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화 〉 제가 실눈이라고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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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를수록 눈이 점점 안 떠졌다. 솔직히 말해 눈이 안 떠지는 현상은 거울을 보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유다, 의원이나 사제를 불러야 하는 것 아니니?"
어머니가 걱정스럽게 유다를 보면서 말했다. 아마 유다의 눈에 관해 걱정하고 있는 것이었다.
"저는 괜찮기는 한데, 그래도 진찰을 받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렇게 말한 후 일사천리로 가문 내의 의원이 도착했다.
"음…. 평범하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현상 같습니다. 걱정하실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정 안 떠지는 눈이 문제라면 모든 성장이 끝나고 나서 눈을 째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성장기이기 때문에 그 방법은 추천해 드리지 않습니다."
의원의 말을 들은 어머니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유다, 귀족 예법 중에는 눈을 마주치는 예법이 있는데, 상대 입장에서 눈이 보이지 않으니 무례하다고 생각할 수 있단다. 그러니 최대한 친근하게 보이는 항상 웃는 모습을 연습해 보자꾸나."
유다의 어머니인 캐서린은 유다한테 웃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씨익.
유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유다의 분위기는 이질적인 느낌을 주었다.
"이게 아닌데…."
분명 웃는 유다는 잘 어울렸지만, 캐서린의 입장에서 유다의 웃는 모습을 보자 수상한 느낌과 꺼림칙한 느낌을 받았다.
"아직 자연스럽게 입꼬리를 올리는 법을 배우지 못해서 그런가…?"
캐서린은 몰랐지만, 이 일을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되었다. 유다의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고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자 유다의 눈은 실금만큼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아예 떠지지 않았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시력은 급격하게 좋아졌다.
물론 유다는 가족들에게는 시력이 멀쩡하다고 이야기만 해두었지, 더 좋아졌다고는 안 했다.
"끄응…. 내가 먹은 열매에 진짜 이런 효과밖에 없는 걸까…."
아주 반짝이던 은빛 열매치고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반짝이던 은빛 열매, 이제부터 실눈 열매라 칭하겠다.
"어째서 주인공은 개사기 열매에 당첨되는데 나는 쓰레기 열매냐고…."
괜히 울적해졌다. 주인공의 꿈이 날아가는 꿈을 꾸었다.
그래도 자신의 먹은 열매의 최대를 확인하기 위해 미간을 찌푸리면서 어디까지 보이나 조사해 보고 있었다.
그렇게 어두운 저녁에도 밤하늘을 올려다볼 무렵에, 하늘 위에 무언가가 쓰여 있는 것을 느꼈다.
[사용자 인식 코드를 발행 중]
그때 마침 잊고 있었던 예전의 말이 떠올랐다.
'거,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그쪽 세계 고대인의 권한을 드릴게요.'
"이게 고대인의 권한…? 별 기대 안 하고 있었는데."
하늘 위에 쓰여 있는 말을 지그시 노려보니 하늘에 쓰여 있는 말이 조금 바뀌었다.
[동기화 중 0.01%]
그 글씨가 사라질 때까지 계속 노려보니 결국에는 0.04%까지 도달하는 업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물론 잠을 못 자서 아침에 부모님에게 많이 혼났지만 말이다.
아침에도 유다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동기화 중 0.04%]
유다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느낌상 왠지 고대인이라는 존재가 첨단기술의 사용했었는데 모종의 이유로 멸망한 존재들 같단 말이지.'
원작에서는 고대인의 기역자도 나오지 않았는데 말이야.
"설마 내가 하늘을 향해 동기화하는데 첨단 인공위성 같은 건 아니겠지."
유다는 뭔가 추측을 내뱉을 동안 점점 추측이 사실이 돼가는 느낌을 느꼈다.
아침에도 동기화를 0.07%까지 낭낭하게 쌓았다. 점심에는 제나가 놀러 왔다.
[동기화 중 0.08%]
"사랑해! 유다!"
언제나 같은 말을 읊조리며 달려오면서 자신에게 뛰어드는 제나였다.
"유다 뭘 보고 있어?"
"하늘 보고 있어."
"사랑하는 나를 보면 안 될까?“
사랑이라…. 과연 사랑이 뭘까?
전생은 워낙 팍팍해서 사랑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면 사랑했었는데 잊혀진 것일지도.
"제나 사랑이 뭘까?"
"우음, 우리 아빠가 사랑은 소유라고 했는데…."
"소유?"
"내가 사랑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데…."
참고로 제나의 아버지는 테낙스 공작으로 제국에서 사랑꾼으로 매우 유명했다. 아내를 너무 사랑하는 나머지 아내와 항상 붙어 다닌다고 했으니, 제나가 말한 말은 신뢰성이 있었다.
제나의 말에 자신이 제나를 가지고 싶은지 유다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음…. 생각해 볼 때 나는 너를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그럼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가 보다."
"괜찮아, 아빠가 그러는데 내가 사랑하면 상대의 마음은 중요하지 않댔어."
"그런가?"
제나의 보라색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
"그나저나 유다의 예쁜 루비 같은 눈동자가 안 보이니 슬퍼…."
"뭐 어쩔 수 없지."
이제 유다의 눈은 붉은색 눈동자가 아니라 실눈만을 보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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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후
유다의 나이가 14살이 되었고 유다는 중2병에 걸렸다.
"크큭…. 아니야…. 멋있지 않아….“
유다는 자신을 직접 진단해서 자신이 중2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래서 무언가 딥 다크한 게 멋있다고 느껴졌지만, 자신은 열렬히 부정하고 있었다.
"전생에서 중2병에 걸린 뒤로 흑역사가 양산되었으니까…. 흑역사를 만드는 것에 조심해야 해."
전생에서 빵셔틀이었던 자신이 중2병에 걸려 일진들에게 덤볐을 때 죽을 정도로 처맞았다. 그 뒤로도 일진들에게 조리 돌림 당하고, 얼마 안 되는 생활비도 뜯기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집안에 장식된 도금 되어 있는 검이 멋있게 느껴지지?
쓸데없이 장식만 주렁주렁 달린 검이 멋있게 느껴졌다. 마법사가 주문을 영창 하는 장면이 간지나게 느껴졌다.
'이런…. 씹…. 예전에 중2병에 관한 책을 봤을 때 호르몬인가 뭔지 하는 영향인가?'
요즘 들어 꽤 우울해졌다. 호르몬의 영향 때문일까. 아니면 요즘 아버지를 대신하여 영지 일을 맡고 있기 때문일까.
유다는 남는 시간에는 꼭 하늘을 쳐다보았다.
[동기화 중 99.99%]
"오늘까지만 하면 되겠네."
서류작업을 하면서 하늘을 쳐다본다. 아버지는 영지 일을 맡기고 어머니랑 놀러 가셨다.
'아무리 내가 원했다고 해도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야?'
"끄응…."
잡생각이 계속해서 떠오르고 사라진다. 요즘 날카로워져서 여동생이나 누나를 조금 쌀쌀맞게 대한 거 같은데.
'이대로 가서는 위험해.'
욕구가 있다면 풀어주는 것도 인지상정.
'영지에 정보 길드 같은 걸 키워 놓으면 도움이 될 테니까….'
"원작을 참고해서 사연이 있는 악당들을 수집하고 개과천선 시켜서 관리하는 거지."
영지의 전력은 업그레이드될 테고 악당들 관리할 수 있으니 1석2조인 상황이 오는 것이다.
"그럼 비밀 조직을…. 후후후"
유다는 계획을 세울 생각에 오랜만에 행복해졌다. 물론 미래의 유다는 오늘 일을 엄청나게 후회하겠지만 말이다.
"일단 미래의 악당을 구하기 위해 클리셰적인 노예 경매장으로 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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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젤 누나 가자."
누나는 볼에는 옅은 홍조가 깃들며 뭉그적거리며 유다가 탁탁 치고 있는 마차의 옆자리에 앉았다.
"유다님. 저 역시 그 계획에 참여하겠습니다."
누나는 아직도 혼자 남았을 때 나한테 존댓말을 쓴다. 그런 누나의 모습을 보면 씁쓸했지만, 이제는 적응이 된 상태였다.
"좋아. 우리 영지를 위한 비밀 세력을 만들어 놓는 거야."
참고로 변경백이라는 작위는 사병 양산이 가능한 아주아주 높은 작위였다.
'물론 몰래 만드는 것은 불법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뭐 작은 정보 클랜 하나 만드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겠어?'
16살의 누나는 루스 교단의 기사 서임을 받고 성기사가 되었다. 누나의 신심이 워낙 대단해서 12사도 후보로 올랐다나 뭐라나.
그랬기에 우리 영지에서 누나를 상대할 적수가 거의 없었다. 그렇기에 누나한테 호위를 부탁한 것이고, 비밀 정보 조직을 만든다는 말에도 참여했고 말이다
내가 클랜의 로드를 맡는다면 누나는 언더로드(2인자)를 맡아 주기로 했다.
'그나저나 경매장이면 돈을 꽤 써야 할 텐데….'
물론 영지 예산 공금이었다.
절대…. 절대로 내 개인의 만족이 아니라 영지를 위해서니까 이 정도면 괜찮겠지. 게다가 미래 악당의 싹은 당연히 강력해질 예정이니 도움이 될 거라고?
'그리고 내가 벌어 놓은 것만 해도 얼만데.'
현재 벨라레 영지는 자신의 원작을 바탕으로 꽤 부유한 성장세를 이루었다. 게다가 엄마의 도움으로 헤이스트 상단의 연줄과 지분 그리고 약점까지 손에 넣었으니 곧 있으면 헤이스트 상단도 먹어 치울 수 있을 것이다.
"자 어서 가자고."
유다는 황금의 도시를 방문하기 위해 마부를 재촉하며 길을 나섰다.
"유다님. 산적 무리가 앞에 있습니다."
"그래? 나도 나설까?"
"물론 유다님에게는 상대가 안 되겠지만…."
"아니야, 이번에 실험하고 싶은 게 있어서."
누나는 쓸데없이 나를 고평가하지만 나는 엄청나게 약했다. 기사에게 겨우 비빌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요즘의 유다는 자신이 있었다.
[하늘 위성 동기화 완료. 모드 선택]
유다에게는 비장의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번 실험해 볼까?"
유다는 앞에 보이는 산적 무리를 락온했다.
"발사."
번쩍!
빛줄기와 함께 산적이 함께 사라졌다.
'역시 나야 크큭…. 내 힘에 취한다.'
빛줄기와 함께 아자젤은 유다에게 무릎을 꿇고 기도했으며 마부는 경악했다.
유다도 이 정도 힘이면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았더니 레이저의 충전시간이 12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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