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 아카데미 공매도(1)
* * *
유다가 아카데미의 투자에 발을 뺀 이유. 바로 주인공이 아카데미에 있으면 아무리 튼튼한 아카데미라도 습격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유다는 아카데미를 공매도하기로 했다.
*공매도: 주식은 오르면서 이득을 보지만 공매도는 떨어진 차익으로 이득을 본다.
하지만 그런 유다의 말을 들은 시크릿 클랜은 유다의 말을 곡해 해석하여 자신들이 직접 아카데미의 가치를 떨어트리기로 했다.
덤으로 유다의 뜻에 따라 황녀의 세력을 깎기로 결정했다.(이것도 왜곡된 해석)
회의를 참가하는 모두가 인식 저해 가면을 착용한다. 그것은 자격이 없는 이는 볼 수조차 없다는 뜻이었다.
"자 그럼 시크릿 클랜의 작전명: 아카데미 몰락 프로젝트를 시행하겠습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먼저 입을 연 아자젤의 주도하에 시크릿 클랜의 회의가 시작되었다.
"관리부서장. 진행되었던 계획의 진행 상황은요?"
"시크릿 클랜의 정적들이 아카데미의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대로 아카데미가 몰락하면 그들도 같이 몰락할 것은 자명한바."
관리부서장인 헤이스트 상단주의 시원시원한 말이 쏟아졌다.
아자젤의 말이 회의장 멀리서 보고 있던 아르티아를 끌어드렸다.
"정보 3과의 엘프 끌어들이기 계획은요?"
아르티아가 회의장 정 중앙에 영상이 녹화된 수정구를 내려놓았다.
"이 영상을 보내 놓았답니다."
영상 안에는 험상궂은 남성 하나와 고문 의자에 묶여있는 엘프가 있었다.
"낄낄낄. 여기 셀러리를 받아라!"
남자는 음흉한 표정으로 채소가 가득 들어있는 접시에 포크를 쿡 찍어 누르며 말했다.
"싫다 안된다.! 자연을 훼손해서는!"
남자의 채소를 찍은 포크가 엘프의 입에 다가갈 때 엘프는 극심하게 저항했다.
"닥치고 먹어라!"
"안되에에에엣!"
남자의 포크가 강제로 벌려진 입에 우겨 넣어질 때 급기야 엘프는 피눈물을 흘렸다.
남자는 사악하게 웃었다.
"채소만은.. 채소만은,,,, 뭐든지 하겠다!"
"그래…?"
남자는 웃으면서 묘목이 심겨 있는 화분을 가져왔다.
"인간놈들! 어째서 자연을 저기에 억압하냔 말이다!"
남자는 절단기를 들고 말했다.
"뭐 그딴 건 상관없고. 여기 있는 채소를 먹으면 이 묘목은 살려줄게."
남자의 절단기가 싹둑싹둑 작동했다.
"죽은 것보다는 산 것을 살리는 게 낫지 않겠어?"
그런 남자의 말에 엘프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크흐흑…. 차라리 죽여라. 사악한 인간놈.."
결국, 남자의 협박에 못 이겨 엘프는 채소를 입에 물었다.
한번 씹고는.
"미미?"
순간 그 말을 들은 험상궂은 남성의 포커페이스가 깨질 뻔했다.
"더…. 채소를 더 다오!"
영상이 계속 진행되는 것을 아르티아가 막았다.
"앗. 실수에요. 뒤에 부분은 편집해서 엘프들에게 보내졌어요."
아르티아는 엘프 사회의 이단아였다. 이유는 금기인 채소에 손을 대었기 때문. 실제로 아르티아가 운영하는 정보부대는 추방자인 엘프들이 모여있었다.
엘프들의 주식은 고기. 자기들 말로는 자연을 훼손하면 안 돼서 고기를 먹는다고 하였다. 그중 엘프들의 별미는 식인이었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이 그런 엘프를 토벌하지 못하는 이유는 엘프들은 강력했다.
공격하면 손해를 봤다. 그래서 굳이 벌집을 건드리지 않은 까닭이었다. 괜히 모든 종족 사이에 엘프들이 포악하고 평판이 좋지 않은데는 이유가 있었다.
"흠흠흠. 이 정도면 엘프들에게 좋은 선전포고가 되겠군요."
장내가 어색해졌기에. 아자젤이 헛기침을 하면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특무부서장이 말했다.
"그런데. 엘프들을 끌어들여도 괜찮은 겁니까? 엘프 숲과 관련된 행위는 국제법 위반인 거로 압니다만. 들키면 국제사회의 적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자젤이 그런 특무부서장의 말에 대답했다.
"안 들키면 그만이지요. 암살부서장?"
"판데믹 클랜을 준비해두었습니다."
판데믹 클랜은 제국 음지의 클랜을 표면적으로 지배하는 3개의 클랜 중 하나였다. 물론 판데믹 클랜 뒤에는 블러드투스 클랜이 있고 블러드투스클랜 뒤에는 시크릿이 있었다.
"그들에게 철저한 세뇌를 박아넣은 만큼 목숨을 불사르는 광신자들이 되어 습격할 겁니다. 아카데미 주변에 대기시켜 놓았습니다."
암살부서장. 블러드투스 클랜 로드이자 암제로 불리는 아델라의 말이 끝났다.
"지원부서장?"
아자젤의 말에 마제스티 클랜 로드인 멜룬이 대답했다.
"저 역시 아카데미의 결계를 뚫을 병기를 준비해두었습니다."
"그럼 제가 할 일은 간단하겠군요. 황실의 근위대를 지연시켜야겠지요."
특무부서장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런데 아카데미가 몰락하면 마탑에 대한 입지가 줄어들 텐데요?"
마법부서장이자 청마탑주 그리고 아카데미의 학장에게 아자젤이 대답했다.
"저희 측에서 합당한 변명을 만들어 드릴 것입니다. 반역자인 검성 처단이라는 명목을 말이죠."
아카데미는 황실의 소유물이다. 아카데미를 공격하는 짓은 반역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기 때문에 황녀의 최측근인 제국의 7개의 별이자 대륙의 최강자인 검성을 반역자로 만들고 처단할 것이다.
아자젤이 말했다.
"습격은 작전에 명시된 시간으로. 여기 보이는 로드 친위대인 공간 관리자 양의 도움을 받아 일시에 습격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그들은 작전을 계획하고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을 막아서는 인물이 있었으니.
"잠깐. 기다리게나! 이번 달 상여금은 그분의 말을 수행한 내 차례임이 틀림없을 거야. 게다가 그분을 위해 그분의 친우 부탁도 들어주었는걸?"
아자젤은 나잇값을 하지 못하는 저 마법부서장을 보고 한숨 쉬며 말했다.
"뭐. 그분의 계획을 돕는데 협조하셨으니. 마땅하겠지요."
아자젤은 유다에게 받은 상여금을 넘겼다. (참고로 유다는 운영비라고 알고 있다.)
그렇게 그들은 회의장에서 공간 관리자의 힘을 빌려 원래 있던 자리로 복귀했다.
.
.
.
짹짹….
아주 기분 좋은 아침의 시작이었다.
'변수인 빙의자도 찾았고 기분이 아주 좋아.'
호로록.
오늘따라 커피 맛도 더 깊고 더 진한 풍미가 느껴졌다.
"유다님. 편지입니다."
마침 메이드인 캐시가 유다에게 도착한 편지를 주었다.
'그나저나 캐시는 가끔씩 갑자기 나타나서 깜짝 놀란다니까.'
캐시는 가끔 새벽에 일어나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었다. 물론 당연히 캐시도 사람인 만큼 잠이 필요하고 사생활이 있기에 가끔씩 자리를 비우는 정도는 이해한다.
하지만 갑자기 등 뒤에서 나타나는 것은 자제를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라는 척은 안 하지만. 그래도 가끔 흠칫흠칫한다고.'
유다는 오늘의 수업내용의 책을 슈트케이스에 넣어놓고 반으로 향했다.
반 안에 들어간 유다는 뜻밖에 인물을 볼 수 있었다.
"제나? 너 B반이라고 하지 않았어?"
제나는 그런 유다의 말에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가 헤어질 수는 없지! 그래서 학장님에게 졸라서 A반으로 바꿀 수 있었어!"
유다는 상상했다. 아마 조른 내용이 돈과 테낙스 공작가의 힘을 통한 압박이었겠지.
'그래도 너무 쉬운 것 아닙니까…. 학장님….'
유다의 머릿속에 쉬운 남자인 손을 흔들고 있는 상상속에 청마탑주가 지나갔다.
"어쨌든 유다의 옆자리는 내꺼~"
소꿉친구인 제나는 그렇게 말하며 유다에게 밀착했다.
유다는 언제나 똑같은 제나의 모습에 쓴 웃음을 지닐 뿐이었다.
드르륵.
교실 문이 열리고 어제 대련 도중 쓰러진 안드레아가 근육이 아픈지 자꾸 팔을 주물럭거리고 어기적거리면서 다가왔다.
"끄응…."
안드레아는 유다의 옆자리에 제나가 앉아있은 것을 알고 말했다.
"그 자리 내가 어제 앉았는데."
안드레아의 말을 들은 제나가 화를 냈다.
"벌써 또 사람을 홀린 거야? 안돼 절대 못 줘. 유다는 내 곁에만 있어야 해."
제나의 광기가 묻어나오는 말이 들리자 안드레아는 유다에게 잘못 걸렸네 라는 표정을 한 뒤 유다의 앞에 앉았다. 그리고 나서는
"유다. 네 친구 말이야.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꼭 저런 애들이 사고 치더라."
하지만 유다는 안드레아의 말에 의아해할 뿐이었다.
"저게 정상 아니야?"
참고로 유다의 친구는 전생 현생 합쳐서 제나 혼자뿐이었다. 그렇기에 유다는 약간 평소에 이상한 상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였다.
유다의 말을 들은 제나는 얼른 유다의 말을 긍정하며 유다에게 더욱 달라붙었다.
"맞아. 이게 정상이지. 이건 기본으로 하는 것이라고!"
안드레아는 제나의 말을 듣고 표정이 기묘하게 변하다니 한숨을 포옥 쉬었다.
"에라. 모르겠다. 너희 둘이 알아서 하겠지."
그리고는 신경을 껐다. 분명 안드레아 입장에서 유다는 존경스러운 무인이었지만 남녀 간의 이야기에서는 안드레아도 그다지 해줄 말은 없었다.
드르륵.
레이시와 황녀가 반에 도착했다.
레이시는 유다를 보며 공포에 떠는 눈빛을 보였다. 그리고 멀리 구석에 앉았다.
제나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을 보고 만족스러워했다.
반면의 황녀는 제나와 유다를 보고 흥미로워했다. 그리고 나서는 유다를 보고는 탐욕적인 눈빛을 보내왔다.
"마음에 안 들어. 눈깔을 파낼 거야…. 나의 유다한데…."
제나가 약간 이상해졌기에 유다는 평소 하던 대로 제나를 앉고 토닥여주었다.
"헤해…. 좋아…. 유다의 품 조아…."
슬슬 반에 학생들이 도착하고 한덴 교관도 도착할 무렵에.
쾅!
아카데미 별관 중 하나가 폭파되었다.
순간 유다는 자신의 방이 있는 다이아몬드관이 아니라는 것에 안심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