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화 〉 퀘스트 시작(3)
* * *
모든 몬스터의 숫자가 18이라는 통일된 숫자로 이뤄지고 있었다.
물론 매년 이렇게 나왔기에 별 신경 안 쓸 수 있었지만, 오늘 같은 날 18이란 숫자가 나온다지만 10년 뒤인 28주년에는 오로지 28이라는 말만 튀어나올 것 같기에 벌써부터 걱정되고 기분이 나빠졌다.
"얼마나 지났어?"
"현재 시간이 3시 29분이니까 계산상 이틀쯤 지나면 끝날 것 같은데?"
"예전보다는 빠르네! 예전엔 일주일이나 걸렸잖아?"
퀘스트의 스테이지 넘어가는 방법은 오로지 2가지뿐이다.
다잡거나 죽거나….
말 그대로 서울이라는 나라가 있다면 그곳에 고블린 100마리가 떨어졌다고 가정했을 때 고블린 100마리를 몽땅 죽이면 스테이지를 넘어갈 수 있었고 만약 1마리라도 도망가서 잡지 못한다면 영원히 스테이지가 넘어가지 않는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미노타우르스 무리가 무단이탈을 하는 바람에 인도에서 한바탕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인도의 경우에는 소를 신성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소과의 몬스터인 미노타우르스를 차마 죽이지 못해서 그저 붙잡아 둔 적이 있었다.
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지나도 퀘스트 진행이 되지 않기에 무수한 나라에서 항의가 빗발쳤지만 들려온 말은 아주 간단했다.
[인도에서 미노타우르스 17마리를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라는 소리와 함께 각 나라에서 인도로 파병 나간 능력자들이 손수 처리한 웃기지도 않는 상황이 있었던 적이 있었다. 시국이 어느때인데 아직까지 미신을 믿고있다니....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없었다. 매년 미노 타우르스가 나오는 9라운드 때마다 각 나라에서 파병 나온 능력자들이 인도에 생성된 미노타우르스를 죽이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일찍이 파병을 보낸 각 단체였다.
"그나저나…. 이번에도 0초이려나?"
"아닐껄? 이번엔 트롤까지 나오다 보니 한 방에 죽이기는 힘들 거야"
재생의 대명사라고 알려진 트롤이 나오는 스테이지 5이다. 매번 트롤의 진부한 재생력 때문에 많은 능력자들이 오로지 트롤의 목을 공격하는데 이것들은 평상시에는 서로 죽고 못 살더니 이때만은 서로가 서로를 지키기 위해서 지기 몸을 희생하는데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 예전엔 트롤의 목을 지키겠다고 오우거 한 마리가 목만 가지고 도망가질 않나. 트롤을 먹음으로써 지키겠다는 별 싸이코 같은 오우거도 봤으니…."
일단 그 녀석 입장으로 본다면 분명 지키는 건 맞는데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지킨다는 가정하에 사리사욕을 챙긴다고 말하는 행동으로 인해 의외로 빨리 끝날 때가 있었다.
"빨리 오우거가 나오는 7라운드가 됐으면 좋겠네."
"솔직히, 오우거 불알이 정력에 좋아서 나오는 즉시 살아있는 불알을 채취하기 위해서 잡아가는 `불알 스틸러`가 무섭긴 해…."
불알 스틸러는 말 그대로 몬스터 또는 정력이 좋다 한 모든 생명체의 불알을 채취하여 자신들이 사용하거나 돈 많은 부호가들에게 비싼 값에 팔고 다니는 모든 수컷의 적이었다.
물론 3년 전 어떤 미친놈들이 성태의 불알을 잘라가려다가 오히려 불알이 잘리고 자기 입으로 씹어먹는 그런 참담한 경험이 있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서울에 한해서였기에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었다.
파파팍!!
허공에서 불꽃이 튄다.
물론 주변에서 치킨과 맥주를 마시고 있는 능력자들은 그것이 불사와 성태가 싸우는 중이라는 것을 모르진 않았다. 벌써 몇 년간 지켜본 것이었지만 여전히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왜 죽이지 않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퍼진 적이 있었지만 성태의 말은 다음과 같았다.
`그럼 너희들이 잡아보던가?`
그것으로 끝.
다음부턴 절대로 말하지 않았다.
애초부터 불사를 잡을 능력도 없었고 대등하게 싸울 자신감도 없었기에 서울 능력자들은 아예 말조차 하지 않은 것이었는데 너그러이 넘기는 성태와는 달리 불사 녀석은 최초의 유포자 일본의 어느 능력자를 본보기로 아주 잔인하게 죽인 적이 있었다. 몬스터 주제 SNS도 알고 컴퓨터도 알고 있었기에 잔인하게 죽인 일본인의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후 짧게 글을 올렸다.
`꼬우면 너희들이 잡아보던가?`
뭐랄까….
서로 일맥상통한 경우랄까?
쭈와아아앙!!!
"나오네!"
"과연!?"
두구두구두구두구!!!
쓸데없이 작은 북을 들고 나타난 최현이 최후의 결정을 내릴 때 사용한다는 BGM을 뿌리며 빛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몬스터들을 보았다.
"내꺼다!"
"내꺼다!"
서로 동일안 말을 꺼내는 성태와 불사의 처절하면서도 뜻을 모를 말에 깔아놓은 트랩을 발동시켰는데...
어디선가 강렬한 빛의 번쩍임을 느꼈다. 둘은 그런 빛의 번쩍임을 보긴 했지만 일단 눈앞에 있는 몬스터 부터 잡기로 했다.
쿠에엑!!!!
취익!!
역시나 고블린이나 오크 같은 경우는 수십등분의 육편 조각으로 변해 죽어버렸지만 트롤 같은 경우는 몇 마리는 말 그대로 목이 잘려 죽어버렸지만, 소수의 트롤…. 이라고 해봤자 2마리였지만 아슬아슬하게 목이 잘리는 것을 피했는지 살아있었다.
"쳇! 역시 재생력 놓은 녀석들이란!"
"설마 날 지목하면서 말한 건 아니겠지!?"
"꺼져 미친놈아! 그딴 소리 할 거면 집에서 딸이나 쳐"
"흥! 저질스럽고 추잡스러운 건 여전하군!"
서걱!!
[모든 몬스터를 죽이셨기에 라운드가 종료됩니다.]
[다음 라운드까지 ???시간이 남았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모든 몬스터를 제거하기 전까진 쉬실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모든 몬스터를 15초 만에 잡으셨습니다.]
[현재 순위는 2위입니다.]
"어? 2위?"
성태는 2위라는 말에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15초라는 극히 짧은 시간에 처리했는데 자신들보다 먼저 처리한 나라가 있다는 말이었으니까….
그건 불사 역시 마찬가진지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는데 그들은 일단 1등한 국가가 어딘지 알아내기 위해서 집중해서 듣기로 했다.
[스테이지 보상이 나옵니다. 일본팀 1.1초로 가장 빨리 처리하였기에 보상으로 경험치 18만 점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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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르르르릉!!!!!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어마어마한 열기가 솟구쳐 오른다.
주변을 모두 녹여버릴 정도로 뜨겁던 대지가 빠르게 식으며 검은 버섯구름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총리님 1등입니다!"
퀘스트의 알람과 동시에 엄청난 황금빛이 일본 전체를 뒤덮는다. 못해도 6번 이상의 중복된 빛줄기였는데 일본 총리는 비록 자국이 파괴되었지만 그만큼 강해진다는 생각에 아낌없이 전술핵을 사용했다.
일반적인 핵이라면 일본 전역이 날아가 버렸을 테지만 전술핵을 이용함으로써 최소한의 범위인 20킬로만 부숴버린 체 였다.
"자! 다음 스테이지를 위해서 다시 핵 장착을 시작하세요."
"알겠습니다."
일본에 자리를 잡고 있는 포탈의 개수는 15개로 아무리 전술핵이라도 15개의 핵을 사용한다면 엄청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다행히 20킬로 안에 중복된 포탈이 7개나 되기에 다 쓸 필요는 없고 9개의 핵탄두만 사용하면 충분했다.
핵이라면 많다.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몰래 만들어둔 핵을 사용한다는 것이 내심 걸리지만, 자국민이 자국에 핵을 쏜다는데 지들이 어떻게 할 건가?
그들이 핵을 사용하면서까지 1등을 하고 싶은 이유…. 그건 경험치를 받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한때나마 노예였던 한국…. 아니 이제는 한국이라 불리기도 민망한 수준으로 전락해버린 서울을 보며 시기심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다음 라운드에도 무조건 1등을 해야 합니다!"
"당연한 밀이지요! 저딴 조센진 따위에게 대일본제국이 밀리다니요!"
언제적 이야기를 지금까지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둘은 그 뒤로도 무려 7번이나 더 핵을 사용했다.
연속으로 7연승을 한 덕분에 일본 능력자들은 엄청난 폭렙을 했고 B등급의 능력자들이 A등급으로 A등급의 능력자 소수가 S등급으로 올라선 것이었다.
다만 아쉽게도 S등급의 능력자들은 여전히 SS 등급으로 올라서지 못했다는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강해졌다는 뜻이었다.
모한다르의 게임시스템이 현실에 도입된 지 18주년이 지났고 그동안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1레벨에서 10레벨까지의 구간이 E등급이었으며 기본적으로 이런 능력자들은 킹덤에서 만든 각성제를 주입받아야지만 할당되는 최고 저 레벨 수준이었다.
그리고 11레벨에서 30레벨의 구간이 D등급으로 초기 모한다르의 능력자들이 가지고 있던 등급이었고 31레벨에서 50레벨의 구간은 C등급 51레벨에서 85레벨이 B등급, 86레벨에서 99레벨이 A등급이었다. 원래 모한다르게임에서 최고 레벨이 99레벨인 것에 비교하자면 최고가 A등급이었겠지만 현실로 반영이 됨으로써 추가 레벨에 대한 경험치 반영이 연산 처리 불가로 들어가 버렸다. 물론 그래봤자 추정 가능한 레벨이긴 했지만, S등급 이상이 되면 경험치보다는 실력…. 특히 실전 위주의 전투로 인해 구별되기에 많은 전투를 하려고 하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런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오로지 핵을 이용해서 처리하기에 레벨이 오르는 것은 좋지만 고등급의 능력자들에겐 그저 손가락 빨며 구경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스테이지 13, 시작합니다.]
[몬스터의 종류는 고블린 181,818마리 오크 181,818마리 트롤 181818마리 오우거 1,818마리 와이번 1,818마리입니다.]
[포탈 개수에 맞춰서 나오기 때문에 소규모 나라에서는 어드벤티지가 작동됩니다.]
[바타칸,산 마리노 , 투발루 , 나우루 , 모나코 , 서울에서 *18을 곱셈해서 나옵니다.]
[비행형 몬스터가 출몰 합니다. 각별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전세계에서 랜덤으로 나타나는 데스킹의 새끼를 잡아라 입니다.]
[한때나마 지구 최강의 포식자였던 데스킹이 어떤 이유로 정신이 죽어버렸다. 그 결과 생명체의 삶의 질이 더욱 풍성해졌지만, 한편으로는 모한다르에 살고 있던 수많은 지룡들 중 유독 그를 따랐던 한 마리가 그를 깨우기 위해서 나타난다.]
이름 : 뀨
레벨 측정 불가
위험도: 특 SSS 급
※고유 스킬: 불가시화, 날카로운 이빨 MAX , ??? , ??? (정보가 없습니다.)
클리어 조건 : 새끼 지룡을 죽이거나 제안 시간 안에 데스킹을 깨우지 못함
실패 조건 : 데스킹이 깨어남
보상 : 전 세계 능력자 * 1818 경험치
"이…. 이건?"
"이게 뭐야!"
퀘스트 알람과 동시에 몬스터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약속된 일인 것 마냥 번뜩이는 빛과 함께 전술핵이 터져나갔고 이번에도 1등으로 잡는가 싶었지만…. 그들은 그것을 깨닫기도 전에 죽어버렸다.
안 그래도 불안정한 지각 위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일본이었는데 무려 8번에 걸쳐서 핵을 사용한 결과 지각의 붕괴와 함께 일본 열도 자체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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