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105화 (105/415)

# 105

105화 아마존이 이렇게 무너집니다.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닷컴 사무실로 향하는 자동차 안.

3일이 지났다. 박태웅 블랙홀 그룹 대표이사는 내가 지시한 그대로 애플의 주식을 매수하는데 박차를 가하는 상태다.

“얼마나 올랐습니까?”

“대량 매수에 애플의 주식이 1달러를 넘었습니다.”

한 마디로 우리는 애플 주식의 가격까지 상승시키면서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그럼 1억 달러를 다 구입하게 되면 애플의 주식이 아마도 2~3달러까지 상승하겠군요.”

“그럴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그렇기에 주식 총지분 비율은 하락할 것 같습니다.”

현재 1억 달러로 책정해 놓고 매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까지 생각을 했었는데……!’

10%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애플 주식에 묶여 손해를 보던 미국 주주들이 이익 실현을 위해 주식을 던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이 된다.

‘돈만 더 있으면!’

추가 매수를 생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2억 달러의 유보금의 집행을 나는 박태웅 블랙홀 그룹 대표에게 일임했으니 그의 투자능력을 기대해 볼 것이다.

“그렇군요, 뭐 할 수 없죠.”

“너무 쉽게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가요? 지금은 애플보다 아마존닷컴에 제가 더 관심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블랙홀 그룹 박태웅 대표다.

“다른 특이사항 있습니까?”

“애플의 CEO가 교체됐습니다.”

“그래요?”

알면서도 묻는다.

“스티브 잡스가 임시회장으로 애플사에 복귀했습니다.”

이것은 애플사의 역사의 변곡점이라고 정의해야 할 것이다.

‘대략 12년 만의 귀환이군.’

천재의 귀환이며 혁신의 귀환이고 고집불통의 귀환이라고 나는 정의하고 싶다. 하여튼 나는 애플에 투자한 상태고 이제는 애플이 승승장구하기를 기원한다.

“스티브 잡스라고 했습니까?”

그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눈빛을 보였다.

“그렇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박태웅이 내게 스티브 잡스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대표님, 도착했습니다.”

차가 정차했고 우린 아마존닷컴에 도착했다.

‘내가 여기까지 왔군……!’

내가 아마존닷컴에 투자를 생각하고 이곳에 왔다면 아마존닷컴의 CEO인 제프와 제일 친한 친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친구가 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제프의 성질을 돋우려고 이곳에 왔다.

‘인수합병?’

나는 아마존닷컴의 사무실이 있는 빌딩을 보며 차가운 미소를 머금었다.

* * *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닷컴 CEO의 사무실.

내 지시대로 3일 전에 블랙홀 그룹의 박태웅 대표는 아마존닷컴에 공식적인 면담을 통보(?)했다. 그리고 아마존닷컴은 우리의 통보를 수락했기에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있다.

-제게 말씀하신 그대로 전달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전략은 기존 아시안들의 전략이고 이 전략의 시작은 몽골의 칭기즈칸이 제일 먼저 썼을 것이다.

적이 될 존재에게 공포부터 주입하는 것.

그 전략 그대로 사용했고 어떤 측면에서는 백범이 아닌 내 전생의 영혼인 이신의 전략이기도 했다.

‘공포 속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굴복하게 하지.’

물론 아마존닷컴의 CEO인 제프가 바로 굴복해서 내 인수합병 제안을 받아들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둑은 원래 이렇게 무너지는 거지.’

-어딥니까?

-태국입니다. 하하하!

-우리 다시 보지 맙시다.

나는 사설탐정과 나눈 마지막 이야기를 떠올리면 나를 애써 담담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아마존닷컴의 CEO인 제프를 바라봤다.

그리고 내 옆에는 블랙홀 그룹의 대표인 박태웅이 나를 보좌하기 위해서 앉아 있다.

“항복을 요구하는 전달자의 전달은 잘 받았습니다.”

내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제프다.

“항복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인터넷 전자 상거래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가 되자고 손을 내민 겁니다.”

물론 말은 이렇게 했다.

‘인수합병을 하면?’

결국, 아마존닷컴의 CEO인 제프와 나눠 먹어야 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블랙홀 닷컴은 아마존닷컴이 구축해 놓은 것을 흡수할 수 있고 또 우회상장을 통해서 주식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단기적으로 투입된 창립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소리다.

‘하지만 나는!’

나눠 먹기 싫다.

어떤 측면에서는 거대 자본과 비자본의 대결 구도다.

집어삼키려는 자와 버티려는 자와의 대결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말씀은 부드럽게 하시는군요. 그런데 저는 항복 요구처럼 들립니다. 흡수합병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까?”

“둘이 하나가 되면 더 큰 회사가 될 것이고 세계 인터넷 전자 상거래 시장에서 적수가 없게 됩니다. 아마존닷컴이 가진 지분을 모두 제게 넘기시면 됩니다. 그럼 CEO께서는 세계적인 부호로 거듭나실 겁니다.”

“그렇게 돈이 많습니까?”

처음으로 나를 노려보는 아마존닷컴의 CEO 제프다.

“예, 저 돈 많아요.”

내 대답에 뭐 이런 미친놈이 다 있냐는 눈빛을 보이는 그였다.

“제가 지분을 양도한다고 해도 다른 투자자들의 지분까지 양도받으실 수 있겠습니까?”

“자금이 충분한데 못할 것도 없죠.”

나는 거만하게 행동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제프의 반항심을 끄집어낼 참이다.

왜냐고?

나눠 먹기 싫으니까.

분명한 것은 제프도 나도 인터넷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리라는 것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다. 나는 미래의 기억이 있기에 그 사실을 알지만, 제프는 그런 예측을 해냈다는 것이 천재에 가깝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지분을 내게 넘기고!’

제프가 다시 창업하면 나만 낙동강 오리 알이 되는 거다. 그래서 내가 이 자리에 온 목적은 겁을 주고 두려움에 떨게 만들기 위함이 전부다.

“자금으로 되는 사업이 아닙니다. 인프라 구성도 필요하고 인지도도 충분해야 합니다.”

“미식축구 결승 전 하프타임에 블랙홀닷컴이 광고될 겁니다. 아마존닷컴이 가진 인지도를 바로 뛰어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 사진도 보실까요?”

나는 몇 장의 사진을 서류 가방에서 꺼내 제프에게 내밀었다.

“비록 임시 계약이기는 하지만 메이저리그 30개 구장에 광고가 될 블랙홀닷컴의 광고 문구입니다.”

[모든 것을 흡수하라. 블랙홀닷컴!]

“으음……!”

바로 탄성을 터트리는 아마존닷컴의 CEO다.

“그러니 제게 지분을 양도하고 부호에 등극하십시오.”

“내가 지분을 양도하면 주당 얼마로 계산이 됩니까?”

완벽하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항복하면 안 돼!’

미래의 수익을 나눠주고 싶지 않으니까.

“주당 2달러로 책정해 드리겠습니다.”

“뭐라고요?”

아마존닷컴의 CEO인 제프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시죠?”

“주당 2달러는 현재 주가의 40%도 안 됩니다.”

“블랙홀 닷컴이 나스닥에 상장이 되면 아마존닷컴은 2등이나 3등으로 밀릴 겁니다. 1등이 독식하게 될 것이니 보기만 좋은 2등이 될 것이고 결국 적자에 허덕이며 아마존닷컴은 파산하게 될 겁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맙시다. 지금 인수합병을 제안하려고 온 겁니까? 헛소리하려고 온 겁니까?”

“그렇게 안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까? 블랙홀닷컴은 미국에 400개의 물품 보관 창고를 건축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빠른 배송을 위해 배송을 위한 차량도 5,000대 주문 제작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규모의 면에서 아마존닷컴은 블랙홀닷컴을 이길 수 없고 경쟁에서 밀리게 될 겁니다.”

“으음……!”

“주당 2달러라고 해도 엄청난 수익이 아닙니까? 아이디어 하나로 출발한 빈껍데기 회사가 아마존닷컴이니까요.”

“이봐!”

매섭게 나를 바라보는 제프다.

“왜 그렇게 흥분하십니까? 나는 현실만 말해 드렸습니다. 이건 블랙홀 그룹의 극비사항인데 우린 인터넷 검색 엔진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블랙홀닷컴과 큐브라는 인터넷 검색 엔진 회사가 서로 돕는다면 엄청난 상승효과를 거두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아마존닷컴과 당신은 오즈의 마법사에서 허리케인에 휩쓸리는 도로시 꼴이 될 겁니다.”

“도로시……!”

“나는 가장 평화적인 방법으로 그리고 합리적인 사고로 당신에게 흡수합병을 제안하는 겁니다.”

말꼬리를 흐리던 아마존닷컴의 CEO의 눈빛에 살기까지 번뜩이며 나를 노려봤다.

“너는 나쁜 놈이다.”

“제 제안을 거부하는 겁니까?”

나는 여전히 여유롭다. 그래서 아마 아마존닷컴의 CEO는 더 내가 재수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흥분했군요. 당신만이 생각하는 그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제안을 나는 거부합니다. 우리 서로 시간 낭비만 했군요. 거대 자본과 비자본의 대결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돈이면 다 되는 것이 아닙니다. 돈보다 더 앞서야 할 것은 아이디어이고 상상력입니다. 나는 내가 가진 상상력과 아이디어에 승부를 걸어보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답을 얻었다.

‘두렵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가 느끼고 있는 이 두려움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상상력?’

나랑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 그러니 제프는 천재다. 하지만 나는 그런 천재를 찍어누를 수 있는 계략을 가진 존재다.

‘천재라고 항상 성공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타깝습니다.”

“우리 서로 시간 낭비하지 맙시다.”

한 마디로 빨리 꺼지라는 소리다.

“그렇군요.”

나는 돌아섰고 이렇게 할 거면 왜 시애틀까지 왔냐는 눈빛을 보이는 박태웅 블랙홀 그룹 대표이사다.

‘원래 토끼를 잡을 때도 사자는 온 힘을 다하거든.’

이 말은 밖으로 나가서 박태웅 블랙홀 그룹 대표에게 해줘야겠다.

* * *

백범이 사무실에서 나갔고 아마존닷컴의 CEO는 바로 긴급회의에 돌입했다.

“바로 지시합니다.”

“예, 대표님.”

“거래 수수료를 30% 인하합니다.”

아마존닷컴의 CEO의 말에 중역들은 모두 기겁한 눈빛을 보였다.

“우리도 블랙홀닷컴과 대결하기 위해 빠른 배송을 결심했습니다.”

“대, 대표님……!”

“물품 보관 창고 대여 비용은 내가 투자자 확보를 통해서 준비하겠소. 이제는 전쟁입니다. 전쟁.”

아마존닷컴의 CEO는 흥분한 눈빛을 보였다.

‘나쁜 놈이다!’

아마존닷컴의 CEO는 백범을 떠올리며 속으로 뇌까렸다.

* * *

건물 밖 도로.

“완벽하게 무례하셨습니다.”

블랙홀 그룹 박태웅 대표가 내게 조심히 말했다.

“그러려고 비행기를 여기까지 타고 왔습니다. 내가 한 흡수합병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어쩔까 조마조마했습니다.”

내 말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박태웅이다.

“예?”

“흡수합병을 하게 되면 일정 이상의 지분을 주고 또 엄청난 돈도 지급해야 합니다. 내가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아……!”

박태웅은 정말 나를 매일 보면서도 내 속을 모르겠다는 눈빛을 보인다.

“이제 제프가 어떻게 할 것 같습니까?”

“경쟁을 선택했으니 준비를 하지 않겠습니까? 아마 투자자들을 더 유치할 것이고 대표님께서 정보를 흘리셨으니 거의 같은 행보를 걸으려고 할 겁니다.”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제프의 지분은 녹아내리고 자금 압박은 더욱 가중될 테니까요. 우리나라 속담에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소리가 있죠.”

“무리한 투자를 강요하신 거군요.”

“예, 그렇습니다. 아마존은 이렇게 무너집니다.”

독식할 수 있는데 나눠 먹을 필요는 절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내 미국 일정은 이것으로 모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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