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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흑막이라고요-49화 (49/79)

〈 49화 〉 가문을 위하여(4)

* * *

어두운 방 안 10명의 사람이 모여있었다.

"폴로랜드왕국 진출은 잘 되어 가고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순조롭게 잘 되어가고 있군요."

시크릿 클랜에 언더로드 아자젤은 너무 순탄하게 진행되는 상황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혹시 보고해야 할 특이사항이 있나요?"

아자젤이 좌중을 둘러보면서 그들의 의견을 물었다.

"흐음…. 언더로드님. 최근 클레아 황녀가 수상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마법부서장. 황녀에 대한 건은 손을 떼도록 하세요. 클랜로드께서 직접 손대고 있습니다."

아자젤의 말이 끝나고 관리부서장인 헤이스트 상단의 상단주가 말을 꺼냈다.

"그러고 보니 헤이스트 상단에서 운영하는 암시장을 통합한 자가 생겨났습니다."

"혹시라도 문제가 있습니까?"

아자젤의 말에 헤이스트 상단주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말했다.

"음…. 지금 당장 큰일은 아니지만, 그자의 영향력이 커져 헤이스트 상단이 관리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렇기에 저는 그자를 시크릿 클랜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관리부서장에, 말에 모두가 조용해졌다.

"그게 진심인가?"

여기 있는 모두는 알고 있었다. 이 자리는 어둠 끝자락에 있는 최고의 자리나 다름없었다. 말 그대로 제국을 쥐락펴락하는 실세들인 까닭이었다.

그런데 그런 권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헤이스트 상단주가 겨우 암시장을 집어삼킨 자를 초대했다.

특무부서장이 불편함을 느끼며 말했다.

"그래봤자. 고작 암시장을 조금 먹어치운 이가 아닌가? 관리부서장은 진심으로 이곳에 그자가 초대될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나?"

특무부서장의 분노어린 음성에 관리부서장은 말했다.

"저희 조직에도 음지의 무력병력과 양지의 무력병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크릿 클랜의 돈 관련 업무는 전부 제가 맡고 있습니다."

관리부서장에, 말에 특무부서장이 말하려 했지만, 아자젤이 손을 들어 멈춰 세웠다.

"계속 말해보세요."

"그렇기에 시크릿 클랜에 검은돈을 관리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합당한 말이네요."

아자젤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번에 논의된 안건은 클랜로드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지요. 그럼 이번 회의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아자젤이 손을 들어 회의의 끝을 알렸고 여느 때와 같이 캐시가 공간 게이트를 열어 회의에 참여한 인원들을 원래 있던 곳으로 보내주었다.

아자젤은 최근 고민이 많았다. 이유는 유다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이었다. 최근에 유다는 감정에 많이 흔들리기 때문에 침착한 사고를 내리지 못할 수도 있었다.

물론 감정이 풍부한 유다도 사랑스러웠으나. 조직에서 요구되는 것은 이성적인 사고였다.

'하지만 다시 클랜의 중심을 잡아줄 거야.'

아자젤은 그렇게 생각했고 흔들리는 유다를 대신해 잠시동안 자신이 클랜에 방향을 제시하기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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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울이 아리아나를 부르는 것을 보고 유다는 모든 진실을 알 수 있었다.

우선 제나에게 들은 바로는 아리아나는 유다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울 벨라레를 준비했다.

이사벨 벨라레는 나이가 어리고 아자젤 벨라레는 사도직을 겸임하기 때문에 가주직을 승계받을 수 없었다.

물론 유다의 동생인 이사벨이 가주직을 승계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리아나의 계획대로 진행되었을 때 다울은 아마 아리아나의 힘을 업고 이사벨과 권력 다툼을 했을 것이다.

'상상만 해도 끔찍해.'

만약 그때 제나와 함께 흉성을 쓰러트리지 못했으면 죽는 것은 유다가 되었을 것이고 그대로 유다가 키워놓은 가문을 통째로 빼앗길 뻔했다.

'생각해보니 더 괘씸한데.'

아리아나를 목 놓아 부르고 있는 다울을 어떻게 찢어 죽일지 고민하면서 유다는 직접 다울의 앞으로 나섰다.

"허억…. 여기는 어떻게?"

"다울 벨라레. 너는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어."

유다는 자신의 능력을 발동시키고 한 손으로는 단검을 돌리면서 그에게 다가갔다.

"사…. 사사…. 살려주…."

다울의 덜덜 떨리는 모습은 애처롭기 짝이 없었다.

눈물은 미친 듯이 떨어지고 바지는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유다는 그의 모습에 안타까움과 한심함을 느꼈다.

우선 그의 비장의 수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데에 안타까움. 그리고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한심함을 느꼈다.

'이런 걸 전생의 나라고 대입해서 생각했다니.'

자신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었다.

이대로 다울을 죽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태까지 다울을 조사하며 쓴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엄청나게 준비를 많이 했지만, 배후는 이미 죽은 흉성이었기에 매우 허탈하기도 했다.

'사건은 이미 해결할 수 있고…. 이제는 손해를 최소한으로 만들어야 해.'

그렇기에 유다는 다울에게 제안했다.

"살고 싶어?"

"예…. 예…."

아카데미 안에서 보았던 그의 당당한 모습은 쪼가리라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럼 내 말대로 해야 할 거야."

유다는 덜덜 떨고 있는 어린양에게 손을 내밀었다.

'물론 최후를 잠시 연기해주는 것이지만….'

결국, 어린 양은 도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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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에서 며칠이 흘렀고 가문재판의 날이 다가왔다.

가문재판은 영지 내에서도 진행할 수 있었지만, 유다는 확실한 과정과 결과를 원했다. 나중에 가서 절대 말이 나오지 않기를 원했다.

"가문재판은 황실이 공증인을 서준다."

다울은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황실이 주관하는 공증인의 앞 그리고 다울은 신전에 영역에서 가문재판을 치러야 했다. 다울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끌려 나왔다.

"저기 유다님…. 괜찮은 것 맞습니까…?"

"목숨은 건지게 해줄게. 대신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 거야."

거짓말이다. 모든 일이 끝나고 다울은 처분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변수를 없애기 위하여 다울이 원하는 달콤한 안심의 말을 해주었다.

유다의 안전을 보장하는 말을 들은 다울은 다시 얌전해졌다.

황실의 관리가 공증해주고 교단이 대여해준 신성한 장소에서 기문재판이 치러진다면 설령 황제라도 물릴 수 없었다.

도착한 장소에서 다울은 공증인 앞에서 소리쳤다.

"저…. 다울 벨라레는 가문에 대한 모든 권리를 유다 벨라레에게 양보하고 가문의 모든 권리를 포기하겠습니다."

가문에 대한 모든 권리란 귀족의 핏줄조차 포함하는 것이었다.

다울은 그렇게 모인 이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평민이 된 다울은 이제 그들의 눈을 마주 볼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황실 공증인은 생각보다 허무한 결말에 입맛을 다셨다.

"에잉…. 몇 시간은 쉴 줄 알았는데."

황실 관리인은 그렇게 투덜거리며 유다에게 말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놈을 어떻게 구슬린 지는 몰라도 깔끔하게 처리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다울 벨라레…. 가 아닌 그냥 다울의 일은 처리되었다.

"그나저나 처리할 예정이면 교단의 영역에서 처리하지 말라고 교단에서 부탁이 왔더군요."

황실 공증인은 유다의 귀에 대고 말했다.

"명심하지."

유다도 그런 공증인의 말에 대답했다. 유다의 말을 들은 황실 관리는 유다의 말을 듣고 나서 사라졌다.

아마 황실 관리의 눈에 다크서클이 가득한 것을 보아하니 황실에서 꽤 굴려지는 사람 같았다.

모든 일이 끝나고 다울이 유다에게 다가왔다.

"이제…. 모든 일이 끝났겠지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내가 데려다주지."

"네?"

유다는 다울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게 배려해주었다.

"하…. 하…. 그…. 렇습니까…."

아마 다울도 자신의 최후를 직감했을 것이다. 다울에게 유다가 데려다준다는 말은 아마 사형선고처럼 들렸을 것이다.

"마…. 마지막으로…. 가족과 만나도 괜찮겠습니까?"

"그래."

물론 만나도 상관없다. 다울과 관련된 이는 모두 죽여야 하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다울은 빈민가에서 자신의 가족과 해후를 보내고 있었다.

"네…. 아주 먼 곳으로 일하러 가는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다울은 거동이 불편한 노파를 보고 씁쓸하게 말했다. 노파도 말은 나오지 않았지만 쭈글쭈글한 손으로 다울의 뺨을 쓰다듬었다.

"마지막 말을 전부 전했나?"

"네…."

유다의 옆에 있던 아자젤이 검을 꺼내 들었다.

"자…. 잠시만요…. 저 하나로 끝나는 게 맞겠지요…?"

유다는 그의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예전과 같았으면 상관 쓰지도 않을 문제였지만….

괜스레 마음이 걸리기 시작했다. 유다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다울을 안심시키게 거짓말을 할 수 있었지만, 거짓말이 나오지 않았다.

"미안하다."

결국 유다가 선택한 말은 미안하다라는 말이었다.

"하…. 그렇군요…. 제발…. 어떻게든 저 하나의 목숨만으로 끝내주시기를 부탁하겠습니다."

"처리할까요?"

유다가 한참 동안 고민하자 아자젤이 유다를 재촉했다.

"내가 직접 할게."

유다는 아자젤에게 직접 검을 받아서 직접 손으로 들었다.

유다가 검을 내리치려는 순간.

"그만둬! 이 악당아!"

저번에 공동묘지에서 보았던 작은 소녀가 유다의 앞을 막아섰다.

"오빠를 괴롭히지 마! 오빠를 죽이려면 나 먼저 죽여!"

소녀의 눈은 죽음을 각오해 보였다. 그리고 유다는 자신의 마음에서 무언가 끓어 올려지는 기분을 받았다.

이런 자신이 짜증 났고 한심스러웠다.

유다와 제나처럼 서로의 목숨을 상대에게 받칠 각오가 저들에게 보였다.

복잡하고 미묘했다. 불필요했지만 나쁜 기운은 아니었다.

"꺼져. 다시는 내 눈앞에 보이지 마라. 조그만 소문이라도 나는 순간 다시 찾아올 거다."

그렇게 유다는 그들에게 작은 돈 주머니를 던져주고 발걸음을 욺겼다. 기분이 이상했지만 속은 후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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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랜로드님이 실수하셨군, 미리 준비한 살수들을 사용하도록.”

아자젤은 유다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기로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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