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화 〉 퀘스트 시작(2)
* * *
"왔네!"
[격변의 날 18주년 기념 퀘스트입니다.]
[모한다르와 지구가 차원 융합을 한지 18주년이 되었습니다. 살아남으신 여러분에게 축하의 메세지를 남기며 임무를 부여하겠습니다. 00시를 기준으로 1시간 단위로 몬스터들이 생성됩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일찍 몬스터를 처리한다면 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18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총 18번의 몬스터 웨이브를 준비했으며 마지막에는 아주 특별한 선물이 주어지는데 그게 뭘 지는 격변의 날 기념일을 생각해보세요. 네? 모르시겠다고요? 18주년이면 당연히 18…. 욕먹으라는 거죠. 각국에 존재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몬스터가 난동을 부릴 테니 관리 잘하시고 계세요?]
[임무가 부여됩니다.]
[스테이지 1, 시작까지 10분 남았습니다.]
[몬스터의 종류는 고블린 18마리입니다.]
[포탈 개수에 맞춰서 나오기 때문에 소규모 나라에서는 어드벤티지가 작동됩니다.]
[바타칸,산 마리노 , 투발루 , 나우루 , 모나코 , 서울에서 *18을 곱셈해서 나옵니다.]
[당신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타칸과 산 마리노 같은 처음부터 작은 나라 같은 경우는 원래부터 작은 나라였지만 한국…. 아니 서울은 땅을 제외하고는 더는 남은 것이 없었기에 서울을 나라라고 인정을 하는 것 같았다.
"작지만 강한 나라! 좋은데?"
"좋냐?"
"좋지, 대체로 소규모 나라에서는 그만큼 강한 능력자가 다수 발생하니까"
바타칸 처럼 1천명 미만의 소규모 나라에서는 300명의 능력자 대부분이 A등급인데다 S등급과 SS 등급이 미국보다 많으니 작다고 얕잡아보다간 큰일 난다.
"에고…. 그나저나 불사 이 녀석은 올해도 나타나려나?"
"그 녀석이야 매년 튀어나오는데 뭘"
"하긴 목표야 당연히 몬스터의 흡수겠지?"
몬스터를 먹음으로써 영생을 하는 도플갱어이니 당연히 찾아올 것이다.
물론 사람을 먹지 않는다는 것에 만족을 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넋 놓고 볼 수만은 없으니 최대한 몬스터를 저지 해야 한다.
[스테이지 1, 시작합니다.]
부우우우웅......!
시작과 동시에 하늘에 떠 있는 포탈이 빛을 뿜어낸다. 그리고 점점이 뽑아내는 국수 면발처럼 길게 늘어지는 빛줄기를 타고 몬스터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왔…."
스거거걱!!
"다....가 아니라 야!! 너 시작과 동시에 이게 무슨 짓이야!?"
고블린이 튀어나오자마자 순식간에 죽어버렸다. 이건 눈뜨고 코 베어 간다는 말이 지금 상황을 알려주고 있는데 성태는 하늘에 떠 있는 불사를 보며 손가락질을 했다.
"크크크…. 역시 발광하는 모습이 재미있군"
"이런 십센트 걸래빨놈이 당장 안 내려와!?"
촤자자자작!!!
스킬을 마구 난발하는 성태를 보며 여유롭게 피하는 불사가 이내 지상에 내려왔다.
불사의 난입이 처음이 아니라지만 항상 나타날 때마다 긴장을 하는 사람들인데 유독 긴장감 없이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은 바로 시크릿이였다.
"이봐 불사! 오늘은 어떤 잔소리를 할 거야?"
"야! 넌 누구 편이야!"
"나? 당연히 이기는 편이 내 편이지!"
민태가 히히덕 거리며 웃고 있는데 성태는 그런 민태를 보며 저걸 죽여 말어? 라면서 중얼거리자 히익 거리며 진태의 뒤로 숨어버렸다.
"야! 왜 내 뒤로 숨어!?"
"네가 우리 중에 가장 실력 좋잖아"
"미친놈아 우리 팀 탱커는 최현이니까 현이 뒤로 숨어"
"뭐야? 갑자기 나한테 왜 불똥이 튀는 건데?"
역시나 긴장감이 감돌던 장소에서 기운이 쏙 빠지는 한탄 어린 한숨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이것도 몇 년 동안 봤더니 익숙해 진 것이었다.
"...인간이란 알 수 없는 종족이군."
"미안하지만 인간인 나도 저 녀석들 이해 못 하겠는데?"
[스테이지 보상이 나옵니다. 서울팀 0.0291초로 가장 빨리 처리하였기에 보상으로 경험치 18만 점을 드립니다.]
번쩍!!
"오! 나 레벨업 했어"
"나도 했네?"
여기저기 황금빛이 뿜어져 나오며 레벨업 하는 능력자들이 속출한다.
일단 빼앗긴 건 아쉽지만, 덕분에 레벨업을 하게 됐으니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한 성태는 불사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뭐냐? 그 부담스러운 눈빛은"
"아니. 아무것도"
"쳇…. 싱거운 녀석"
[스테이지 2, 1분 뒤에 시작합니다.]
[몬스터의 종류는 오크 18마리입니다.]
[포탈 개수에 맞춰서 나오기 때문에 소규모 나라에서는 어드벤티지가 작동됩니다.]
[바타칸,산 마리노 , 투발루 , 나우루 , 모나코 , 서울에서 *18을 곱셈해서 나옵니다.]
"오? 이번엔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는데?"
퀘스트가 시작한 지 불과 2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인데 벌써 스테이지가 넘어갔다. 그 말은 전 세계에 나왔던 고블린들이 2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모두 죽었다는 소리와 동일한것이다.
"이번엔 안 뺏긴다."
"흥! 인간이 내 속도를 따라올 것 같으냐?"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지!"
눈에 불을 켜며 포탈을 바라보는 두 사람을 보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아까까지 먹던 음식을 주섬주섬 먹기 시작했다.
애초에 저 두 존재에게 끼어든다는 자체가 말이 안됐고 미친 척하고 끼어들었다간 무슨 날벼락을 맞을지 알 수 없기에 이제는 마치 시합을 보는 것 마냥 편하게 보는 것이다.
[스테이지 2, 시작합니다.]
쭈우웅!!!
촤자자작!!
"응?"
"오예! 내가 이겼지?"
"어떻게 한 거냐?"
분명 오크가 내려왔다.
하지만 내려오고 무적상태로 만드는 빛무리가 가시기도 전에 몬스터가 죽어버린 것이다.
"크크크! 당연히 트랩이지"
"트랩?"
"항상 몬스터가 나오는 자리가 동일 하잖아?"
"이런! 치사한 인간 같으니라고!"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거리며 화를 내는 불사를 히쭉거리며 약을 올리는데 부끄러움은 보는 사람의 몫인가 보다.
그리고 5분 뒤
[스테이지 보상이 나옵니다. 서울팀 0.0초로 가장 빨리 처리하였기에 보상으로 경험치 18만 점을 드립니다.]
그들은 기적의 0초를 보게 되었다.
중국의 쯔완성에 자리를 잡고 있는 능력자 지부에서는 18주년 퀘스트에 대한 토론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었다.
"아니! 아무리 EX 등급의 능력자가 있다고 하지만 0초라니!?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미국 SS 등급의 능력자와 저희 당국에 있는 SSS 등급 능력자인 칭과의 능력 차이를 비교해 보자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능력자들 사이의 등급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실력 좋고 능력 좋으니 나눠지는 것이었지만 중국에서는 그런 능력자를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당국의 능력자만이 세계 최고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 것인지는 오로지 중국의 대통령 차우엔 만이 알고 있었는데 예전 중국의 최고 통치자였던 차우엔은 현재 능력자들이 판을 치는 세상인 현대에 다가와서는 고작 허수아비…. 아니 꼭두각시라는 허명만을 뒤집어서 쓴 채 이리저리 끌려다니기만 할 뿐이었다.
`쯧쯧…. 미국의 능력자와의 능력을 비교해보면 SSS 등급 보다 높은 EX 등급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터인데...'
중국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자신들을 노예 취급한 일본인을 죽이면서 자신들이 아시아를 지배하게 된다면 절대 일본인처럼 생각하지 않겠다는…. 그저 속담 속 이야기가 말이다.
하지만 정작 속담 속 이야기와는 반대로 인간의 습성은 어디 가지 않는지 지배하고 부려 먹고 속박하는…. 마치 옛 일본인처럼 행동하려는 중국인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도 옛날처럼 따지려고 하니 허망한 생각뿐이 나지 않는 차우엔이였지만 현재로서는 퀘스트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1년에 한 번씩…. 아니 매년 퀘스트가 시작 될 때마다 1등으로 잡는 나라에는 경험치가 주어진다. 처음엔 1만 점 그리고 2년 뒤엔 2만 점 3년 뒤엔 3만 점…. 점차 늘어나는 경험치 배수에 다들 눈에 불을 켜며 깨려고 하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단 한 번도 1등을 해보지 못했다.
다른나라에 비해 넓은 땅덩어리와 수많은 포탈…. 그것이 1등을 하지 못하는 이유였다. 땅이 좁은 나라. 특히 바타칸이나 투발루등에서는 포탈의 개수가 딱 1개이다. 그만큼 몬스터가 많이 나오긴 하지만 관리할 곳이 줄어듦으로 능력자들을 한곳에 집중시킬 수 있다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최근 들어서는 한국. 이제는 서울이라는 나라에서 모조리 독점 하다시피 하는 1등이 너무 부러운 것이었다.
현재 시점에서 1등을 하게 된다면 18만 점이다.
오크 한 마리에 100점의 경험치를 받는다는 점으로 본다면 어마어마한 경험치가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한 명만 받는 게 아니라 나라 전체에 분포되어있는 능력자 전체가 받는 경험치인 만큼 엄청난 경제적 수단이었는 데 올해 역시 서울에서 독점하다시피 가져가는 중이었다.
"서울에 핵이라도 쏘는 게 어떻습니까?"
"그건 안 됩니다. 핵을 쏴봤자 EX 등급의 능력자가 알아차리는 즉시 제거해 버릴 테고 그것이 저희가 한 일이라고 들키는 날에는 중국이라는 땅덩어리가 바닷속에 가라앉을 겁니다."
"끄응…. 18만 점의 경험치라면 당국에 있는 능력자 500명이 5~6업정도는 할 양인데…."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땅이 넓은 곳과 좁고의 차이를 떠나서 포탈의 개수가 차이가 나는데"
"어째서 중국에는 19개나 되는 포탈이 존재하는 겁니까! 짜증 나는군요 성질 같으면 일본과 더불어 서울에도 핵을 투하해 몽땅 처리해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국방부 장관은 연신 볼펜의 뒷꽁지를 물어뜯으며 한스러운 탄언만 내뱉었고. 그것을 지켜보는 수많은 중국 최고위 측 또한 한숨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비록 마음에 들지 않는 서울이라지만 힘에서도 딸리고 만일에 마족과 드래곤이 움직일 때를 대비한 마지막 히든카드였기에 아직까지 참고 있었던 것이다.
[스테이지 5, 시작합니다.]
[몬스터의 종류는 고블린 1,818마리 오크 1,818마리 트롤 18마리입니다.]
[포탈 개수에 맞춰서 나오기 때문에 소규모 나라에서는 어드벤티지가 작동됩니다.]
[바타칸,산 마리노 , 투발루 , 나우루 , 모나코 , 서울에서 *18을 곱셈해서 나옵니다.]
18주년이라서 그런지 오로지 18이라는 소리가 끝도 없이 들린다.
"거참. 주체자의 성격은 안 봐도 비디오구만"
"그러게? 대놓고 욕을 난발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