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3
103화 미국행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다.(1)
당장이라도 내 아내 은혜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내가 나우루공화국에서 구상했고 박태웅이 추천했던 주식 투자를 위해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설립한 블랙홀 그룹의 대항마인 아마존닷컴과 야후에 대항하기 위해 준비를 끝내야 한다.
‘싹은 밟으라고 있는 거지.’
인터넷 전자 상거래 경쟁 업체인 아마존닷컴을 블랙홀 그룹의 블랙홀 닷컴보다 2년이 앞서 있고 야후는 그 전신인 디렉터리 사이트는 1994년에 제리 양과 데이비드가 설립해 1995년에 야후로 변했다.
‘둘 다 2년 앞섰어······!’
이런 상황에서 데칼코마니 기업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은 돈질이고 그 돈질의 중심에는 TV 광고가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웃긴 일이지!’
인터넷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TV 광고를 대대적으로 해야 하니까. 물론 물로 두 데칼코마니 기업들이 기본 인프라가 완성된 후에 대대적으로 광고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아마존닷컴은 돈으로 뭉개 버리면 됩니다.”
블랙홀 그룹의 CEO에 오른 박태웅은 내게 돈질을 말했다.
“누가 들으면 우리가 수십억 달러가 있는 줄 알겠습니다.”
물론 수십억 달러가 있다. 대한민국 산업수출은행 계좌에 23억 달러가 있고 여전히 태양종합금융투자에 투자를 문의하는 고객들은 넘쳐나고 있으니까.
“4억 달러가 있습니다. 적재적소에 사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아마존닷컴을 잡기 위해 추가로 미국 전역에 물품 보관 창고를 증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나 더 배정해야 합니까?”
“1억 달러는 필요합니다.”
유보금 25%의 투입을 요구하고 있는 박태웅 대표다.
“1억 달러라고요?”
“그렇습니다. 현재 100곳에 물품 보관 창고를 건축하고 있습니다.”
사실 물품 보관 창고는 장기 대여도 가능하다. 그리고 박태웅은 내게 장기 대여를 권했지만 나는 부동산 확보를 위해 용지 구입을 지시했고 그래서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상태다.
‘대한민국도 그렇지만!’
미국도 지금 한창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이 부동산 가격 상승은 닷컴 버블이 붕괴가 됐을 때 더 많이 상승하고 2007년까지 지속해서 상승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저렴한 도시 외곽 지역이 아닌 도시 인근 지역에 블랙홀 닷컴의 물품 보관소를 건축하고 있다.
“고민스럽군요.”
“아마존닷컴을 인수·합병하시는 것이 목표이기에 자금 투입을 멈출 수 없습니다.”
강경하게 나오는 박태웅이고 이래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소리가 있는 것이다.
‘완장의 힘이지.’
책임감 하나는 타고 난 사람이니 블랙홀 그룹을 잘 이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좋습니다. 1억 달러를 더 투입하겠습니다. 도시 중심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지역에 블랙홀 닷컴 물품 보관 창고를 건축하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대표님.”
“분명히 말씀을 드릴 것은 우리 블랙홀 닷컴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아마존닷컴보다 수수료가 더 저렴하고 물품 배송이 단 1초라도 빨라야 합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이렇게 미국 전역에 200곳의 물품 보관 창고를 짓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라 창고 현장 직원들의 수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사실 나는 물품 보관 창고를 건축하면서 택배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200곳의 창고를 연계한다면!’
배송 업계 1위의 위치를 차지할 수 없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점유율을 높이게 될 것이고 블랙홀 닷컴과 인터넷 검색 엔진 큐브가 활성화가 된다면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물품 보관 창고의 수가 200곳이 아닌 400곳으로 증가시킬 생각입니다.”
내 말에 블랙홀 그룹 대표인 박태웅의 입이 쩍 벌어졌다.
“400곳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고 인건비도 막대해질 겁니다.”
“우리라고 페덱스가 되지 말라는 법 있습니까?”
“헐~”
바로 입이 쩍 벌어지는 박태웅 블랙홀 그룹 대표다.
“페덱스는······?”
미국의 운송업체이다.
그 회사가 놀랍고 대단한 것은 하루에 처리하는 화물의 규모가 현재 200만 개가 넘는다는 것이고 전 세계 150국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25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상태다. 그렇기에 운송을 위한 항공기의 대수도 엄청나고 물류 차량의 수도 3만 대가 넘는다는 것을 나는 사설탐정을 통해 확인했다.
‘미국의 탐정제도는 좋아.’
물론 다른 기업들이 우리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 활용이 될 수 있고 산업스파이를 심어 놓을 수도 있다.
“왜 그렇게 놀랍니까?”
“물품 보관 창고를 건축하시면서 운송업체 창립을 생각하실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백범입니다. 겁이 없잖습니까.”
사실 나만큼 겁 없는 놈도 없을 것이다. 청와대까지 들어가서 할 소리 못할 소리 다 하고 나온 놈이니까.
“하지만 자금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러니 현재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한국에 23억 달러가 있습니다. 물론 당장은 투입할 수 없는 자금이지만 제가 전에도 말했고 박태웅 대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외환 위기가 닥치면 23억 달러는 급등하는 환율에 의한 환차익으로 인해 환화로 환산했을 때 3배 이상 상승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대한민국의 대기업들은 달러가 급해질 것이니 4배까지 가능합니다.”
“으음······!”
국가 위기에서 돈을 번다는 것이 박태웅 대표는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마음에 걸립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대표님과 제가 막을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대표님이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위기를 이용해서 미래를 대비해야겠죠.”
“그렇습니다. 결국, 대한민국은 최악의 방법으로 외환 위기를 극복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상승했던 환율은 다시 하락하겠죠. 저는 2,000원까지 환율이 상승했다가 1,100원까지 하락하는 데 2년이 걸릴 거로 생각합니다.”
“그때까지는 미국에 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는 말씀이지 않습니까?”
“내가 그럴 것 같습니까? 엄청나게 많은 환차익을 볼 것을 좀 덜 보면 됩니다. 환차익으로는 덜 법시다.”
미래의 막대한 수익을 위해 당장 발생하는 환차익의 이익은 포기할 수 있다.
“아······!”
“미국 경제가 세계의 중심이니 그 중심에서 망나니처럼 날뛰어 볼 참입니다.”
사업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물론 지금도 욕망이 꿈틀거려 흥분해 미쳐 있는 정도는 아니다.
분명한 것은 사업은 인생을 거들뿐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간단하게 계산합시다. 23억 달러가 한화로 환산이 됐을 때 최대 4배까지 효과를 낼 겁니다. 그럼 얼마입니까?”
“한화로 단순 계산하면 7조 3천 600억입니다.”
내가 들어도 놀랍다.
“환율 800원 일 때의 계산에 4배의 이익을 곱한 거군요.”
물론 4배까지 이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달러를 구하느라 미쳐 날뛰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야 할 것이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7조 3천억을 우리는 원·달러 환율 1,300원 일 때 다시 달러로 바꿉니다.”
“으음……!”
“56억 달러입니다.”
“충분하지 않습니까? 닷컴 버블에서 나우루공화국에 지급할 연 5%의 수익을 못 내겠습니까?”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겠습니다.”
“56억 달러가 태평양을 건널 때까지 버티면 됩니다. 최대 내년 6월까지만 버티면 되고 남은 3억 달러로 단기 수익을 급증시키면 됩니다. 아, 3억 달러가 아니군요.”
“예?”
“2억 달러입니다.”
“왜죠? 1억 달러는 추가로 투입하실 곳이 있으십니까?”
“미국까지 왔는데 애플이라는 회사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애플이요?”
현재 애플의 주가는 1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계속되는 신제품 판매 실패로 허덕이고 있는 상태다. 그러니 1억 달러를 애플에 투자한다면 정말 웃긴 이야기지만 천 배쯤의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럼 1000억 달러지.’
애플의 주가가 정점을 찍을 때가 내가 기억하기로는 2011년 8월 9일, 미국 증시에서 애플은 장 중에 엑손모빌을 누르고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한다.
“애플 모릅니까?”
박태웅이 모를 턱이 없다. 그의 투자계획서에는 애플과 야후가 포함되어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을 애플 투자로 정했고 야후는 투자하는 것을 포기하고 데칼코마니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구글을 모티브로 한 큐브를 창립한 것이다.
“알죠, 제가 보고드린 투자계획서에 포함된 기업이니까요.”
“그러니까요.”
“애플은 장기 투자입니다. 그러니 2억 달러를 운영해서 버티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아마존닷컴을 압박해 봅시다.”
아마존닷컴을 압박하는 것이 내 미국행 마지막 행보가 될 것이다.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인수제의를 해볼까 합니다.”
“인수라고 하셨습니까?”
“우린 아마존닷컴의 주식을 매집해 놨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아마존닷컴이 긴장 좀 하게 만듭시다. 우리처럼 창고를 미국 각지에 건축하게 만듭시다. 그럼 IT 신생 기업이니 자금 압박을 받게 될 겁니다. 그럼 어떻게 되겠습니까?”
“어딘가에서 투자를 받게 될 겁니다.”
“그렇죠, 기업은 그렇게 망하는 겁니다.”
내 눈빛이 변하는 것을 보고 박태웅이 나를 다시 봤다는 눈빛을 보였다.
“저는 딱 일주일 후에 귀국합니다. 그때까지 제프 그 친구를 제대로 흔들어 봅시다.”
“눈빛부터 변하신 것 같습니다.”
“제가요?”
“예, 그렇습니다. 나우루공화국 때부터 달라지셨습니다.”
“사업을 오래 할 것 있습니까? 골치만 아프지, 내 수중에 한 1000억 달러만 있으면 은퇴를 할까 합니다.”
“헐……!”
내 수익 목표가 1000억 달러가 된 것이다. 물론 이 상태에서 투자를 해놓고 시간만 죽이면 그 역시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왕 시작한 일이니 세계 최대의 기업들을 만들어 놓는다면 자원 하나 없는 대한민국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1000억 달러라고요……!”
“왜 꿈같습니까?”
“저는 상상이 안 됩니다.”
이게 미래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일 것이다.
“상상은 결국 현실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랙홀 닷컴과 큐브가 중요합니다.”
내 말이 맞다는 듯 박태웅 이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지금쯤이면 역정보를 흘렸으니 아마존닷컴도 긴장하고 있을 겁니다.”
“사설탐정?”
내가 사설탐정을 고용했던 것을 떠올린 박태웅 대표다.
“흡수가 되든지 아니면 회사 자체가 망하던지 둘 중 하나만 남은 아마존닷컴입니다.”
그리고 이 순간 의구심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다시 보는 박태웅이다.
“왜…….”
“아마존닷컴이냐고요?”
“그렇습니다.”
“학교 다닐 때 쌈질해봤습니까?”
“예?”
“패싸움 같은 것 말입니다.”
내 뜬금없는 말에 박태웅 대표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눈빛을 보였다.
“무리를 거느리는 보스만 묵사발을 내놓으면 나머지 놈들은 쉽죠.”
인터넷 전자 상거래에서 가장 두각을 내는 것이 아마존닷컴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숫자로 수익을 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자꾸 외부 투자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창립자인 제프의 보유 지분은 18%까지 하락하게 된다.
“아……!”
“우선 투자 제안으로 접근해 볼까 합니다.”
“역정보를 흘리셨다면서요?”
“그러니까 먼저 다가가야죠.”
내 말에 박태웅은 섬뜩함을 느낀 것 같다. 저렇게 눈동자가 떨리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