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화 〉 001. 세상은 니네끼리 좀 구해 (2)
* * *
머즐드독스 인더스트리(Muzzled Dogs Industry)라는 회사가 있다.
직역하자면 ‘재갈물린 개 회사’다. 뭔 센스야.
호전적인 명칭에 걸맞게 군용물자를 조달하는 다국적 군수업체이다.
독일계 미국인이 지분의 절반을 갖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한국인 손에 있다.
삼성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가장 거대한 기업이다.
머즐드독스의 한국 지분은 한 가문이 독점소유하고 있다.
뭐, 재벌이 상속되는 것이 한국에서 하루 이틀 벌어지는 일도 아니니 이는 별로 주목할 만한 사실이 못 될 것이다.
다만 소유주가 제갈 가문이라는 것을 제외했을 때만 그렇다.
나는 유와는 별로 친하지 않다.
내가 유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그녀가 그녀의 성씨를 싫어한다는 사실과, 성씨를 제갈 씨가 아닌 제 씨로 잘못 파악하면 격하게 화를 낸다는 정도.
그리고 그녀가 한월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정도.
혹은 제갈유가 머즐드독수 총수 제갈무의 딸이라는 정도.
아니면 그녀가 집안에서 뛰쳐나와 제멋대로 지정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정도.
인문학에서 ‘어떤 범주를 넘어선 거대한 시각에서 대상을 파악하는 형태의 담론’을 거대담론이라고 한다.
거대담론은 보통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진다.오늘내일 벌어먹는 일조차 어려운 서민에게 세계의 변혁 같은 주제는 아무래도 좋으니까.
하지만 세상에는 거대담론을 일상회화의 한 가닥으로 삼는 인간도 있는 법이다.
가령, ‘각국 대통령들하고 회담하는 건 이제 지쳤어요.’ 라든지.
혹은, ‘제가 제 방 들어가는 데 군사기밀 보안 서약이 왜 필요한 거냐구요.’ 라든지.
물론, 어디까지나 유와 제갈 가문의 이야기일 뿐이다.
나는 평범한 여고생을 자칭하는 유와 지극히 평범한 대화를 나누다가 가끔 튀어나오는 ‘의도치않은 수저자랑’에 희생되는 역할이고.
뭐가 됐든 유에 의해 억지로 그 영역까지 끌려가는 형식이었다.
직접 그 영역에 발을 딛게 된 적은 없었다.
제갈유의 여동생이 붉은 길앞잡이 팀에 왔다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분명 그랬다.
지금부터는 상황이 바뀐 셈이다.
요컨대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갈려나갈 미래가 훤하다는 것이지.
제발 내 인생을 놔줘.
나는 너희 틈새에 섞이고 싶지 않아.
“아무튼, 슬슬 진입하세요. 새로 온 지휘관에게 게으른 모습을 보이면 안 되니까요. 가는 김에 이것도 받아 가시고요.”
유가 내게 조그마한 기계장치를 건넸다. 부착형 무전기였다.
“엥, 이건 내 건데 어디서 났냐?”
“응급차에 실려 가실 때 소지품을 받을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냥 제가 맡아놨어요.”
“사람 고맙게 뭘 그렇게까지…….”
“오빠는 연고자가 없으니까요.”
“고맙다는 거 취소.”
우울해지는군.
아냐아냐.연고자가 없다고 하는 걸 보니 어머니나 아버지는 내 상황을 모르시는 모양인데, 다쳤다는 소식이 부모님께 가는 것보다는 낫지.
“그런데 무전기는 왜?”
“지휘관에게 첫인사를 해야죠. 아직 전자기파 왜곡은 없어요. 거리만 적당히 좁혀서 통신하세요.”
그러곤 유는 할 말이 끝났다는 것처럼 시선을 딴 곳으로 돌렸다.
이것저것 묻고 싶은 게 많았다. 하지만 꾹 참았다.
유는 아무래도 평소 이상으로 짜증이 난 것 같았다.
그녀가 출가하게 된 계기가 ‘가문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임을 한월을 통해 이미 들어 알고 있다.
제갈 가문의 사정은 모르겠으나, 아마 동생이랑 묘한 알력다툼이 있는 것은 아닐까.
어쨌거나 유의 말대로 내가 해야 할 일은 지휘관에게 붉은 길앞잡이가 합류했음을 알리는 것이다.
연차가 의미 없이 사라지는 일 만큼은 막아야 하니까.
나는 곧장 이어폰을 귀에 꽂고, 무전기에 연결했다.
노이즈가 길게 흐른다.
천천히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아직 몇몇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고, 도망치는 그들과 반대방향으로 걸어가는 기분은 썩 좋지 않다.
그러다가, 시민들을 통솔하는 진짜 공익근무요원과 시선이 마주친다.
으음~ 솟구치는 악의.
서로가 서로를 얕잡아보는, 그 추잡스럽고 기묘한 신경전.
저쪽에서 이쪽으로 시선이 꽂힌다.
‘저거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길앞잡이잖아?’
이쪽에서도 받아쳐준다.
‘월급도 적은 찐따라서 안 들리는데?’
물론 그곳에 승자는 없었고…….
상점가 1층으로 들어섰다.
서서히 노이즈가 끊어지고, 뭔가 소리가 잡히기 시작한다.
이어폰을 귓속에 더 세게 밀어놓고 집중하니, 간신히 들리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해서, ……었어.
그렇……까. 아무리…… 도……… 입니다.
여자목소리라는 것은 알겠지만, 내용이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아까보다는 음질이 선명해졌으니 내부에서 통신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정확한 위치가 어디일까.
일단은, 아직 작동 중인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탄다.
위로 보이는 2층의 풍경에 별다른 특징은 없다.
미리 도착한 다른 길앞잡이 팀원 두 명이 흘끗 인사를 보낼 뿐이다.
파스타를 ………었어. 이태원에서……… 싫지 않아?
아뇨. 그건 동의할 수 없겠네요. ……에서 가장 맛있는…… 입니다.
대화가 조금 이상하다.
무전기를 꺼내 주파수를 확인한다.
하지만 이상은 없다. 애초에 파계지점이 선포된 와중에 누가 이 근방에서 파스타에 관한 통신을 한단 말인가.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하지만 거기 라비올리는 최악이었어. 오리고기도. 오리가 너무 덜 익어서 곁에 있는 샐러드를 처먹으려고 하던데.
오리고기에 관해서는 동감합니다. 하지만 라비올리는 괜찮았습니다.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요. 후식으로 딸려 나온 티라미수와 궁합이 괜찮았습니다.
티라미수와 라비올리는 같이 먹는 음식이 아니야.
팥빙수와 밥처럼 말입니까?
이곳은 현재 인천시장과 인근 군부대 지휘관의 판단 아래 특수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구역이다.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사망자나 부상자가 다수 있을 것이고, 이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팥빙수와 밥의 조화에 관해 토의하기에는 부적합한 장소다.
아니, 부적합한 것을 넘어서서 어딘가 엇나갔다.
나는 이어폰에 딸린 마이크에 대고 뭐라도 말하려고 했다.
당초 계획은 ‘안녕하십니까.’로 시작하는 것이었지만, 이제 와서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대신 ‘이보십시오.’라고 말문을 터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직전, 무엇인가가 배후에서 달려들었다.
[무구지정: 뒤틀림날]
움켜잡고 있던 클로에 새하얀 위압이 감돌았다.
돌아선다.
시선.
시선이다. 스컬터에게도 눈동자가 있고, 노려보는 시점이 달려 있다.
그들은 어떤 관점에서 우리와 같은 특징을 공유하는 생물이다.
그러나 정이 붙지는 않는다.
암만 개를 닮았어도, 너희 같은 애완동물은 기르고 싶지 않다.
클로의 날이 스컬터의 복부를 수직으로 꿰뚫었다.
[행동지정: 주변왜곡]
클로에 맞닿은 새카만 살덩어리가 순식간에 비틀린다.
더 시간을 지체할 것도 없다. 나는 당장에 중형견 크기의 육신을 내던져버렸다.
“흐읍……….”
호흡을 길게 했다.
스컬터는 이처럼 어려운 상대가 아니다.
속도가 인간보다 조금 굼뜨고 완력에 있어서도 운동을 잘한 성인 남성이라면 밀리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현대화기로 제압가능하다는 의미의 D등급 파계종으로 분류된 것이다.
그들은 다수로 뭉쳐 다니는 속성이 위험한 것이지, 각 개체의 수준으로 볼 때 극히 손쉬운 사냥감이다.
문제는 나의 역량이다.
지정능력은 기본적으로 다른 무엇인가를 자기 차원에 맞게 ‘지정’하는 힘이다.
이 말이 어렵다면 뜯어고친다고 표현해도 좋다.
나의 생각으로, 의지로 실제와 다르게 대상을 뜯어고친다.
하지만 개개인마다 지정능력의 잠재력에는 한계가 있다.
더욱 엄밀히 말해, 개개인마다 한계가 다르다. 한월의 경우 몇 개월 만에 B등급에서 A등급으로 무난하게 성장했고, 어쩌면 S등급까지 도달할지도 모른다.
반면 나는 D등급에서 시작해 겨우겨우 C등급까지 도달했다. 여기까지 1년 정도가 걸렸다.
나는 주저앉았다.
나는 가장 자신 있는 행동지정인 ‘주변왜곡’조차도 다섯 번 정도 사용하면 나가떨어진다.
그러나 무구지정은 행동지정을 사용할 때 필요한 지정력의 세 배를 축낸다.
따라서 무구지정과 행동지정을 연거푸 사용한 지금의 나는 한계에 가깝게 지정력을 소모했다고 볼 수 있다.
지정력이 바닥난 인간은 대개 무기력해지고, 우울감에 시달린다.
지금의 나처럼.
나를 회전축으로 삼아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어지럼증.
고개를 휘젓고 일어섰다.
사냥에는 전리품이 따르는 법이다.
간신히 제압해놓고 사냥과 전리품이라고 말하기 거창하다면 결투와 챔피언벨트라고 치환해도 상관없다.
어쨌거나 나는 클로를 바로잡아, 이미 죽은 스컬터의 앞발에 겨누었다.
어렵지 않게 발톱이 뽑혀 나왔다. 길이로 따지자면 사람 손가락 한 마디를 조금 넘는 정도.
이런 식으로 얻은 파계종의 신체 일부는 머즐드독스를 비롯한 군수업체에서 낮지 않은 가격에 매입한다.
원칙적으로 대체복무 지정자는 이것들을 전부 정부에 회수시켜야 한다.
그렇지만 물량 하나하나를 검증할 능력도 이유도 없다. 대부분의 지정자는 체취하지 못했다는 핑계를 대고 암시장을 향한다.
그래봤자 점심값이나 겨우 돌려받는 정도지만.
상태가 멀쩡한 발톱 다섯 개 정도를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아까보다 호흡도 편해졌고, 지금보다 첫인사에 좋은 타이밍은 없을 것이다.
나는 이어마이크를 입에 물고 편한 손으로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떨어뜨렸다.
무전기는 이미 반 토막이 나 있었다.
내일 점심값까지는 확실히 날렸네.
***
모든 시민이 건물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무전기가 없어졌기에 다른 길앞잡이 팀으로부터 엿들은 사실이었다.
그들은 이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파계종은 최대 C등급, 그러나 대다수는 스컬터.
인천 권역에서 나타나는 저급 파계종은 대부분 스컬터다. 그리고 익숙한 것은 쉽기 마련이다.
내가 다른 파계종은 몰라도 소수의 스컬터를 상대로는 그럭저럭 잘 대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네 마리 이상이 동시에 덤벼들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싸워볼 가치가 있다.
게다가 오늘은 싸워야만 한다.
무전기는 내가 사용하는 장비 중에서는 최고가다.
질긴 마직물 코트가 몇 만원을 넘지 않는다. 나머지는 의류는 스파오 같은 염가 브랜드에서 대량으로 구입해 몇 겹을 덧대어 입고 끝이다.
순식간에 방어구 정리가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무기인데, 무기는 스컬터를 상대하다가 파손될 리가 없다.
클로만큼은 특별히 B등급 파계종 링고스타의 날개비늘을 재료로 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어쩌다가 선물로 받은 것이다.
아마 생전 사용해본 물건 중에서 단일품목으로는 가장 비쌀 테지.
결론적으로 말해, 이런 예외를 제외했을 때 가장 비싼 것은 무전기다.
군인이나 지정자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것으로, 활동성을 높이는 대가로 수십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표를 둘러매고 있다.
그리고 이는 다시 계산했을 때, 스컬터 발톱을 천 개 가까이 뽑아야 간신히 마련할 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활동 중에 파손된 장비를 왜 내가 물어내느냐고 따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장비는 국가에서 내게 대여해준 것이지, 내 소유가 아니다.
만일 소유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새로 사서 계속 사용해야 하겠지.
내 거라고 쳐도 사정이 그러한데 남의 것을 빌렸을 뿐이라면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이리.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등을 다치긴 했지만, 그럼에도 사리고 다닐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무턱대고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하다.
스컬터는 본능적으로 다수가 뭉쳐서 활동할 뿐더러, 스컬터가 아닌 더 높은 등급의 파계종이라도 나타나면 목숨을 걸고 혈투를 벌여야 한다.
그래서 일단은 한월에게라도 (재인의 경우, 아예 받지 못했다…….) 전화를 해두려 했는데, 받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재인과 택시를 타고 오겠다고 했지.
재인은 한월이를 이성적으로 좋아하고 있다.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정말로 티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어쩌면 둘이 사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그런 의미에서 묻건대, 이성적 호감이 있는 고등학생 둘이 같은 택시에 탄 와중에 웬 공익근무요원이 전화를 건다고 그걸 받을까?
안 받지.
절대로 안 받는다.
그러므로 조금 깊숙한 곳까지 진입하겠다고 문자만 넣어뒀다.
4살이나 형인 주제에 추하지만, ‘오랫동안 연락이 없으면 네가 살려줘야 한다.’라는 암묵적인 부탁이었다.
다른 길앞잡이 팀이 각각 3층과 지하 1층으로 진입하는 동안, 나는 홀로 승강기를 타고 5층으로 향했다.
거기서부터 스컬터를 독식해 발톱을 체취하며 내려올 심산이었다.
모두 잡는 데만 성공한다면, 아마 무전기 값의 절반 정도는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승강기가 멈추었다.
──────키르르르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처럼 스컬터 두 마리가 껑충 뛰어들었다.
“우왓!”
팔꿈치로 닫힘 버튼을 누르자, 스컬터 하나가 바로 끼어버렸다.
뒤에 있던 놈은 당황했는지 물러났다.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문틈에서 버둥거리는 스컬터를 바라봤다.
그것은 다행스럽게도 애처러운 눈빛 같은 것은 취하지 않았다. 다만 투쟁심으로 번뜩이는 안광을 비출 뿐이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놈의 목덜미에 클로를 내리꽂았다.
낀 것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열린 승강기가 시체를 토해냈다.
스컬터의 대가리를 발로 짓밟아 클로를 빼내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있었던 다른 한 마리가 사라졌다.
귀찮게 됐다. 어디로 갔을까?
놈이 홀로 도망쳤다면 각개격파의 기회를 얻었으니 다행이다.
그러나 무리로 돌아간 것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문득, 시야에 이상한 것이 꽂혔다.
복도 저 끝에서 움직이는 인영(人?)이었다.
키가 작은 여자아이로 보이는 검은 형상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6층으로, 옥상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 다른 길앞잡이는 아직 이곳까지 진입하지 않았을 뿐더러, 그들 중에 저렇게 조그마한 체구를 지닌 사람은 없었다.
“저기요!”
탈출하지 못한 어린아이일까 싶어 소리를 쳐보았지만, 그것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그저 위를 향해 올라갈 뿐이었다.
나는 질겁했다.
파계종은 규칙적으로 군집을 이루는 경향이 있다. 보통 최상층이나 최하층에 가장 강한 개체가 자리를 잡는다.
따라서 옥상은 현재 이 쇼핑센터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다.
나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곳인데, 지정능력이 없는 일반인이 함부로 들어서는 것은 목숨을 내던지는 행위다.
어떻게 해야 하지?
당위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곧바로 내가 나서야 한다.
이곳에는 나밖에 없다. 조금이나마 파계종에 맞설 수 있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나는 지나치게 약하다.
만약에라도 내가 개입했다가 스컬터 무리에게 급습을 당한다면? 그때는옥상에서 곧장 뛰어내리는 편이 확률적으로 생존에 유리할 것이다.
나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돌렸다.
나는 4층까지 내려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른 길앞잡이들과 합류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 시야를 밝힌 것은 스컬터 발톱의 반사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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