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100화 (100/415)

# 100

100화 닷컴 버블의 편승을 위한 미국행?

1997년 8월 29일, 나우루공화국 국제공항

내가 계획했던 모든 계약은 8월 20일에 결정이 났다.

내가 그들에게 한 말이 있기에 선이자 3억 달러를 떼고 27억 달러를 스위스 은행 비밀 계좌를 통해서 산업수출은행 태양종합금융투자 회사 계좌로 20억 달러를 이체받았다.

그리고 나머지 7억 달러는 스위스 은행 비밀 계좌를 개설했다.

‘내가 대통령 표창받아야 해.’

2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국내로 유입을 시켰으니까. 사실 나우루 공화국에 도착했을 때 나는 백범의 마음이 아닌 이신으로 돌아갔고 시쳇말로 털어먹었다면 털어먹은 짓에 성공해 냈다.

‘이신이었다면?’

바로 27억 달러 모두를 스위스 은행 비밀 계좌로 이체를 시킨 후에 잠적했을 것이다.

‘악당이니까……!’

하지만 나는 백범이다. 그러니 투자받은 자금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고 투자자인 두 사람에게 약속한 연 5%의 이익금을 제공할 생각이다.

‘돈이 많아졌다.’

그럼 이제 내가 가진 기억을 통해서 정말 제대로 된 투자를 진행해야겠고 지금 미국은 닷컴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고 수많은 IT 기업들이 창업한 상태다. 그러니 그 중 알짜기업을 7억 달러를 이용해 확보할 참이고 또한 직접 투자를 통해서 그 정보통신기업들의 지분을 양도받을 계획이다.

그런 계획인데 왜 이렇게 오래 나우루공화국에 오래 머물렀냐고?

미국으로 가기 전에 7억 달러를 스위스 은행 비밀 계좌에 이동시키기 위함이고 스위스 은행 관계자가 직접 이곳까지 와서 비밀 계좌를 개설해줬기에 아부성 낚시나 즐기고 산호초나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끝났기에 이제 출국만 남겨 두고 있다.

“모두에게 이로운 계약이었어.”

나우루공화국 재정 장관은 마지막까지 내게 반말로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저 고마울 뿐이다.

“제약회사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말게.”

“물론입니다.”

나우루공화국 대통령은 지분 30%를 3억 달러에 양도받기로 했었다. 그런데 재정 장관은 1억 달러의 리베이트를 받기를 원했고 나는 그러겠노라고 수락했다. 한 마디로 재정 장관은 아버지의 돈 1억 달러를 다시 챙긴 것이다.

‘내가 너희들 지분을 녹여주마.’

삼자배정 방식을 통한 유상 증자를 통해 두 사람의 지분을 3% 이하로 녹여버릴 생각이다.

‘망할 집구석이야!’

부자지간에 믿지 못하고 욕심을 낸다면 망할 집안이고 이왕 망할 것이면 나를 위해서 망해주면 좋을 것이다.

‘아버지나 아들이 똑같다……!’

재정 대신이 나간 후에 나우루공화국 대통령과 나만 남았고 1년 보장 수익금을 자기 비밀 은행 계좌로 입금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여튼 돈이 너무 많으면 부자지간도 못 믿을 사이로 만드는 것이다.

“제약회사 조사단은 형식적으로 파견이 될 거야.”

나를 보며 나직이 말하면서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였다.

“이미 3억 달러는 입금했어.”

“확인했습니다.”

나도 따라 웃어줬다.

“기다리고 있겠네.”

서둘러서 1억 달러를 자신의 비밀 계좌에 입금하라는 소리다.

“미국으로 입국한 후에 바로 입금하겠습니다.”

현재 내가 미국에서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은 10억 달러라는 소리다. 물론 그중 1억 달러는 나우루공화국 재정 장관에게 다시 입금해야겠지만 말이다.

‘9억 달러라……!’

이곳에 올 때와 다르게 나는 거대해진 상태다. 하여튼 내게 미래의 기억이 있고 또 막대한 자금까지 확보된 상태이니 앞으로는 거칠 것이 없을 것이다.

“자네는 대답이 시원시원해서 좋아.”

나는 지금도 이신이라는 생각으로 나우루공화국 재정 장관을 대하고 있다.

‘나중에 알게 되면 부자지간에 칼부림......’

아니 총질이 가능하니 총부림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여튼 분명한 것은 내가 털어먹은 집안은 망할 집안이라는 것이다.

“그럼 저는 재정 장관 각하를 위해 미국으로 돈 벌러 가겠습니다.”

“항상 내가 즐거울 수 있게 말하는군.”

“그러시다면 제가 더 감사합니다. 그리고 내년 3월 이전에 원양어선 회사를 설립해 이곳으로 파견하도록 하겠습니다.”

내게는 이제 돈이 있고 대한민국은 곧 IMF 금융 위기가 닥칠 것이다. 그리고 내년 3월이면 매물로 나오는 어업 회사는 많을 것이고 이참에 해운 회사도 하나 설립해야겠다.

‘한성해운이 괜찮겠어!’

돈이 있으니 겁날 것이 없다. 그리고 내가 아는 기억에는 한성해운은 IMF 외환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보유했던 대부분의 대형 선박을 헐값에 매각한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해운사는 유지가 되지만 대형 선박을 보유하지 못해 선박들을 임대해 썼고 그때까지는 다행스럽게 세계 해운 운임이 높기에 버텼지만 차후 세계 해운 운임이 하락하면서 장기 계약 때문에 역마진이 발생해 법정관리까지 받았다가 주식 감자를 통해서 겨우 회생하게 된다.

‘그 배들을 내가 다 산다.’

최소 10년은 세계 해운 운임비가 높게 책정이 될 테니까. 그것도 아니면 역으로 한성해운에게 구입한 배를 한성해운에게 빌려주면서 20년 장기 계약을 채결한다면 나를 위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만들어지고 차후 한성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했을 때 내가 헐값이 기업 인수 합병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이 된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그러자고. 하여튼 나우루의 미래가 네게 달렸다.”

“예, 제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하지만 결국 나우루공화국을 말아먹는 존재는 탐욕의 끝을 보여준 재정 장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부 펀드 운영자로 선정이 된다면 보장하기로 했던 10퍼센트의 수익금 중 5퍼센트를, 흐흐흐!

말꼬리를 흐리며 나를 보며 웃었던 그가 떠올랐고 나는 그를 따라 웃었다.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 적 없다.’

아무리 내가 이신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였지만 나우루공화국의 국부 펀드의 자금은 두 부자의 개인 자금이 아니라 나우루국민들의 돈이다. 그러니 나는 두 부자에게 수익의 50퍼센트를 리베이트로 줄 마음이 추호도 없다. 그래서 대답 대신에 웃은 것이다.

물론 내 미소에 재정 장관은 자기 뜻을 따르겠노라고 해석했을 것이다.

* * *

미국행 비행기 안.

항공기가 이륙했고 푸른 바다 위에 작은 산호섬처럼 보이는 나우루공화국이 보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암담합니다.”

박태웅 이사가 내게 말했다.

“망할 집안이라서 그런 모양입니다.”

“이렇게 끝도 없이 리베이트를 요구할 줄은 몰랐습니다.”

박태웅 이사는 자기 동문을 떠올리며 인상을 찡그리는 것 같다.

“됐습니다. 우린 우리만 생각합시다. 이미 우리는 거대해졌습니다.”

단언컨대 대한민국에서 현금 및 달러 동원력 1위를 꼽으라면 태양종합금융 회사일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귀국이 아니라 미국이십니까?”

“막대한 자금을 대출받았습니다. 1년에 10퍼센트의 수익을 보장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 쉴 틈이 없습니다.”

나는 대한민국 산업수출은행에 이체시킨 20억 달러를 통해서 IMF외환 위기가 닥쳤을 때 환차익을 통해서 1차 수익을 올릴 생각이다. 그리고 그 수익을 통해 모든 대출금을 정리할 생각이다.

‘총합해서......!’

기존 3억 달러와 20억 달러가 다시 유입이 됐다. 그러니 4개월 후면 23억 달러는 한화로 환전이 했을 때 3배의 가치로 상승한다.

‘모든 그룹과 기업들이 달러가 급할 수밖에 없으니......!’

더 큰 수익을 거두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최대 4배의 수익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럼 바로 빚부터 정리할 생각이고 아마 모든 정리가 끝나면 다시 달러로 전환해도 80억 달러는 내 돈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한 방에 9조를 가진 진짜 졸부로 등극하게 된다. 더 대단한 것은 현금만 그렇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고 내가 설립한 회사와 지분은 그대로 남을 것이다.

“그렇군요.”

“미국은 지금 닷컴 버블이 팽창하고 있습니다.”

“닷컴 열풍을 대표님께서는 버블이라고 하시는군요.”

닷컴 열풍이 제대로 불고 있는 국가를 꼽으라면 미국과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이다. 그리고 결국 닷컴 열풍은 버블이기에 터지게 되고 그때 또 한 번 세 국가의 경제가 휘청하고 흔들리게 될 것이다.

‘모든 버블은 재앙이니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박태웅 이사를 봤다. 그리고 박태웅 이사의 옆에 앉아 있던 전두성 부장은 이미 곯아떨어진 것 같다.

“미국 주식이 너무 급격하게 오르고 있으니까요. 그런 주식 흐름에 편승해 봅시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박태웅 이사다.

“그리고 기업에 직접 투자를 생각 중입니다. 박태웅 이사도 닷컴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을 아시니 분석해 놓은 자료가 많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내 말에 박태웅 이사가 미소를 머금었다.

“물론입니다.”

“하하하, 그럼 이제 제대로 투자해 봅시다. 어떤 회사가 제일 마음에 듭니까?”

나는 미래의 기억을 가지고 있고 박태웅은 완벽한 분석을 해낸다. 그러니 우리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

“아마존닷컴이라는 회사도 괜찮고 닷컴이라는 이름이 붙은 회사는 현재는 다 좋을 것 같습니다.”

“주식 투기꾼이 되자는 소리입니까?”

“하하하, 그렇게 들리십니까? 하지만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미친 듯 주식이 상승하는 상태입니다. 그러니 대표님은 잘 고르시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표님이 말씀하신 그대로 버블이 터졌을 때 남는 것만 챙기시면 됩니다.”

“남는 거라고 했습니까?”

“IT는 신기술입니다. 다시 말해 특허입니다. 특허 수집에 투자를 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미국행도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나는 박태웅을 보며 말했다.

“저는 대표님을 만난 후부터 매일 흥미진진합니다. 하하하!”

그렇게 우리는 지금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물론 또 몇 번을 경유해야 할 것이고 수십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야 할 것이다.

* * *

성북동 이신의 고택.

“금융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높다고?”

이신이 이 실장에게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누가 그래? 누가 그런 분석을 내놨지?”

이신이 이 실장에게 물었다.

“백범입니다.”

이 실장이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

“도야.”

“예, 대부님.”

“둘이 친구가 됐구나.”

“......”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 실장이었다.

“그래, 빛과 어둠이 손을 잡는 것도 나쁠 것이 없다.”

백범이 빛이라면 이도는 어둠일 수밖에 없었다.

“그저 소주를 나눠 마시는 사이입니다.”

“그게 친구다. 그건 그렇고 그 녀석의 말을 믿어야 할까? 다른 경제 전문가들은 뭐라고 분석했지?”

“그럴 일은 없다고 합니다. 정부 경제 관계자들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 실장의 말에 이신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다면 외환 위기가 오겠군. 나는 절대 정부가 하는 말을 안 믿는다. 도야.”

“예, 대부님.”

“암달러 시장에서 달러를 매집해라. 얼마를 주고 사던 상관없다. 최대 1,200원까지 주고 구입을 해라.”

“그렇게 사들이면 50퍼센트 이상 더 주고 구입을 하는 겁니다.”

이 실장은 살짝 걱정이 된다는 듯 이신에게 말했다.

“네 술친구의 말을 믿어 보자.”

“손해가 막대해질 수도 있습니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돈 많다. 투자라는 것이 그렇다. 기회라고 생각을 했을 때는 과감하게 베팅을 해야 한다. 물론 그러다가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지. 하지만 이번에는 성공할 것 같다. 나는 절대 정부가 하는 말을 안 믿거든.”

“예, 알겠습니다. 바로 지시하겠습니다.”

“5억 달러 정도 매집해 보자. 만약 그 녀석의 헛소리가 사실이 된다면 내가 너에게 줄 것이 더 많아지겠구나.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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