질 사이트를 올해로 앞당길 생각이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일본 정부를 자극할 생각이고 일본 정부의 관심을 독도로 쏠리게 만들 참이다. 그리고 나는 우도 남단에 현성 그룹에게 요청해서 현성중공업을 통해서 해양 플랜트를 건설해서 해양 심층수를 뽑아낸다는 명분으로 천연가스 및 유전 개발에 착수할 참이다.

‘대륙붕 층에 관을 박아 보면 뭐든 나오겠지.’

그게 물이든 기름이든 가스든 나올 것이다. 물론 시쳇말로 한두 번 찔러서 될 일은 아니다. 수천 번 아니 수만 번을 찔러야 할 일이고 제대로 돈 지랄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자신 있소?”

한참을 고민스러운 눈빛을 보이던 대통령께서 내게 물으셨다.

“예, 자신 있습니다.”

“좋습니다. 청와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50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금괴와 우도를 바꾸는 순간이다.

“감사합니다. 대통령 각하.”

사실 따지고 본다면 현재 대통령이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 내게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대통령 각하…….”

나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대통령을 봤고 대통령은 내가 자신에게 더 할 말이 있다는 것을 느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내게 더 할 말이 있소?”

“언제까지 대부업체가 공중파 방송을 통해서 대부업 광고를 하게 그냥 두시겠습니까?”

물론 나도 공중파 방송을 통한 대부업체 광고를 준비하고 있다.

‘내가 막타다.’

그리고 태양저축은행은 어떤 측면에서는 대부업체가 아닌 종금사이니 방송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뭐라고요?”

“훗날 각하의 잘못으로 남게 되실 겁니다..”

물론 전 대통령이 저질러 놓은 것을 현 대통령이 해결하고 있는 꼴이지만 결국 사람들은 일본계 대부업체의 진출에 대한 책임은 현 대통령의 잘못이라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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