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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사냥이 키운 마녀님-56화 (56/116)

〈 56화 〉 문화 교류 (깽판) (4)

* * *

사람이 모든 일을 잘할 수는 없다.

늘 하던 일도 실수를 하는 게 사람이란 생물인데, 살다보면 사고도 치고 하는 게 당연한 일이지.

그럴 때 실수를 한 사람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을 거 같은가?

큰 소리로 혼을 내야 할까?

아니면 조목조목 너가 뭘 잘못했는지 집어줘야 할까?

모두 맞는 말, 옳은 소리다.

잘못을 했으면 혼을 내서 다음부터 그러지 않도록 해야 하고, 실수를 통해 얻는 것이 있어야 할 테니,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집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

그러나 난 따뜻한 위로도 매우 중요하다 생각한다.

잘못한 걸 당사자가 모르겠는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말 몰라서 실수를 했겠느냐 말이다.

오늘 따라 컨디션이 난조라거나 혹은 좀 더 잘해보려고 이런 저런 시도를 하다보니 실수를 하는 거지.

뭐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 다음부터 잘하면 돼.

같은 위로가 있어야 기운도 차리고, 자존감도 세워 앞으로의 일을 더 잘할 수 있거늘.

“다들 나만 갖고 그래.....”

입을 삐죽 내밀며 꿍시렁꿍시렁 거리는 나.

아니, 내가 일이 이렇게 흘러갈 줄 알았냐고?

이건 나비 효과라는 거다 나비 효과

나비의 날개짓이 부른 태풍.

그렇다고 태풍에 대한 책임을 나비에게 물어?

이런 나쁜 넘들 같으니라고

너희들 다 예지한테 일러 바쳐서 직장 따돌림이라고 내가─

“양심 어디?”

“누님, 인간적으로 이건 나비 날개짓이 아니잖아요.”

“거의 파초선을 휘두른 거 아닌가?”

“그것도 그냥 한 번 휘두른 게 아니라 휘저은 수준이지.”

어이없음을 넘어 골 때린다는 반응을 비치는 모두는 짜게 식은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한 소리씩 던졌다.

제길

역시 안 통하는 건가?

아니 그래도 일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다는 건 정말 진심이고 사실이다.

봐봐.

내가 마계로 갔어.

근데 거리가 멀잖아?

택시도 없고 비행기도 없으니, 당연히 우리 승차감 200% 용용이 하늘 택시를 타는 게 당연하지?

그래서 타고 갔지.

그런데 하필이면 이걸 밑에서 지켜본 사람들이 있었으니, 몰래 마계로 파견된 제국의 조사단이라는 거야.

아니 내가 그걸 어떻게 아냐고?

뭐, 보이는 족족 다 킬각 제면서 갈 수도 없잖아,

아무튼 그렇게 난 마왕성에 도착했지.

현명하고 자비롭고 지혜로운 대 문화 시민 강릴리.

비록 담을 넘는 짓을 하긴 했어도 그 이상의 무례를 범할 수는 없으니, 딱 멋지게 전에 실패했던 히어로 랜딩으로 중앙성 문에 착지해서 똑똑똑 하고 문을 두드렸어.

마왕님 좀 뵈러 왔는데요~~ 하고.

그 뒤 작은 소동이 좀 있었기는 해도 최종적으로는 마왕님을 뵙고, 아무것도 모르는 쭉정이임을 확인, 다시 용용이 하늘 택시로 다른 마왕님들도 좀 뵙고 인사한 다음 집에 돌아오니.

아니 글쎄 제국과 알브 헤임이 병력을 재배치하고 샤말리아로 사신단을 가장한 조사관들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달려오는 중이라고 하네?

이게 어디 내 잘못이냐?

“어, 언니 잘못이야. 다시 묻는데 양심 어디?”

“야, 너 나레이션 읽지마.”

“그럼 입으로 중얼거리지를 말던가.”

“와~~~ 자기 편한 데로 압축하는 거 보소. 연락망 두고 갔으면서 왜 안 받는 건데요?”

“나 일 할 때는 스마트폰 꺼.”

“그럼 연락망은 왜 주고 간 거야?!”

여기 어머니랑 아버지가 없는 걸 다행으로 여기라는 소라와 연희에게 이제 망 태크 제대로 탔는데, 집에 가면 안 되냐 묻는 민준이.

그리고 그런 민준이의 등을 꼬집는 연희.

마지막으로 의자에 몸을 기댄 체 팔짱을 끼고 고개를 흔드는 알리샤.

모두는 보고 받은 내용을 토대로 조목조목 내게 하나씩 따져 묻기 시작했다.

첫 타자는 알리샤

“히어로 랜딩이라고 했는데. 그게 뭔가? 신종 대마술인 건가? 착지한 게 아니라 보고에는 하늘에서 빛줄기가 떨어졌다고 적혀 있는데.....”

하늘을 가로지르는 하나의 검붉은 선.

마치 유성우와 같은 그것이 마왕성에 떨어졌다 보고되어 있다.

그후 잠시 먹통이 된 마도구.

다행히 잠깐의 고장이라 만국 공통 수리법, 툭툭 치기를 시전해 다시 작동한 마도구로 마왕성을 바라봤지만, 이미 성은 반파되어 있었다고.

난 즉각 자가 변론에 들어갔다.

“아니, 오해지. 반파라니 나원. 벽에 금이 좀 간 것 가지고 엄살은. 거기다 내가 다 고쳐주겠다고도 했는데.”

유성은 무슨

과장이다.

그냥 그동안 히어로 랜딩 연습한다고 무릎이 좀 아파서 강화를 평소에 3배 정도로 한 것 밖에 없구만 유성은 무슨

그리고 반파라는 것도 그래.

나 역시 문 바로 앞에 착지하면 여파로 중앙성에 피해가 갈 걸 알고 있었기에 문에서 좀 뒤로 떨어지니 곳에 착지했다.

단지, 내가 실전파가 아니라서, 하필이면 착지에 조금 미스가 나는 바람에 외각성 근처에 떨어졌는데, 그 충격으로 외각성벽에 금이 ‘조금’ 생기기는 했지.

근데 그걸 가지고 반파라니........

“그것도 고쳐준다고 했다고. 여차하면 수리비도 있다고 했고. 용왕급 어금니까지 보여줬다니까?”

“.......”

알리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음 타자, 민준이와 연희

“작은 소동이라고 하셨는데......”

“셀피네한테는 주둥이 좀 비틀고 온다면서, 왜 모가지를 비틀고 옵니까?”

릴리가 방문한 마왕성은 총 세 개.

가져온 시체도 똑같이 세 개였다.

대화를 참으로 대화답게 한 그녀의 모습에 어이가 없는 것도 없는 건데, 무엇보다 죽이고 온 사실이 지금의 혼란을 야기한 만큼 두 사람은 내 의중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건 확실히 말할 수 있으니.

이번에 난 조금 격앙된 어조로 답했다.

“아니, 이 빵꾸똥꾸 같은 넘들이 초대면에 하는 소리가 다 개 같잖아!”

고년 참 곱상하게 생겼구나.

마녀겠지?

잡아와라, 키우면 미색이 고울 테니 한동안 즐길 수 있겠어.

처음 만난 마왕 주둥이에서 튀어나온 소리.

하여간 이쁜 건 알아가지고.

근데 내가 소라 피셜 언빠라서 기분은 개같더라.

근데 이건 약과야 약과

두 번째는 재수 없게 나랑 컨셉 겹치는 네크로맨서 겸 마술사였던 여마왕은 글쌔 마녀 시체는 각별하다나 뭐라나.

심장은 좋은 마력 재물이고, 시체는 훌륭한 인형이라면서 이상한 소리를 씨부리고.

그동안 마녀의 비술에 대해 연구하고 싶었는데, 고문도 좀 즐기겠다면서

에휴~~ 또라이 같은 년.

마지막은 단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소아성애자.

더 필요 없지?

“즉, 내가 한 일은 정의 구현이라 이거야. 심지어 만지기도 싫은 그것들 시체를 요리 주무르고, 조리 주무르는 수고를 거쳐 정보까지 꺼내 왔으니 이 얼마나 완벽한 일처리냐? 언덜스텐?”

““.........””

민준이와 연희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용왕 어금니를 보여주면 죽마고우의 친우도 날강도, 도둑넘으로 변신 시킬 수 있고.

마왕 성격이 더러운 게 당연하지 그럼 대체 뭘 기대하고 간 건지.....

결국 철면피 절대 신공에 무너진 세 사람.

자, 드디어 대망의 마지막 타자가 등장하니, 우리 강소라 선수.

마치 등에는 에이스 4번 마크가 세겨진 것 같은 최강의 포스를 풍기고 있다.

그녀는 피식 입꼬리를 씩 말아올리며 말했다.

“투명 드래곤 루트로 가자. 사신단이든 조사단이든 제국, 알브 헤임, 무림 다 줘패버려!! 우리 언빠 하고 싶은 거 다해!!”

“오~~예!!!!!”

에이스는 배트를 던졌다.

역시 깽판이 진리지.

뭐, 알리샤를 비롯한 나머지는 태이블에 얼굴을 박았지만.

* * *

모두가 일을 잘해준 덕분에 우린 아직까지도 제국과 알브 헤임의 눈을 피해 테라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무림의 일을 경험한 두 대국이 가뜩이나 민감한 시기, 우리의 등장을 반길리 없다는 의견을 표하며 많은 신경을 써준 덕분이지.

뭐, 지금은 나 때문에 거하게 말아먹었지만,

“에휴~~~”

한숨을 쉬며 난 사신단을 맞이할 채비를 시작했다.

마계에 가기 전에 셀피네가 말했었지?

마왕은 찬탈하는 권좌라고.

그럼 내가 마왕이 아니냐 할 수 있는데, 놉. 아닙니다요.

수식어, 즉, 조건이 있었으니, 마계의 존재에 한해서다.

뭐, 마녀가 마계의 존재로 볼 수 있는지 아닌지는 아직 애매한 부분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마녀가 마왕이었던 전적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현 테라의 정서에서 마녀를 그리보지 않는다는 부분에서 난 마왕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또 권좌가 동시에 세 개나 비어버린 것도 있고. 내가 왕 노릇 하지 않을 거란 이유도 있지.

결국 마계에는 초유의 마왕 쟁탈전이 예정된 상황이라는 거다.

그리고 그 여파는 결코 마계에 한정되지 않을 거고.

당장, 아크 리치였던 마왕 후보가 세력권의 확장을 위해 알브 헤임에 처들어 간 것이 대표적 예시.

“덕분에 게이트를 들키는 것도 시간 문제가 됐고, 하~~~ 내가 똥을 거하게 싸긴 했구나.”

미국만 모르면 될 줄 알았는데 이게 뭔지.

예지가 미국 문제를 해결했다고 했는데, 설마 전혀 뚱딴지 같은 제국과 알브 헤임에 들킬 줄이야.

세상일 어찌 돌아갈지 아무도 모른다는 게 사실인가 싶다.

결국 우리는 채념했다.

어차피 틀킬 거 우리가 먼저 까자고.

그리하여 나는 알리샤와 함께 샤말리아뿐만 아니라, 제국과 알브 헤임 모두에게 지구 측의 대표로 면상이 까이게 생겼다.

투덜투덜 거리며 다시 알리샤가 정리해준 정보들을 훑고 있으니, 어느새 내 뒤에 나타난 소라가 히죽히죽 웃으며 내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이고, 대표님! 잘 좀 부탁드립니당~~”

“응, 너 감봉.”

“직권 남용이다!!”

“그럼 대표자리 가져가던가?!!”

아니 사람이 하던 일을 해야지, 갑자기 나보고 외교관을 하라고 하면 어떻게?

샤말리아야 그동안 알리샤랑 안면을 트고 나서 한 일이고, 또 대부분 어렵지 않은 일 뿐이었으니 했던 거지 이건 아니잖아?

“진짜 투명 드래곤 루트로 간다?!”

“미쳤어?!!”

“다 꺼져!! 내가 세계 정복할 거야!! 분명 독자 분들도 그걸 바랄 거라고!! 사이다 전개 만세!!”

“독자 같은 소리하고 있네! 어디 사는 김독자냐?! 내가 조지고 오게!”

소라와 함께 이곳에 왔던 연희는 시끄러워진 방안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푹푹 쉬었다.

“아.....잘하시겠지?”

졸라 쌘 건 아는데 외교는 아에 다른 분야, 장르지 않는가?

보통 마술이 어나더 레벨인 캐릭은 지능캐 포지션도 겸하는데 릴리는 그렇지 않아서 걱정 뿐.

한숨이 푹푹 쉬어지는 와중, 순간 누군가 그녀의 어깨를 잡은 손길이 느껴져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알리샤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서있었다.

“걱정할 필요 없다.”

“예? 하지만....”

“외교라 거창하게 말해도 별 거 없어. 결국 창칼이 오가지 않는 전쟁. 싸움. 강한 놈이 이기는 거지.”

“저....릴리님은 그 창칼이 오가지 않으면 엄청 약할 거 같은데.”

대충 전투력 디버트 ­99% 쯤?

그러나 알리샤는 그렇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걸 빼도 그녀는, 아니 너희 지구는 아주 강해.”

외교를 전투와 비교했을 때.

칼은 상대를 공격할 수단. 즉, 자국의 군사력아나 물자 등 상대를 압박할 무언가로 비유할 수 있다.

방패는 자국의 여유를 상징하지.

이번 만남이 파토나도 아무렇지 않을 그런 위치

그게 방패.

마지막 약점.

자신, 혹은 상대에게 치명적인 무언가.

어떻게 해서든 해결해야 하는 조급한 문제를 상대에게 들키지 않고, 역으로 그런 상대의 약점을 캐치해 오는 정보력.

이를 비유했을 때, 지구는, 그리고 릴리는 여전히 최강이다.

“그녀의 마왕성을 무너트린 전적과 힘은 외교에서도 최고의 칼이 되어줄 것이고, 그대의 지구는 라그나에게 듣기로 테라에 비해 많이 풍요로운 곳이라 들었네. 실제로 우리에게 물자를 주는 일이 있었지 받은 적은 없지 않는가?”

“그건......그렇죠?”

“그럼 최고의 방패도 소유하고 있군, 마지막 정보에서는 그대들은 미지라는 최고의 갑옷을 두르고 있으니, 비록 상대에 대해 아는 것이 부족해도 꿇릴 것이 없어.”

“어....그게 그렇게 되나요?”

“그렇지. 물론 이를 잘 활용해야 최대한의 이익을 뽑아먹겠지만, 내가 보기에 질 일은 없을 거야. 또 내가 그리 도울 거고. 일단 우린 한 배를 탄 동맹 아닌가?”

“마지막 한 마디가 가장 의지 되고 안심됩니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려요.”

그렇게 연희가 알리샤에게 고개를 숙이는 사이.

저 멀리 샤말리아를 둘러싸는 성벽 너머로 거대한 먼지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세기 힘들 정도의 무리.

저번 사신단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규모의 사람들

깃발은 제국의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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