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생 용사는 평범하게 살고 싶다-1화 (프롤로그)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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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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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 이상형.

그것은 치천사에게 선택받아 용사가 된 애런에게 어울리는 말이었다.

모두가 잘생겼다고 인정할 외모에 누구의 부탁도 들어주는 천사같이 선한 심성. 거기다 인간의 상식을 벗어난 신체 능력으로 인류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마왕을 죽였으니 누구나 그를 좋아하고 동경할만했다.

하지만 만인의 이상형인 그는 현재 사람이 없는 깊은 숲에 나무로 지은 작은 집의 침대에 홀로 누워있다.

용사 시절의 근육이 탄탄한 몸은 근육이 다 빠져 힘없이 말랑말랑했고 피부는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쭈글쭈글해지며 주름이 생겼다. 그나마 바뀌지 않은 점이라면 태어났을 때부터 색이 다 빠져 새하얗던 머리카락뿐이다.

“이제 곧 죽겠구나.”

그는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직감하고 있다. 심장은 서서히 펌프질을 멈출 것이고 몸에 산소를 공급하지 못해 죽을 것이다.

“정말 부질없는 인생이었어.”

그는 베개에 머리를 박은 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태어났을 때는 휘황찬란한 빛기둥에 휩싸이며 어머니의 배 속에서 나왔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애런이 치천사에 선택받은 용사임을 알아봤다.

그 때문인지 그는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다. 4살 때는 자신의 키보다 3배는 될 듯한 대검을 한 손으로 휘둘렀고 6살에는 악마를 베어 죽였다.

그 뒤로는 용사로서 쭉 마족을 베어 죽이고, 때려죽이고, 정령 마법으로 죽이고… 마족을 죽이는 것을 반복했다. 마치 그것만을 위해 태어난 기계처럼.

20살 무렵. 그는 마왕의 목을 베었다. 어렵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뭐든지 완벽한 용사였기에 남들의 도움 없이 마왕의 목을 쉽게 벨 수 있었다.

마왕을 죽이자 인간계를 침략하던 마족의 움직임이 한동안 멈추었다. 그 덕에 평화는 용사가 죽기 직전인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용사인 그는 마족이 습격할 것을 대비해 평생을 마계와 근접한 숲에서 홀로 고독하게 지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었어…”

자신이 용사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철저하게 자신의 행복을 배제한 삶을 살지는 않았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피식. 의미 없는 가정에 쓴웃음을 짓는다.

“아.”

죽음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눈꺼풀은 점점 무거워지고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쿵… 쿵… 쿵… 쿠웅…

심장이 뛰는 소리의 반복이 느려지고 소리가 작아지며 희미해진다.

“다시 한번 살 수 있다면 좋겠네.”

듣는 사람은 없겠지만 남은 마지막 힘을 짜내서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래. 그 바람은 이루어주지.”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녀의 청아한 목소리.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려고 했으나 그럴 힘조차 애런에게는 남아있지 않다.

“단, 평범하게 살지는 못 하겠지만.”

반쯤 잠긴 눈 앞에 흰 머리카락에 양 뿔이 있는 소녀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애런을 내려다본다.

‘악마…’

그것을 마지막으로 애런은 눈을 감는다.

“?”

분명 감았을 터인 눈이 떠진다.

“와! 눈 떴어. 여보!”

“정말이네~.”

눈 앞에는 아까 애런을 내려다보던 악마가 아닌, 평범한 성인 남녀가 흐뭇하게 웃으며 내려다보고 있다.

“아우…”

악마가 있다고 위험하다고 말하려 했지만, 말은 나오지 않고 옹알이만이 나온다.

“우우..?”

왠지는 몰라도 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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