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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 (103/304)

호출

“사실 그때….”

“잠깐. 그 입 열지 말아 봐.”

이후 수안은 소파에서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었다.

“부사장님.”

“…배 이사.”

“예.”

“아니길 바라고 또 바랐다. 내가 괜한 사람을 의심하고 있다고 믿고 싶었어.”

수안이라고 의심하지 않았겠는가.

평소 믿어 왔던 김현성 사장과 자신을 따른다고 생각했던 강운 패션 사장과 뉴월드 호텔 사장이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도 의심할 여지는 충분했다. 자신처럼 미래에 대한 확신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사업 계획이 너무도 비슷하게 도출되었다. 스스로 갖게 된 의심을 버리기 위해 더 과장되게 보고한 직원들을 추어올렸고 두 사장에게도 칭찬을 남발했다.

“그래도 의심은 사라지지 않더라. 발표한 두 사람을 크게 칭찬했더니 뿌듯한 감정이 아니라 부끄러운 얼굴을 보였어. 두 사장도 마찬가지였지. 특히 박 사장이 평소엔 그런 사람이 아니거든. 자기가 잘한 일이 있으면 더 드러내지 못해서 안달인 사람이야.”

배영성은 자신이 알아채기 전에 이미 수안이 알아봤다고 생각했다.

‘다 알면서도 모른 척하신 건가….’

“그래도 어쩌겠어. 동생들을 어떻게든 견제하겠다는데 말이야. 그 일…. 맞지?”

“예. 김 사장이 몰라서 그렇습니다. 부사장님을 오래 겪어 보지 못해서 더 그렇습니다.”

“푸후….”

수안은 마른세수하며 허리를 세웠다.

“보고해 봐. 배 이사가 어떻게 알게 됐고 이후 처리는 어떻게 했는지. 이왕 밝혀졌으니 그냥 넘어갈 순 없잖아.”

“더블 스타 임원진 골프 모임에서 김현성은 박 사장이 선물한 골프 웨어를 입고 나왔습니다. 부사장님이 제게 주신 그 옷과 같은 브랜드의 신상 말입니다.”

“내가 기성품은 잘 안 맞는다고 해서 배 이사 줬었지?”

186cm의 신장에 팔다리도 길어서 어지간한 기성복은 수안에게 잘 맞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옷 선물이 들어오면 배 이사나 다른 직원들에게 넘기곤 했다.

“그리고 패션과 호텔 사장이 자리한 골프 모임에서 김현성이 자랑하던 골프채를 들고 있는 두 사람을 봤습니다.”

“골프채?”

“해외에서 판매되는 물건으로 국내에는 판매처가 없습니다.”

“그래서.”

최장호를 통해 미행을 붙인 일과 그 이후 드러난 김현성과 강운 그룹 계열사 사장들과 만남까지 이어졌다. 다른 사장단까지 손을 뻗친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르고 있었다.

“나도 사장단을 만나는 건 조심스러운데….”

그런 사장단을 이렇게 미행을 생각하지 못하고 대놓고 만나고 다녔다.

“최 실장이 찍어온 사진입니다.”

명백한 증거였다.

“그리고 김현성 사장에게 확인하기 전 재확인을 위해 박 사장을 추궁했습니다.”

“박 사장이 겁이 많지.”

잘한 선택이다. 박 사장을 추궁했다면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다 안다는 식으로 말했더니 바로 사업 계획을 김현성에게 받았다고 자백했습니다. 정진환 사장은 발뺌하려고 했지만, 이미 박 사장이 실토했다고 하니 역시 자백했습니다. 둘의 처분은 제 권한 밖이라 도련님께 여쭈려 했습니다.”

“내 권한이라고 다르겠어?”

만날 수 있다 뿐이지 아직 강운 그룹에 적을 둔 것은 아니다. 강운 그룹에 들어가기 전까진 수안도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김 사장은 어떻게 한 거야? 요즘 많이 소극적으로 변하긴 했더라.”

“구두 경고만 남겼습니다. 처음 여기 왔을 때처럼 시키는 일만 잘하라고 했습니다. 사직서는 받아 두고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직서가 배 이사 품에 있었어. …당장 내치긴 무리겠지?”

당장이라도 내치고 싶지만, 걸리는 일이 많다.

“김현성은 BEST를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부사장님의 국내 비자금을 총괄 관리하고 있습니다. 함부로 내칠 수 없었습니다. 내치더라도 BEST가 국내에서 표면 위로 올라와야 하고, 앞으로 비자금은 함부로 쓰지 마시고 조금씩 털어 버려야 합니다.”

“진짜 골치 아프네. 내가 그렇게 알아듣게 설명했는데….”

이제는 동생들이 잘 커간다 싶었는데, 엉뚱한 곳에서 태클이 들어온다.

“배 이사는 이해가 안 되나? 내 동생들이고 똑같이 회장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있잖아. 서로 좀 나눠 갖겠다는 게 문제야? 여기에 무슨 문제가 있어? 내가 잘못하는 일이냐고?”

“없습니다. 전혀 문제가 아니죠.”

배영성은 동생들 챙기겠다는 수안의 결정에 아무런 불만도 없었다.

“그리고 내가 돈이 좀 많아? 지금 당장이라도 우리나라 시총 상위 10개 회사를 현금으로 살 수 있을걸?”

“맞습니다.”

수안이 어려서부터 돈을 벌었지만, 돈만 밝히는 욕심쟁이가 아니라는 것을 봐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돈이 뭐라고 그렇게 난리야? 적당히 가졌으면 베풀기도 하고 나눌 줄도 알아야지. 돈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잖아. 게다가 형제에게 나눠 주는 게 뭐가 문젠데! 꼭 그렇게 다 가져야 속이 시원해? 그걸 왜 김 사장이 결정하냐고?”

“…….”

자신의 상사는 재벌이면서도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더 따르게 되고 의지하게 된다.

“내가 세계 최고 부자가 되겠다는 헛소리까지 하면서 김 사장을 설득했어. 잘 알아듣는 줄 알았고 난 그대로 믿었어. 그런 믿음을 이렇게 배신하나?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신뢰를 보내 줬는데?”

배영성은 말을 하면서 자꾸만 화를 더하는 수안에게 말했다.

“저는 부사장님 동생들을 어려서부터 봐왔습니다. 부사장님이 얼마나 살뜰하게 챙기셨습니까. 저도 어려서 부사장님 같은 형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저도 밑으로 동생들이 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믿을 건 형제밖에 없습니다.”

“내 말이! 그런데 김 사장은 왜 그 모양인 건데?”

“일전에 김 사장 가정사를 듣고 제게 말씀하셨잖습니까.”

“그랬지.”

“본래 자신의 가정사는 함부로 밖에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남 일이 아니면….”

“또 다른 나의 모습. 그게 바로 형제의 모습입니다. 아버지 형제가 못된 짓을 했어도 그 피는 자신에게도 이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가족의 흉을 함부로 얘기하지 않는 겁니다. 가족을 욕하는 것은 자신을 욕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형을 배신한 형제….”

김현성의 아버지를 배신한 형제들의 피가 김현성에게도 흐르고 있다는 뜻인가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아닌 주변 가족으로 자신이 평가된다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그저 김 사장을 이해하는 부분으로만 생각해 주십시오. 저나 부사장님은 가정에서 형제애를 믿고 살았고, 김 사장은 형제애를 믿지 못하는 가정에서 살았을 뿐입니다.”

“…오늘 보니 배 이사가 괜히 오래 산 게 아니다 싶다. 이제 말에도 연륜이 있어.”

“나이 40이 넘은 지 한참인데 이제 나잇값을 해야죠. 그리고 김 사장은 앞으로 계속 감시가 이뤄진다고 얘기해 놨습니다. 앞으로 다른 일은 없을 겁니다. 처리에 대한 것은 부사장님이 생각해 보시고 결정해서 알려 주십시오.”

둘의 대화가 끝나갈 때 배영성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삘리리. 삘리리.

“여보세요. 더블 스타 비서실…. 아! 예. 실장님.”

실장님이라는 소리에 수안의 귀가 쫑긋했다.

“옆에 계십니다. 지금이요?”

“그냥 바꿔 주지?”

수안이 손을 내밀자 배영성이 휴대 전화를 넘겨줬다.

“최 실장님?”

-위치 알려 드릴 테니 이쪽으로 오십시오.

“…네? 지금이요?”

-회장님 호출입니다.

“아. 오늘 피곤한데….”

외부 일정도 일정이지만, 방금 김현성 사장의 일로 정신적 피로가 심각하다.

-마음 가볍게 오십시오. 편한 술자리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술이라고 하니 수안의 눈이 번쩍 뜨인다.

“안 그래도 술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금방 가겠습니다.”

수안이 받아 적은 위치를 확인한 배영성이 말했다.

“회장님 별장이네요. 주소가 기억납니다.”

“아. 여기가 그 별장이야?”

“예. 말 그대로 편한 술자리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반인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요.”

“가서 술이라도 마셔야겠다. 다른 일반인도 없으니 편하겠어.”

어차피 많이 먹지도 못할 테지만, 아버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다.

* * *

술자리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는지 다들 멀쩡한 얼굴이다.

아버지나 최 실장이야 그렇다 치고 염 사장의 존재는 약간 놀라웠다.

‘서로 친밀한 관계라곤 들었지만….’

최학주 실장이야 워낙에 자주 보기도 했으니 정보를 많이 알고 있지만, 염동철 사장은 아버지와 친밀하다는 얘기만 들었고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은 자주 보지 못했다.

“아버지. 저 왔습니다.”

“앉아.”

“예. 잠시만…. 어….”

둘 중 누군가 앞서 나와 있으면 좋겠는데, 염동철과 최학주가 나란히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최 실장님. 안녕하십니까. 염 사장님.”

그나마 안면을 익힌 최 실장에게 먼저 인사하고 그다음 염 사장에게 인사했다. 그랬더니 최 실장은 주먹을 치켜들었고, 염동철 사장은 머리를 감싸고 바닥에 쭈그려 앉았다.

“왜….”

“네가 누구한테 먼저 인사하느냐 가지고 둘이서 내기했다. 이긴 사람이 형님이래.”

아버지의 말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에에?”

평소 최 실장이 보여 주지 않던 모습이었다. 아버지 앞에서 저렇게 편하게 행동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

‘아버지 앞에서 내기라니….’

* * *

그 뒤로 자리에 앉아 아버지에게 술을 받아 조금씩 마시며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었다.

‘염 사장과 최 실장의 위치가 꼭….’

김현성 사장과 배영성 이사를 보는 것 같았다.

“최 실장에게 듣자 하니 오늘 술 생각이 났다고?”

“아. 작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휘하 사장단 중 하나가 자꾸 제 머리 위로 올라가려고 하네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수안의 말에 염동철 사장의 몸이 움찔했다.

“푸흐. 꼭 누구 얘길 듣는 것 같네.”

강운모 회장도 은근한 눈으로 염 사장을 봤다.

염동철 사장은 버럭 소리쳤다.

“그게 언제 일인데 아직도 마음에 담아 두고 그러세요.”

“수안이 네가 들어 보고 판단해 봐.”

염 사장의 지난 과거가 아버지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때는 아버지가 부회장에 오르기 전.

염동철은 최학주와 함께 일했다. 아버지가 고민되는 일이 있으면 둘에게 조언을 구했고, 둘은 최적의 방안을 찾아와 기대에 부응했다.

시간이 흐르고 둘의 성향이 명확하게 갈라졌다.

최학주는 선을 지키며 가신으로의 위치를 확고하게 가져갔지만, 염동철은 믿음의 선을 넘어 모든 일을 제 뜻대로 관철하려 했다. 창업주인 강병호 회장의 후계자 결정까지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 것이다.

“그때 동철이가 네 큰아버지를 내치려고….”

“회장님! 여기 술! 술 드십시다.”

염동철은 더 듣기 힘들었는지 술을 핑계로 아버지의 입을 막았다.

그런다고 아버지의 입을 막을 수는 없지만, 아버지는 알아서 민감한 주제를 넘어가 줬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네 할아버지에겐 나 말고 대안이 없었어. 그런데도 동철이가 나섰던 거지. 그때 난 저놈을 아주 괘씸하게 생각했었다. 감히 내 형제를 건드리려고 했거든. 누가 뭐라고 해도 가족이 우선 아니냐.”

결론만 들어도 김현성 사장과 같은 케이스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물론 녀석의 계획은 실패했고 난 동철이를 깨끗하게 정리할 생각이었다. 그때 학주가 의견을 들고나왔어.”

“흠흠.”

“젊은 날의 치기 어린 공명심이다. 보듬고 나아가면 단점이 사라지고 장점만 남는다. 저만한 충성심을 가진 사람을 어디서 또 구할 수 있겠는가.”

과거 자신이 했던 말이 강운모 회장의 입을 통해 나오자 최학주는 부끄럽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사람은 고쳐서 쓸 수 없다고들 하지만….”

“에잉. 앞으로 수안이 얼굴도 못 보겠네.”

염동철 사장은 민망함을 참지 못하고 주방장 옆으로 도망쳐 버렸다.

“…그건 내칠 수 있는 사람일 때 얘기다. 어찌 됐건 내 사람이고 그간의 공을 봐서 기회는 줘야 하지 않겠느냐. 동철이는 다시 주어진 기회를 소중히 여겼다. 그 이후로는 오히려 일에 집중하고 자신의 위치를 잘 지켰어. 내가 강운 그룹 순환 출자의 핵심인 강운 홀딩스를 동철이에게 맡길 수 있었던 이유다.”

수안은 과도한 충성심으로 동생들을 내치려고 했던 김현성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배신까지는 아니었지. 과정이 무리였지만, 그 근본은 충성심에 있었어. 그간의 공도 작지 않아.’

“그렇다고 내 옆자리에 계속 둘 수는 없었다. 학주가 그룹 전반을 손대는 것과 달리 저놈은 고작 홀딩스 하나로 만족해야 했지.”

“말씀 감사합니다. 아버지. 참고하겠습니다.”

“그런데 네 사장은 무슨 짓을 했어?”

“…이거 민망스러운데요.”

“내가 속 얘기까지 했는데 넌 숨기겠다? 넌 애비가 손해 보는 거 얼마나 싫어하는지 몰라?”

“…그건 아니고요.”

오늘은 아버지에게 무거운 마음을 기대려고 온 참이다. 용기 내서 있었던 일을 털어놨다.

“저는 수진이랑 수현이가 잘됐으면 싶어서….”

수안은 동생들에게 줬던 사업 계획에 대해서 뜨문뜨문 설명했다.

대략적인 사업 계획이었지만, 강 회장은 그 사업이 어디까지 성장할지 가늠할 수 있었다.

“허!”

‘이놈이 정말 물건은 물건이야.’

어떻게 자신에게서 이런 아들이 태어났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둘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능력도 출중하고 열정도 가득하고요.”

“…뒤에서 오빠가 밀어주는데 그 정도는 해야지.”

“사장 한 사람이 그 사업 계획을 강운 패션과 뉴월드 호텔에 유출해서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문제죠. 제 뜻에 반해서 저지른 일입니다.”

“흠…. 녀석들이 실망했겠어.”

수진과 수현도 아버지 자식이다. 자식들이 실망했을 모습이 눈에 선했다.

“예. 크게 실망했습니다.”

수안은 마음먹고 얘길 꺼낸 참이다. 언제까지 자신이 동생들을 챙길 수는 없다.

아버지 선에서 챙겨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지였다.

“거 보세요. 내가 뭐랬습니까. 수안이가 이 정도 깜냥은 된다니까요.”

도망쳤던 염 사장이 돌아와 끼어들었다.

멀리서도 부자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던 모양이다.

“넌 빠져 인마.”

“히히.”

염동철 사장은 웃으면서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여기 동철이가 그러더라. 그룹에서 발행하는 전환 사채를 수안이만 주지 말고 다른 애들도 챙기자고.”

“아!”

수안이 반색했다. 강운모 회장은 아들의 반응을 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이다.

“네가 욕심이 없어서 큰일이야. 그렇게 다 나눠 줘 버릇하면 나중에도 마찬가지야.”

수안은 이제 숨길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위기가 닥쳐오면 자신이 준비한 것을 드러내야 했고, 상황이 시작되고 알리는 것보다 먼저 알리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안 그래도 시기를 보고 있었는데, 지금이 적기였다.

“…아버지. 잠시 주변을 물러주시죠.”

“뭐?”

아버지가 반문했지만, 최학주는 얼른 일어나서 염동철을 끌고 나갔다.

“아. 왜? 난 들으면 안 되나?”

참치를 썰던 요리사까지 자리를 비우자 수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었다.

“……!”

“우선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아버지를 속인 일이 있습니다.”

“허! 대체 무슨 일이야?”

‘아들이 이렇게 나올 정도면….’

얼마나 어마어마한 비밀을 감추고 있을지 가슴이 철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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