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졸부 집 망나니-48화 (48/415)

# 48

48화 사업은 인생을 거들뿐(1)

장어구이의 압박(?) 때문에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은혜를 바라보고 있다.

‘왜 장어구이를?’

그저 고민스러울 뿐이다.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인가?

아니면 내가 너무 자기한테 덤벼드니 힘들 거라고 생각해서 준비했을까?

정말 장어구이 한 접시가 나를 고민케 한다.

“포도주 한잔 준비할게요.”

은혜는 오늘 제대로 날을 잡은 것 같다. 한 마디로 나를 위한 섹스 파티를 준비하려는 것 같다.

“그럴까요.”

나는 거실에 앉아 은혜에게 대답했고 은혜는 바로 소파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안방으로 들어갔다.

“왜?”

은혜의 행동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잠시 후 거실로 나온 은혜를 보고 숨이 턱하고 막혔다.

“아……!”

나도 모르게 넋이 나가는 순간이고 내 아랫도리는 묵직해질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저, 저런 것을 어디서 샀을까?’

속옷 차림으로 부끄러운 듯 수줍은 듯 거실로 나온 은혜인데 속옷이라는 것이 원래는 가릴 곳은 가려줘야 속인인데 은혜가 입은 섹시한 속옷은 가릴 곳만 가리지 않은 정말 야동에서나 나올 것 같은 그런 속옷이었다.

‘저런 속옷을 어디서 구했을까?’

지금은 1997년이다.

내 생각으로는 남자의 로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속옷을 구매할 만한 곳이 없다.

‘그렇다면?’

자체제작!

그것밖에는 없다.

‘자체 제작이라…….’

그저 숨이 턱턱 막힐 뿐이고 자신이 이런 속옷을 나를 위해 입었다는 것만으로도 내 아내 심은혜는 흥분이 되는지 그 예쁜 그것이(?) 딱딱하게 돌출이 되어 있었다.

‘미치겠네.’

여기야말로 나만의 천국이다. 그녀는 나의 섹시한 천사다. 그리고 오늘은 아마 침대에서는 나를 위한 앙증맞은 악녀로 변할 것 같다.

그런데 그녀의 손에는 포도주 한 병과 포도주잔 하나가 들려 있었다.

‘왜 잔이 하나지?’

모든 것이 궁금해지고 또 모든 것이 상상되는 순간이다.

그렇게 은혜는 천천히 야한 속옷 차림으로 내게 다가와 내 무릎 위에 과감하게 걸터앉았다.

그리고 포도주를 잔에 따라 들고는 자기가 먼저 마셨다.

“아……!”

그리고 바로 내게 키스를 시도하는 은혜다.

‘입과 입으로 전해지는 포도주의 향기가 정말……!’

오늘 나를 위해서 참 많이 준비한 은혜다. 이게 진짜 신혼이리라.

그렇게 잠시의 서비스(?)를 받고 나도 분발하기 위해 은혜를 번쩍 안아 침실로 들어갔다.

가장 큰 행복은 평범함에서 오고 그 평범함이 가장 어려운 법이다.

‘이제는!’

내 아내 심은혜를 위해 물레방아를 밤새도록 놀릴 일만 남았다. 분명한 것은 둘 중 한 명은 내일 출근 못 한다.

* * *

1997년 3월 10일 강북 고급 아파트 침실.

어제는 장어의 압박 때문에 5연참(?)을 했고 나는 아침에 나를 픽업하러 온 김 비서의 전화가 없었다면 일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전라의 모습으로 곯아떨어져 있는 내 아내의 모습을 봤지만, 너무 지쳐 차마 덤벼들 수가 없었다.

“벌써……!”

아침 9시다.

“우리 은혜 씨, 지각하셨네.”

여전히 곯아떨어져 있는 은혜다. 제대로 나는 아내를 파김치로 만들어줬고 이제는 절대 내 앞에 장어 꼬리는 디밀지 않을 것이다.

“은혜 씨.”

톡톡, 톡톡!

나는 은혜의 복숭아 같은 엉덩이를 톡톡 치며 깨웠다.

“안 깨네.”

나야 자영업자(?)이고 대표이니 김 비서만 아파트 밖에서 기다리면 되지만 은혜는 학생이라면 학생이다. 그러니 여전히 깨지 못하는 은혜를 내게 깨워야 한다.

착착, 착착!

톡톡으로 안 되면 어쩔 수 없이 손바닥으로 착착 감기게 터치를 해야 했고 워낙 피부가 고와서 그런지 은혜의 엉덩이에 내 손자국이 났다.

“으으 으응~”

5연참은 내게도 무리지만 내 아내 은혜에게도 확실히 무리였다.

‘처음에 30분, 그다음이 45분…….’

원래 신혼이 이럴 것이다.

아끼고 사랑하고 탐닉하고 또 덤비고 그렇게 서로의 몸을 알아가면서 마음도 알아가는 법이다.

“은혜 씨.”

“으으 으응……!”

내 부름에 은혜가 겨우 깼고 내가 위에서 은혜를 내려 보자 은혜의 눈빛은 ‘너는 역시 짐승이다.’라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또, 또요?”

이제는 말까지 더듬는 은혜다.

남자에게 오랜 발기는 고통이듯 여자에게 오랜 삽입도 쾌락보다는 고통에 가까울 것이다. 지속적으로 마찰이 존재하니까.

“예?”

“……또요?”

깨우려고 착착 감기게 터치를 했는데 은혜는 내가 모닝 섹스를 원하냐는 눈빛으로 내게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뿌리째 뽑히더라고 기대에 부응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될까요?”

그냥 깨우면 되는데 내 아내 은혜가 모닝 섹스를 생각하고 있기에 그대로 해줄 참이다.

그래야 남자니까.

“돼…….”

요라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내 손은 은혜의 풍만한 가슴으로 향했고 은혜를 향해 돌진했다.

‘삼신할머니, 태업 안 됩니다.’

우린 피임하지 않기로 했다.

어제 다섯 번, 오늘 아침에 한 번 더 하는데 임신이 안 된다면 시쳇말로 삼신할머니가 옥황상제랑 바람이 나서 태업하고 있는 것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아프다…….’

많이 해본 남자는 안다. 하루 동안 부부관계를 많이 하면 거기가 아프다. 그리고 신혼의 그 짜릿함을 느껴본 사람은 내가 왜 또 어디가 아픈지 절실하게 알 것이다.

하여튼 그렇게 모닝 섹스까지 끝을 내니 9시 30분이 됐다.

‘정말 제대로 지각이군.’

나는 섹스를 끝내고 은혜를 꼭 안아주고 있다.

“지금 몇 시죠?”

“지금요?”

“아, 9시 30분이에요.”

이제야 지각이라는 것을 떠올린 것이다. 그리고 은혜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가 다리가 후들거렸는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으흐흐, 이게 장어의 힘이지.’

정력 왕인 내게 장어까지 먹였으니 저리된 것이다.

“저 늦었어요.”

“제가 씻겨 드릴게요.”

“예?”

“욕실까지 걸어가지도 못하잖아요.”

나는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는 은혜를 번쩍 들어 욕실로 걸어갔는데 나도 사실 다리가 후들거려 죽을 맛이다.

하지만 내 아내 은혜를 위해 안간힘을 쓰며 욕실로 그녀를 안고 들어갔고 조심히 그녀를 세워 샤워를 시켜줬다.

‘부드럽다.’

그녀의 살결은 너무나 부드럽다. 그리고 내가 어젯밤에 저지른 만행들이 은혜의 온몸에 자리 잡아 있었다.

“은혜 씨, 오늘은 폴라 티셔츠를 입고 가셔야겠네요.”

“예?”

내게 되묻는 은혜를 보고 나는 두 손으로 천천히 은혜의 얼굴을 잡고 거울에 목덜미 부분을 보여줬다.

“아…….”

“제가 어제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그러게요. 오늘은 꼭 폴라 티셔츠를 입고 가야겠어요.”

그래도 나를 보며 웃어주는 은혜다. 그렇게 우린 짜릿한 샤워를 끝냈고 은혜는 이왕 지각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내가 자신을 씻겨주자마자 거품을 내서 나를 씻겨주고 있다.

“아……!”

거품 터치가 이어지자 바로 흥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사고(?)를 치면 은혜 씨는 오전 연수를 다 망치게 된다. 그래서 안간힘을 쓰고 참았다.

* * *

식탁.

자신은 지각을 한 상황인데 내 아내 은혜는 나를 위해 아침을 차렸다. 물론 은혜가 만든 음식은 식탁 중앙에 놓인 파김치밖에는 없을 것이다.

“이게 은혜 씨가 만든 파김치죠?”

“예, 제가 만들었어요.”

원래 파김치라는 것이 담근 후에 며칠 동안 익을 때까지 그냥 둬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김치인데 은혜는 그것도 모르는 듯 내게 자랑이라도 하고 싶은 듯 내게 내놨다.

‘속이 쓰려도 먹어드리죠.’

달달한 된장찌개도 맛있게 먹은 나니까.

“싸한 것이 정말 맛있네요.”

하지만 이제는 덮어놓고 은혜의 음식 솜씨나 센스를 숨기지는 않을 생각이다.

“싸해요?”

“은혜 씨, 파김치는 익을 때까지 며칠 둬야 해요. 그래야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어머, 몰랐어요.”

“그래도 은혜 씨가 만든 파김치라서 맛있네요.”

하여튼 우린 밤새도록 파김치가 될 때까지 섹스를 했고 결국 아침에도 파김치를 먹었다.

“은혜 씨.”

“예, 백범 씨.”

“혹시 동문 중에 풋옵션이나 기타 경영에 대해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나요?”

내 말에 은혜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마치 이제야 자신이 내게 도움이 될 일이 생겼다는 눈빛이다.

“있어요.”

“그래요. 누굽니까?”

“박태웅이라는 선배인데 경영학과 졸업했고 현재 한국 시민 경제 연구소 소장으로 계세요.”

“그래요?”

“예, 제가 전화해 볼게요.”

다리를 놓아주겠다는 것이다.

‘박태웅!’

내 아내 은혜의 말에 내가 전생 때 기억했던 경제전문가 한 명이 떠올랐다.

‘그 박태웅일까?’

만약 그 박태웅이라면 엄청난 경제 지식과 수완을 가진 인물이다.

“그렇게 해주세요. 저도 이제 준비하고 있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 볼까 합니다.”

“저 때문에 사업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으셨죠?”

“괜찮습니다. 이제부터 제대로 시작하면 됩니다.”

그렇게 나는 아침에 은혜에게 내가 알지도 모를 박태웅을 소개받았다.

* * *

강북 아파트 밖 주차장.

“저녁 때 봐요.”

은혜가 나를 보며 미소를 보여줬다.

“제 차 타고 가시죠?”

“아니에요. 지하철이 더 빨라요.”

물론 나는 은혜에게 고급 자동차를 선물했다. 하지만 은혜는 그 고급 자동차를 타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저 갈게요.”

우리가 사는 강북 아파트는 역세권이라서 3분만 걸어가면 지하철역이 나온다. 거기까지도 태워주고 싶지만 이미 내 아내 은혜는 내게 손을 흔들어 준 후에 바로 뛰고 있다.

“저러다가 넘어질 건데……!”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사실 걱정이 된다. 아침에도 욕실까지 걸어가지 못해 주저앉은 은혜였으니까.

“대표님.”

김 비서가 나를 불렀다.

“예, 왜 그러시죠?”

“정말 행복하신 팔불출이신 것 같습니다.”

“예?”

“사모님을 바라보시는 눈빛이 그냥 바보이십니다.”

김 비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가 머금어졌다.

“저는 ‘그바보’입니다.”

“‘그바보’요?”

“그 사람만 바라보는 바보요.”

“하하하, 정말 결혼 15년 차인 저는 부러울 뿐입니다. 정말 신혼은 좋을 때죠.”

“김 비서님은 지금은 안 좋으십니까?”

결혼 15년 차라면 사랑보다는 의리로 산다는 말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하하하, 저희는 이제 합의에 의해 각방 씁니다.”

“왜요?”

부부가 각방을 쓰다니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제 아내가 코를 많이 골거든요.”

“애가 둘이라고 하셨죠?”

“예, 그렇습니다.”

“힘드셔서 그런 것 같군요.”

“그렇죠. 그럴 겁니다. 그래도 요즘에는 돈 걱정은 안 해서 좋다고 합니다. 하하하, 어디로 모실까요?”

“회사에 출근해야죠. 제가 요즘 사업가인지 해결사인지 구분이 안 될 때가 많거든요.”

이미 사업은 시작했다. 그런데 이 좋은 시기에 사업은 뒷전이 된 상태다. 그러니 시간이 날 때 사업 분야도 챙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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