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화 〉 해충박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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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왔구나."
아자젤은 만신창이가 된 모습으로 집 앞에 멈춰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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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는 매일매일 요새 건설과 뱀파이어를 말려 죽이기를 시도했다.
"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뱀파이어에게 강렬한 원한을 가진 기사가 유다에게 보고했다.
"생각보다 빨리 통과됐네?"
"아무래도 뱀파이어 자체가 귀족들에게는 불안요소니까요."
들어보니 뱀파이어 관련 법안은 만장일치로 통과된 모양이었다. 그것을 찬성한 귀족 중에는 자신의 부모를 죽이라고 뱀파이어를 사용한 대상도 있을 테지만….
'결국, 토사구팽당했어.'
모두에게 버려진 것이다.
"흠…. 이제 뱀파이어는 완벽히 끝났군."
제국 내에 모든 뱀파이어 종족들은 자신의 위치를 항상 알리는 목걸이를 착용하게 될 것이다.
"역시 멍청한 종족이야."
만약 유다가 신문기사를 조작할 때부터 뱀파이어들이 모두 힘을 합쳐 들고 일어났다면 이렇게 잘 풀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뭉쳐봐야 이미 늦었다. 뱀파이어는 유다가 의도적으로 혈액팩의 물량을 조절한 탓에 딱 목숨만 연명할 정도의 피만 공급받고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을 물어서 채취할 수는 있겠지만 그건 진짜 범죄였다.
유다가 의도적으로 조정한 물량 덕에 뱀파이어는 힘을 못써 부실할 것이고 이제 그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 제국에게 목걸이가 채워지는 것.
유다는 당장 모든 뱀파이어를 죽이지 않을 것이다. 단지 그들이 자손을 만들지 못하게 그리고 천천히 작은 수를 사고사로 위장시키면서 갉아먹을 것이다. 그것을 위한 위치추적이었다.
어차피 뱀파이어의 인식이 떨어진 지금 제국 내에서의 파멸은 확정된 미래였다. 단지 유다는 그 미래를 더 빨리 잡아당겼을 뿐이다.
"착한 뱀파이어는 죽은 뱀파이어밖에 없지. 안 그래 캐시?"
유다는 집무실의 의자에 앉아 옆에 유다의 시중을 들고 있던 캐시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응! 주인님의 말이 전부 맞아!"
캐시도 뱀파이어에게 좋은 감정이 없고 유다는 자신의 주인이었기에 유다의 말을 100 퍼센트 긍정했다.
유다는 캐시를 쓰다듬으면서 어떻게 뱀퍼이어들을 조질까 고민했다.
타타탁탁!
집무실 밖에서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며 집사 후보에서 바로 총괄 집사가 된 데인이 허겁지겁 유다에게 달려왔다.
"유다님! 유다님!"
"무슨 일인데?"
"아자젤님이! 돌아오셨"
유다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황급히 뛰쳐나가기 시작했다.
며칠 만에 돌아온 누나였다. 매우 반가웠다. 그리고 보고 싶었다.
유다는 그런 마음을 간직하며 뛰쳐나갔다.
하지만 유다가 정문에 뛰쳐나가서 보게 된 모습은 아자젤의 멀쩡한 모습이 아니었다. 이상하게 잘라지고 삐쭉삐쭉 솟아있는 머리, 온갖 곳에 묶은 붕대, 피가 묻어있는 피부 그리고 퀭한 모습까지.
"누나.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가야?"
유다는 간신히 분노를 참아내면서 말했다. 그에 아자젤은 유다에게 손을 펼쳐 엠블럼을 보여주었다.
아자젤의 가슴 쪽에 걸린 엠블렘은 황금색으로 7을 수 놓여 있었고 흰색의 배경이 신성함을 증폭시켰다.
"누나…. 결국 사도가 되었구나…."
유다의 말에 아자젤이 볼을 붉히며 끄덕였다.
"이…. 바보가. 10년 후에 도전한다고 해놓고서는!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모른단 말이야?"
유다도 말은 10년이랬지 더 빨리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은 항상 생각해 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지금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
"따라와."
유다는 자신의 분노에 짓눌려 아무 말도 못 하는 아자젤을 강제로 이끌었다.
"전부 깔끔하게 정리하고 쉬고 나와."
유다는 그런 아자젤을 휴식공간에 던져놓고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탁!
아자젤이 나가려는 유다의 손을 붙잡았다.
"유다님. 지금이라면 이단심판을 할 권한을…."
그런 아자젤을 향해 유다가 말했다.
"아무리 복수가 중요해도 그게 가족의 건강보다는 중요하지는 않아."
그렇게 말하며 유다는 자신의 말을 듣고 멍하니 서 있는 아자젤의 겉을 떠났다.
다음 날 아침.
이른 아침부터 아자젤이 유다를 찾아와 한 말이었다.
"유다님. 이제 뱀파이어들에 대한 분노를 거두어주세요."
"분노라…. 나는 그들에게 분노하지 않았어. 말했잖아? 그들의 권리를 다시 가져갔을 뿐이라고."
"그리고 설령 이게 분노라 할지라도, 이미 늦었어."
그런 유다의 말을 듣고 아자젤은 더욱 침울해졌다.
"하지만 블러드문 클랜을 정당하게 싹 쓸어버릴 명분이 있다면야. 그들의 의식주를 파괴하는 것은 멈춰줄 수 있지."
유다의 말에 다시 아자젤이 반색했다.
"누나. 나는 언제나 확실할 때 이빨을 드러내. 그러니까 나를 위해 사도의 권한을 사용해줄 수 있지?"
"네헤에……."
아자젤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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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젤과 유다는 블러드문 클랜에 도착했다. 이미 블러드문 클랜의 주위는 신성기사단과 이단심문관이 빽빽하게 포위하고 있는 상태였다.
뱀파이어 따위는 절대로 탈출할 수 없었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
끼익….
나무로 된 문을 열고 클랜의 안으로 들어온다. 암살 클랜답게 안쪽은 술집의 형태를 하고 있었지만, 바텐더의 목에는 뱀파이어용 목걸이가 걸려있었다.
사실 목걸이라 말하지만, 족쇄나 다름없었다.
"바텐더 역시 뱀파이어군."
뱀파이어 바텐더가 유다의 말에 순식간에 유리잔을 닦는 행위를 멈추고 유다를 빤히 바라보았다.
"손님. 무엇을 원하십니까?"
그런 바텐더의 말에 유다는 은으로 만든 검을 두들기며 말했다.
"보면 모르겠어?"
유다의 말이 끝나자 바텐더가 긴급하게 호출벨을 누르려고 했지만, 아자젤에 의해 팔 한쪽이 깔끔하게 절단되었다.
서걱!
"끄아아악!"
바텐더는 팔을 잃은 고통을 생생하게 느꼈다. 그리고 그 바텐더는 아자젤에게 온몸이 제압되었다.
유다는 그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너 포르스 벨라레하고 캐서린 벨라레를 알고 있니?"
"모…. 모릅니다…."
거짓말 탐지용 아티펙트가 진실을 가리켰다.
"쳇. 깔끔하게 죽여 누나."
서걱!
그 말을 끝으로 바텐더의 목이 날아갔다.
거짓말 탐지용 아티펙트는 비쌌고 마력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해제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완전히 제압된 상대에게만 쓸 수 있는 비싼 아티펙트였다.
유다는 회중시계로 위장한 거짓말 탐지 아티펙트를 딸깍하고 닫았다.
"누나. 호출벨을 눌러줘. 모른다면 전부한테 물어봐 줘야 하지 않겠어?"
호출벨이 눌리고 뱀파이어들이 뛰어 들어왔다.
"누나 부탁할게."
뱀파이어들은 달려오자마자 사지가 서걱서걱 잘리기 시작했다. 예전에도 엄청나게 강한 아자젤이었지만 이제는 예측조차 되지 않을 무력을 갖게 되었다.
"내 클랜에서 무슨 짓이냐!"
'빙고. 아무래도 클랜장이 걸린 것 같은데?'
블러드문의 클랜장도 별거 없었다. 그저 조금 빨랐고 결국, 누나에게 사지가 잘리는 것은 똑같은 결과였다.
몰려든 모든 뱀파이어를 제압하는 데 성공한 유다는 회중시계로 위장한 거짓말 탐지 아티펙트를 딸깍하고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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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아아아악!"
"드디어 찾았네. 누나 일반 애들은 이단심문관쪽에 넘겨줘."
참고로 이단심문관들의 이단을 찾을 확률은 99.5%에 해당한다. 왜냐고? 없는 죄도 고문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이니까.
0.5% 뭐냐고? 이단심문관들이 함부로 고문하기 어려운 높으신 분들이 있었기에 나온 수치였다.
그렇기에 유다는 자신의 부모님과 관련이 없는 뱀파이어는 전부 이단심문관쪽에 넘겼다.
사도의 권한이란 이래서 무섭다. 이단이 특정되지 않았음에도 즉결 판단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이었다.
설령 제국의 황제라도 사도는 무시하기 힘들었다. 실질적 권한은 추기경보다 낮을 수 있어도 이런 심판에 대한 권한은 비교할 바가 되지 못했다.
그만큼 사도는 어둠의 세력들 앞에 나서서 활동하는 존재지만….
미래를 알고 있은 유다로서는 주인공에게 모조리 맡기면 해결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쨌든 이 건틀릿을 드디어 사용할 수 있겠네."
유다는 은으로 만들어진 아티펙트인 건틀릿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건틀릿을 장착하고는 뱀파이어의 이빨을 뽑아버렸다.
치이이익….
물론 뽑는 도중에 은의 효과로 주변에는 큰 화상을 입히고 말았지만 알 바인가?
"끄아아아아아아아!"
"좀. 닥쳐봐…."
유다는 소리 지르고 있는 뱀파이어가 시끄러웠다. 그래서 건틀릿으로 얼굴을 찍어눌렀다.
은으로 만든 건틀릿은 아주 효과적이었다. 뱀파이어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져서 유다는 감탄했다.
"흐흐흐흐흐 하하하하하하하하."
유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유…. 유다님!"
그리고 그런 유다에게 아자젤이 당혹스러운 얼굴로 유다를 쳐다보았다.
순간 왜 그러지? 라는 의문이 든 순간 아자젤이 유다에게 손거울을 꺼내 보여주었다.
유다의 실눈이 떠져 있었고 시뻘건 안광이 비치고 있었다.
'이게 나라고…?'
유다는 고통에 기절해있는 뱀파이어를 깨웠다.
"야. 일어나."
"히이이익!"
일어난 뱀파이어는 유다를 보고는 소리를 지르며 다시 쓰러졌다.
[공포 5단계 달성! 능력을 복사합니다.]
'공포 5단계 달성은 처음인데….'
오늘은 어쨌건 얻은 게 많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