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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 변화 그리고 격변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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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리링~~~
귓가를 때리는 벨 소리에 침대 위의 이불이 부르르 떨린다.
그리고 이불 속에서 나오는 손은 침대 위를 더듬으며 소리와 진동의 근원지를 찾고 이내 발견.
스마트폰을 집고 이불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으......벨 소리를 왜 이렇게 크게 해서.”
그렇게 얼굴만 빼꼼 내인 스마트폰의 주인, 나는 딱 상반신까지만 이불로 감싸 팔을 드러내고 여느 날과 다름없이 튜브 어플을 틀었다.
집에서 하는 거라곤 VR게임이랑 취업 준비 정도밖에 없는 내게는 유일한 외부와의 소통.
뭐, 그렇다고 뉴스나 신문 같은 걸 굳이 찾아보는 기특한 행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구독한 영상이나 알고리즘의 인도에 따라 돌아다니다 보면 그런 것도 보기는 본다.
그러니 외부와의 소통이라는 말은 거짓은 아닌 셈.
음음, 그렇고 말고.
“아, 그러고 보니 자동사냥 켜둔 건 확인해야지.”
잠시 코미디, 사이버랙카 등의 영상을 시청하다 난 문뜩 어제도 켜두고 잔 구형 폰을 찾았다.
이상하게 몇 년째 손에 잡고 있는 킬링타임도 되지 않는 흔한 자동사냥 게임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기능도 없어서 어플을 삭제하면 키운 데이터까지 날아가 이제는 전에 쓰던 폰으로 밖에 할 수 없는 게임이다.
사실 게임이라고 말하기도 그렇다.
하는 거라곤 그저 켜두고 가끔 얼마나 컸나 확인하며 자동사냥 및 아이템 수집, 자동 스텟 분배까지 모두 해주는 정기 결제를 해두는 정도뿐이니까.
값도 저렴
고작 달 9,900원이면 이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단지, 누구한테도 자랑할 수 없고, 그저 캐릭터가 성장하는 걸 지켜보며 만족하는 게 끝이지만.
심지어 캐릭터도 고를 수 없어요.
어플 이름부터가 [네크로멘서 위치 메이커]니까.
오늘 따라 유난히 춥게 느껴지는 바람에 몸을 떨며 충전기에 꽂아둔 폰을 찾아 자취방 책상 위로 향하려는 순간, 난 문뜩 무언가 이상한 것을 깨달았다.
“내 키가 이렇게 작았나?”
시선의 높이가 평소와 다르다.
항상 책상위에 설치된 책장이 딱 알맞게 정면으로 보였는데, 오늘은 살짝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고 있다.
그에 따라 책 세로 제목의 마지막 글자는 보이지 않고.
“어? 내 손......”
그제서야 발견한 작고 아담한 손.
가는 손가락에 살짝 창백해 보이는 피부.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하는 시선.
발도 내 것이라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작다.
아무튼 다 작다.
시선의 위치도 손도 발도
“으아아아!!!”
발등에 불이라도 떨어진 듯 향하는 자취방 유일의 전신 거울이 있는 화장실.
화장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건 백색에 옅은 분홍빛이 감도는 장발의 머리를 한 15세 정도로 보이는 소녀.
시력이 드디어 맛이 간 건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모습에 볼을 꼬집고, 팔과 다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거울에 비치는 존재와 내가 동일하게 따라 움직이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난 소리쳤다.
“이게 대체 뭐야?!!!!”
때는 2034년
모두가 VR게임 캐릭터가 된 날,
난 조금 다른 캐릭터가 되었다.
장장 11년 동안 켜둔 자동사냥 캐릭터, 마녀 릴리
거울 속에서 내가 지을 것 같은 얼빵한 얼굴을 한 소녀의 정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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