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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사냥이 키운 마녀님-103화 (103/116)

〈 103화 〉 아아......학생 수가 임계치를 돌파하고 있습니다!

* * *

강의를 올리고 다음 날

난 바로 학과장실로 불려갔다.

아무래도 너무 날로 먹으려던 탓일까.

생각보다 반응이 강하게 온 것.

결국 난 얼떨떨한 마음에 학과장실의 문을 열여 방만으로 들어갔는데.

그 자리에는 두 팔 벌려 나를 환영하는 지극히 익숙한 사람,

스스로를 성녀파라고 밝히며 나를 안내해주신 사람이 있었다.

“역시 릴리 씨는 대단하십니다! 성녀님의 눈을 틀리지 않았아요!”

“.........당신이 학과장이었어?!! 학과장이 신입 교수 안내도 해?!”

“그건 조금도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아무튼 릴리 씨께서 개설하신 강의가 학생들의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이지요!”

“열....열 뭐요?”

내가 연 강의라고는 마력기초학, 마력기초실습 이 두 가지 밖에 없다.

정당히 어그로 끌려 낚인 학생들로 아이디어나 훔칠 겸 만든 강의이지.

대관절 무슨 관심을 가진단 말인지 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설마 예지 이 썅년이 또 무슨 조작을?!”

“예?”

“뭐, 릴리처럼 강해자는 비법. 이런 거 막 조작해서 올린 건 가? 제기랄 역시 당일 바로 달려가서 조졌어야 했─”

“릴리 씨,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 혹, 이 마력기초학과 마력기초실습, 릴리씨가 개설하신 과목이 아닌 건가요?”

“아니, 그건 내가 올릴 거 맞는데─”

“역시!!!”

그는 무언가 감격이라도 한 듯이 내 앞까지 달려와 내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강의를 다시 열어달라고, 수강 인원을 늘려달라는 전화가 지금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미친......”

“더욱이 릴리 씨의 새로운 접근에 저희도 그재서야 저희도 부족함을 깨달았습니다.”

아, 학생들이 수업을 어려워했던 이유가 있었구나.

마력의 기본적인 조작법,

그리고 마력이란 물질 자체에 대한 이해.

그것이 아직 이뤄지도 않았다는 것을.

하지만.

“근데 실상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릴리 씨 말곤 없더군요! 역시나 성녀님께서 보내주신 천고의 인재입니다.”

“인재가 천고의 인재로 등급업 했어....... 아니, 그 이전에 학교 입학 조건이 마력 조작 다 익힌 거 아니었어요?! 거의 모든 강의의 기본 역량에 마력 조작이 있더구만!!”

난 상당히 꼼꼼하게 확인했다고 자신한다.

다른 학과의 강의들까지 전부 확인했고, 비슷한 분야에 관해서는 강의 계획서에 교재, 그리고 평가지까지 확인했다.

그런데 이제와서 그걸 몰랐다니?

“네? 저희 대학의 입학 조건은 딱히 없습니다만?”

“........pardon?”

“그도 그럴 게 능숙한 마력 조작에 관해서는 마도구 제작 계열 관련자 분들이나, 랭킹 상위권에 위치하신 분들. 그 외에 극소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런 걸 입학 조건으로 세우면 학교에 누가 들어온단 말입니까?”

“그....그럼 입학 조건이 뭔데?”

“열정! 열의! 동시에 이전 판타지아, 이터널, 무검산에 대한 깊은 이해! 더불어 어느 정도 레벨이 되시는 학생만 받았습니다. 사실 이것도 굉장히 엄격한 조건이라서 정원이 다 체워지지도 않았었죠.”

아리아스타가 만든 가상 세계,

동시에 우리들이 즐겼던 가상 현실 게임, 판타지아, 이터널, 무검산은 분명 만렙부터 시작이라는 이름을 가진 게임이긴 했다.

하지만, 그 의미는 만렙 이후 펼쳐지는 장황한 강화법들.

그리고 새로 새팅해야하는 스킬의 습득 및 히든 직업의 탑색과 각정 전쟁 때문일 뿐.

실상은. 만렙 달성도 어느 정도 인생을 갈아넣지 않고서는 달성 불가능한 경지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확실히 입학생의 수준이 남다른 건 사실.

하지만.

“X빨, 그러면 뭐야?! 강의는 왜 그따구로 짜둔 건데?!!”

“그....그게, 랭커분들은 하나같이 재능 넘치는 분들만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그분들은 어지간한 제작사 분들보다 더 능숙하게 마력을 다루고 관련된 연구를 하시고 계시고요. 그러니 일단을 높은 레벨부터 맞춰두고자 한 거지요.”

따지고 보면 릴리는 실제로 보지 못해 몰랐지만, 릴리가 연 기초학과 같은 강의가 필수 교과에 있기는 하다.

단지, 그 교과에서는 그 기초 이상을 요구하면서 최소한의 단위로 넘기 뿐.

이유?

............교수진도 사실 가르쳐주기 힘들어서 그렇다.

우리 모두 알잖아?

교수는 연구하라고 부른 사람이지, 잘 가르치는 사람은 아니란 걸.

애석하지만, 그게 이 학교의,

아니, 현 지구의 최선이었다.

물론 돈이 아주아주 썩어 넘치는 분들은, 랭커를 고용해서 1대 1 개인 강의를 하기는 하지만.

이곳은 대학.

아무리 돈을 떡칠했다고 한들, 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랭커를 고작해야 교사로 초청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나마, 중간중간 특강으로 이를 해소하고 있었지요.”

“특강?”

“네, 한국의 자랑스러운 랭커분들이 많지 않습니까? 지금은 슬프게도 해산되었지만, 아니마라는 대규모 연합 길드를 이끄셨던 페이지 원 랭커분께서도 계시고요. 그분이 한 번 이곳에 오셔서 강의도 뛰어주시고, 아내 분 되시는 분도 랭커라 같이 여러번 수고를 해주셨지요.”

“젤나가 맙소사......”

어머니, 아버지.

당신들은 정말 열심히 살고 계셨던 거군요.

요즘들어서 저녁에 통화하면 항상 깨어있으시더니 정말 바쁘게 사시고 계셨던 것이다.

거기에 솔직히 이런 곳에 불려올 분이 아니신데도 몸소 행차하시다니.

“크으.......나중에 집에 가면 한 대 정도는 봐드리겠습니다. 두 대부터는 얄짤 없지만.”

“네?”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럼 그 특강이라는 거 못 받는 사람은요?”

“............언젠가는 꼭?”

“이런 미친......”

그래도 이능대면 충분이 양반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게 이사장이 예지다 보니, 심심치 않게 놀러오는 발할라의 랭커들이 꽤 있어서, 그 덕을 많이 본다고.

“아무튼 저희는 이 기회를 잘 살리기로 했습니다.”

“때려쳐!”

“대 강의실, 뭣하면 강당을 통째로 제공해드리죠. 모든 학생들을 다 받아주세요!!”

“지랄마!!”

“점수 같은 건 관심 없으시겠습니다. 확실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 통상적 점수가 재공되는 강의 인원이 40명이니, 수강 학생수를 40으로 나눠서 그 수만큼으로 강의한 것으로 쳐드리겠습니다. 괜찮으신가요?”

“감사....아니, 꺼져!! 그 개고생을 누구보고 하라고!!”

마력조작에 관해서 1대 1 강의를 하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게 가장 효율이 좋고, 또한 확실하기 때문이지.

당장 내가 짐에서 띵자띵자 있을 때, 찾아오시는 마녀의 도시 관계자나 신입 분들이 한 분씩 오시는 게 그 증거.

나 또한 간단하게 이런 저런 요령과 함께 하루 정도? 으음....진짜 하루는 아니고 한 5시간 정도 가르치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돌아가신다.

“그걸 학생들 전부 하라고? 사표! 사표 가져와!!”

“튕기시는군요! 부끄러워하시기는”

“널 튕겨버리겠다!!!”

그리하여, 나의 날먹 계획은 첫 장부터 실패했다.

젠장.......

* * *

다행이라고 하면 한국 이능대학교의 학생 수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학과가 기껏해야 4개가 전부

각 학과마다도 겨우 5개에서 10개 남짓한 학과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다고 할지라도 학생의 수는 내 예상을 아득치 초과한다는 것.

난 모니터 앞에서, 맥스치가 사라진 나의 강의에 올라가는 학생들의 수를 보면서 절망했다.

“이건 아니야........”

어쩌자고 이런 일이 된 건지.

물론 학교에서도 심상치 않은 지금의 분위기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협조해주겠다는 매일이 왔지만.

대신 강의 뛰어줄 수 없다면 그다지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조력자가 있다면 네 사람 정도.

“결국 다시 모였군요. 당신은 언제 사고를 치지 않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근데, 난 괜찮은 거 같은데. 내가 지랄 거린 것도 기초가 엉망이면서 뭔놈의 요상한 것만 잔뜩 가르쳐서 그런 거였거든.”

“그래도 학생 수가 너무 많은 건 사실이지만. 하....하하....에휴.”

“언빠는 최고야!!”

나 왜에도 일단 수업이 가능한 세 사람.

달리 말해 무엇하리, 왼쪽부터, 데지르, 바네사, 그리시아, 우리 동생 소라 되시겠다.

난 그들에게 진중한 얼굴로 말했다.

“난 튈거거든? 님들이 알아서 잘 할 수 있지?”

“양심 어디?”

“안드로메다.”

“거짓말, 미국 갔겠지!”

“그것도 사실이지”

여튼 중요한 건 없다는 거니까.

그러나 세 사람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런 내게 다시금 절망을 선사했다.

“저희도 연 강의가 있고, 해야할 수업과 준비, 그리고 배당받은 연구가 있습니다. 그나마 당신 때문에 문제가 생겨 다른 분들이 협소해주어서 시간을 낸 거지, 결코 저희 일이 없어진 게 아니요.”

“그래, 미안하기는 한데, 우리도 많이는 못 도와줘, 기껏해야 수업 준비? 잠깐 조교로 뛰어주는 게 전부일 껄?”

“언빠, 나는 수업 째고 달려갈 게. 까짓거 자습 적어두면 되겠지!”

“안 돼. 넌 절대 안 돼.......”

여기서 어무이 아부지가 수업을 자주 뛰신다는 걸 안 이상, 최소한 여기서는 소라의 채면이 바로 서야 한다.

그런 어설픈 짓거리.

한다면 오히려 내가 혼내야 하는 상황이란 거지.

때문에 소라는 불렀지만, 그렇게까지 도와달라고 할 생각은 없었다.

기껏해야 아직 내가 익숙하지 않은 이런저런 것들, 학생들 상대하는 거에서 조언이나 구해볼려고 불렀지.

진짜는 옆에 세 사람이었던 것.

그라나 돌아온 답변은 그들 역시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크으........어떻게 하지?”

“전 우선 궁금하군요. 당신은 분명 능력이 있지 않습니까? 한 사람에게 마력에 대해 가르칠 때는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테라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도 릴리는 확실히 매우 뛰어난 교사다.

당장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는 해도, 마력에 대한 기초를 하루, 그것도 5시간 정도에 깨워놓는다?

테라에서는 어림도 없는 소리다.

물론 지구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긴하지.

그들의 경우에는 이미 기형적으로 힘이 쌓여진 상태에서, 최소한 스킬이라는 고정화된 방법으로나마 마력을 쓸 수 있는 이들을 가르친 거니까.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빠르다.

아니, 무척 빠르다.

“어떻게 가르치냐고? 으음......일단 내가 토템으로 변신해.”

“토템?”

“응, 뭐, 말이 변신이고 실제로는 그냥 온몸에서 마력을 방출해서 같이 생활하는 공간 전체를 잠식시키는 거지.”

단, 이 경우 중요한 점은 밀도다.

일정해서는 안된다.

규칙성이 보여서도 안 되고, 최대한 유동적인.

어딘가는 강력하고 어딘가는 매우 옅은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아무리 감각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도 반응이 오거든? 뭐, 경우에 따라서는 울렁증이 좀 올 수는 있지만, 반응은 와.”

“.........계속하세요.”

“그 다음은 보여주기.”

내가 생각하는 마력은 일종의 제 3의 몸의 기관이다.

그도 안은 보이지 않던 몸의 일부가 새롭게 생긴 것.

그러나 문제는 보이지 않았고, 더불어 쓰지 않아 퇴화한 상태와 흡사하다는 거다.

“사람에게 팔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움직이냐고 말해도 솔직히 답은 못하잖아?”

“근육을 움직이는 방식을 알려주면 되는 거 아냐?”

“근육은 또 어떻게 움직이는데?”

“어음.......그건 그렇네.”

“요는 믿음이야. 동시에 인식이지. 당연하다고 여겨야해. 내가 마력을 움직이는게, 그리고 마력이 존재한다는 게 아주아주 당연한 일이라고 여기는 게 첫 번째 관문이야.”

의심은 마력의 움직임을 막는다.

때문에 유형화한 마력을 항상 보여준다.

그걸로 음식도 먹고, 잔 심부름도 하고, 요리도 한다.

뭘 부탁하면 마력을 움직여서 해준다.

일단 손님이지 않은가?

말 그대로 마력으로 접대를 해주는 거지.

“어쩔 때는 실로 만든 인형을 보여주기도 하고......또 어쩔대는 그냥 대충 슬라임 같을 걸 가져와서 해주기도 해. 단, 될 수 있으면 그 사람도 만질 수 있으면 좋아. 내가 보기엔 마력으로 슬라임 만드는 게 제일 좋더라. 촉감 때문인지 자주 만지작 거리거든.”

그러다가 서서히 마력이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여기서 한 번 더 반응이 온다.

처음 뒤틀어 놨던 마력의 농도.

무뎌졌던 감각이 되살아나면서 시야부터 시작해서 몸의 감각까지 모조리 흔들리게 되는 것.

그때가 되면 대부분 어떻게든 방에서 나가려고 하는데.

여기서 꾹 눌려두는 게 답이다.

“잠깐이야, 얀경을 바꿔 썼을 때, 순간 머리가 아려오는 거지. 그렇게 하다면 식욕은 좀 없어지기는 하는데. 금세 정신은 또렷하게 차려. 그도 그럴 게 원래 그랬던 거니까.”

“..........그래서 처음부터 농도 자체를 모두 뒤틀어두는 겁니까? 어차피 인지하지도 못하는 걸 알면서?”

“그렇지.”

그 다음은 시간이다.

동시에 가끔씩 농도를 한 번 더 바꿔주면서.

이때부터는 대충 마력 자체는 움직일만 해지니, 교습에 들어간다.

마술을 쓰는데, 이런저런 어래인지를 가해본다던가.

아니면 내가 했던 것처럼 마력으로 실뭉치나, 슬라임을 만들어 본다던가.

그도 아니면, 몸에 마력을 넘어주면서 회로의 감각을 예민하게 살려준다던지.

여기서는 개인에 따라, 그리고 마력을 왜 익히려는지에 따라 갈래를 나눠 본격적인, 수업 비스무리한 걸 시작하는 것.

“제일 길었던 사람이 여기까지 오는데, 이틀 정도? 뒤에 거는 어차피 돌아가서 할 수도 있고, 자습 할 수도 있으니까. 난 여기서 조금만 하고 손 놔.”

“.........”

“.........”

“.........”

“헐.....그러면 그 장난질, 괴롭힘이 다 이유가 있던 거야. 난 연주 언니가 보낸 사람이라고 괴롭히는 줄 알았는데.”

“쓰발, 애먼 사람을 내가 왜 괴롭혀? 괴롭힐 거면 연주 본인을 찾아가서 깽판을 치지. 어라? 님들 왜 그런 표정 지음? 역시 테라 기준으로는 좀 이상하냐?”

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건 말 그대로 몸에 마력이 제법 싸였다는 걸 전제로 하는 속성 단기 학습법이니까.

솔적히 왕도의 관점에서보면 완벽한 사도겠지.

하지만, 정작 데지르는 무언가를 확신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니.

“당신은 정말 쓸대없이 굉장한 사람입니다.”

“세상 천지, 릴리처럼 마력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거예요. 근데 효율적이고 흠잡을 대가 없어서 짜증나요. 뭔가 금수저들은 저렇게 배우는데 난 왜 생고생을 한 거지? 같은 기분이에요.”

“마력의 농도 자체를 유동적으로 조절해서 공간을 잠식한다고? 어쩐지, 니 검붉은 슬라임한테 묶였을 때 왜 마력이 안 움직이나 했네. 개 같은 년.”

뭔가 엄청 혼났다.

왜지?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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