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9화 >
# 69화
카프리콘은 반 염소, 반 물고기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꽤나 특이하게 생겼을 뿐인 네임드급 몬스터였으나.
실상은 그와 정반대였다.
아스피도켈론, 레기오로스가 신수(神獸)라는.
신이 내린 짐승으로 불리게 된 이유 자체가 바로 이 카프리콘에 의해서였으니까.
카프리콘은 그저, 해양에 사는 것뿐인 녀석들과는 아예 다른 존재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근간을 ‘신화’에서 내려 받는.
이른 바 진정한 의미에서의 신수라고 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그리스 신화에서 티폰과 제우스의 싸움에 가담했다는 이야기나.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는 아예 ‘하급 신’으로까지 표현되는 것처럼 말이다.
“메에에에에-.”
현대 88개의 별자리 중, ‘염소자리’의 주인이 바다를 거닐고 있다.
수면 위로 양의 모습인 자신의 상반신을 내놓은 채, 그 아래에서 반신인 물고기의 헤엄을 쳐대는 그 모습은 기괴하기 짝이 없다.
‘톨비아에선 까다로운 걸로 유명한 녀석이니까.’
사실 톨비아 내에서 까다롭지 않은 적이 있었나 싶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바다 위의 전투에서 만큼은 ‘신수(神獸)’라는 이명에 잘 어울리는 녀석이었다.
톨비아에서 등장하는 카프리콘은 그리스 신화에 영향을 짙게 받는 녀석이다.
‘번개 속성.’
‘제우스’에 의해 별 자리가 되었다는 이야기에서 가져온 게임 내의 설정은 녀석을 바다 위에서만큼은 무적에 가까운 속성을 부여했다.
물이란 흐르는 도체.
특히나 염분을 비롯한 불순물이 가득한 바닷물은 전기가 흐르기에 아주 최적화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파지직- 파지직-.
실제로 녀석이 그저 헤엄을 치고 있을 뿐일진데.
그 근처에는 물고기 한 마리 얼씬 하지 못할 정도로 강렬한 전류가 흐르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상관없어.’
하지만 그런 카프리콘의 상태를 바라보고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배를 녀석에게 가져다 댔다.
-주, 주인? 조금 흥분한 것 같은데?
정호의 상태가 이상하자, 곧장 아틸라가 걱정스러운 듯 말을 내걸었으나.
부우우웅-.
배를 멈추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았다.
‘짜증나. 짜증나.’
정호는 매우 불쾌한 심정을 표면에 그대로 내보이고 있었다.
‘그런 확률이 왜 여기서 터지고 난리야.’
정호는 잊지 않았다.
갑작스레 내려진 아스피도켈론을 향한 죽음의 선고.
확률 0.00012%의 즉사기가 터져 버린 그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말도 안 돼.’
상황 자체는 정말이지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아스피도켈론의 브레스는 군신의 검을 이용하지 않고서야 막을 수 없는 종류의 강렬함을 지니고 있었다.
당장 수 시간 후 이어질 크라켄과의 전투에서 가장 강력한 필사 스킬이 빠진 채 진입한다는 것은 정호로써도 바라지 않았던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확률이면 6성이. 신이. 신이 온다고.’
확률이란 것은 언제나 독립시행.
한 번 터졌다 한들, 다시 찾아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 정도는 정호도 잘 이해하고 있다.
아니, 이해하지 못했다.
적어도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행운이 연속으로 찾아온 적 따위는 없었으니까.
확률이란 언제나 ‘1’에 수렴하기 마련.
이미 사용해버린 행운은 저 1이 되는 확률에 포함되고 난 이후다.
‘...재료도 안 줬어.’
실제로도 4성급 화신의 각성 재료를 즉사로 죽은 아스피도켈론이 드랍하지 않았다.
실제로는 재료의 드랍율이 그리 높지는 않았기에, 불만을 품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불안감이 현실이 된 것만 같아, 정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더 이상 체력 안배는 없어.’
정호는 직접적인 전투를 지금껏 피해왔다.
어디까지나 사냥은 해적들의 몫.
멀린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도, 20인 공격대가 상대하는 보스전을 홀로 상대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주인장, 시키는 대로 하기는 했는디. 이 이상은 무리라우. 어떻게 할깝쇼? 포격이라두?”
티치가 당장이라도 준비되었다는 듯, 포신을 앞에 두고서 물어왔으나 고개를 내저었다.
“됐어. 아래에서 대기해.”
정호는 직접 검을 내뽑았다.
지금 이 끓어오르는 마음을 풀어내지 않으면, 도저히 앞으로 나아갈 자신이 없었으니까.
거기에는 ‘군신의 검’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여유가 생겼다는, 충분한 근거도 있는 마당이다.
거릴 것 따위는 없었다.
풍덩-!
정호는 곧장 몸을 바다로 내던졌다.
향하는 곳은 당연하게도.
“메에에에에-.”
지금껏 적수가 없었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거대한 선박이 나타났음에도 여유로운 울음을 흘리고 있는 카프리콘이었다.
* * *
대부분의 근접 화신은 대괴수전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나 그것이 ‘검의 화신’이라면 더더욱.
이유는 당연하게도 화신들이 역사에 속해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화신들은 전쟁에서 그 이름을 알린 이들.
당연하게도 인간 대 인간의, ‘대인전’에 특화되어진 인물들이다.
‘아틸라도 그렇지만.’
그것은 정복자인 아틸라라 하여 다를 바는 없었다.
게다가 이곳은 바다의 위.
육지의 땅에서 활약하던 검의 화신인 아틸라는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메에에에에-!”
콰드드득-!
녀석의 몸에 손쉽게 틀어박히는 검에는 거침이 없었다.
‘오히려 대괴수전이 어울리는 것 같은데?’
-그거, 지금 이 누님한테 괴물 같다고 한 거야?
‘비슷하지.’
-뭐? 주인까지 그러기 있어? 숙녀에게 실례인데.
‘칭찬이야. 최고의 칭찬이지.’
아틸라의 얼굴이 눈에 선할 정도로, 불같이 화를 내기는 했으나 정호는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로도 정호는 칭찬의 의미로 꺼낸 이야기였으니까.
‘강검(强劍)인 아틸라는 대인전보다는 대괴수전이 낫군.’
검법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다.
변화무쌍한 검으로 적의 허점을 지르는 변검부터 시작하여.
쾌검, 패검, 비검, 첨검, 환검, 중검, 유검, 강검, 절검까지.
아틸라의 검법은 ‘중검’과 ‘강검’에 속해, 그 중에서도 강검에 꽤나 치중되어져 있었다.
‘이건 다 대 일을 염두에 둔 검이니까.’
강검이라면.
상당한 무게를 지닌 육중한 검을 든 채, 사방팔방으로 적들을 찢어발기는 검술이다.
허점 따위는 노리지 않는, 그야말로 육탄전차와도 같은 호쾌한 검법.
그에 따라 비슷한 실력의 다른 검술가에게 있어서는 취약점을 보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수없이 많은 적을 상대할 때만큼은 이보다 강력한 검법이 없다.
‘오히려 대단하네.’
정호는 솔직히 감탄했다.
쓸데없이 적을 속일 필요도 없다.
그저 일격으로 적들을 쓰러뜨릴 수 있는 파괴력을 중시하는, 광검(狂劍)과도 같은 특성.
아틸라가 이러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는.
결국 당시 아틸라의 검을 받아낼 역량이 있는 적이 없었다는 말과 일맥상통했으니까.
쉐에에에에엑-!
실제로.
그저 공기 방울 하나에 의지한 채, 바다 위에 서 있는 정호의 검은 실로 가볍기 그지없었으나.
그 안에 실린 일격은 전신의 체중이 온전히 담겨있었다.
콰드드드득-!
시원하게 녀석의 몸에 틀어박히는 검은 실로 호쾌하기까지 하다.
다만, 카프리콘도 그저 그 공격을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았다.
“메에에에에-!”
파즈즈즈즈-!
녀석의 비명과도 같은 울음과 함께, 온몸에서 방전되는 전류.
“끄응.”
그것은 분명 공기 방울에 몸을 감추고 있는 정호로써도 상당한 고통을 선사했다.
‘그래도.’
다만 이 정도의 고통이라면, 충분히 인내할 만 했다.
솔직히 말해, ‘군신의 검’을 사용한 직후의 반동에 비하면 매운 음식을 먹은 정도에 짜릿함에 불과했으니까.
한 번 녀석의 공격을 맛보고서, 그 공격이 인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차리자.
쉐에에에엑-! 콰득-!
정호의 공격은 더 이상 일말의 망설임도 존재하지 않았다.
검을 휘두를 때마다 녀석의 가죽이 찢어지고, 살점이 튀어 오른다.
콰득-! 콰득-!
거대한 덩치만큼이나 콸콸 쏟아내는 피.
녀석은 근처의 바다의 색을 새빨갛게 변하게 할 정도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듯 비틀대기까지 했다.
번쩍-!
다소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전투의 흐름이 바뀌는 것은 카프리콘의 눈에서 새빨간 빛이 감돌았을 때였다.
‘광폭화!’
정호는 그 낌새를 곧장 알아차렸다.
일정 이상의 네임드 몬스터에게서 보이는, 마지막 발버둥.
그 말인 즉, 녀석의 체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와 동일했다.
‘방심은 없다.’
하나, 정호는 녀석의 그 모습에 조급함을 보이지 않았다.
공격대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내는 1순위가 바로 이 광폭화 타이밍이다.
후일의 여력 따위는 염두해두지 않은 채, 펼쳐지는 공격일변도의 몬스터는 치명상을 입기 쉽게 되기 마련이지만.
그만큼 강렬한 일격을 선사하니까.
파즈즈즈즉-!
“메에에에에에-!”
실제로 카프리콘은 곧장 자신의 필사 스킬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머리에 달린 거대한 뿔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전류는 지금까지와는 사뭇 달랐다.
‘광폭화 상태에 상대해줄 필요가 전혀 없지.’
이럴 때는 잠깐 빠지는 것이 상책이었다.
풍덩-.
다만.
전기 속성을 가진 녀석의 공격은 분명 바다 속으로도 그 피해를 입힐 것이 분명했으나···.
어째서인지 정호는 바다 속으로 몸을 숨겼다.
‘어차피 녀석의 공격이 닿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으니까.’
톨비아는 의외로 고증이 잘 되어 있는 게임이었다.
이를 테면, 번개가 바다에 떨어졌을 때.
해수면 위로 떨어진 번개가 그 아래에는 피해를 거의 끼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자질구레한 과학 상식도 말이다.
파아아아아앙-!
아니나 다를까.
녀석의 거대하기 짝이 없는 전류는 정호가 있던 자리에 그대로 떨어졌으나.
정호에게 오는 피해는 겨우, 찌릿찌릿한 정도에 불과한 피해.
“다 했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정호의 입에는 악랄하기 짝이 없는 미소가 내지어졌다.
“메에에에...!”
녀석은 이미 힘을 다한 듯, 비틀대기 시작하는 마당.
그것에 ‘패배’의 여지 따위는 없다.
“메에에...”
더 이상 공격을 주고받을 여력조차 없는 카프리콘.
녀석을 향해 검을 들이대는 정호의 얼굴에는 광기가 서렸다.
콰득-! 콰득-!
일말의 동정심도 가지지 않은 채 검을 휘두른다.
“이건 제우스의 몫! 이건 아몬의 몫! 이건, 엔키의 몫!”
육 성급의 화신들 이름을 하나, 하나 거론한다.
지극히 불순하기 짝이 없는 의도.
전혀 상관없는 상대에게 쏟아지는 분노.
“메에에에...”
“메에에-.”
그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는 카프리콘의 신음 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어쩐지 주인장이 꽤 무서운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는디. 나만 그런겨?”
“그 재능을 지니고서 굳이 해적질을 안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아.”
“...동감.”
그것을 바다 아래에서 구경하는 화신들의 감상이 이어졌다.
* * *
레기오로스부터 시작하여 아스피도켈론, 기어코 마지막 신수인 카프리콘까지.
‘크라켄의 역습’에 존재하는 세 마리의 신수를 모두 쓰러뜨린 정호.
‘아, 시원하네.’
저인족들의 도시로 귀환하는 정호의 얼굴에는 시원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홀로 상대한 덕분에 상당한 체력을 소모하기는 했으나,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카프리콘은 상당히 패는 맛이 있었으니까.
‘벌써 2만 코인이라니.’
거기에 주된 목적인, 소득도 상당했다.
해적들과의 전투는 단 한 번에 불과했으나.
세트 효과인 약탈을 비롯해, 신수 셋을 쓰러뜨린 덕분에 얻어진 코인만 하더라도 2만에 달했다.
‘보스전 전에, 버프도 얻은 마당이고.’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는 상황에 정호는 미소를 내지었다.
애당초 잡지 않아도 되는 신수를 셋이나 쓰러뜨리겠다고 레클리스에게 조건을 내건 까닭은 보상인 탓도 있었으나.
그보다는 이 조건부 ‘버프’ 때문이었다.
[신수의 저주] : 자신을 쓰러뜨린 이를 신수들은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주의하십시오. 그들의 저주에 기대어 강함에 취하고 만다면, 목숨을 잃을 것입니다!
-모든 화신은 능력치가 30% 상승합니다.
-상태 이상에 대한 저항력이 50% 상승합니다.
-전투 상태 일 때, 체력이 빠르게 감소합니다.
(모든 저주는 ‘크라켄의 역습’ 던전 내에서 적용됩니다)
사실 버프라기보다는, 그 이름처럼 저주에 가까운 것이었으나···.
상관은 없었다.
애당초 정호는 크라켄을 ‘단기일전’으로 끝낼 생각이었으니까.
그러기 위해 전력을 아끼지 않았던가.
“주인장, 거의 다 도착했다우.”
미소를 내지으며, 저주를 바라보던 정호의 귓가에 들리는 티치의 말.
그에 정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어디, 보상이라도 받아볼까.’
아직은 왕자에 불과한 녀석이 어떻게 이 보상들을 내놓을 지는 상상할 수 없었으나.
봉의 처지를 정호가 생각해줄 필요 따위는 없었다.
정호는 행복하기 짝이 없는 미소를 내지었다.
그저 계획에 ‘부가적인 수입’이 생기는 것뿐이었으나, 공짜로 준다는데 싫어하는 이는 없으니까.
한데.
“...”
정호를 맞이하는 것은 레클리스임에 분명했으나.
“어, 왔는가? 반갑네.”
왕자의 모습이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이야. 고생이 많았겠어.”
왕자임을 알아차리지도 못할 정도로 추레하게 낡은 옷을 입고 있던, 지난 레클리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주렁주렁 값비싸 보이는 장신구들을 내걸고, 주변에는 수많은 추종자로 보이는 저인족들로 가득했다.
“출세했군.”
정호는 인내하듯, 눈을 잠깐 감았다 떴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법이니까.
오해를 했을 수도 있지 않은가.
“덕분에 말이네.”
하지만.
‘말이 짧군.’
괜히 저 짝다리가 신경 쓰이는 것은 착각은 아니었다.
아주 시건방을 떨고 있는 레클리스의 모습.
정호는 마음 속으로 참을 인을 몇 번이고 새겼다.
녀석은 자신에게 ‘보상’이라는 달콤한 꿀을 줄 녀석.
그러니 참아야 했다.
“제물의 날까지는 몇 시간 남았나? 곧장 준비하고 싶은데.”
“아, 그거 말인가?”
한데 상황이 묘하게 흐른다.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네.”
“무슨 소리지?”
“이번에 황태자 위에 올랐네. 다음 대의 저인왕은 나로 결정되었다는 말이지.”
정호의 한 쪽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제물의 날에 참가하든 말든 마음대로 하게. 본인은 참가하지 않을 것이니. 본인은 귀한 몸이지 않은가.”
그 대답에 정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아직은.
아직은 아니다. 녀석이 참가하지 않더라도 보상이 주어질 것만은.
“보상은?”
“본인의 말을 못 알아들었나. 인간? 취소라는 말이네. 정말이지 인간은 탐욕스럽군!”
대답이 정말이지 가관이다.
“하? 하하. 하하.”
“아하하하하!”
기어코 터진 정호의 웃음에 레클리스도 따라 웃어댔다.
어떤 심정으로 터뜨린 웃음인지 전혀 모르면서 말이다.
뚝-.
그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정호의 얼굴에는 이제 일말의 감정도 남아 있지 않다.
“야.”
“왜 그러나?”
녀석을 부르는 정호는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상황 파악이 아직 안 됐나 본데.”
천천히 검을 빼어드는 정호.
“갸하하하하! 이거지! 이거라고!”
“약탈이야? 약탈인 거지?”
“...알았어.”
그 의미를 착각한 화신들이 자신의 무기도 빼어들며, 저인족들을 향한다.
다만 그것이 단순한 착각만은 아닌 모양이다.
이어지는 정호의 말.
“가진 거 다 내놔. 지금 당장.”
스스로 말하고도 아차 싶었다.
'이런, 이게 아닌데.'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 있던 본심이 그대로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