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화 〉 네가 왜 따라와2
* * *
김예림과 함께 걷는 복도는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어색했다.
서로 입을 꾹 닫고 말없이 연구실을 향했다.
평소 같았으면 내가 아무 말이라도 주워섬겼을 텐데, 김예림이 먼저 다가온 일이 너무 드물어서 어쩐지 얼떨떨했다.
그렇게 침묵 속에서 걷기를 한참, 연구실 입구 앞에 선 나는 슬쩍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 놀랐다. 그녀는 스킬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것도 자기 자신에게.
[마음의 블루스], 그리고 [부동심].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공포심을 잠재워주는, 던전 경험이 적은 헌터들이 즐겨 사용하는 기초 스킬 콤보.
전투에서의 판단이나 스킬 사용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숙련된 헌터들은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기술이었다. 신입일 때부터 지켜봐 왔지만, 김예림이 저런 것에 의존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
그녀는 믿을 수 없이 높은 숙련도로 스킬 사용을 마치고는 나를 바라봤다.
"……들어가죠."
들어가라면 들어가야지.
시가지 사냥팀으로 떨어진 후 나날이 낯선 행동을 보여주는 김예림의 모습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어색함을 느끼며 문을 열었다.
장비 3팀 안에는 유일한 연구원인 최지혜가 언제나처럼 컴퓨터를 붙잡고 씨름하고 있었다.
"야, 나 왔다."
"지금 집중하고 있으니까 꺼져."
"좋은 소식 들고 왔는데?"
"어, 그래. 잘했어. 착해. 있다가 나쁜 소식부터 들을게. 그리고 꺼져."
"좋은 사람도 데리고 왔는데?"
쏟아져 오는 아무 말에 아무 말이나 던져본다.
무슨 개소리냐는 듯 눈살을 찌푸리며 돌아본 지혜의 눈이 놀라움으로 물들었다.
"어? 예림 씨가 여기에는 무슨 일이세요?"
질문은 김예림한테 던져 놓고 시선은 나를 향한다. 나보고 설명하라는 것 같지만, 미안한데 나도 모른다.
지혜와 내가 눈싸움을 하건 말건, 질문을 받은 김예림은 앞으로 한걸음 나서며 지극히 업무적인 미소를 지었다.
"소문으로는 들었는데 만나 뵙는 건 처음이네요. 지금은 시가지 사냥팀에 있는 김예림이라고 합니다. 반가워요."
"앗, 네. 장비 3팀 최지혜입니다. 그런데 소문이라면…?"
"장비 3팀에 굉장한 엔지니어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현수 선배가 늘 거기서 장비를 점검받는다고 도요. 저번에 선배 장비를 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상태가 좋더라고요. 덕분에 관심이 생겨서 선배한테 부탁드리고 찾아뵙게 됐습니다."
현수 선배? 니가 언제 나를 그렇게 불렀다고?
그리고 내가 여기 들락거리는 게 유명해?
의문스러운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지만, 가장 소름 끼쳤던 것은 김예림의 똑 부러진 말주변이었다.
분명 얼마 전까지는 말도 제대로 못 했다면서, 왜 갑자기 멀쩡해져? 스킬빨이야?
"무슨 장비? 뭐 볼만한 게 있었나?"
너무 놀라서 머리가 제대로 안 돌아가는지, 나도 모르게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아…… 그때, 바이크요."
"아, 그거 쓸만하지."
그건 인정이지. 어제 출동 때 봤던 모양이다.
"그 외에도, 사실 예전에 전해 듣게 된 지혜 씨의 개발 철학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개발… 철학이요?"
"저도 우연히 건너 듣게 된 건데요, 전용 장비가 돈이 된다는 이유로 범용 장비 개발을 게을리하는 건 길드 차원에서 옳지 않다, 고 말씀하셨다고…… 저도 동의합니다. 기본기가 부족한 걸 전용 장비로 커버하려는 헌터들과 그런 경향을 조장하는 장비 업체들, 모두 경각심이 부족하다고 할 수밖에 없죠.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지혜 씨와 다양한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장비의 보편성에 대해서 꼭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흐… 아니 뭐… 어디 가서 떠벌리고 다닌 건 아닌데… 아무튼 그리 말씀해주시니 참 듣기 좋네요…"
딱 지혜의 취향에 맞는 말을 청산유수로 들려주는 김예림과 쑥스러워하면서도 헤죽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추지 못하는 지혜.
그 모습에 배알이 꼴려 괜히 꼬인 소리가 나왔다.
"니가 할 말은 아니지. 예림아."
내가 기억하는 예전의 김예림은 능력과 검술을 조화롭게 사용하는 것에 능숙했다. 균형 잡힌 전투 능력으로 때로는 공략의 중심을 잡아주고 때로는 돌발적인 사태에 대응하던 그 시절의 김예림이라면, 저런 말을 할 법도 했다.
"못 본 사이에 안 좋은 버릇 많이 들었더라? 저번에 보니까 거의 능력만 퍼부어서 싸우던데."
하지만 저번 침투 사건 때의 김예림은 달랐다. 철저히 능력에 의존하여 몰아붙인 후 확실한 기회가 생길 때에만 검을 휘두르며 수비적으로 싸웠다.
물론 그때까지도 마음에 두려움 남아 있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그렇게 떨던 모습을 생각하면 방어적으로 싸우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저렇게 말과 행동이 다르면서 내 순진한 친구를 홀리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사실, 저렇게 조리 있게 말하는 모습이 별로였다.
던전 같이 다닐 때 나한테 저렇게 조리 있게 설명했으면 싸울 일도 없었을 거 아니야?
그럼 나도 논란 없이 잘 살았을 건데, 왜 나만?
"야! 넌 왜 말을 그렇게 하냐? 그리고 이거랑 이거랑 같냐?"
하지만 이미 지혜는 넘어간 듯, 본인보다 더 화를 내며 변호를 하고 나섰다.
난감한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리던 예림은 그녀의 두둔에 안심한 듯 표정을 폈다.
"아닙니다. 선배 말씀도 맞죠. 저번에는 제가 침착하지 못했습니다."
"야, 아니. 니가 언제 나보고 선배라고 불렀다고…"
"시끄러! 예림 씨, 너무 귀담아 듣지 말아요. 쟤는 원래 말하는 게 저래요. 저러니까 여자친구가 없지."
아무렇지도 않게 내 험담을 늘어놓은 지혜는 다정하게 예림의 손을 맞잡았다.
"다음에 좀 더 이야기해요. 저 놈 빼고… 지금은 저 자식이랑 이야기할 게 좀 있어서, 나중에 봐요?"
최지혜는 그렇게 연락처까지 교환하더니 김예림을 떠나보냈다.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자리에 돌아온 그녀는 다리를 꼬고 앉으며 씨익 웃었다.
"쿨하다고는 들었는데, 진짜로 딱 부러지고 멋있네."
"멋있긴, 저거 다 가식이야. 원래는 얼마나 싸가지 없는데."
"내 앞에서 가식을 왜 부려? 뭐 떨어질 게 있다고 "
그건 나도 모르겠다.
대답할 말이 궁해진 나는 말머리를 슬쩍 돌리려 했다.
"그건 그렇고, 좋은 소식이 있는데…"
"야, 근데 김예림 너한테 관심 있는 거 같지 않아?"
하지만 충격적인 화제로 주도권을 선점한 것은 지혜였다. 너무 어처구니없는 질문이라 도리어 시원스레 대답이 나왔다.
"미쳤냐?"
"아니… 그렇잖아."
몸을 앞으로 숙이며 소곤거리는 그녀의 눈꼬리가 장난기로 휘어있었다.
"한 2주였나? 아무 것도 안하고 외출도 안했다는데 너 있는 곳 가라니까 나왔지? 계속 출동 거부하다가 너랑 있으니까 나갔지? 봐봐, 나한테 잘 보이려던 것도 사실 너한테 관심 끌려고…"
"좀 헛소리 그만하라고."
"그믄흐르그~"
그녀는 킬킬 웃더니 무릎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야, 니가 뭐가 꿀리냐? 누나가 응원할게!"
"중요한 이야기 해야 되니까 잡소리 좀 그만해."
"이게 왜 잡소리야? 합리적 의심인데?"
지혜는 어려서부터 쭉 한 번 시동이 걸리면 그칠 줄을 몰랐다. 이대로 라면 계속 본론을 꺼내지 못한다.
"프로메테우스. 통과됐다."
어쩔 수 없이 이야기를 잘랐다. 원래 좀 애태웠다가 말하려고 했는데…
잠시 정적이 흘렀다. 지혜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 눈을 꿈벅이더니 다시 되물었다.
"…뭐?"
"처음에 말했잖아. 좋은 소식. 개발 허가 나왔어. 길드장 님이 직접 말씀하신 거야. 연구비도 나올 거고…"
"뭐? 아니, 어떻게."
"삼촌하고 딜 좀 봤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지혜는 입을 다물 줄 몰랐다.
"꺄!"
그러더니 곧장 자리에서 일어서며 비명인지 환호인지 모를 괴성을 질러댔다.
"꺄! 꺄! 말도 안 돼! 진짜로? 진짜 되는 거지?"
"아 시끄러…"
내가 구박을 놓건 말건 지혜는 여전히 들떠서 꺅꺅 소리를 지르며 발을 굴렀다.
한참을 그러더니 진이 빠진 듯 다시 의자에 앉는 그녀.
그 입에서 훨씬 조용한 목소리가 감격에 잠긴 채 흘러나왔다.
"오래 걸렸다. 진짜…"
"오래 걸렸지."
나는 조용히 긍정했다. 처음 꿈을 품은 것이 6년 전. 구체화된 것이 2년 전.
그럼에도 진전을 보이지 못했던 오랜 염원이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차세대 전투 슈트. 프로메테우스.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지킬 힘을 내려준 신의 이름
나와 지혜는 소리 죽여 웃었다.
*
계획을 위해서는 아주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길드에서 허가와 지원이 내려오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프로젝트의 구성원은 나와 지혜, 둘 뿐이었다.
좀 더 기다리면 인원이 편성될 것 같았지만 지혜는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 평생을 그 행동력에 휘둘려 왔다. 오늘도 나는 일일이 발품을 팔며 준비를 도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찾아간 곳 중 하나는, 어느 면식 있는 공략대의 팀장실이었다.
"아, 이번만 부탁드린다니까요?"
"이미 다른 업체랑 계약까지 마쳤다니까? 아무리 동생 부탁이어도 안되는 건 안 되는 거야."
간절히 부탁해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대부분의 장비가 그렇듯, 슈트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재료 중 몇 가지는 던전에서 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고, 반드시 공략대와의 직통 거래가 필요했다.
몇 차례 더 조건이 오갔지만 만족할만한 타협안은 나오지 않았다. 상대가 매정했다기보다는 내가 요구한 조건이 조금 과한 것이 사실이었다.
"씁, 아 진짜 제가 이 이야기까지는 안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숨겨둔 카드를 꺼내려는 그때, 의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연이네요."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김예림이었다.
"두 분 다 흥분하신 것 같네요. 무슨 일이시죠?"
"그게 말이야…"
난감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늘어놓는 팀장. 모든 전후 사실을 들은 김예림은 명쾌하게 해답을 내놓았다.
"독점 거래 조항 때문이면 거래 대금을 공략 투자금의 형식으로 받으면 되죠. 그러면 던전 부산물 정산을 받는 거라서 면책 대상이에요. 거기에 실험실의 경우 세금이…"
웬일인지 이것저것 도움을 주는 김예림 덕분에 순식간에 흥정이 마무리되었다.
이렇게 사적인 일로 김예림의 도움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려고 했는데, 어느새 예림이는 사라져 있었다.
*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예전에 뒷일을 처리해 준 일이 있는 가공 공장이었다.
"아니, 그런 건 안 해준다니까? 얼마나 복잡한 공정이라고. 그거 받아주면 한 라인 통째로 거기에만 묶여야 돼. 알아?"
"그러니까 이렇게 간절히 부탁하지 않습니까. 씁, 제가 이 말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여전히 풀릴 길이 보이지 않는 대화에, 어쩔 수 없이 예전에 숨겨 놓았던 협박 카드를 꺼내려 했다.
"우연이네요."
하지만 또 다시 등장한 김예림에 의하여 협박 시도는 무산되었다.
"그때 실버볼 쪽이랑 연결 지어 드린 게 저였죠? 아마 제가 한마디만 하면 다시 지원이 끊길 텐데…"
또다시 문제가 순식간에 해결되었다.
이번에는 왜 도와준 건지 이유라도 듣고 싶었지만, 붙잡을 틈도 없이 그녀는 떠나고 없었다.
*
"우, 우연이네요."
"……"
뭐지 얘?
마지막으로 찾아온 아카데미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김예림이 먼저 자리 잡고 있었다.
혹시 얘 나 따라왔나?
하는 괴상망측한 생각도 들었지만 정말로 우연이었는지 그녀도 꽤 놀라고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조금 겁에 질린 듯 보이기도 했다. 솔직히 내가 더 소름 끼치는데, 반응이 이러니 뭐라 물어볼 수도 없었다.
"…이번엔 안 도와줘도 된다?"
그리고 이번에 할 건 그냥 모집 공고만 올리는 것뿐이라 별 도움이 필요 없었다.
아카데미를 찾아온 이유는 연구에 도움을 줄 임시직들을 모집하기 위해서였다.
아카데미는 일반적인 교육기관과 달리 각성자들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으로, 고등부와 대학부가 하나로 합쳐져 있었다.
각성자들을 무기 취급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각성자들도 엄연히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있었기 때문에 적절한 교육을 받을 권리와 의무가 뒤따랐다.
아카데미에서 훌륭한 성적으로 졸업한 각성자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연구직을 지망하는 각성자들은 연구와 동시에 피험체도 될 수 있었기 때문에 매우 귀중한 인재로 취급 받았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그런 인재였다.
김예림 얼굴을 팔면 자원자가 많을 것 같기는 한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도움을 받고 싶지는 않다.
아무튼 용건은 끝났으니, 돌아가야지.
교문을 향하는데 옆을 걷는 인기척이 있었다,
김예림이었다.
"……"
나는 최지혜의 망발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그리고 순정만화 특유의 나르시즘에 찌든 멘트를 내뱉는 자신을 상상해 보았다.
'너, 나 좋아하냐?'
'죄송해요……! 제가 사실 쇳독이 심해서……!"
시덥잖은 상상에 피식 웃음을 흘리자 이상하다는 눈빛이 날아들었다.
"기분 좋아보이시네요?"
"아니, 아니야."
*
아카데미는 개성의 도축장이다.
여기서 우리는 자유를 빼앗기고, 개성을 빼앗기고, 기회를 빼앗긴다.
학교에서 얻는 것은 교육이 아닌 굴종이니, 진정 자유로운 영혼아, 일어서라!
시시한 공부에 열을 올려봐야 다다르는 것은 시시한 어른이니, 너 자신의 영혼에게 물으라, 어디를 가고 싶으냐?
오늘도 그 답을 찾지 못한 채 등교하는 서혜은은 스스로에게 쓴 웃음을 지었다. 사회의 관성과 관습에 끌려가는, 나는 어쩔 수 없는 약자라며.
하지만 정말로 없는 것인가? 스스로 강자로 거듭날 기회가? 그 때와 같이 빛날 수 있는 기회가…
서혜은의 가슴에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았다. 얼마 전, 짧은 희망이 스쳐지나갔다.
영웅의 편린. 운명에 익사 당하는 수많은 자갈들 속에서 빛나는 별.
그들을 만날 수만 있다면, 함께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생각에 빠져있는 서혜은에게 극적인 순간이 다가왔다.
김예림. 동경해 마지않는 그녀. 회색의 빌딩 숲에서, 답답한 현실의 공간에서 꿈을 보여준, 그녀가 교정을 걷고 있었다.
이것은 꿈인가, 아니면 환상인가? 믿을 수 없었지만 현실이었다. 김예림의 옆을 걷는 험악한 인상의 남자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분명 그 영상 속에서 영웅의 시종 역할을 했던 그. 하지만 서혜은이 결코 좋아할 수 없는 유형의 인간이었던 그가 그 옆에 있었다.
'네가 바라는 형태가 아니라는 것이, 지금 여기가 현실이라는 증명이다.' 오랜 금언을 되새기면서 서혜은은 확신했다. 지금 내가 보는 것이 환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만남은, 만남조차 되지 못했던 찰나의 조우는 환상처럼 쉽게 스러져버렸다. 서혜은은 다짜고짜 그들을 붙잡을 수 없었다.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기 때문에 행운이었다.
그 남자의 이름, '윤현수'라는 세 글자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은.
그리고 게시판에서 그의 이름 석 자가 새겨진, 모집 공고를 발견한 것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