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화 〉 바닥에는 바닥이 있다.
* * *
내가 소환, 아니 창조라고 해야 하나?
여튼, 나와 데지르가 타고 있는 우리 불도저 드래곤님께서는 덩치에 걸맞는 위용을 여실히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으아아아!!!”
“막아!! 어떻게든 막아라!!”
“제기라아알!!!”
하늘을 가득 메우는 마술과 정령들의 세례.
쏟아지는 화살비.
알브헤임이라는 곳 자체가 엘프 중에서도 순혈, 혹은 굉장히 영향력 있는 자들에게만이 허락된 도시답게 이곳을 지키는 엘프들의 수준은 데지르조차 절로 감탄할 정도로 굉장했다.
단, 의미가 없었을 뿐.
“딴따라단딴~♬~~ 딴따라단~~♪ 시즈 탱크, 아니 불도저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귀쟁이들아!!”
흔히들 굉장히 수준 높은 마술사들이 사용한다는 전략급 마술이 있다.
데지르처럼 소드마스터에 경지에 오른 이가 진심으로 검을 휘두르면 건물조차 양단한다고들 하지.
근데, 그래서 뭐 어쩌라고?
전략급?
백번 양보해서 축구장 하나 사이즈를 완전히 초토화시키는 마술이라고 하자.
그래봐야, 거북이 발톱하나 다 날리지 못한다.
하물며 내가 부린 마술인데 마술 저항력이 낮을리도 만무하여, 실제로는 발톱 깎기보다 못한 위력을 보이지.
건물 양단? 풋!
차마 안쓰러워서 더 언급하진 않겠다.
결국 아무리 알브헤임 방비의 수준이 높다고 한들.
압도적 크기에서 나오는 순수 물리력에서부터 게임이 성립하질 않는다.
하물며 내 친히 불속성 인첸트까지 가미하여 그 위력이 더더욱 절륜하지.
지금 나와 데지르의 앞에 보이는 풍경인 그야말로 장관.
“싹 다 쓸려가는 구만.”
“...........보통 그 말은 비유적으로 혹은 과장하듯 쓰는데, 지금은 정말 싹 다 쓸려나가고 있군요.”
의기양양하게 팔짱을 낀 나와 다르게
앞의 풍경과 뒤에 풍경을 번갈아 보는 데지르는 한손으로 얼굴을 쓸어 내렸다.
앞은 천하에 둘도 없을 아름다운 도시.
뒤는 무슨 종말이 지나간 듯 무엇하나 남지 않은 체 타닥타닥 불꽃 튀는 소리만이 남는 불모지.
불도저였다.
도시를 지우는 지우개라고 해도 조금의 과장이 아니었다.
오히려 바닥에서 어떻게든 이걸 막겠다며 발버둥치는 엘프들이 안쓰러워 보일 지경.
희망을 끈을 놓지 않게 계속해서 공격을 퍼 붙고 있기는 한데, 거북이님은 무심 그 자체로 그저 갈길을 가신다.
오히려 중간 중간 콧김을 붕! 하고 내쉴 때마다 몸 전체에 타오르는 불꽃이 강해셔 그 스플레시 데미지로 아웃당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인 상황이지.
그나마 현명한 이들은 원거리에서 우리 둘을 향해 화살을 쏘아대지만.
─팅!
“훗! 가소롭군”
“별로 가소로울 위력은 아니었습니다만, 가소롭네요.”
시몬의 베리어에 아무렇지도 않게 튕겨나갈 뿐.
오히려 시몬은 하품을 하고 나서야 먼가 베리어에 부디쳤다는 걸 알고는 다시금 방어막을 더더욱 굳히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불쌍한 존재들은 따로 있으니.
“가라!! 저 여자를 죽여!!”
“저 마녀가 술자가 틀림없다! 알브헤임을 수호하라!!!”
그리폰이라고 하나? 아니면 히포그리프라고 하나.
굉장히 판타지스럽게 있어보이는 탈것을 타고 하늘에서 우리를 향해 돌진하시는 엘프님들.
데지르가 보이에는 그냥 엘프가 아니고 하이엘프라고 한다.
“솔까 난 하이엘프랑 엘프 구분 안 가는데, 처음 본 엄마 동생이 하이엘프라서 보는 눈이 높아졌나? 엘프보다 하이엘프를 더 많이 봤어.”
“사실 귀 길이 말고는 차이 별로 없으니, 관심 끄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물론 차이는 있다.
당장, 지구 기준으로도 하이엘프와 엘프의 종족 능력치 차이는 하늘과 땅차이이까.
하지만, 결국 그래봐야 힘의 차이이고, 그 힘의 차이.
이 무시무시한 마녀님과 불도저라는 이름의 파멸룡 앞에서는 무의미하기에 데지르는 알 필요 없다고 한 것.
실제로.
“으아아!!”
“제길! 이건 대체!!”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을 뿐
아직 소환이 해제되지 않은 엘라임이 약간의 마력을 조작하여 거북이 등딱지에서 촉수 같은 불타는 나무 줄기들이 올라와 다가오는 적들을 격퇴하니.
정말 앞에서 때리는 놈이랑 별 차이없이 쓸려나간다.
“사실 촉수에 불만 안 붙었으면 19금 씬도 가능할 텐데.”
“다른 의미로 그 19금라는 거 가능하지 않습니까? 그 뭐라했지? 고어?”
“넌 문명을 너무 많이 배웠어.”
“옆에 계신 분 덕분이죠. 지구에서도 나름 적응 빨리 할 것 같지 않습니까? 저 나름 황족치고는 굉장히 개방적이라는 말 자주 듣는데.”
오히려 너무 빨리 할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아무튼 그리하여 우리는 열심히 엉금엉금 기어서 세계수를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
빨리가려면 불도저에서 내려 얼마든지 빨리 갈 수 있지만.
기왕 알브헤임까지 왔으니 즐길 건 즐겨야지.
복수도 복수고,
우리 데지르 화풀이도 해야하고.
진짜, 물리적인 의미로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풍경이 될 이곳이니, 미리 눈으로 잘 감상해놀 필요가 있다.
시몬 또한 한 손에는 지팡이 다른 한손에는 릴리표, 영상 수정구,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
시간이 지난 뒤 영상 속 사진들을 엘범으로 만든다면 비싸게 팔리리라.
하지만, 엘프들도 마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으니.
세계수 바로 아래 지어진 신전
그곳에서 굉장한 밀도의 마력이 응집되기 시작하자, 나와 데지르는 동공을 크게 뜨고는 바로 각자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뭐임?”
“비장의 한 수 쯤 가지고 있었다는 거겠죠. 뭐니뭐니해도 알브헤임입니다. 정령술의 대가이자 드래곤 다음가는 마력의 사랑을 받은 종족이니. 준비하시죠.”
“으음, 솔직히 모이는 밀도 보면 딱히 마술을 쓸 거 같지는 않은데.......”
애초에 저만한 크기의 마력을 술식으로 다루는 기량을 보유한 건 나나 시몬, 엘라임 뿐.
거기서 나와 엘라임은 방식이 고정적이니, 순수 기교로서 그게 가능한 건 여기 시몬 밖에 없다.
물론 엘프들을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그정도 기량을 가진 이가 있었다면 벌써 도시의 반이나 진격하는 동안, 아무 것도 않하고 있었을리 없지.
그리고 이런 내 예상은 딱 맞아 떨어졌으니.
서서히 모이는 마력은 그저 무식하게 응집될 뿐이었고.
몇가지 마술진이 나타나긴 했지만, 그것들은 그저 마력이 방출되는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장치였다.
즉
“마력포네. 저만한 거 제국에는 있음?”
“있긴 있습니다. 대신 아마 저건 단발형은 아닌 듯 싶군요. 저희는 마술사나 미리 저장해둔 마력 수정들을 소모해 쓰는 무기지, 엘프들을 세계수로부터 마력을 끌어쓰고 있으니까요.”
“근데 좀 조잡하다.”
“마포 자체가 조잡한 마술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대신 위력 자체는 마력을 모으면 모을수록 비례하여 강력해지니, 자본이 되는 나라에서만 채용하는 방식이죠.”
데지르의 설명을 들은 난 코웃음을 쳤다.
막으려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비록 입문한지 얼마 안 된 신입 마술사라고 한들, 내 지식은 정통 마술사에게 그리 밀리는 건 아니기에
저딴 포격, 저기에 사용되는 마력은 4분지 1, 아니 8분지 1만 써도 거뜬하게 막을 수 있겠지.
물론 일반적인 마술사가 저 답도 없는 마력량의 8분지 1은커녕 100분지 1이라도 가지고 있을리 없으니, 실용성 자체는 데지르의 말처럼 있을지는 몰라도.
하지만, 난 굳이 막지 않기로 했다.
그야 지금이야 말로
“로망! 빔와 빔의 대결! 우리라고 질 수 없지, 정면 대결이다. 불도저 입 벌려 마력 들어간다!”
“아.....뭘 할지 상상해버린 제가 싫어지네요.”
처음으로 진격을 멈춘 불도저, 악어 거북이의 입이 서서히 벌려진다.
그와 동시에 전신에서 타오르는 불길이 서서히 벌려진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
그와 함께 거북의 입속이 서서히 검붉은 불꽃의 빛으로 매워진다.
엘프들 또한 나와 거북이가 뭘 준비하는지 깨닫고는 어떻게든 방해하기 위해 일제히 달려들었지만
이번에는 데지르가 등의 날개를 활짝 펼치며 날아올라 달려든 엘프들을 도륙내기 시작했다.
“구경만 하는 것도 괜찮은데, 좀 몸이 찌뿌둥해서 말입니다. 당신들이랑 제 사이가 썩 좋은 사이는 아니니, 칼부림 정도는 이해하시죠?”
“황태자?!! 네놈이 어째서 여기에!!”
“아, 알아보시면 곤란한데, 뭐, 상관은 없으려나? 어차피”
─서걱!!
말을 할 수는 없을 테니.
본래부터 소드 마스터, 그것도 상당히 젊은 나이에 자력으로 오를 정도로 출중한 재능을 가진 데지르다.
여기에 탈 것 취급을 받기는 해도 엄연히 내 소환수 중 전투력에서도 밀리지 않는 용용이와 융합했는데.
심지어 둘의 동화율까지 좋으니, 그야말로 호랑이의 등에 날개를, 용의 날개를 달아준 격.
인간형으로 뭉쳐진 본 드래곤의 스팩과 마력을 여실히 보여주며.
평소라면 마력량 때문에라도 자중해서 써야할 검기들을 난발하자, 엘프들은 추풍낙엽마냥 쓸려나간다.
난 그런 데지르의 힘과 여유 만만한 표정에 옅은 감탄을 보내며 다시금 마력을 집중.
마포와 마포의 대결에 들어갔다.
“슬슬 저쪽도 다 찬 모양이네.”
“릴리 씨, 거듭 말씀드리지만 조절하세요.”
“에? 쓸러버리려고 온 거 아니야?”
“아니, 여기서 진심으로 쏘면 세계수에 구명 뚫릴 거 같아서요.”
“아.......고건 생각 못했네. 살살....살살 조절하자.”
그의 말에 난 후다닥 주입하는 마력을 빼기 시작했다.
하긴, 세계수 서리하려고 왔는데, 세계수에 구멍을 뚫어버리면 안 되지.
잘 조절해서 빔 병기 대결 구도로 만들어서 멋진 사진이나 한 장 뽑고 집에 돌아가야지.
“시 프로듀서! 카메라 준비됐지?”
세기의 빔 대결, 최고의 한 장을 건져야 한다.
시몬은 내 물음에 해골 엄지를 딱 세우고, 엘라임 또한 흥미진진한지, 그림자 속에서 눈까지만 삐죽 내미니.
그와 동시에 서로의 마포가 발사.
─과아아아아!!!!
푸른 선과 검붉은 선이 충돌.
잠깐은 이쪽이 밀었다가.
다시 저쪽에서 밀어오는 줄다리기.
나 또한 빡 집중에 들어갔다.
“으으으!!! 구멍 뚫으면 안 된다! 세계수 내꺼!”
“누가 보면 필사의 각오로 싸우고 있는 중인 줄 알겠네.”
“필사! 수집가의 각오!!”
“지랄 마세요.”
겸사겸사지만, 이 공격의 여파로 사방의 엘프들 또한 함께 바람처럼 날아가버리니.
서서히 서로의 빛줄기가 가늘어지며 충돌이 자자들자.
더는 거북이의 진격을 막아서는 이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 오해는 마시길.
날아갔다는 거지 죽었다는 건 아니니까.
뭐, 살떨리는 마력의 잔향 때문에 저 귀쟁이들 수준으로는 정령을 소환할 겨들도 그렇다고 맞서싸울 여력도 없기에
날아가든 말든 상관도 없지만.
아무튼 이렇게 엘프들의 마지막 저항이 끝나자 나와 데지르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는 전리품을 취하기 위해 다시금 거북이를 몰고 앞으로 전진했다.
어차피 진격 속도는 느린 편이라 도망치려는 사람들은 진작에 도망쳤을 상황.
거기에 그저 앞으로 가고만 있으니 옆으로 피하면 되는 우리 착한 거북이기에 도시 한 가운데가 지우개로 지워졌을 뿐.
그렇게 많이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굳이 죽자고 맞서 싸운 놈들을 제외지만
하지만, 승리에 만취하여 어깨뽕이 차오른 나와 데지르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사태가 발생했으니.
마포를 쏜 반동인지 아니면 이상 사태가 일어난 건지, 세계수 주변으로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오며
세계수의 진실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어.......”
“......”
“나, 저거 갖기 싫어졌어, 너님 가질래요?”
“밑바닥에는 더한 밑바닥이 있다더니, 설마 여기까지 떨어졌을 줄이야.”
경악하는 나와 데지르
그와 동시에 도망치던 엘프들마저도 믿을 수 없다는 듯 손에든 걸 떨어트리게 만드는 한 편의 지옥도.
우리는 그동안 아주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엘프니까.
그래도 정령의 사랑을 받은 종족이니까.
설마 라는 말을 입에 담으며, 가정의 가정.
세계수는 변종일 것이다.
아무리 마계의 식물이라고 해도 그래도 세계수인데, 나름 엘프들이 가꿀만한 껌딱지는 되니 세계수라고 모시는 거겠지 라고.
하지만, 그런 환상을 깨부수는 잔혹한 현실이 우리의 앞에 놓여졌으니.
“저희가 떠나고 찾아온 엘프의 사절단은 지구의 존재하는 모든 엘프들이 세계수의 그늘 아래로 모여야 했다고 하더군요. 그 이유,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솔직히 데지르는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타국에서 자란 엘프들도 아닌.
말 그대로 다른 세계에서 넘어온 엘프가 그저 하이엘프, 순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도 방문하지 않는 그들 만의 정원.
알브 헤임에 데려간다니?
보안이 허술해도 너무 허술하지 않은가?
처음에는 그저 엘프이기에 얼마든지 교육과 설득을 통해 자기 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보였지만,
이제야 그 답이 드러났다.
그것도 최악의 답으로서 말이다.
피육으로 이뤄진 나무
마족의 시체와 살점
찐득찐득한 마기가 뿌리와 거름이 되고,
엘라임과 같이 창백하게 마기에 물든 엘프들의 거대한 나무의 박혀 눈을 감은 체 굳어 있으니.
마나의 흐름을 읽고 있는 데지르와 나는 세계수의 비밀이 뭔지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카오스 엘프를 왜 그렇게 숨겼나 했더니.....”
“필터였네.”
난 최초의 카오스 엘프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엘프들이 감춰놓은 비밀을 알아체고 이를 바꾸고자 한 영웅담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실상은 그저 탈출한 실험체
혹은 제물이있을 뿐.
카오스 엘프.
그들은 그저 마계의 마기를 세계수가 받아 먹기 좋도록 걸러주는 거름망이자 요리 도구였을 뿐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저기 박혀있는 엘프들 전원이 살아있다.
아니, 엘라임처럼 삶과 죽음 사이에 한발씩 걸친 상태.
난 헛웃음이 나오는 걸 참지 못한 체,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냥 엘라임 강화 이벤트인 줄 알았는데. 기분 좋게 집에 가긴 글렀다. 눈 버렸어. 젠장.”
“어쩌시겠습니까? 가져가려면 가져갈 순 있을 듯 싶은데, 죄악의 가시가 위가 아니었을 뿐, 뿌리는 죄악의 가시가 맞아요. 챙기시면 상당히 유용하긴 할 겁니다. 위의 줄기들도 뭐......역겹긴 하지만 정말 세계수의 역할을 수행하는 나무이기도 하고.”
“가운데 줄기가 고어잖아. 저런 거 챙기면 나중에 밥 먹을 때마다 생각난단 말이야. 나 비위 별로라고”
“으음.......그럼?”
“세계수 서리 변경. 간단하게 놀다 가자.”
세계수 서리는 취소.
썩은 나무 챙기기는 손이 너무 더러워진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거 기념품 챙기자고 왔지, 굳이 쓰레기 들고 가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대신.
“으음, 지금이 저녁 8시쯤이니까. 천천히 알브 헤임 싹 다 밀어버리면 새벽 시간 쯤 되겠지?”
무림 일도 있고.
또 나중에 친구들이나 소라도 보고 가야 하니 도시 가운데 대로만 만들고 돌아가려고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이런 거 보여주는 건 오히려 친구들 눈에 똥물을 던지는 거지.
난 기꺼이 희생정신을 발휘
쓰레기 청소를 하기로 했다.
다행히 여긴 지구산 안 타는 쓰레기는 없으니까.
“캠프 파이어나 한 판 하고 가지 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