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176화 (176/415)

# 176

176화 태양 증권이 키움증권으로 상장되다 (1)

1998년 4월 2일, 야당 대표실.

“이건 특혜입니다. 특혜, 대놓고 이번 정부가 태양종금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겁니다.”

야당 대표의 최측근인 조 의원이 입에 거품을 물며 말했다.

“특혜라…….”

야당 대표는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그렇지 않습니까? 갑자기 판교가 왜 제2기 신도시에 포함이 됩니까? 시민의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태양종금에 특혜를 제공한 것입니다. 여기 모인 분들은 아실 분은 다 아시지 않습니까? 태양종금의 대표이사가 판교 일대에 막대한 땅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조 의원의 말이 옳습니다. 제2기 신도기 개발에 판교가 포함된다는 발표와 함께 판교 토지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누가 막대한 이익을 보겠습니까? 백범 대표입니다. 정부가 경제인과 밀착해서 특혜를 제공하는 것은 정경유착입니다.”

“옳습니다.”

“이제 출범한 시민의 정부가 이런 식이면 앞으로는 더 엄청난 정경유착이 만들어질 겁니다.”

“그래서요?”

야당 대표가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였다.

“판교 특혜에 대한 국회청문회를 개최하든지, 그것도 아니면 특검을 정부에 요구해야 합니다.”

“모두 진정하세요. 좀 더 사태를 지켜보고 어떤 행동을 시작할지 결정해 봅시다.”

“더 지켜볼 것도 없습니다. 기선을 제압해야 합니다. 특검이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 있는 백범 대표를 특검을 통해서 소환하고 심판해야 합니다.”

조 의원이 흥분해 다시 말했다.

“특검도 여당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의석수가 부족한 우리가 마음을 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사태를 좀 더 지켜봅시다.”

야당 대표가 강하게 나오자 측근들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판교가 제2기 신도시 개발에 포함되면서 특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 * *

론스타 펀드 스미스의 사무실.

론스타 펀드 서울 지부의 책임자는 국동 건설 인수전에서 백범 때문에 실패한 후에 절치부심하고 있는 상태였다.

-완벽한 계획이 실패로 끝났다는 것은 스미스 당신의 능력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소.

책상에 앉아 있는 스미스는 다윗연맹 회원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백범이라는 자가 국동 건설 인수 때 예상 밖의 인수금액을 제시했기에 실패했습니다.

-예상 밖의 일까지 예상해야 하는 것 아닌가?

-죄송합니다.

-실패는 한 번만 용서됩니다.

-……예.

스미스는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망할 놈의 백범!’

그렇게 스미스는 백범의 이름을 뇌까린 후에 어떻게든 단시간에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서울 중심가의 부동산 가격은 어떤 상태지?”

스미스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눈치를 보고 있던 투자관리자들에게 다짜고짜 물었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한국의 투기꾼들이나 양놈이나 결국 부동산 투기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서울 중심가라면 강남 지역이고…….”

“그래서?”

“현재 IMF 이전보다 30% 하락한 상태입니다.”

“그렇단 말이지?”

“예, 그렇습니다.”

“원 달러 환율은?”

“1,900원까지 하락한 상태입니다.”

1,000t의 금괴가 원화의 환율을 안정시키고 있었다.

“그렇다면 대대적으로 부동산을 매집할 때군, 큰 수익은 없지만, 부동산 매집부터 시작해서 다시 기회를 만들어야겠어.”

“예, 알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상징적 부동산이 뭐지?”

“63빌딩입니다.”

“매물로 나왔나?”

“예, 그렇습니다.”

“그럼 우리는 63빌딩 인수에 착수한다.”

“예, 알겠습니다.”

* * *

1998년 4월 2일, 케임브리지에 있는 블랙홀 그룹 회장실.

국동 건설을 인수해서 태양건설로 사명을 전환한 후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강북 아파트에서 집안일을 도와주시던 이모님과 그녀의 아들도 동행했다.

-하버드에 합격할 줄은 몰랐다.

파출부 이모님의 아들은 서울의대를 목표로 공부를 했었는데 하버드에 원서를 냈고 합격했다. 나와 내 아내 은혜에게는 참 다행스러운 일이고 미국에서도 제대로 된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저도 놀랐어요. 정말 합격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하버드 의대는 미국 3대 의과대학 중에 하나로 꼽힌다. 그러니 파출부 이모님의 아들은 거의 천재다.

-하여튼 하버드에 합격해 줘서 고맙다.

-왜 고마우세요?

-미국에서 한 달 지냈었는데 먹는 것이 먹는 것이 아니더라. 너 때문이라도 이모님이 미국에 오셔야 하잖아.

-아, 그렇게 되는 건가요?

-하여튼 공부 열심히 해라.

-예, 사장님.

-형이라고 불러, 형.

-예, 형님…….

하여튼 잘된 일이다. 나는 몇 개월 전에 비서실장에게 연서 대학병원을 인수하라고 지시를 내렸고 그 연서대학병원의 이사장에 비서실장을 앉히겠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그 병원인수 사업은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차기 병원장은 너다.’

물론 30년 후에서나 가능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하여튼 나는 지금 30년 후까지 상상하고 있다.

“대표님.”

내가 멍을 때리는 모습을 모두가 감지했는지 보고가 잠시 멈췄고 박태웅이 나를 불렀다.

“아……!”

“피곤해 보이십니다. 잠시 쉬었다가 하시겠습니까?”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 있고 살짝 뻘쭘해졌다.

“봄이라서 제가 집중을 못 하나 봅니다.”

“봄 처녀도 아니신데 왜 집중을 못 하십니까?”

내게 농담을 건네는 박태웅 상임이사다.

“그러게요. 봄 처녀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제부터 집중하겠습니다. 보고 계속하세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내 앞에 놓인 생수를 한 모금 마셨다.

“예, 알겠습니다.”

박태웅 상임이사가 내게 말했고 앞에 나가 있는 보고자가 나를 봤다.

“계속 보고 드리겠습니다. 어제인 4월 1일에 태양증권이 키움 증권으로 상장되었습니다.”

전 태양 증권을 이용해 키움 증권이라는 이름으로 태양종합금융회사가 우회상장에 성공하는 순간이고 이 일은 훗날 특혜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내가 해놓은 많은 일들 때문에 특혜 논란을 거론하는 존재들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당 얼마에 상장되었습니까?”

“키움 증권은 주당 6만 원입니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은 3만 원대였다. 하지만 2배가 넘는 금액으로 상장된 것이다.

“총주식 수가 1억 주이니까……!”

그저 놀랍다.

“주가 총액은 6조입니다.”

다시 말해 태양종합금융투자회사의 가치가 6조 원에서 시작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주가가 우상향으로 상승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향후 5년 안에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된다.’

또 다른 목표가 생기는 순간이다. 사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미국은 몇 년 후에는 1조 달러의 가치를 가진 기업들이 속속 등장한다.

내 계략에 의해 살아진 아마존닷컴이 그랬고 애플이 그렇게 된다. 물론 내가 가진 미래의 기억 속에서 확인하지 못한 몇 개의 기업들이 1조 달러 기업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같은 시기 대한민국에서는 그런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 시가총액 300억 달러가 최고지.’

삼정전자.

반도체 공화국 휴대전화의 신기술을 이룩한 그 전자회사가 딱 그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내 무한한 상상력을 통해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 시가총액 10조 달러 기업을 만들 생각이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대한민국에 하나, 미국에 3개를 만들 생각이다.

‘나도 상상이 안 되는군……!’

시가총액 10조 달러의 거대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까.

물론 아마존닷컴을 흡수 합병한 블랙홀 닷컴은 시가총액 1조 달러는 가뿐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구글을 모티브로 설립한 인터넷 검색엔진인 큐브 역시 1조 달러를 기업이 될 것이다.

그리고 태양 컴퍼니 역시 1조 달러 클럽은 가뿐히 달성할 것 같다.

문제는 그 거대 기업들을 어떻게 해서 10조 달러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냐는 것이다.

‘노력과 혁신 이상의 상상력이 더해져야겠지.’

10조 달러 클럽 4개를 만든다는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심장이 뛰는 순간이다.

“이렇게 되면 전 백제증권의 주주들도 큰 손해는 없는 거죠?”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박태웅 상임이사를 보며 물었다.

“백제증권 상장폐지에 의한 손실액의 70%를 회복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전 백제증권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나 때문에 지옥에서 구제를 받은 것이다. 그리고 전 백제증권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들고 있었던 것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도 주가가 상승할 것이니 그 개인 투자자들은 돈 벌겠군요.”

“예, 그럴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박태웅 상임이사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현재 대표님이 보유하진 키움 증권의 지분은 70%입니다.”

이건 다시 말해 키움증권이 상장되면서 내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25%를 매각하면서 1조 5천억의 수익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그리고 나머지 5%에 해당하는 주식은 전 백제증권에 투자했다가 망할 뻔했던 개인 투자자와 부채를 지분으로 전환한 은행들의 몫이다.

“그렇죠.”

“앞으로도 계속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에 대표님의 자산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주식가격 상승제한폭이 16%죠?”

“예, 그렇습니다.”

“그 누군가에게 참 고마워해야겠군요.”

IMF가 주식가격상승제한폭을 8%에서 16%로 상승시켰다. 그래서 나는 더 많은 주식 수익을 올릴 것이다.

“키움 증권은 됐고 태양건설의 사업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습니까?”

국동 건설을 인수·합병해서 태양건설로 사명을 변경했다.

“계획대로 호수건설, 서의건설을 인수를 했습니다.”

태양건설의 규모를 차곡차곡 키우고 있는 상태다.

“태양건설은 1999년 2월 1일을 목표로 재상장에 도전합니다.”

내가 보유한 비상장 기업들을 최대한 빠른 시기에 상장할 생각이다. 그 상장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할 생각이다. 그리고 그 자금들은 신벽란도 프로젝트 실행을 위한 자금으로 쓸 생각이다.

“예, 철저하게 준비하겠습니다.”

재상장을 위해서는 재무구조의 건전성도 중요하지만, 일정 이상의 사업 성과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사업 성과 때문에 나는 대통령에게 판교를 제2기 신도시에 포함해 달라고 했고 대통령이 허락을 받아낸 상태다.

‘물론 차후에는……!’

특혜 논란이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특혜 논란이 발생했을 때는 이미 나는 거대해져 있을 것이고 대한민국을 위해 많은 일을 해나가고 있을 터다. 해서 특혜 논란 자체가 발생해도 바로 사그라질 가능성이 클 것이다.

물론 이런 생각도 내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말이다.

“추가로 국민의 정부에서 제2기 신도시 개발을 발표했고 대표님께서 예상하신 그대로 판교가 제2기 신도시 개발 지역에 포함됐습니다.”

박태웅은 내가 계획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나는 이미 박태웅에게 내가 판교를 신도시 개발 구역에 넣어달라고 대통령에게 요구한 것을 알고 있다.

‘아버지께서 또 이사하시겠군.’

물론 나눔 종자의 연구소도 이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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