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138화 (138/415)

# 138

138화 봉이 백선달?(1)

1997년 11월 14일 나우루공화국 대통령 관저.

이곳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전용기 구매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시간은 돈인데 3일 걸렸다.’

하여튼 돌아가는 길도 3일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나우루공화국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이미 나우루공화국의 국빈 신분으로 발전해 있는 상태고 그만큼 내가 이자를 잘 지급하고 있다는 증거다.

-대표님의 예상이 일치했습니다.

나는 어제 박태웅 블랙홀 그룹 대표이사와 통화를 했던 때를 떠올리고 있다.

-9일에 미국의 월드컴과 MCI 통신사가 400억 달러 대규모 합병을 선언했고 월드컴의 주가가 현재 2.5배까지 급등한 상태입니다.

세계를 놀라게 할 두 회사의 합병에 나는 이신에게 지원받은 12억 달러를 전부 투자했고 극비리에 진행이 된 합병은 내게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줬다.

-그럼 30억 달러군요.

이것은 정말 내가 미래의 기억이 있기에 성공할 수 있는 투자일 것이다.

-그렇습니다. 엄청납니다.

30억 달러가 추가로 확보된 것이다.

-일주일 후에 그 회사 주식을 매각합니다. 이왕이면 월드컴에 직접 매각하는 방법을 찾아보십시오.

-그렇게 되면……. 하하하!

-그들은 경영권 유지를 위해서 두 배 정도의 가격으로 인수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블랙홀 그룹은 내년 3월을 목표로 기업 공개에 돌입합니다.

-내년 3월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기간이 짧지만 충분한 조건을 갖춘 상태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참, 아마존닷컴은 어떤 상태죠?

-속담 그대로입니다. 하하하!

요즘 자주 웃는 박태웅이다.

-뱁새가 됐군요.

-예, 그렇습니다.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다.

내가 아는 아마존닷컴이 수익이라는 숫자를 만들어내는 것은 앞으로도 몇 년 후이니까.

-그럼 곧 딜이 들어오겠군요.

아마존닷컴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가고 있다. 그렇다면 아마존닷컴의 창업주는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을 몰아붙이고 있는 블랙홀 닷컴에 딜을 걸어올 수밖에 없고 그때가 되면 아마존닷컴은 블랙홀닷컴에 흡수가 될 것이다.

‘총지분의 60%를 가진다.’

아마존닷컴의 창립자가 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세계 최고 부자 반열에 등극했다는 것을 나는 미래 기억을 통해서 알고 있다.

‘2018년쯤이지……!’

2018년쯤 아마존닷컴의 주가가 상승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게 되고 그에 따라 아마존닷컴 주식의 15%를 가지고 있었던 창립주의 재산은 200조까지 상승하게 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렇게 주가가 상승하면서 그는 세계 1위 부자가 되고 개인 재산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두 번째 미국인이 된다. 하지만 아마존닷컴을 말려 죽이는 내 작전이 끝내 성공한다면 그 자리는 당연히 내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아무도 하지 못했던 것을!’

내가 이룰 것이다.

시가총액 2조 달러 기업을 만들고 그 기업의 지분을 60%를 내가 가져볼 참이다. 그럼 나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부자로 등극하게 될 것이다.

-저도 아마존닷컴에서 딜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니 미국에 입국하셔야 합니다.

어제 박태웅이 내게 했던 말이다. 사실 박태웅은 분석과 투자 측면에서는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지만 협상이나 담판을 짓는 능력은 부족하다.

그러니 결국 내가 딜을 걸어오는 아마존닷컴의 창업주와 담판을 지어야 한다.

-그럴까 합니다.

스르륵!

그때 귀빈실의 문이 열렸고 나는 회상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정자세로 섰고 나우루공화국 대통령이 환한 미소로 귀빈실로 들어왔다.

“위대하신 대통령 각하를 뵙습니다.”

나는 나우루공화국 대통령에게 환한 미소를 보이며 아부를 시작했다.

“아부가 늘었습니다.”

“제가 성공하게 만들어주신 분에 대한 찬사를 아부라고 깎아내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하하, 하하하!”

누구라도 아부는 귀에 달달한 법이다.

“그대의 조국이 위험에 빠졌다고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위대하신 대통령 각하께 새로운 제안하려고 이렇게 왔습니다.”

“그대의 제안이면 나는 항상 기꺼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소. 앉읍시다.”

나우루공화국 대통령이 내게 자리를 권했다.

* * *

아마존닷컴 CEO 사무실.

아마존닷컴의 모든 중역이 난처한 표정으로 창립자인 CEO만 보고 있었다.

“주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무리한 투자를 그만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역 하나가 창립자인 CEO에게 말했다.

“으음……!”

물론 그 주주들의 중심에는 블랙홀 그룹이 존재했고 창립자인 CEO를 압박하기 위해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었다.

‘찾아오라는 건가……!’

아마존닷컴의 창립자인 CEO는 천재다. 그러므로 박태웅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파산입니다. 이제는 창고 임대료도 지급할 여력이 없습니다.”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블랙홀닷컴의 수수료 인하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환영을 받으면서 아마존닷컴의 이용자 수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시련이 있게 마련입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아마존닷컴의 창립자가 이런 상황은 있을 수 있는 시련이라고 말했다.

“시련 정도로 과소평가하시면 안 됩니다.”

중역들은 이상할 정도로 아마존닷컴의 창립자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과소평가요?”

“그렇습니다. 이대로라면 3개월 이내에 파산합니다.”

“3개월은 무슨, 1개월도 못 버팁니다. 이제는 누구도 아마존닷컴에 투자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보란 듯 블랙홀닷컴에 1위 자리를 내준 상태입니다. 거대 자본을 이길 방법은 없습니다.”

중역들이 계속 자신을 몰아붙이자 아마존닷컴 창립자는 인상을 찡그렸다.

“이게 모두 내 책임이라고 생각합니까?”

원래 아마존닷컴은 AWS의 클라우딩 파워를 통한 IT 능력과 오프라인의 연결하는 것에 성공하면서 클라우딩 서비스 점유율 1위가 되면서 주식이 폭주하게 된다. 한 마디로 원래 자신들이 하던 것을 그대로 했다면 절대로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한 마디로 백범에게 말렸다고 하면 딱 맞을 상황일 것이다. 그에 반해 백범의 블랙홀 닷컴은 클라우딩 서비스 점유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었다.

“으음…….”

“그렇습니다.”

중역 한 명이 대놓고 창립자의 책임이라고 말해 버렸다.

“이제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이대로 있다가 말라 죽어서 파산을 하던지 그게 아니면 블랙홀닷컴에 찾아가서 인수합병 제의를 하셔야 합니다.”

중역의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블랙홀 그룹이 인수합병 제안을 수락해 준다면 파산을 막을 수 있습니다.”

“아……!”

모든 중역이 자신을 몰아붙이자 아마존닷컴의 창립자는 한탄을 터트렸다.

“이보시오.”

아마존닷컴 창립자의 눈빛과 목소리가 변했다.

“예, 대표님.”

“말씀하십시오.”

“아마존닷컴의 모든 직원을 위한 중대 결정을 내려주십시오.”

마지막까지도 아마존닷컴의 창립자를 몰아붙이는 회사 중역들이었다.

“그대들은 정말 어느 회사의 직원입니까?”

아마존닷컴의 창립자는 그렇게 말하고 자신을 압박하는 중역을 노려봤다.

“으음……!”

“이게 다 회사를 살리려는 마음에서 나오는 조언입니다.”

“알겠소. 내 잘못이 큽니다.”

아마존닷컴의 창립자가 그렇게 말하자 다른 사람들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내가……. 블랙홀 그룹에 곧 흡수합병을 제안해 보겠소.”

모든 상황이 아마존닷컴 창립자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 * *

블랙홀 그룹 대표이사 집무실.

“딱 지금 기분이 대한제국 고종의 마음일 겁니다.”

블랙홀 그룹 한국인 임원이 박태웅 대표이사에게 말했고 박태웅 대표이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창립자가 상처를 많이 받겠군요.”

“그럴 겁니다. 하지만 그 회사 중역들로서는 당연한 선택입니다. 이제 곧 아마존닷컴은 침몰하게 될 테니까요.”

다시 말해 아마존닷컴의 중역들은 대부분 블랙홀 그룹에 아마존닷컴이 인수되는 것이 자신들에게 이익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마존닷컴의 중역들은 적은 지분이지만 모두 어느 정도의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아마존닷컴이 파산하면 그 주식은 휴짓조각이 되기에 아마존닷컴 창립자에게 흡수합병을 강요할 수밖에 없었다.

“곧 대표님이 미국으로 입국하실 겁니다. 그때가 되면 모든 것이 결론이 날 겁니다.”

박태웅 대표이사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고 월드컴에게 주식 매수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 확인했습니까?”

박태웅은 백범이 지시한 그대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본사의 매각 의사는 전달한 상태입니다.”

“그럼 지켜보면 되겠군요.”

모든 일이 술술 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박태웅 대표이사였다.

“마지막으로 내년 3월을 기점으로 블랙홀닷컴과 인터넷 검색엔진 큐브에 대한 기업 공개를 실시합니다.”

“아……!”

모두가 입이 쩍 벌어졌다.

“모든 중역은 기업 공개 준비에 박차를 가하셔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 * *

1997년 11월 14일 나우루공화국 대통령 관저.

“미국에서 보내온 팩스는 받으셨습니까?”

내 말에 나우루공화국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놀라울 뿐이오. 단기간 2.5배의 수익을 올린다니 그저 놀랍소.”

“12억 달러를 투자해서 30억 달러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나는 놀랍기만 합니다.”

“대통령 각하, 국부 기금 운영 회사는 결정하셨습니까?”

나우루공화국의 가장 큰 문제는 70억 달러의 여유 자금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자금을 운용해서 투자에 성공하고 수익을 낼 투자 전문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백범 대표를 초청할 생각이었소.”

“그러십니까?”

“백범 대표.”

“예, 대통령 각하.”

“나우루공화국이 가진 70억 달러는 나우루의 미래입니다.”

70억 달러가 전부라는 소리다.

“예, 알고 있습니다.”

“백범 대표께서 내게 많은 비전을 보여줬소. 그리고 그것들이 차곡차곡 진행이 되는 것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있소.”

나우루공화국에서는 항만 증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그 항만 증축 사업은 대한민국 국적의 태양건설이 수주를 받았다. 물론 태양건설은 태양종합금융투자의 자회사고 현실적으로 항만 증축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서류상 회사에 가깝기에 추가 하청을 줘서 현진건설이 현재 증축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참 단기적으로 많이도 이뤄냈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놀랍다.

“그러니 백범 대표가 70억 달러 규모의 국부 펀드를 운영해 주시오.”

내가 제안을 하려고 했는데 도리어 나우루공화국 대통령이 내게 부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가요?”

“나는 많이도 바라지 않습니다. 1년에 20%의 수익만 창출하면 충분합니다.”

나우루 대통령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색할 수가 없다.

‘20%의 수익 창출이 누구 집 개 이름인 줄 아는군…….’

미국에서 보내온 투자 수익 확인 팩스가 나우루공화국 대통령의 간땡이를 키운 것이다.

“위대하신 대통령 각하……!”

“우리를 도와주실 수 있습니까?”

“도와드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내 말에 미소를 보이는 나우루공화국 대통령이다.

“그전에 세계 환경 과학자들이 연구한 해수면 변화에 대한 논문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해수면 변화요?”

“나우루공화국은 20년 이내 인산염 채굴과 해수면 상승 때문에 바다에 잠기게 됩니다.”

“뭐, 뭐라고 하셨소?”

“위대한 대통령 각하의 나라가 사라진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현재 나우루공화국 대통령은 자신이 죽을 때까지 대통령 자리를 유지할 거로 생각하고 있는 상태다.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을 팔았지만 나는 사막을 팔겠어!’

호구가 내 앞에 앉아 있으니 못 팔 것도 없다. 사하라 사막 녹지화 사업은 이렇게 시작이 되는 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