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4
144화 끝내 IMF로 간다(2)
“왜요?”
나를 담담히 바라보고 있는 박태웅을 봤다.
내가 기대하는 것은 세계무역센터 빌딩 인수 문제에 대한 진행상태 보고다.
“대표님, 세계무역센터 빌딩은 15억 달러면 충분히 인수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내가 원하는 것을 바로바로 처리하는 박태웅이다.
“그래요?”
내 표정은 밝아질 수밖에 없다.
“예, 그렇습니다. 건물주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협상자를 파견했고 그쪽에서 15억 달러를 요구한 상태입니다.”
어떤 면에서 프리미엄이 3억 달러 붙은 꼴이다.
‘제대로 후려쳤군.’
나래도 그랬을 것 같다.
“3억 달러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세계무역센터 빌딩의 현 시세는 11억 5천만 달러 정도로 판단된 상태다. 그리고 세계무역센터 빌딩의 소유주는 금전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도 확인한 상태다. 물론 그가 내게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판매할 이유도 없다.
“자기들은 당장 판매할 이유가 없으니 사고 싶으면 3억 달러를 더 달라는 말이군요.”
“그 정도의 수익이 없다면 그쪽에서는 빌딩을 판매할 이유가 없을 테니까요. 랜드마크를 가지는 것도 좋지만 3억 달러를 더 주고 살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박태웅은 지금 손해 보는 부동산 투자를 왜 하냐는 눈빛이다. 물론 세계무역센터 빌딩 꼭대기에 태양 컴퍼니의 간판을 거는 일이라고 말했기에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그래도 삽니다.”
15억 달러를 주고도 살 생각이다.
“대표님······.”
“살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준비를 하겠습니다. 최종 서명은······.”
“당연히 제가 사인을 해야죠. 하하하. 이래서 박태웅 대표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는 제발 제가 판단하고 분석하고 보고드릴 수 있는 일만 상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박태웅에게 미소를 보여줬지만, 박태웅은 못 믿겠다는 눈빛이다.
“그건 그렇고 세계무역센터 빌딩 소유주가 있는 곳은 어디죠?”
나는 당장이라도 날아가겠다는 눈빛을 보이며 박태웅에게 물었다.
“라스베이거스입니다.”
“마침 잘 됐군요. 나우루공화국을 위해 카지노 사업을 준비하면서 가보려고 했는데 잘 된 것 같습니다.”
내 말에 박태웅이 나를 빤히 봤다.
“혹시 도박도 잘하십니까?”
“물론이죠. 하하하!”
내 말에 박태웅이 나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최대한 빨리 미팅을 잡읍시다. 제가 대한민국에 돌아가서 할 일이 많거든요.”
“정말 추진력 하나는 엄청나십니다.”
좋게 말해서 추진력이 좋다고 말하는 박태웅이고 직설적으로 말하면 성질이 너무 급하다고 내게 돌려 말하는 것이다.
“모레까지 미팅 잡을 수 있겠습니까?”
“모레라고 하셨습니까?”
박태웅이 살짝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제가 오늘 박태웅 대표와 함께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갈 거니까, 딱 모레가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미국에 도착했기에 박태웅은 모든 일정을 내게 맞춰 놨을 것이다.
“추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해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박태웅 대표.”
“예, 대표님.”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구입하고 바로 AIG보험에 건물과 안전 관련 그리고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손해 보험에 가입해야겠습니다.”
AIG는 1919년에 미국에서 설립된 손해 보험사다. 내가 알고 있는 것으로는 아직까지 아시아에는 진출하지 않은 상태지만 엄청난 보험 그룹이다.
현재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기업이며 S&P500 구성종목이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거대 보험회사라고 말할 수 있다.
‘핵심 사업은 일반 보험, 생명 보험 및 퇴직 관련 업무, 금융업, 자산 관리지.’
한 마디로 세계무역센터를 이용해 AIG의 후려칠 생각까지 하고 있는 나다.
그리고 사실 AIG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전까지만 해도 경제규모 100위 안에 드는 대형 보험금융 회사였지만 세계 금융 위기가 닥친 후 그 규모가 많이 축소가 됐었다.
‘그 시간을 앞당겨주마, 하하하!’
이상하게 대한민국을 떠나면 못된 생각이 자꾸 든다.
“벌써요?”
세계 무역센터 빌딩을 구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보험 가입부터 말하자 박태웅은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을 내게 보였다.
“너무 서두르시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세계의 중심이고 뉴욕은 미국의 중심이고 제가 그 중심의 랜드마크를 가지게 되는 일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이것저것 준비를 많이 할 생각입니다.”
“으음.......”
“일사천리로 진행해 봅시다.”
“예, 보험 가입이야 어렵겠습니까.”
맞는 말이다.
보험 가입은 쉽다. 그리고 그 쉬운 보험 가입을 통해서 나는 추가로 막대한 수익을 올릴 생각이다.
‘으흐흐, 손해 보험이니까.’
어떤 측면에서 나는 911테러를 막고자 한다면 못 막을 것도 없다.
‘돈이 있고 영향력을 가지기 시작했으니까.’
하지만 막고 싶은 마음이 절대 없다.
‘망할 놈의 양키 새끼들!’
미국 놈들이, 정확하게 말하면 미국의 지배자들이(?) 내 나라에 이빨을 보인 상태다.
‘따지고 보면 자라나는 새싹을 밟아 놓겠다는 거잖아.’
자기들의 이익과 편리를 위해서 IMF 외환 위기를 꾸미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도와줄 이유가 없다.
‘손해 보험에 드는 거지.......!’
건물 가치는 11억 5천만 달러 정도다.
황당하겠지만 건물 자체가 파괴가 됐을 때 최소 10배 이상의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게 보험 지급 약정을 설계하면 되는 일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본토를 공격받은 적이 없으니까.’
그에 따라 미국인들은 자기 나라 본토가 공격당할 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니 내가 못된 마음을 먹는다면 돈을 못 벌 이유는 없는 것이다.
* * *
CIA 미국 내부 경제 동향 분석실.
“블랙홀 그룹?”
CIA 경제 동향 분석실 실장이 경제 동향 분석관에게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실장님. 혜성처럼 나타났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설립이 됐고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CIA는 한 마디로 미국 최대의 첩보 기관이다. 그리고 별일을 다 하는 존재기도 했다. 그리고 모든 부분에서 미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존재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이 불법적인 일이라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만큼 미국은 복잡, 다양한 성격을 가진 깡패 국가라는 의미기도 할 것이다.
“어느 정도의 성과지?”
드디어 백범의 블랙홀 그룹이 CIA까지 관심을 가지게 만들고 있었다.
“우선 블랙홀 그룹은 주식 투자를 집중했다가 현재로는 블랙홀닷컴과 큐브라는 IT기업을 상용화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IT?”
바로 인상을 찡그리는 CIA 경제 동향 분석실 실장이었다.
“그렇습니다. 본국의 닷컴 열풍의 최대 수익자가 블랙홀닷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내게 보고를 하는 이유는?”
“블랙홀 그룹의 국적이 대한민국입니다. 거기다가 대한민국 국적 그룹이 아마존닷컴이라는 국내 IT기업을 고사시키고 있습니다.”
“괘씸하군.”
“이 상태라면 아마존닷컴이라는 회사는 파산합니다.”
물론 이들은 아직까지 아마존닷컴이 블랙홀닷컴에 흡수합병 됐다는 사실까지는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다.
지리링, 지리링!
그때 팩스에서 전문이 도착했고 블랙홀닷컴에 대해 보고를 하던 CIA 분석관이 팩스 내용을 확인한 후 인상을 찡그렸다.
“뭐지?”
“아마존닷컴이 블랙홀 닷컴에게 흡수합병 됐다고 합니다.”
“그렇단 말이지?”
“예, 그렇습니다. 거기다가 블랙홀 그룹은 단기 주식 투자, 아니 투기에 가까운 자금을 운영해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상태입니다.”
“특이점이 있나?”
“현재까지는 특이점이 없습니다.”
“미국 정치인들이 똑바로 정치를 하지 않아서 이런 꼴이 발생하는 거야. 미국은 누구라도 머니를 가지고 들어와서 투자도 하고 투기도 해서 수익을 올리는데 다른 나라들은 보호무역이니 자기 자본 보호이니 하면서 미국인들의 투자를 막으니 자꾸 이렇게 털리는 거지.”
“그렇습니다.”
지이잉, 지이잉!
그때 또 팩스가 또 하나 날아왔고 보고자는 바로 팩스 내용을 확인했다.
“또 뭐야?”
“블랙홀 그룹이 이번에는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매입하겠다고 소유자에게 매입 의사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CIA는 정보력 하나는 엄청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실무자가 협상 중이라고 합니다.”
“블랙홀 그룹이 얼마나 돈이 많기에 이러는 거지?”
“그렇게 말입니다.”
“대한민국 국적 기업이라면 그 회사 대표도 대한민국 사람이겠지?”
“예, 그렇습니다. 확인해 본 것으로는 태웅 박이라는 대한민국인이고 태양종합금융투자 회사의 이사 출신이라는 사실입니다.”
“지주 회사가 따로 있다는 소리인가?”
“그렇습니다.”
“이게 뭐지?”
CIA 경제 동향 분석실 실장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눈빛을 보이며 보고자에게 물음표를 던졌다.
“왜 그러십니까?”
“현재 대한민국은 동남아시아와 함께 외환 위기가 직면한 상황이지 않나? 그런데 무슨 돈이 있어서 올해 초에 본국 중심부에 투자전문 회사를 설립하고 두 개의 IT기업을 설립했을까?”
“그 부분까지는 아직 확인해 보지 못했습니다.”
“확인해야지, 내가 짐작을 하는데 블랙홀 그룹의 자금은 대한민국에서 나온 달러가 아닐 것 같군.”
“예, 확인해 보겠습니다.”
“반드시 확인해서 보고하도록, 뭔가 있어.”
CIA 경제 동향 분석실 실장은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였다.
* * *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고 있는 항공기 안.
“그건 그렇고 한국으론 언제 귀국하십니까?”
“진행하는 일이 계획대로 된다면 3일 후가 되겠죠.”
나는 지금 박태웅 그리고 블랙홀 그룹의 핵심 분석관들과 함께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고 있다.
‘IMF 캉드쉬 총재가 내일 대한민국에 입국한다.’
여기까지가 내가 청와대 관계자(?)에게 받은 정보고 이제 대한민국 정부는 어쩔 수 없이 IMF와 공식적인 협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다다랐다는 의미다.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나는군.......!’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찡그려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박태웅 대표.”
“예, 대표님.”
박태웅은 내게 또 무슨 소리를 하려고 부르냐는 눈빛을 보였다.
“말씀드린 것처럼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 때문이라도 백악관과 친해져야 합니다. 사전 준비 좀 해두십시오.”
가난한 아프리가 국가들에게 헐값으로 사하라 사막을 구입한다고 해도 가장 큰 문제는 치안 부분이다. 그 부분도 해결해야 본격적으로 사하라 사막 녹지화 작업에 착수할 수 있는 것이다.
‘닭이 먼저인가.....?’
알이 먼저인가?
사하라 사막의 일부를 구입하는 것이 먼저여야 할까? 아니면 치안 보장부터 로비를 해야 할까 고민스럽다.
“그런 말씀을 하실 줄 알았습니다. 최대한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공화당 쪽과도 친분을 다지고 싶습니다.”
“왜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나를 보는 박태웅이다.
“민주당이 한번 해 먹었으면 그다음은 공화당이 해 먹을 것 같아서요. 하하하!”
내 말에 박태웅은 나를 한심한 눈빛으로 봤다.
“아들 부시를 만났으면 합니다.”
“그게 뭐 어렵겠습니까. 미국 대선 때 공화당에 기부를 많이 하시면 됩니다.”
“그럽시다.”
대한민국은 정치 후원금이 불법일 때가 많지만 미국은 공식적으로 정치 후원금이 합법이다. 그리고 돈 지랄 선거 역시 합법이다. 물론 그 돈 지랄 선거라는 것이 좀 다른 의미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