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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사냥이 키운 마녀님-66화 (66/116)

〈 66화 〉 슬기로운 깽판 생활 제 1단계 (5)

* * *

데지르를 뒤로 하고 내가 향한 곳은 단연 마왕성.

우연히도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내가 가장 처음 멱을 떨어트린 마왕의 성이였다.

“죽여라!!”

“저리 비켜!!”

“으아아아!!!”

여기저기 터져 나오는 비명과 함성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전장.

처절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마족들의 싸움판은 폭주하는 열차와 같은 광기가 지배하고 있었다.

“에휴~~~”

한숨이 푹푹 쉬어지고, 고개가 저어지는 광경이지만, 또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지.

마왕의 좌.

정확히는 마왕성의 땅이 가진 힘이지만, 자동 수명 증진과 자동 성장은 그만큼 엄청난 혜택이니 저러는 것도 납득이 가는 일.

하물며 마왕 쟁탈전은 필연적으로 경쟁자의 죽음을 부른다.

즉, 여기서 살아남으면 사실상 대적할 자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과 마찬가지.

그 상태에서 마왕의 영지를 차지하게 된다면, 훗날 새로운 강자가 출연한다고 해도 이미 격차는 벌어질 대로 벌어진 후다.

처음 차지하는 게 어려워서 그렇지, 이후 지키며 유지하는 건 쉬운 게 마왕의 자리란 의미.

마왕이 괜히 100년 200년 단위로 오래동안 부임하는 게 아니다.

그런 자리가 무려 7개.....아니 사실상 6개가 공석이 되었으니 눈이 뒤집힐만 하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성공의 기회로 보였을 것이다.

“뭣도 모르고. 뒤질라고.”

괘씸한 것들 같으니........

그 자리가 누구 덕분에 생긴 건데.

7 마왕의 멱을 떨어트린 게 누구인데.

감히 날 쌩까고 지들끼리 땅따먹기를 하며 놀고 있어?

제국도 좀 그래.

아니, 아무리 마왕 쟁탈전 덕분에 시끄러워도 그렇지, 버젓이 군림하던 마왕을 모두 죽이고 마황의 이름을 내건 마녀가 등판했는데,

그걸 뒷전으로 두고 아직 등장하지도 않은 신참 마왕이 누굴지만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데지르는 상대적으로 내가 있는 마왕성이 제국과 멀어서다.

세력이 없어도 너무 없어서다 그러는데

개뿔 시나라 까먹는 소리하고 앉아있네.

이게 다 날 무시하는 거라서 그런 거다!

“우씨! 제국도 두고 보자!!”

아니, 뭐.....원래 알브 헤임 치기 전에 제국은 정리할 계획이긴 했지만......

3대 때릴 거 30대 때릴 거야!

데지르는 썩은 살을 도려낼 기회 정도로 보고 있던데, 그렇게 될줄 알고?

나도 처음에는 데지르 도움 받은 것도 있으니 그정도로 봐줄라고 했는데, 이젠 절대 안 돼!

정보부 같은 넘들은 내가 직접 찾아가서 아주 갈아버리든지 해야지!!

관종마황의 무서움을 보여주마!!

“우선 그 전에 일단 니들부터 대화나 좀 나누자.”

제국은 다음이다.

우선은 저 마황님께 인사한번 올릴 줄 모르는 씨불 넘들 부터.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으로 지상을 응시하는 난, 조용히 스태프를 옆으로 기울였다.

너희는 30대가 아니라 300대야.

어딜 하늘 같은 마황님이 등장했는데, 내 땅 가지고 땅따먹기하면서 쌩을 까다니.

내가 마늘이냐?

“오냐. 세력이 없어서 날 무시했다 이거지? 내가 오늘 그 세력을 늘리는 기적의 방법을 보여주마. 시몬, 엘라임.”

심령을 통해 부르는 나의 수하들

물론 소환은 아니다.

이제와서 둘을 소환하면 그동안 내가 해온 노력이 물거품이 되니까.

─샤아아아!!!!

사방을 밀어내는 마력의 폭풍과 함께 나를 감싸기 시작하는 그림자.

내가 행한 건 데지르에게 걸었던 마술, 퓨전!!

그것도 원 플러스 원 행사 상품으로 2중 변신이다!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바람과 피부를 저릿하게 만드는 마력의 등장에 싸우던 이들 전부가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지만.

늦었어, 이것들아

이미 무시당해 울쌍인 관심마황님은 잔뜩 뿔이 난 후다.

이제와서 관심을 준다고 용서받을 수 없는 법.

본보기란 수단을 선호하는 쪽은 아니지만, 어차피 이러려고 만든 부캐 아닌가?

거기에 마족들이 그동안 행한 행태도 옆에서 지켜봤기에, 거리낄 이유도 없지.

아무리 마기 때문에 태생이 미친 것들이라지만, 하는 짓을 보면 그야말로 X새끼, 시X새끼, XX새끼인 놈들.

어차피 나중에 믹서기로 갈아버릴 거 지금 좀 정리해도 문제없을 것이다.

“하아.....”

스며드는 마력과 함께 차오르는 힘

감각이 확장되어 느끼지 않던 것이 느껴지고.

시야가 변하면서 바라보던 세상 역시 변화한다.

기분도 최고고 연출도 10점 만점에 20점을 줄 정도지만. 애석하게도 결과는 처참하니.

서서히 그림자가 사라지며 드러난 나의 모습은 슬프게도 Before, After 싱크로율 96%!!

젠장!!!

다이어트를 1주일 해도 이것보단 변하는 게 많겠네!!

데지르!! 약해서 부럽다!!

내 마법 소녀 변신의 로망이.......

그나마 시몬의 왕관과 같은 헤일로는 게임 각성 같아서 멋이 있는데, 엘라임과의 퓨전으로 생긴 가시넝쿨의 문신은 참.....

가면이라도 벗으면 목덜미에 티 정도는 나겠는데, 결국 그 가면과 몸 전체를 가리는 옷 덕분에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뭔가 엘라임의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오는 기분.

시몬이 옆에서 놀리고 있는 거 같은데 착각이겠지?

“이게 다 너희 때문이야!!”

신의 논리, 궤변과 남탓

난 지상의 마족들을 바라보며 따지기 시작했다.

마족들이 엄~~~청 강했으면 내가 마왕과 싸우다 큰 부상을 입었겠지.

그러면 난 약해졌을 것이고

퓨전을 했을 때 변하는 부분이 많았겠지!

뭔 개소리냐고?

흥칫뽕이다!!

아니, 애초부터 마족과 마왕들이 천사처럼 착한 얘들이었으면 이런 일을 할 이유도.......있었구나.

생각해보니, 나 엘프 때문에 이 지랄 떠는 거지?

뭔가, 이야기가 길어지다 보니, 까먹고 있었다.

목표는 확실히 잡아 놨는데, 과정이 길어져서 그만, 실수를

아......아무튼 전부 마족 때문이다.

그러니 이 울분의 원한을 담아.

“릴리표, 드래곤 다이브!!!”

드래곤과는 1도 관련이 없지만, 아무튼 엄청난 마력을 방출하며 지상으로 떨어지는 빛줄기.

관심에 굶주린 마황님이 지상에 강림했다.

‘나 좀 봐줘’ 를 외치면서.

* * *

제 2 마왕성을 중심으로 관측된 역대급 규모의 충격파.

제국은 즉시 그 방면의 조사관을 파견했다.

마왕 쟁탈전 시기, 민감한 마족들.

그에 따라 될 수 있으면 거리를 두는 방식을 고수하던 제국이지만, 이번 만큼은 좌시할 수 없었으니.

마왕 쟁탈전이 벌어지는 그곳에 직접적으로 인원을 보내는 건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제국은 위험을 감수하고 최고의 인재들을 모아 부대를 꾸렸다.

그렇게 파견된 인원들은 마족들의 눈을 피해서 전 마왕성이 있었던 곳에 도착했지만.....

“이게 뭐야?”

“분화구?”

“아니......지리적으로 보면 분화구는 아닌데....”

그들의 눈에 들어온 건 뒤틀린 지형과 그 가운데 생긴 거대한 크기의 크레이터.

추정상 저 크레이터가 만들어진 충격파가 원인이라는 걸 알 수 있었지만, 설마 저런 힘의 존재할 수 있다니.....

그들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어째 사방을 둘러봐도 어떤 마족도 보이지 않는 상황.

목 아래까지 차오르는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 크레이터를 만든 원인을 찾기 위해 그들은 산을 올랐다.

그러나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수록 이상함이 느껴졌다.

“헉헉! 왜 이렇게 더워?”

“크윽! 물 좀 주게. 이게 분화구일 리는 없는데....”

“그러게나 말이야. 신께서 진도하신 것도 아니고 갑자기 화산이 이런 곳에 터쳤을리가 없고 참.....기이한 일이야.”

“뭐, 마왕성이 있었던 곳이니 그럴 수도 있지 않겠나?”

시답지 않은 농담을 하긴 했지만, 말한 그조차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들은 이성의 눈을 가진 조사관들이니.

신은 믿어도 이런 터무니 없는 사태가 그냥 벌어졌다 믿는 광신도는 아니다.

필시 이 열기의 원인이 충격파와 이 크레이터를 만든 것과 관련이 있을 터.

심해지는 열기에 어쩔 수 없이 냉기를 두르는 마술까지 펼쳐가며 그들은 계속해서 언덕을 올랐다.

“이게 뭐야?”

“내가 지금 지옥에 온 건가?”

“신이시여....”

분화구나 다름없는 크레이터의 중심에 도착한 그들이 발견한 것.

그건 솥단지처럼 펄펄 끓어오른 용암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니, 부글부글 거리는 용암 속에서 손을 내밀며 기어 올라오는 존재들

“스켈레톤?”

“자넨 저걸 스켈레톤으로 볼 수 있는가?”

“일단 용아병도 스켈레톤은 스켈레톤이니...”

“그렇지만, 난 저게 용아병보다 더 무섭게 느껴지는군.”

흡사 지옥의 군대.

전신을 타오르는 불길로 두른 해골의 군대가 하나 둘씩 용암 속에서 기어올라오고 있었다.

다행히 아직 자신들을 관측하지 못한 것이라 여겨 조심스럽게 마도구를 꺼내려는 순간.

“이....이게 대체.”

마도구가 망가지기 시작한다.

그나마 챙겨둔 예비도 모두 마찬가지.

기능을 정지하고, 핵이 되는 마력석이 터져 조각 파편이 되어 흩날리니.

대관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 그때, 뒤에서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감상이 궁금하구나.”

변조된 느낌이 강한 섬뜩한 목소리.

반사적으로, 칼과 지팡이를 꺼내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몸을 틀었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으음......무기는 집어넣는 편이 좋을 텐데? 내가 기분이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라 홧김에 너희도 용암에 박아 넣어, 저기 저들의 일원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

─꿀꺽!

다시금 소리가 들려온 방향은 완전한 반대.

처음 자신들이 서 있던 방향이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힘의 격차를 느끼며, 조금 씩 목을 틀어 고개를 돌리니, 온몸을 검은 색으로 감싼 가면의 마녀가 그 자리에 서있었다.

“제 7마왕성의 주인.....”

“응?! 야이 씹, 내가 왜 마왕.....아니지. 호호, 날 아는 구나?”

뭔가 방금 이상한 걸 본 거 같은데.....

이를 따지고 싶었지만, 조사관으로 나름 눈치가 있는 그들이다.

티내면 죽겠지?

서로 눈치를 주고받던 그들은 이내 한 명이 나서 입을 열었다.

“마....마왕님을 뵙습니다.”

“마황이니라.”

“““마...마황?!!”””

“7명의 마왕들을 전부 떨어트린 내가 어찌 같은 마왕의 선상에 놓일 수 있겠느냐. 여는 마계 유일무이의 마황이니라!”

어......살짝 정신 연령의 대한 의심이....

고풍스러운 말투를 사용하는 것 같은데, 심히 컨셉이 의심된다.

뭐라 따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올라오지만, 그녀는 그걸 알아 첸 것인지 헛기침으로 그들의 말을 끊고는 초특급 대폭탄 발언을 터트렸다.

“여는 이제 전쟁을 시작할 것이다.”

“전쟁?!!”

“감히 마황인 여가 이리 건재함에도 불순하고 무례하게 왕을 참칭하려는 승냥이 같은 마족들. 그들을 정리할 것이란 말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너희 제국.”

“““?!!!”””

제국이란 말에 안색이 시퍼렇게 변하는 조사관들.

가면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순간 입꼬리가 올라간 기분이 들었다.

“듣자하니, 그동안 가장 많은 마왕을 쳐낸 것이 너희 제국이라고?”

“다.....당신은 마왕 전원을 쳐낸 자가 아닙니까?”

“여가 한 것은 권좌의 바로 세운 것 뿐이다. 이제 진정한 마황인 여가 왔으니,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 뿔을 꺾어 충성을 보일 기회를 줬어. 그럼에도 거역하여 죽음을 받아들인 게 죽은 마왕들이지. 순수한 마계의 적인 너희들과는 다르다.”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궤변─”

“궤변이면 어떠한가? 여의 말인데. 각설하고 여는 이제 마계를 통일하고 제국을 칠 것이다. 마계의 황제가 되는 몸으로서 나름 그동안 너희 제국에게 죽은 마족들의 넉을 기려야 하니.”

말도 안 되는 소리.

죽은 마족들의 넋을 기린다는 자가 마족들을 용암에 녹여 군대로 만든단 말인가?

하지만, 대꾸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마계와 제국이 적이라는 건 당연한 일이고, 또 무엇보다 그녀는......강하니까.

스스로 한 말을 실현시킬 힘이 존재한다.

“가서 황제든 뭐든 얼른 말해두거라.”

“.......이를 미리 말하는 저의가 무엇입니까?”

“심심하니까.”

“........”

“너무 쉬워도 재미없느니라. 가서 여의 흥을 돋울 준비를 하란 의미다.”

오만.

과연 용제의 오만이 이러할까.

제국을 상대로 승리를 점치는 것도 모자라 발악이라도 해보라는 듯 말하다니.

제국인으로서 수치심과 분노가 차오른다.

하지만,

“다시 말하는데, 그거 뽑으면 용암행이다만?”

“크윽!!”

“여는....음? 그러고 보니 내가 이름을 안 말했구나? 어떻게 하지......그래, 걍 가자.”

뭔가 혼자서 중얼거리던 그녀는 이내 스태프를 옆에 세우며 팔짱을 어깨를 펴며 소리쳤다.

“여, 아리아스타!! 제국을 쓸어버릴 것을 천명하마!!”

이후 조사관은 그녀의 자비로 인해 살아서 귀환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는 보았던 것들, 들었던 것들

새롭게 등장한 마왕, 아니 마황의 대해 이야기를 쏟아냈다.

분화구를 연상캐 하는 크레이터

한 편의 지옥도

불타는 죽음의 군대

마계 정벌 후 제국을 노릴 것이라는 그녀의 발언과 오만했던 그 발언들까지.

종말의 마녀, 아리아스타가 처음 이름을 알린 순간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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