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지렁이로 환생했다-45화 (45/45)

〈 45화 〉 다른 세상? 다른 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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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 다른 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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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벙!

"으악!! 하필 거기서 `꺅`이 뭐야!"

부산 해운대로 텔레포트 해서 날아온 불사가 물속에 고개를 박아 넣었다.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연신 들려오며 1분 2분이 지나 5분이 흐르자 그때 서야 `푸하!`거리며 올라오는데 여전히 얼굴을 붉은 상태였다.

처음엔 그저 단순한 호기심인 줄 알았다. 데스킹…. 은 솔직히 진짜 초월적인 괴물인지라 넘겼다 치지만 인간인 주제 수천 년 동안 살아온 자신과 비등하게 싸운다는 것이 실로 놀랍고도 흥미로웠기에 오랜 시간 동안 관찰 하고 있었다.

물론 모든 분신들을 뽑아서 공격했다면 단숨에 죽일 수 있었지만 웬일인지 그렇게 하기 싫었다. 이건 수천 년 동안 살면서 처음 느껴본 감정이었고 최초였기에 그저 경쟁자로서의 예우인 줄 알았는데….

"이제 어떻게 봐…."

하루하루 지날 때 마다…. 인간의 얼굴을…. 아니 그 녀석…. 아니 박성태의 얼굴을 볼 때마다 심장이 콩닥거리며 주체를 하지 못하였고 어쩌다 손끝이라도 스치면 찌릿하게 올라오는 짜릿하면서도 쾌락적인 느낌이 너무 좋았다.

"마계의 마키라를 먹은 것 처럼 짜릿하고 쾌락적이었지…."

인간에게 코카인과 아편이 마약이라면 마계의 존재에겐 마키라가 마약인 것이다. 인간에게 모래 알갱이만큼 흡입만 돼도 즉사에 이를 만큼 강력한 중독성과 신경 마비성을 가지고 있는 것인데 불사의 경우엔 본체 말고 분신을 통해서 마키라의 쾌락을 느꼈기에 쾌락만을 즐겼을 뿐 중독까지는 가지 않았다.

하지만 고작 손끝…. 숨결 눈빛만으로도 그런 짜릿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으며 계속해서 옆에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성태의 시야에 조금이라도 더 들기 위해 양성화 상태에서 여성체로 바꿔버렸으며 괜히 시답지 않은 시비를 걸며 투닥질을 하는 것이다.

"하아~ 그 손길을 한 번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죽빵이라도 맞아 줄 텐데…."

다소 과격한 표현이었지만 정확한 심정을 대변해 주고 있기에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 도플갱어라서?"

이리저리 궁리와 생각을 한 결과 도저히 결론이 나지 않았기에 결국 직접적으로 물어보기로 했다.

"그래! 천하의 불사의 그림자가 남자 하나 못 꼬셔서 주눅이 들 수는 없지! 정 안 되면 강제로라도 취하겠어!"

아무리 목석같은 남자라도 미녀 수십 명이 달려들어서 애무한다면 벌떡거리지 않겠는가?

어딜 가든 무시 받지 않고 살아왔다고 자부했던 만큼 꼭 꼬셔 보이겠다는 마음을 가지곤 텔레포트를 시전했다.

아니.

시전하려고 했다.

눈앞에 나타난 이상한 포탈만 아니라면….

[띠링! 전 세계적으로 기이한 포탈이 생성됩니다.]

[포탈은 모한다르 행성과 다른 또 다른 차원과 연결되어있으며 소수의 몇몇을 집어삼킵니다.]

[현재 포탈 앞에 있는 개체 수 1명….& 300만 생명체가 존재합니다.]

덩치를 부풀려 불사를 잡아먹는데 몸을 움직이려고 해도 어떻게 된 건지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꿀꺽!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진 불사였으며 포탈은 여전히 유유자적 평소의 평화로운 그 모습을 하고 있었다.

[포탈이 활성화되는 시점은 집어삼킨 생명체의 생명력만큼 줄어듭니다.]

[측정된 생명력은 3195372입니다. 포식 대상은 <불사의 그림자=""> 입니다. 포탈 활성화가 3,195,372초 감소 된 만큼 활성화 시기가 빨라집니다.]

[결론 추출, 포탈의 활성화 시기는 21년 3개월 뒤입니다.]

[포탈이 활성화 되기 전 특전이 있습니다.]

[신체 활성화 수가 2배 증가합니다.]

[출산률이 10배 증가합니다.]

[유아 성장 기간이 3배 단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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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로로롤로로롤~~

호로로로롤로로롤로로로로로롤~~

[사용자의 정신이…. 호로로로롤로로로롤~~로롤~ 합니다.]

응.

이제 너도, 나도 미쳐가는구나!

우주를 유영한 지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시간이야 시스에게 물어보거나 손목에 차 있는 고급시계를 통해서 알 수 있으니 당연했지만 10년 동안 한끼도 못 먹었다는 건 너무 참을 수가 없었다.

배고파아아아앙

흐으으윽….

[호로로로롤~~호로로로롤~]

흑…. 재 미쳤나 봐

자꾸 호로로로롤 거려….

[따분한 것을 참으려면 미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젖소 10마리 내 것이 되는 시간♪]

하아….

시스 말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주 공간에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몸에 대한 비밀이나 관심 같은 걸 여기저기 콕콕 찌르며 알아봤다.

일단 디버프로 인한 `봉인` 때문에 신체 능력을 제외한 모든 스킬이 막혔네….

말 그대로 움직이고 힘쓰는 일 외에는 모든 것을 사용 못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지룡보를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빠른 속도였기에 다행인데 오랜만에 시스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보여달라고 했다.

이름 : 고대 파르파산의 지룡 (???)

레벨 : ??? + 160

칭호 :[갓 브레이커][데스킹][디스트로이]

종족 : 고대 지룡

HP : ??? + 65000 + 80000

MP : ??? + 65000 + 80000

체력 : ??? + 1000 + 10000

민첩 : ??? + 1000 + 10000

지능 : ??? + 1000 + 10000

신앙심 : ­200 + ­800

보너스 스탯 : 0

특이사항: 윤회의 끝자락에 다다른 존재로서 마지막 환생을 겪고 있다.

특권 : 전생 기억, 게임 능력, 3초의 기술(봉인) , ??? (미확인)

스킬 : 지렁이 헤드 어택 MAX, 지렁이 꼬리치기 MAX, 독니 MAX, 날카로운 이빨 MAX,

<나머지 스킬은="" 일시적인="" 봉인에="" 들어갑니다.=""/>

상당히 럭셔리한 능력치다. 내가 이딴 능력을 갖추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이 정도라면 9층 도플갱어…. 는 일찍이 잡아먹을 수 있었으니 패스하고 마지막 10층에 사는 벨로르 던전의 보스도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물론 지구…. 아니 모한다르 행성에 돌아갈 수 있다면 말이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육체 능력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봉인되어있었다. 그래봤자 스킬없어서도 어느 정도 흉내는 낼 수 있을 정도였으니 상관없으나 그래도 1레벨 스킬과 MAX레벨의 스킬의 차이는 확연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으아…. 잠이나 잘까….

[안돼요! 자지 말아요!]

어! 방금 수컷으로서 아주 무서운 말을 들었….

[사용자의 변태 수준은 이 정도였군요]

뭐여…?

왜 이렇게 유순하게 넘어가는 거야? 불안하게 시리

평소라면 와아아악! 거리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닥치라는 말 한마디로 일축 할 텐데 웬일로 너무 간단하게 말한다. 어디 아픈가?

너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닙니다.]

그런데 왜?

[....?]

너무 얌전하니까 시스답지 않아! 넌 왈가닥거리면서 구아악! 갸아악!! 거리는 맛으로 보는 거라고!

빠직…!

어…?

뭔가 퓨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헤헤…. 착각이겠지?

하지만

착각은 현실을 불러일으키고 현실은 실천이 되고 실천이 바로 여기 있네?

아마 중간쯤에 정신을 놓지 않았다면 ANGUQ­WL 행성 도착 할 때 까자 들었을 것이었다. 왜냐고? 타당한 이유를 말해보라고?

여기 있잖아?

바로 눈앞에 ANGUQ­WL 행성이 떡하니 있는데도 계속 나불나불 거리며 잔소리하는 시스가….

이년은 입에다 수소전지를 끼웠나 8년 동안 쉬지도 않고 잔소리다.

중간에 정신을 놓쳤는데도 귓속을 파고드는 잔소리로 인해 몇 번이나 깨어났는지 모른다.

이거 신종 고문법인가?

아아…. 잔소리 그만하고 ANGUQ­WL 행성은 어떤 곳이야?

[여↗기…. 흠흠! 아아!! 하나둘셋 하나둘셋….]

8년 동안 잔소리했더니 목이 쉬었나 보다. 말 꺼내자마자 삑사리다.

대략 15분 정도 목을 가다듬더니 다시금 행성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주는데…. 거참…. 이걸 뭐라고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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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 깊은 곳에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운석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쿠우우우웅!!!!!

우엑….

토할 거 같아….

세상이 왼쪽으로 빙글 돌고 있을 때 혼자서 오른쪽으로 돌고 있으면 이런 느낌일까?

미친 듯한 구토감 속도에서도 차마 뱃속에 들어있는 게 없다 보니 헛구역질만 나오는데 10분쯤 지나자 진정이 되었다.

우욱….

치이익!!

헛구역질하며 웩 거리니 <날카로운 이빨="">끝에 달린 <독니>에서 독액이 빠져나와 땅에 떨어지더니 이내 깊은 구멍을 만들어냈다.

내심 첫발을 내디뎠다는 인증마크를 땅바닥에 만들어 놓고는 주변을 살펴볼 수가 있었다.

여기가 어디라니…?

[분석 중입니다.]

[처음 와본 곳이라 분석에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소 시간이 걸릴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대기시간 479일]

....?

시스야?

[네 말씀하세요. 사용자]

479일이 잠시만이냐?

[우주에서 18년 동안 헛소리하고 있는 것 보다는 아주 잠깐 아니에요?]

젠장….

말빨로는 시스를 이길 수 없다는 건가?

괜히 짜증 나서 옆에 있던 나무를 한 대 톡 쳤더니 우수숙! 하고 부러진다.

...?

이거 왜 이래?

내 몸통보다 더 굵은 게 이렇게 쉽게 부서질 리가 없는데?

딱 봐도 60m가 넘는 크기의 나무에 나무둥치가 지름 5m는 넘을 것 같은 것이 톡! 하고 치니까 부러진다. 나름 신기해서 다시 한번 톡! 하고 치니 부러지는데.

오호라? 여기는 지구보다 강도가 약하구나?

헤헤…. 만약 여기서 지플링 *3단에 스크류 한번 때려버리면 관통도 하겠다.

[초딩입니까?]

야….

초딩은 너무 하잖아? 될 수 있으면 한 단계 올려줘

[네 유딩]

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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