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화 〉 재앙의 시작(2)
* * *
어이 저기요 님
Ai덕후라니요?
전 그런 거 모릅니다?
[띠링! 업적달성 을 획득하셨습니다.]
[Ai의 사랑]
과거 전체를 따져도 이러한 경우는 처음이다. 사용자가 Ai를 정말 진심으로 생각하였기에 Ai의 자아가 신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사용자의 곁에 남길 원했다.
[Ai가 신의 법칙을 어기면서 사용자에게 특수한 선물을 부여합니다.]
[???경험치를 획득하셨습니다.]
[레벨업을 합니다.]
[레벨업을 합니다.]
[레벨업을 합니다.]
[레벨업을 합니다.]
[레벨업을 합니다.]
[레벨업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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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신의 규칙을 어겼기에 더는 특전을 사용할 수 없게 됐습니다.]
[능력치는 임의적으로 분배됩니다.]
[체력 + 420, 민첩 + 382, 지능 + 298]
[민첩이 500을 달성…. ㄴ…. ㅇ…….]
[게임능력이 사라졌습니다.]
어어…. 뭔가 대량으로 올라오기는 하는데…. 내 몸은 왜 이렇게 간지럽지?
서걱!
어?
움직이는지 안 움직이는지 모를 만큼 천천히 내려가던 도끼가 순식간에 움직여 참수사의 목을 베어버렸다.
그리고….
쩌저저적!
몸 여기저기 균열이 일어나며 새하얀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
쿠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무슨일인가!"
아포미네 제국이 건설된지 500년이 지났지만 지진 한번 일어나지 않았었는데 별안간 엄청난 지진이 발생하여 모든 것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8서클 보호마법이 걸려있는 황궁에서도 느껴질 정도면 밖의 상황은 안 봐도 뻔했기에 폴랜 황제는 다급하게 카서스 궁정 마법사를 불렀다.
허겁지겁 달려오는 카서스를 보고는 어서 빨리 보고 하라고 했는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거의 최악이라고 할 수 있었다.
"폐하! 지금 이곳뿐만이 아니라 세르자이 대륙 전체…. 아니 세르자이 뿐만이 아니라 혼돈의 대륙에도 지진이 감지되었다고 합니다!"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생명체가 사는 모한다르 행성 자체가 붕괴라도 되는 듯 전 세계가 지진으로 고통을 받고있는 것이었는데 이상한 건 세상이 갈라지고 빠르게 부서지는 와중에도 몬스터들은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죽으면서까지 어디론가 향하는 몬스터들을 보며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저곳으로 가야 자신들이 산다는 것을….
그리고 유례없는 몬스터와 인간의 대규모 행렬이 시작되었다.
```
```
```
어….
뭐지?
정신을 잃었었나?
바닥에 쓰러진 세이린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주변을 보았다. 분명 유셀의 품에서 빠르게 3층으로 향하던 도중이었는데...
"아…. 지진…."
엄청난 지진이 발생하여 순간적으로 유셀의 품에서 퉁겨져 나왔고 그 뒤 정신을 잃었던 것 같았다.
"황녀님! 괜찮으십니까?"
"유셀?"
세이린은 유셀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는데 기겁을 하였다.
"유셀.. 팔이…."
왼쪽 팔이 뭔가에 짓눌려 끊어진 듯 매끄럽지 않은 단면을 보여줬으며 대충 압박을 하였지만, 여전히 상당량의 출혈을 보이고 있었다.
"괜찮습니다. 황녀님은 다치신 곳 없습니까?"
유셀의 말에 세이린은 몸 이곳저곳을 살펴봤는데 튕겨 나가면서 생긴 생채기 빼고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괜찮아…. 아무런 이상…. 유셀 설마"
"아아 다행이십니다. 다친 곳 없다니"
세이린은 자신의 말을 끊고 말을 하는 유셀을 보며 입술을 씹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애쓰다가 왼쪽 팔을 잃은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것보다…. 황녀님 자리 좀 피해 주실 수 없습니까? 상당히 무겁습니다만…."
"응? 뭐…. 유셀!? 지금 뭘 떠받들고 있는 거야!?"
왼쪽 팔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이제 보니 등으로 집채만 한 바위를 짊어지고 있는 유셀이었다..
황급히 안전한 자리로 이동하고는 유셀에게 됐다고 했는데 유셀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뭐해! 빨리 나와!"
"하하…. 꼼짝할 수가 없습니다만…."
"뭐!? 왜!"
세이린은 다시금 유셀에게 다가가려고 했는데 유셀의 호통에 그 자리에서 멈췄다.
"황녀님! 어서 자리를 피하시지요."
"야! 나 혼자 가서 뭐하게!?"
"어떻게든 되겠지요? 바람의 흐름을 보아하니 입구가 막힌 것은 아닌 것 같으니 조심스럽게 이동한다면 충분히 밖으로 나가실 수 있을 겁니다."
투투툭…!
"크윽…. 빨리 가시지요. 이게 무너진다면 충격으로 이곳이 통째로 무너질 겁니다."
유셀이 짊어지고 있는 바위는 크기만 큰 것이 아니었다. 다른 외부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마나의 힘으로 강제로 고정시키고 있는 유셀이였기에 당장 유셀이 빠져나가거나 조금의 움직임이라도 보인다면 순식간에 연쇄적으로 붕괴가 일어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세이린도 유셀의 상황을 금세 파악하고는 발만 동동 굴리고 있었다.
마법의 천재라고 칭찬받고 찬양 받으면 뭐 하나 사람 한명 구하지도 못하는 현 상황에 절망만 하고 있는데….
쿠르르르릉!!!
"컥! 황녀님! 빨리…."
울컥!
바위가 조금 더 움직이면서 천장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더불어 마나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중이라 유셀의 입에선 피가 한 움큼 새어 나왔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너진 외벽 사이로 엄청나게 큰 몬스터가 나타났다.
`웬일로 맛있는 인간 냄새가 난다 했더니 이러고 있네?`
몬스터 통역기가 아직까지 작동되고 있었나 본지 세이린의 귓가로 들려오는 몬스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딱 보기에도 유셀과 자신을 먹기 위해서 온 몬스터로 보였다.
`마침 잘됐군 새끼들에게 인간을 시식시켜줄 기회가 왔으니`
혼자 왔어도 절망적인 상황에 새끼들까지 있다는 말에 세이린은 절망했다. 더불어 유셀 또한 지금의 상황에 잡혀먹힐 바엔 함께 죽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
늑대의 등 뒤에서 튀어나오는 새끼들의 정체를 본 세이린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다.
뀨?
뀨?
뀨?
길쭉한 몸에 살색의 피부를 가진 새끼….
거대한 늑대 등 뒤에서 나온 새끼들은 `지렁이`였던 것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태초의 시대엔 말 그대로 위대한 의지가 있었다.
그것은 질서이자 모든 것이었으며 지금은 `신`으로 추앙받는 존재로서 수많은 존재의 믿음으로 살아갔지만, 지금은 파생되어 세계 곳곳으로 퍼진 가엾은 `잊혀진 신`으로 봉인된 체 살고 있으니.
잊혀진 신이라 할지라도 신으로서의 의지는 계속해서 퍼지니 세상이 유지되고 원활하게 돌아가는 듯 했으나 몇몇 불순한 존재는 `신`의 힘을 가지기 위해 잠들어있는 `잊혀진 신`을 깨웠고 `잊혀진 신`에서 다시금 `신`으로 깨어났으나 신은 더 이상의 할 일이 없었다.
신이 없더라도 의지가 퍼져나간 뒤라서 스스로 창조와 파괴를 일삼으며 균형을 맞추어 가는 피조물을 보며 뿌듯해 한 신은 얌전히 지켜보았다.
`잊혀진 신`을 깨운 존재들은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피조물들에 대한 원망과 파괴를 일삼지 않는 신을 보며 실망과 분노를 느꼈고 이내 신을 대신하여 피조물들을 사냥하기에 이르렀다.
아득한 시간이 흐르고 피조물들의 70%가 삶이 끊을 맺을 때 지켜보고 있던 신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학살을 자행하는 그들을 말렸다.
`너희들이 원하는 건 무엇이냐?`
`세상의 종말입니다.`
`왜 종말을 원하는가?`
`세상의 부조리를 알기 때문입니다.`
`그럼 그대들이 하는 일은 참된 일인가?`
신은 그들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그 또한 알고 있었다. 겉으론 잘 돌아가고 있는 세상이었지만 속은 검게 썩어 곪아 터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세상의 종말을 원한다고 했지만, 그것은 금지된 척도임을 알고 있느냐`
`인간들에겐 금지라는 말 뒤에 합법이라는 이명이 숨어있지요.`
`돈과 명예 권력만 있으면 어떠한 금지를 하더라도 상관없다는 말입니다.`
그들의 말엔 가슴 시린 아픔이 스며들어있었다.
`
`
`어떠한가? 너희들이 원하던 세상의 종말이다.`
`.....`
`왜 말이 없느냐?`
`저희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공허한 어둠…. 마치 태초의 모습과도 같은 공허한 어둠뿐이 없었다.
그들이 바라는 세상의 종말이다가 온 것이다.
`그대들이 바라는 종말이 왔으니 내가 할 일이 생겼구나, 고맙다.`
`....어찌하여 저희를 말리지 않았습니까?`
`뭣 때문에 말려야 했던 것인가?`
`당신이 만든 피조물이 아닙니까?`
`너 또한 내가 만든 피조물이니라`
`슬프지 않습니까?`
`슬프다.`
`그럼 어째서….`
`그것을 아느냐? 가난한 가족의 아이가 필요 없는 장난감을 사달라고 했는데 부모가 못 사게 한다면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할지를?`
`싫지만 포기하겠지요`
`그래 포기하겠지. 하지만 반대로 아이가 장난감을 살 재력도 힘도 능력도 있다면 어떨 것 같으냐`
신의 말에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신이 하는 말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았기 때문이었다.
`내가 너희들을 말려봤자 세상의 종말은 정해져 있었다는 것이다. 단지 후회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일 뿐`
`저희가 한 일에 후회합니다.`
`그럼 그대들이 멸망시킨 것을 그대의 손으로 만들어보아라.`
<태초의 `위대한="" 의지`가="" 말하노니="" 눈앞에="" 있는="" 불쌍한="" 존재들에게="" `이름`을="" 내리노라=""/>
<종말을 아는="" 자="" 쿨레아=""/>
<어둠을 흘리는="" 자="" 레귤러스=""/>
<빛을 흘리는="" 자="" 이니시스=""/>
<규칙을 지키는="" 자="" 에코모니아=""/>
`그대들은 지금 이 순간부터 자신이 파괴 한 `모한다르` 행성의 지축이 되리라`
종말을 아는 자 쿨레아는 중간계를 어둠을 흘리는 자 레귤러스는 마계를 빛을 흘리는 자 이니시스는 천계를 규칙을 지키는 자 에코모니아는 규칙을 벗어나려는 자를 관리하기로 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