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
178화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 폐지 (1)
1998년 4월 16일, 블랙홀 그룹 회장실.
-한 달 후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 제한이 전면 폐지됩니다.
나는 지금 문재한 청와대 경제수석과 통화 중이다. 그리고 그는 내게 엄청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내가 원하는 그대로 됐군.’
문재한 청와대 경제수석이 내게 이런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주는 것은 내가 그에게 또 내 조국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대한민국 한국은행에 총 1,500t의 금괴를 예치했다. 그것도 20년 후에 인출하는 조건으로 금괴 수입 세금을 감면받은 상태다.
‘처음에는 1,000t이었고……!’
금 모으기 운동에서 발생한 2월과 3월에 모금된 금의 70% 이상을 대한민국에서 매집했고 그것을 수출 형식으로 미국에 보냈다가 다시 대한민국 한국은행에 예치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의 보유 외환이……!’
150억 달러 정도가 되는 것이다. 물론 대한민국 정부가 금괴의 주인은 아니다. 하지만 20년 동안 금괴를 한국은행에서 예치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국가신용도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는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대한민국이 보증하는 상태에서 금괴를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럼 이제는 다음 계획대로 진행하면 되겠군요.”
-그래야겠죠. 우선 50억 달러 규모의 외평채를 발행할 예정입니다.
내가 가진 미래의 기억을 통해서는 40억 달러 규모의 외평채다. 하지만 나 때문에 대한민국의 오늘이 달라져 있기에 10억 달러가 늘어난 외평채를 발행하기로 한 것이다.
“외평채를 제가 다 사겠습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은 말 그대로 환율의 안정을 목적으로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계획 그대로 진행해 주신다면 투기성 외화 유입에 따른 환율 급변동을 제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계획이었다.
‘20년 장기 예치?’
15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20년 동안 쓸 수 없게 한국은행에 묶어둔 이유는 내가 가진 금괴를 이용해 애국하기 위함이고 그 애국의 시작이 금괴를 이용해 국채를 인수하기 위함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한 1차 외평채 50억 달러를 내가 가진 금괴 1/3로 바꾸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환율을 1,500원까지 하락시켜야 합니다.”
원 달러 환율이 높다는 것은 외국 자본이 대한민국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니 정부와 내가 은밀히 주도하여 대한민국의 환율을 하락시켜야 한다.
‘물론 나도 이롭지 않지.’
태양 컴퍼니가 보유한 달러는 120억 달러나 되니까.
-그렇습니다. 환율을 안정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신 분은 백범 대표이십니다.
“예, 제가 공헌을 하기는 했죠. 그래서 요구합니다.”
-요구요?
“예, 대한민국 정부는 우도를 제게 주셔야겠습니다.”
-……왜, 왜 갑자기?
문재한 청와대 경제수석의 목소리가 변했다. 이것은 우리의 계획에 없던 일이다.
‘일본이 한일 어업협정 일방적 파기 선언했지.’
한일 어업협정은 두 나라가 물고기를 어떻게 나눠 잡겠다는 그런 협정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해상 영토에 대한 권리에 대한 협정으로 내가 아는 상태로 한일 어업협정이 다시 진행되면 대륙붕이 발달한 7광구 지역은 2028년이 되면 일본의 바다가 된다. 그래서 나는 우도를 개인 소유의 섬으로 만들고자 한다.
‘부시도 만났고……!’
부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상태다.
사실 미국은 대한민국의 최대 우방국이다. 그러면서도 일본의 최대 우방국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한민국과 일본이 충돌하게 되는 상황에 놓인다면 아마도 일본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그러니 우선은 이 시기에 우도를 개인 소유의 섬으로 만들어 놓고 차후를 계획해 볼 참이다.
“아시겠지만 태양토지개발회사가 제주도에 대대적인 부동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른 연결 선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개인이 섬 전체를 소유할 수는 없습니다.
“없는 법은 만들면 되지 않습니까?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국채 매입 때 외평채 가산금리는 제외시켜 드리겠습니다.”
외평채 가산금리란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가 거래될 때 미국 재무부 채권 금리에 덧붙여 지불하는 금리를 말한다.
외평채의 가산금리가 높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위험도가 미국정부의 위험도보다 높기에 더 많은 이자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백범 대표, 이렇게까지 밀어붙이기식으로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익적인 측면입니다. 저는 제주도에 대대적으로 투자할 생각입니다. 안 되는 겁니까?”
-안 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법안부터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럼 여당이 알아서 만드셔야죠.”
-지시입니까?
또 한 번 문재한 청와대 경제수석의 목소리가 변했다.
“손잡고 먼 길 같이 가자고 하신 분은 경제수석입니다. 지금은 정확하게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이것이 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입니다.”
나도 모르게 국가와 국민을 들먹이고 있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하시더니 정치인처럼 말씀하시는군요.
“그럴지도 모르죠. 그리고 참, 일본이 일방적으로 한일어업 협정을 파기했으니 곧 새로운 어업협정이 체결되지 않겠습니까?”
-으음……. 그렇습니다. 현 정부가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습니다. 잠깐, 혹시…….
무엇인가 감을 잡았다는 말투로 변하는 문재한 청와대 경제수석이다.
“머릿속에 있는 상상은 지금은 상상 그 자체로 두시죠.”
-알겠소. 각하께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각하께서 예전에 이야기하셨던 일에 대해 진행하실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개성공단과 신의주공단에 대한 일일 것이다.
-수고하십시오. 말씀하신 그대로 우리 먼 길 같이 갑시다.
“예, 그래야죠.”
-그건 그렇고 이제 3개월 남으셨죠?
통화가 끝날 듯했으니 문재한 경제수석이 내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3개월 후면 대한민국은 나를 맹비난하게 될 것이고 그 누군가는 내게 손을 내밀게 될 것입니다.”
3개월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냐고?
내 아내 은혜가 출산하게 되고 그 아이는 이중국적자가 된다.
-힘드실 겁니다. 우리가 계획한 그대로 대대적으로 언론을 통해서 맹비난을 시작할 테니까요.
“참습니다. 참아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내 계획은 차곡차곡 진행되는 상태다.
* * *
1998년 4월 16일, 론스타 펀드 스미스의 사무실.
“뭐라고 했어?”
스미스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강남 지역을 비롯한 서울 지역에 나온 부동산 매물은 태양토지개발회사에서 거의 매입한 상태입니다.”
“거의 다?”
“예, 그렇습니다. 일주일 전까지 매물로 나온 부동산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일괄적으로 태양토지개발회사에서 매입했습니다.”
“일주일 전까지라면 일주일 전부터 지금까지는 아직 거래되지 않았다는 거잖아.”
“그렇기는 합니다만…….”
“뭔데?”
“서울 지역 부동산 업자들이 모두 태양토지개발회사와만 거래하려고 합니다.”
“이런 젠장……!”
국동 건설 인수전에 실패한 론스타 펀드 서울 지부 스미스는 당분간 푼돈이라도 벌어보자는 심정으로 강남 및 서울 전체 지역의 부동산에 투자할 생각이었는데 그 역시 백범이 사전에 차단한 꼴이 되어버렸다.
“왜 자꾸 태양과 부딪히는 거야.”
화가 치미는 스미스였다. 하여튼 론스타 펀드의 부동산 투기도 백범이 막은 것이다.
* * *
다윗연합의 비밀 회의실.
“대한민국의 한국은행이 금괴 1,500t을 보유했다고 합니다.”
보고자가 다윗연합의 수장에게 말했다.
“150억 달러?”
“현재 환율로는 그렇습니다.”
“IMF에게 빌린 자금이 250억 달러이지 않았나?”
“예,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금 모으기 운동이 모든 상황을 바꿔놨습니다. 그리고…….”
“백범이지.”
“예, 그렇습니다. 이 상태로라면 1년 이내에 대한민국 정부는 구제금융 조기상환도 가능합니다.”
“으음……. 지금까지 IMF에 돈을 빌리고 1년 만에 상환한 국가가 있나?”
“없습니다.”
“일본과 대한민국 둘 중의 하나를 골랐는데 잘못 골랐군.”
다윗연합 수장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때는 옳았고 지금은 틀렸다는 거지…….”
“…….”
“그렇다면 그때 틀린 것으로 진행하는 것은 어떨까?”
보고자가 다윗연합 수장에게 되물었다.
“그래야 할지도 모르겠어. 그런데 그 정도의 자금을 확보했는데 왜 IMF의 요구들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을까?”
다윗연합의 수장 눈빛이 변했다.
‘반복된다는 것을 아는 거지……. 으흐흐!’
* * *
1998년 4월 16일, 블랙홀 그룹 회장실.
“한 달 후면 대한민국 정부가 IMF의 강압 때문에 외국인 주식투자 제한을 전면 철폐할 예정입니다.”
내 말에 블랙홀 그룹 중역들이 모두 놀란 눈빛을 보였고 박태웅 상임이사는 이미 짐작했다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태양 컴퍼니가 이제야 대한민국으로 상륙할 때입니다.”
미국 법인이라는 가면을 쓰고 대한민국 자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고 그와 함께 은행이 민영화가 될 때 외환은행과 서민은행을 차지할 생각이다.
또한, 대대적으로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진출하여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우량 기업들의 주식을 매입할 생각이다.
‘백기사 노릇을 제대로 해주지.’
또한, 배당금이라는 명목으로 외국으로 빠져나가게 될 가능성이 큰 자금들도 최대한 지켜낼 생각이다.
“딱 한 달 남았군요.”
박태웅 상임이사가 내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딱 한 달 남았죠……!”
이제는 한 달 후가 되면 외국이나 외국 자본들이 마음대로 대한민국 기업의 주식을 제한 없이 구입할 수 있고 그때부터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은 외국인들의 손에 놀아나게 될 것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내 충고에 의해 공매도할 수 없게 됐고 이 공매도 법안은 계속 금지될 것이다.
‘거기다가……!’
약 두 달 이후에는 계획된 그대로 5대 그룹 간 빅딜 추진이 될 것이고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9개 공기업 조기 민영화 확정이 될 것이다.
‘9개의 공기업을 10개로 만든다.’
그리고 열 번째 공기업은 인천국제공항이 될 것이고 그 인천국제공항은 내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은 신벽란도 프로젝트의 일부다.
“태양 컴퍼니의 자금으로 매집할 대한민국 기업의 선정은 끝났겠죠?”
“예, 그렇습니다. 우선 삼정전자의 주식을 1순위로 매집할 계획이고 ST통신 역시 매집할 생각입니다.”
당연히 1순위는 ST통신과 삼정전자다.
“좋습니다. 최대 25% 이상 매집에 성공할 수 있게 준비하십시오.”
나는 현성그룹 회장에게 10억 달러로 현성전자를 합병한 상태다. 물론 아직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고 5대 그룹 빅딜이 발표가 될 때 현금 합병이라는 형태로 발표가 될 것이다.
“그 말씀은…….”
박태웅 상무이사가 나를 보며 말꼬리를 흐렸다.
“태양전자에 삼정전자까지 포함입니다.”
“적대적 인수합병까지 시도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올 9월이면 최소 82억 달러, 최대 150억 달러가 내 수중에 들어옵니다.”
블랙홀 닷컴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다. 상장됐을 때 만들어지는 자금을 통해 대한민국의 삼정전자까지 인수해 볼 참이다.
‘애플의 주식도 10%가 있으니까…….’
처음 내가 미국에 왔을 때 제일 먼저 한 일이 애플의 주식 10%를 1달러도 안 되는 가격으로 매입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1억 달러가 투자됐고 딱 10년 후면 최소 500배 이상으로 주식 가치가 증가할 것이고 2018년이 되면 애플 역시 1조 달러 기업이 될 것이니 1000억 달러가 내 것이 된다.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겠습니다.”
박태웅 상임이사가 알겠다고 내게 대답했다.
‘KTT통신을 가지고!’
태양전자가 컴퓨터와 휴대전화 국내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면 태양전자는 대한민국 최대의 반도체 공화국이 될 것이고, 태양전자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는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