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화 〉 드디어 사표!!
* * *
한국이능대의 명성은 릴리의 날개짓과 함께 끊임없이 치솟았다.
물론, 이 과정에 학교 이사장이 신원 불명의 변사체가 될 뻔한 웃지 못할 사건이 있긴 했지만, 여튼 순풍궤도를 달렸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이라고.
이능대가 명성이 오르면 오를수록 역으로 이능대를 앞세운 기업들과 대적했던 정부의 무능은 나날이 강조되며 욕을 먹기 시작했으니.
이를 지켜보며 플레이어들은 차마 쓴웃음 말고는 지을 수 있는 표정이 없었다.
“참......뭐랄까, 이게 사람 사는 꼴인가 싶기도 하고.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언빠, 우리 나라는 말이야. 층간 소음으로 서로 죽자고 싸워도, 집값 떨어진다는 소리만 나오면 같이 반상회도 할 수 있는 나라야. 뭘 기대한 건데?”
상황 자체가 발할라를 비롯한 플레이어에게 이롭게 돌아가는 건 사실 좋은 부분이다.
이전까지 어떻게든 플레이어를 억압하려고 했던 정계가 무너지고 차츰 플레이어 친화적인 나라가 되어가는 꼴을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어찌 좋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하나 알고 가야 할 것이.
이전까지 진짜 플레이어를 억압하고 옥죄었던 건 정부가 아니다.
정부를 앞세운 바로 이 민심이라는 놈이었지.
릴리와 유리가 단 둘이 중국을 갈아버리고.
예지와 철수는 여과없는 랭커의 힘을 서울 한복판에서 발휘.
이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각했다.
저런 말도 안 되는 괴물들이 사회에 그냥 풀어두는 게 옳은 일인가?
아무렇지 않게 수십 명을 도륙하고 나온 저 자들은 왜 감옥에 가지도 않고 버젓이 우리들과 나란히 길을 걷고 있는 거지?
불안감, 공포, 부러움......
이러한 수많은 감정들이 바로 ‘민심’이었고, 정부는 그저 그 민심을 따라 힘을 휘둘렀을 뿐이다.
뭐, 물론 그 과정에서 이전 사회 체계를 복구해 어떻게든 본인 자리를 사수하고자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도 결국은 그럴 수 있는 ‘민심’이 있었기에 시도할 수 있었던 일.
그런데 지금 그 ‘민심’이란 놈이 돌변해 그간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목소리를 대신 내주던 정계를 쳐내고, 플레이어들의 활약을 환호성 치고 있다.
왜?
뻔하지.
이익이 되니까.
저 플레이어란 놈들이, 마력과 내공, 에테르라는 새로운 힘이 돈이 된다는 게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으니까.
더욱이 그들이 누리는 힘이 반드시 플레이어들만의 전윰물이 아님이 드러나고 있으니까.
사람들은 그제서야 돌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들이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지.
한국이라는 나라는 자타공인 현 플레이어 최강국 중 하나.
유일하게 비교할 만한 전력은 미국이 있지만, 국가 대비 전력의 밀도를 고려하면 한국이 최강이라는 걸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억압하고 있던 힘이 사실은 자신이 살던 나라의 국력을 하늘 높을 줄 모르는 지경까지 끌어올리고 있었던 것.
그 다음 기술.
마녀의 도시가 가장 대표적인 선두주자였을 뿐.
기본적으로 인재가 많았던 만큼 한국의 대다수의 신생, 비신생 기업들은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그에 따른 소정의 성괴를 거두는 중이었다.
덕분에 관련 인재를 구하는 취업 공고는 솔직히 기업들이 을의 입장이 되는 상황도 심심치 않게 보이는 지경이고.
그 외에도 마력, 마력 하나만을 다룰 수 있었도, 각종 프로젝트의 참여자로 들어갈 수 있는 만큼, 그야말로 너도 나도 성공할 수 있는 기회에 시대가 열렸다.
조금만 앞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은 이게 얼마나 큰 부를 부를지도 알고 있었으니.
투자 시장은 이미 대전쟁이 있었다는 게 무색할 정도로 활력을 띄는 중이지.
하물며 여기에 이세계 테라의 등장까지.......
발할라는 이 기회까지 놓치지 않고 세계를 상대로 당당히 선발대의 자격과 그에 따른 우선 교섭권을 쟁취하고 귀환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성과는 이미 예지에 의해 너무나도 잘 알려졌으니.
조금씩 서로의 왕래를 시작한 테라와 지구 사이에 발할라의 문양이 어딘가에는 반드시 존재하게 되었지.
뭐......이 정도면 말 다했지 않은가?
국뽕 튜버가 아니라도 영상 수어개를 뽑아낼 각이 나왔는데.
“어휴......하여튼”
결국, 민심은 이익을 찾아 뒤집힌 것이었다.
플레이어들에 대한 인식과 불안.
이는 그저 달콤한 과실이 주는 행복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 뿐.
언젠가 다시 터져나올 문제.
그렇기에 플레이어들은 씁쓸할 수밖에 없은 것이다.
지금 정치인들이 죄다 갈려나가는 것처럼 언젠가, 저 자리에 자신들이 있는 날도 찾아올 수도 있단 의미였으니.
그러나 소라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어투로 내 머리를 빗질하며 말했다.
“언빠가 있잖아.”
“저기요. 동생님아. 전 치트키가 아니에요.”
“치트키 맞는 거 같은데? 솔직히 그게 폭탄이긴 해? 상황이 이렇게 된 가장 큰 요인은 학교에서 언빠가 가르치기 시작한 마력이 커. 마력이란 놈이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기회라는 게 밝혀지니까, 두려움 보다는 갈망이. 공포보단 부러움이 솟아나는 거지.”
그렇기에 소라는 이게 폭탄 따위가 아니라고 했다.
적어도 지금은 모르지만, 서서히 힘의 배분이 시작되면, 플레이어라는 단어마저도 사라질 세상이 금방 도래할 거라고.
그리고 그 가장 선두주자에 자랑스러운 언빠가 있을 거라는 말까지.
릴리는 피식, 헛웃음을 삼키며 거울을 바라봤다.
“슬슬 이 꼬라지가 익숙해지는 내가 싫다.”
“올~~~ 익숙해지는 건 인정이네?”
“인정 안 하고 배기겠냐? 벌써 몇 개월인데.”
그 말 그대로 릴리가 학교에 교수로서 일한지도 언 벌써 반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데지르나 바네사, 그리시아는 벌써 한국 사람이 다 되었고
발할라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지구로의 이주를 시작한 다크 엘프들마저 며칠 전 릴리를 만나러 온 상황.
거기다 그녀들이 가져온 테라의 소식과 정보는 슬슬 릴리에게 다시 교편이 아닌 낫을 쥘 때가 왔음을 알리는 것이었으니.
릴리는 약간은 기쁜.
그러면서도 아쉬운 마음으로 마지막이 될 정돈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볼까? 뭐, 한동안은 괴롭힐 당할 거 같아서 마지막은 아닐 거 같지만, 적어도 선생 노릇은 마지막 날인데?”
바야흐로 릴리가 교수가 된 뒤로 1년 5개월하고 23일 차.
첫 평가만에 단번에 마력학과장 자리를 꿰차버리고, 다시 발목이 잡혀 또다시 1년을 넘게 거친 학교 생활을 즐겨버린 릴리의 마지막이 드디어 찾아왔다.
다름 아닌 졸업식의 날이.
* * *
졸업식이라고 해봐야 사실 거창할 것은 없다.
우리 한국 학생들 공부에 치여, 아르바이트에 치여, 취업에 또 치이는 삶을 살지 않은가?
팍팍한 삶 속에 졸업식까지 거창하게 챙기는 사람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
그저 학사모를 쓰고 기념을 위한 사진 몇 장.
친한 선후배와 서로 인사를 주고 받으며 연락하고 지내자는 말은 나눌 뿐이 전부.
챙기는 사람은 거창하게 챙기겠지만, 으래 대학의 졸업식이라는 건 그런 법이다.
하지만, 오늘
제 8기 한국이능대의 졸업식은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모인 사람의 수도 그렇고, 오히려 졸업식이라기보다는 누군가의 은퇴식에 가까운 행사.
조금 쌀쌀해진 날씨 탓에 코트를 걸친 학생들은 새하얀 함박눈을 바라보며 시원섭섭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참, 난 아직 졸업도 멀었는데 나보다 먼저 은퇴라니, 이게 말이 되는 건지.......”
“그러나 말이다. 우리 대학 이제는 어지간한 사람은 명함도 못 내미는 초 명문이라고 불리는데.”
“어쩌겠어? 애초에 학교에서 교수 생활이나 하고 있으실 분이 아니셨는 걸.”
1년 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허나, 그녀의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에게는 한 없이 짧은 그 시간의 마지막이 찾아왔다.
정말 셀 수 없는 학생들이 그녀에게 가르침과 은혜를 입었다.
개중에는 그 힘을 입어 벌써부터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취한 사람도 있고.
아직도 방황을 이어가는 이.
가지 못했던 길을 걸을 용기를 얻는 사람.
교수님의 뒤를 따르겠다며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는 자들까지.
덕분에 학교에 남은 학생들도 있지만, 떠난 학생들도 만만치 않아,
자퇴 전문가라는 웃지 못할 별명이 생겼을 정도.
하지만, 그렇게 학교를 떠났던 학생들 모두가 다시 학교를 찾았다.
자신을 가르치며 자신이 학교를 떠나늘 걸 배웅해주신 그분의 배웅을 해드리기 위해서.
“큭! 재밌는 일도 엄청 많았는데.”
“하긴 한 성격 하시잖냐? 축제 때는 진짜 대박이었지.”
“축제만 대박이냐? 난 신입생 행사가 아직도 머릿속을 안 떠난다고. 훈화 말씀이라고 한 마디 하시라고 단상에 올렸다가. 내 수업 들으러 오면 뒤진다고 엄포 놓았잖아?”
덕분에 학생회장, 부회장이 쌍으로 달려들어서 겨우 단상에서 끌어내렸는데.
긴장 가득했던 신입생들 전부가 그날 그 콩트에 뒤집어 졌다.
이제는 추억이 된 사건.
별로 오래된 일도 아닌데, 이제는 떠난다고 하신다니 괜스레 더 씁쓸하고 아쉬운 기억이 된 과거.
덕분에 어지간해서는 연이 없을 신입생과 졸업식이라는 조화에, 상상 이상의 많은 신입생이 자리를 함께했다.
하지만 역시나 그보다 더 자리를 함께해주는 이들은 가르침을 받고 학교를 떠났던 사람들
분명 그들 중 몇몇은 도저히 시간을 낼 엄두가 나지 않을 사람도 있었고.
아예 외국으로 넘어가 소식 듣기가 힘들어진 이들도 있었는데,
대체 어떻게 된 알고 온 건지, 그들 전부 단 한 명도 빠짐 없이 학교로 돌아왔다.
학교를 떠났던 자신을 배웅해주던 선생님을 이제는 자신이 배웅해주기 위해서.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드디어 그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내니.
저 멀리 이제는 자신있다 히어로 랜딩을 선보이며 학교 교문에 착지하시는 작은 마녀.
“교수님!!”
“워매, 누구 왔냐? 졸업식에 왜이렇게 사람이 많아? 사표만 내고 바로 나올려고 했구만.”
우리들의 릴리 교수님이 드디어 마지막 출근을 하셨다.
* * *
“교수님, 벌써 은퇴는 너무하지 않습니까? 요즘 핫하다는 파이어족도 1년 반만 그만두는 경우는 없어요!”
“즐, 이미 파이어족 해도 될 정도로 갑부거든? 어딜 감히.”
릴리는 왜 졸업식에 자기한테 달려오냐며 손을 휙휙 저으면서 얼른 갈길 가라는 손짓을 보냈다.
하지만, 이제는 익숙한 걸 넘어 친숙한 그 모습에 되려 학생들은 달려오니.
그들은 릴리에게 정말 너무하다면서 딱 2년만 더 학교에 있을 순 없겠냐고 소리쳤다.
“저희랑 같이 졸업하시죠.”
“저희가 오늘보다 훨씬 거창하게 은퇴식 꾸려드릴게요!”
“크크, 뭐, 저희도 수업 듣다보면 한 1년 다니고 자퇴할 거긴 하지만!”
하지만 이에 대해 릴리는 오히려 질색
뭔 미친 소리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치고는 팔짱을 끼며 손가락으로는 사표를 흔들며 말했다.
“머리에 총 맞았냐? 내가 살면서 교수질을 한 번 만 더하면 그때는 내가 이름을 강릴리로 계명을 한다. 알간? 적당히 헬난이도여야 할 만하지 이건 뭐.......”
“이미 강릴리라고 하고 다니시잖아요?”
“암튼, 빨리 가라고. 나도 사표 내고 수리받은 다음, 마음 편하게 졸업하는 것들 축하해주고 집에 가게.”
“내일부터 바로 안 나오시는 건가요?”
“그럼 사표를 냈는데 나오리? 너 그거 근로노동법 위반이야. 우리 나라는 직장인에게 언제든지 사표를 던질 권리를 보장한다고.”
모인 학생들을 바로 어미 잃은 아기새 같은 얼굴들로 변했다.
이에 릴리는 떨떠름한 표정을 한동안 그들을 바라보고는 결국 깊은 한숨을 내쉬니.
뒷머리를 긁적이며 살짝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아....뭐, 교수실 정리하다보면 하루 쯤 걸릴 수도 있으니까, 내일 정도는 나와서 밥 한끼 사줄 게. 됐냐?”
나름 선심 쓰며 위로를 겸해 해준 제안.
하지만, 이를 듣자마자 학생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을 돌변했다.
그리고는 모 죽음의 노트로 신세계의 신을 꿈꾸는 분의 ‘계획대로’ 같은 얼굴을 하니.
“여윽시.”
“이러면 항상 들어주실 줄 알았지.”
“릴리 교수님, 만세!”
“이....이 씨불넘들이......하아....”
결국 학생들의 노름에 넘어간 릴리를 고개를 저으면서 후다닥 자리를 빠져나와 학장실로 향했다.
하지만, 그 덕에 그녀는 뒤에 남은 학생들이 얼마나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보지 못했으니.
이게 그나마 웃음으로 릴리를 보내주기 위한 학생들이 노력이었다.
그 뒤 학생들을 뒤로 학교 내부를 걷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함께 근무했던 교수들이 하나 둘씩 릴리에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했지만, 이제는 꽤나 친해진 그들 역시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릴리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그녀의 퇴직을 축하했다.
“가끔은 학교에 얼굴은 비출 거죠?”
“하하, 글쌔요? 시간이 되면 그럴 게요.”
“쩝, 절대 안 돌아올 사람이 제일 많이 하는 답변이네요.”
“아.....그른가?”
“아쉬울 거예요.”
“1년 반이라. 너무 짧아서 이걸 뭐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도 모르겠네. 조금만 더 일찍 친해질 걸 그랬네요. 술친구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요. 아, 아청법 잡혀갈려나?”
“숨지고 싶다고요?”
그렇게 덕담 반 이런저런 잡설 반으로 시간을 보내고.
그 다음으로 다가오는 건 학생들
정확히는 조금 전 학생들과는 다른 릴리의 가르침에 의해 학교를 떠났던 학생들이었다.
그들도 역시나 릴리에게 큰 꽃다발을 건네면서 릴리의 은퇴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다.
“근데, 아니 뭔 놈의 꽃다발이 이렇게 커? 꽃도 중구난방이고. 이거 어디서 산 거냐?”
“아.......그게 사실 저희들 전부 따로 왔는데, 다들 한 다발씩 챙겨왔더라구요. 근데 그걸 다 드릴 순 없고 해서. 한 송이씩만 모으다 보니.”
“대충 제일 비싼 걸로 하나 주면 됐지 하여간 니들도 귀찮게 산다.”
“그렇죠?! 야, 니들 전부 들었냐? 내꺼만 드리면 됐다고 하시잖아? 하여튼 말은 안 들어 가지고.”
“응, 돈지랄 꺼져”
“내껀 집에서 내가 키운 꽃이으로 만든 거거든? 감히 내 정성을 돈으로 환산하려 하다니. 가소롭다.”
“별 것도 아닌 걸로 티격태격 싸우긴.”
릴리는 다 큰 놈이 무슨 애 같은 짓을 하냐며 쓴 소리를 하고는 그들에게 받은 꽃다발을 하늘에 띄우고는 중구난방이 된 꽃을 가지런히 정리.
대놓고 가져온 꽃다발 다 가져오라고 말한 뒤, 꽃을 전부 뽑아 릴리의 것과 똑같은 꽃다발로 만들고는 그들이 품에 하나씩 올려주었다.
“자, 그거 가지고 국 끓여 먹어봐, 내가 꽃 같은 거 좋아할 성격이냐? 같은 교수님들은 그렇다 치는데, 니들은 다 알만한 것들 왜 답지도 않게 나한테 꽃 선물이야? 선물은 현찰. 내가 말했지?”
“하긴, 이게 릴리 선생님이지.”
“은퇴하시는데 이제 어디가면 만날 수 있나요? 마녀의 도시에 찾아가도 만날 수 없다는 말만 돌아온단 말이에요.”
“몰라, 걔들도 모르니까 너무 전화 걸지마. 전에 연주가 나한테 그거 가지고 히스테리 부렸단 말이야.”
과연 그게 노처녀 히스테리의 정석....이라고 말할려고 했는데.
릴리는 어떻게 보면 같은 범주에 자신이 포함될지도 모른다는 걸 깨닫고 그만두었다.
여튼 그 뒤로 학생들에게는 교수들과는 다르게 꽤나 시간을 빼앗겻다.
사진도 찍고 싶다고 하고, 학교를 자퇴하고 지냈던 일들에 대해서도 제법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기 때문.
결국 그마저도 다 듣지는 못해서 저녁에 같이 밥이라도 먹으면서 회포를 풀자고 했는데.
정말 바쁘게 사는 이들도 있는 건지, 그들은 바로 다시 미국이나 영국으로 다시 날아가야 한다면서 끝까지 릴리를 잡고 있다가 자기 나름의 만족을 하고 나서야 그녀를 풀어주었다.
결국 생각보다 늦게 도착하게 된 학장실.
드디어 릴리는 사표를 내기 위해 그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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