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146화 (146/415)

# 146

146화 끝내 IMF로 간다(4)

1997년 11월 30일, AIG 보험회사 본사

어제 카지노 잭팟 수령 금액은 4500만 달러였고, 잭팟을 터트리고 배당금을 받을 때 반드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말에 나는 슬쩍 박태웅을 밀쳐서 박태웅이 받게 했다.

-왜…… 제가……?

-상여금이라고 칩니다.

-대표님, 수령금 저 주시는 겁니까?

그때 박태웅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자빠졌었다.

-초상권 사용 금액 정도는 제가 지급하죠, 박태웅. 당신의 브라더로써, 하하하!

-하! 예, 알겠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4500만 달러를 박태웅의 이름으로 카지노에서 받았고 나는 박태웅에게 1000만 달러를 줬다. 물론 박태웅이 내게 바로 3500만 달러를 이체하면 그 자체로 세금이 붙기에 천천히 녹여(?) 받기로 했고 그동안 3500만 달러는 애플에 투자해 놓기로 했다.

“태양 컴퍼니 대표이사 백범이라고 합니다.”

박태웅이 내게 블랙홀 그룹의 대표이사 자리를 찾아가라고 말했기에 태양 컴퍼니는 설립하자마자 내 명의로 전환을 했고 100% 내 지분으로 설립된 해외 전문 투자 회사가 됐다.

‘IMF 외환 위기와 함께!’

IMF를 등에 업고 외국 투자 자본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에 진출한 회사인 것이다.

“AIG 부동산 손해 보험 담당 스미스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나는 AIG 부동산 담당에게 악수를 청했다.

“전자 우편으로 요청하신 보험에 대해서는 검토를 끝냈습니다.”

보험 계약을 거부할 거라면 나를 이 본사에 오라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가입 가능한 거죠?”

“물론입니다. 당연히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이 어떤 나라냐?

각선미 좋은 여자 배우의 다리에 1억 달러짜리 보험을 걸어두는 그런 나라다. 그러니 당연히 내 세계무역센터 빌딩 역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행이군요. 워낙 규모가 큰 보험이라서 걱정을 했습니다.”

내 말에 AIG보험 가입 담당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백범 대표님, 미리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우선 1993년 세계무역센터 빌딩 폭탄 테러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AIG보험 가입 담당자가 한 말은 한마디로 보험금을 올리겠다는 소리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걱정이 되어서 화재보험과 함께 특약으로 테러 발생 시 손해 사항에 대해서 보험을 각각 가입하려고 합니다.”

“그러셨군요.”

“제가 사실 걱정이 많은 성격입니다. 우연히 세계무역센터 빌딩 폭탄 테러에 대해서 들었고 미국의 경제 중심이 세계무역센터 빌딩이기에 자신의 이익과 주장을 세계에 펼치려는 나쁜 인간들에게 딱 좋은 먹잇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보험 계약서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재 세계무역센터 빌딩의 부동산 가치는 12억 달러입니다.”

“저는 15억 달러에 샀습니다.”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본사에서 감정한 가격으로 가치가 평가됩니다.”

AIG보험 가입 담당자가 말했고 나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일차적으로 화재가 발생한 상황에서는 화재 발생 피해액의 100%를 보험금으로 지급합니다.”

보험 계약 지급에 대한 설명이 시작됐다.

‘100 넣어서 100 받을 수는 없지……!’

그렇게 하면 본전치기에 불과하다.

‘악마야, 하하하!’

외국에 오면 나는 이상하게 이렇게 변해 버린다.

“그렇군요. 그런데 AIG는 손해 보험 전문 회사이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화재나 각종 사건에 의해 피해를 보는 것에 대한 보험금 지급도 가능해야 하지 않습니까?”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화재가 발생했을 때 그 화재에서 당사의 책임이 없는 상황에서 화재 발생에서 일어나는 임대 소득에 대한 보험금 지급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AIG보험 가입 담당자다.

“당연합니다.”

“화재 발생이나 다른 사건 사고에 의해서 세계무역센터 빌딩의 영업이 중단된다면 그 중단된 기간 동안 발생하는 손해에 대한 보험에 가입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되면 보험금이 상승합니다.”

“당연합니다.”

내 말에 AIG보험 가입 담당자는 미소를 머금었다.

‘나를 호구로 보는구나.’

4년 정도가 지나면 누가 호구인지 알게 될 것이다.

‘그 어느 해의 9월 11일은 세계를 뒤흔들겠지.’

그리고 나는 막대한 손해 보험금을 받게 될 것이다.

* * *

“피해 발생일부터 부동산 임대 영업이 개시될 때까지 부동산 임대 영업 및 이미지 손상에 대한 손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조항을 특례로 삽입하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순간이다.

“감사합니다.”

이제는 악수만 하고 헤어지면 된다.

“대형계약을 본사와 체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AIG보험 가입 담당자는 나를 보며 웃어 보였다. 그리고 이 순간 박태웅은 너무 과도한 손해 보험에 가입했다는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을 뿐이다.

하여튼 그렇게 내가 원하는 그대로 손해 보험 계약이 체결됐다.

“대표님, 보험 계약이 너무 과도합니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박태웅이 내게 말했다.

“세상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잖습니까.”

“아무리 그렇다고는 하지만 화재로 인한 완파와 테러로 인한 완파에 대한 보험 특약까지 가입하신 것은 기우이십니다. 제가 확인해 본 것으로는 세계무역센터 빌딩은 완벽한 화재 방지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좋네요. 하지만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좀 과하기는 했네요. 제가 뭔가를 시작하면 일을 크게 만드는 단점이 있나 봅니다.”

“그건 잘 아시는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혹시라도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완파되면 손해 보험금이 얼마입니까?”

“아시면서 왜 물으십니까?”

박태웅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눈빛으로 내게 되물었다.

“박태웅 대표의 입으로 듣고 싶어서요.”

“예, 항상 그러시죠. 50억 달러입니다. 거기다가 부동산 임대 영업에 대한 손해까지 보상을 받게 되는 특약이 존재하니 플러스알파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완파되려면 지축을 흔드는 진도 9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거나 핵전쟁이라도 일어나야 합니다.”

“그러니 다행이죠. 제 빌딩이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요.”

“연간 1억 달러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10년간 계약이 체결되어 있습니다. 손해입니다. 이건 정말 대표님의 기우 때문에 만들어진 손실입니다.”

“보험금이 많기는 하군요.”

“이미 계약은 체결이 됐고 더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잔소리는 이제 그만 하겠다는 소리다.

“아이고, 하하하, 감사합니다.”

* * *

국제공항.

오늘 바로 한국으로 귀국한다.

‘11월 30일……!’

오늘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꿀 발표가 있을 날이 될 거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협상은 진행했을 테니까…….’

어느 정도 결론도 냈을 것이다.

“대표님.”

“예, 박태웅 대표.”

“영화사에 투자할까 합니다.”

“영화사라고요?”

“예, 그렇습니다. 전에 말씀을 드린 찰리포터를 영화화할 계획입니다.”

박태웅도 찰리포터가 세계적인 판타지 명작이 되고 막대한 수익을 올릴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니 서적 판매를 넘어 영상화 사업을 통해서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내게 보고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십시오. 그리고 크리스토퍼 톨킨을 만나서 가능하다면 계약하십시오.”

내 말에 박태웅은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고 있냐는 눈빛이다.

“그가 누굽니까?”

“J.R.R.톨킨의 아들이죠,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나는 서류 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내 내밀었다.

“아……!”

박태웅은 놀랍다는 눈빛이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영화 및 드라마 2차, 3차 제작물에 대한 판권을 사십시오. 박태웅 대표가 영화사에 투자한다고 하니 문득 생각이 나서 하는 말입니다. 혹시 읽어 보셨습니까?”

“예, 읽어 보기는 했습니다.”

“추진하십시오. 나니아 연대기, 어스시 시리즈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지 소설로 꼽힌답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읽어 보니 영화화를 하기에는 너무 방대합니다.”

“영화화가 된다면 5부작으로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래라면 3부작이다. 하지만 흥행에 성공한 영화다. 그러니 더 늘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나저나 판권이 팔렸을지도 모르지…….’

물론 그 부분은 판권 구입을 위한 실무에 착수할 박태웅이 알아서 할 일이고 이미 판권이 팔렸다면 판권을 확보한 곳에서 다시 사면 그만이다.

“그래도 제작비가 엄청나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누가 들으면 우리가 이미 영화사를 가지고 있는 줄 알 것 같다.

‘만사 불여튼튼이니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박태웅을 봤다.

“박태웅 대표.”

“예, 대표님.”

“태양 컴퍼니에서 이참에 자회사 하나 만듭시다. 영화사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영화사를 하나 흡수합병합시다.”

“아, 또 일을 크게 벌이시는군요.”

박태웅은 괜히 말했다는 눈빛을 보였다.

“사업은 크게 하라고 했습니다.”

“제가 괜히 말을 꺼낸 것 같습니다. 마음에 드신 영화사가 있습니까?”

내게 퉁퉁거리지만, 박태웅이 이럴 줄 아는 알았다.

“워너브러더스가 마음에 듭니다.”

왜냐고?

박태웅이 말한 찰리포터는 내가 회귀하기 전의 세상에서는 해리포터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책이고 그 책을 영화화한 회사가 워너브러더스 영화사니까.

“예, 알겠습니다. 추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국제공항에서 나는 박태웅에게 영화사까지 인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영화 흥행의 흐름을 나만큼 잘 아는 사람도 없지.’

또 하나의 먹잇감을 찾아낸 것이다.

‘그리고 백세시대이니!’

병원 사업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 중이다.

* * *

1997년 12월 1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미쉘 캉드쉬가 종로구 정부중앙청사에서 재경부장관과 공식적인 구제 금융 합의서에 서명하고 대기성 차관 제공에 관한 양해 각서 체결했다.

“IMF는 대한민국이 외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칸드쉬가 재경부장관에게 말하며 악수를 청했다.

“고맙습니다.”

재경부 장관은 미쉘 캉드쉬와 악수를 하고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결국, 이렇게 대한민국은 IMF로 가게 됐다.

원래 백범의 계획은 정권이 바뀌고 백범이 경제부수석이 되어 협상에 참여하는 계획이었지만 그것 역시 수포가 되는 순간이었다.

* * *

김포국제공항.

[대한민국 정부가 오늘, 12월 1일에 결국 IMF 구제 금융 합의서에 서명하고 대기성 차관 제공에 관한 양해 각서 체결했습니다.]

입국 심사를 끝내고 공항 로비로 나오는데 대형 TV에서 IMF에 대해 보도를 하고 있었다.

‘결국, IMF로 가는구나…….’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대형 TV에서 나오는 뉴스를 봤다.

[IMF 측은 총 250억 달러 구제 금융 지원을 승인하였고 대기성 차관 100억 달러, 보완 준비 금융 150억 달러라고 밝혔습니다. 그와 함께 IMF 측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정부에게 요구했고 일차적으로 부실 종금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요구했습니다.]

내가 아는 그대로 IMF는 움직이고 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10개 정도의 종금사가 영업정지를 당하게 된다. 그렇게 종금사가 영업정지를 당하게 되면 종금사에 돈을 빌려준 은행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도미노처럼 은행도 부실화가 가중되게 된다. 결국 그렇게 되면 몇 개의 은행이 민영화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

‘기회가 오고 있구나…….’

그저 안타까운 순간이지만 내게는 기회의 순간이기에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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