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하아. 김 사장님이 나쁜 소식이라고 할 만했습니다. 그럴 만했어요.”
뉴월드 호텔 정진환 사장은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앉아 있었다.
“나만 빼고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김현성은 아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박민후 패션 사장에게 사업 계획 이면의 진실을 설명했다.
“그 자료는 향후 두 분 아가씨들이 패션과 호텔을 물려받아도 될 이유를 만드는 자료입니다.”
“뭐, 뭐라고요?”
“이 사업 계획을 토대로 일을 추진해 나가면 강운 패션은 SPA 브랜드 시장을 선도하고 뷰티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합니다. 도련님이 계획하신 일이고, 이미 자료를 보고 이해하셨으니 이견은 없으실 겁니다.”
“그야 그렇지만….”
여전히 박민후 사장은 고작 이 사업 계획으로 패션을 물려받는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강 회장님의 따님입니다. 평범한 직원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일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직원이 성공하면 잘해야 특진이 끝입니다. 하지만 따님이라면….”
뒷말은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지만, 기어코 그 말을 꺼내고야 만다.
“긴말할 것도 없죠. 뉴월드 유통의 강지수 회장님을 보시면 아시지 않겠습니까?”
“아….”
뉴월드 유통의 성공에 작은 공로를 세운 강지수 회장은 계열 분리를 통해 독립적인 그룹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자신들의 회사도 계열 분리로 떨어져 나간다면, 결국 수안을 회장으로 모실 수 없다는 뜻이었다.
“우리가 그 전철을….”
“맞습니다. 강운 패션과 뉴월드 호텔도 그 전철을 밟기 직전이죠.”
“직전?”
아직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두 분 사장님께 전화를 드리면서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요.”
“난 수안 도련님이 강운 그룹으로 들어오시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회장님 따님이라지만 이건 아니죠.”
“나도 도련님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방법을 말씀해 보세요. 난 준비됐습니다.”
김현성은 정진환 사장과 박민후 사장에게 준비해 온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 자료를 갖고 두 분이 먼저 시작하십시오. 회사 내에 핵심 인력에만 미리 사업 계획을 알리고 이미 진행 중인 일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하시면 됩니다. 도련님은 이 자료를 오직 두 동생과 저에게만 주셨습니다. 제가 두 분께 전해 줄 거라는 생각은 하실 수 없죠.”
사업 계획이 수진과 수현 둘의 손에 있었다. 수진과 수현이 회사에서 누군가와 이 자료를 공유하기 전에 이미 회사에 공유된 자료라는 것을 빨리 전파해야 했다. 그렇다고 외부 경쟁사가 먼저 알아서도 안 되는 기밀이 요구되는 사업 계획이라 핵심 인력에만 공개할 수 있었다. 김현성 사장이 많은 부분을 고민하고 세운 계획이었다.
“그렇게 되면 아가씨들이 가져올 아이디어는 이미 누군가가 실행 중인 업무가 돼 버립니다. 야심 차게 뭔가를 해 보려 하겠지만, 실무가 이미 진행 중이라면 끼어들기 쉽지 않습니다.”
끼어들 여지도 없이 만들라는 뜻이다. 사업은 성공해야 했고, 그 성공에 수진과 수현의 자리는 없어야 했다.
“대신 자료의 출처는 두 분 사장님의 능력 있는 부하 직원이 낸 아이디어로 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저와 사장님들이 의심받지 않습니다. 아예 같으면 안 되니 새로운 아이디어도 더하셔야죠. 전문 인력의 특별한 가공이 필요합니다. 밤을 새워서라도 진행하세요. 시급하게 진행해 주셔야겠습니다.”
“호오.”
“흠…. 하지만 완벽한 해결책이 아닌 것 같습니다만. 이미 뉴월드 호텔엔 수현 아가씨가 들어와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이미 계열 분리를 생각하고 계신 건 아닐까요?”
강운모 회장의 복심을 알 수 없으니, 의심은 당연했다.
“나머지는 두 분께서 해 주셔야 합니다. 회장님의 두 따님이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도록 두고 보실 생각입니까? 강 회장님이 능력 없는 경영자에게 회사를 맡기실 분은 아니지 않나요?”
그간 봐 온 강운모 회장의 성격상 불가능한 일이다.
경영자도 능력이 없으면 시시때때로 갈려 나간다.
자식이라고 해서 예외를 둘 것 같지 않았다.
“큭. 절대로 불가능하죠. 이해했습니다.”
“인제 보니 김 사장님이 진정 충신이셨습니다. 하하하.”
“별말씀을…. 저는 강운 그룹이 수안 도련님 손에서 제대로 성장하길 바랄 뿐입니다. 나머진 장애물일 뿐이죠. 물론! 현재 강 회장님의 경영에는 두 손을 들고 환영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고 회장직에 오래 머물러 주셨으면 합니다. 회장님이야말로 경영의 신 아니십니까.”
‘그래야 도련님이 세상에서 날개를 편다.’
“이야 김 사장님은 하는 말도 멋지시네.”
“하하…. 어라? 그런데….”
정진환 사장의 반응에 김현성은 뉴월드 호텔 사장이 생각보다 머리가 잘 굴러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각이 깊은 사람이야. 나중에도 쓸모가 많겠어.’
“남은 한 사람을 떠올리신 모양이군요.”
“그래요. 막내 도련님이 없습니다. 막내 도련님은 어느 회사로 간단 말입니까? 우리만 피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수안 덕분에 강운 계열사 사장단은 오래전부터 끈끈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 중 하나라도 계열 분리가 된다면 그 사장이 느낄 상실감을 상상하기 어렵다.
김현성은 이들이 걱정하지 않을 말을 던져줬다.
“막내 도련님은 어디로도 가지 않습니다. 아직은 대학에서 더 놀고 싶다 하시네요.”
김현성의 말에 두 사장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푸핫. 이번엔 정 사장이 제대로 헛다리 짚었어.”
“나 참. 수안 도련님은 더 어려서부터 우릴 만나면서 특별하고 진취적인 사업 계획을 가져오셨는데….”
“어허. 정 사장님. 어디 비교할 데가 없어서 강 부사장님을 막내 도련님과 비교하십니까? 이거 능멸죄에 해당해요. 망나니를 부를까요. 아니면 사약을 내릴까요?”
충신 흉내를 내는 김현성의 장난스러운 경고에 정진환 사장도 두 손을 들고 사과했다.
“아휴. 제가 헛소리를 했습니다. 망나니는 물러주십시오. 사약으로 합시다. 하하하.”
“오늘 두 분과 말씀이 잘 통해서 참 기분이 좋습니다. 언제 라운딩이라도 함께하시죠. 당연히 술도 한잔 곁들이고 말이죠. 사약은 그때 드리죠.”
“좋습니다. 우리끼리는 미리미리 친해지고 정보도 교류하고 삽시다.”
“하하하. 김 사장님 마침 내가 호텔 숙박권이 좀 있는데 좀 받아 주시죠.”
김현성 사장과 친분을 다지기 위한 뉴월드 정 사장의 선물이다.
강운 패션 박 사장도 질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이 사람이 정말…. 전 위아래 치수만 알려줘 보세요. 내가 김 사장님 딱 맞게 세트로 몇 벌 보내드리겠습니다. 마침 라운딩 얘기를 하셨으니 골프 웨어로 준비해 보겠습니다. 신발 사이즈도 빼먹지 마시고요.”
“아휴. 이런 거 받으면 저는…. 감사해서 어쩐답니까. 하하하. 주시는 김에 우리 도련님 것도 좀 챙겨 주세요.”
마냥 사양하는 것도 인간관계에 좋지 않다. 이런 선물도 받아야 친밀감이 깊어지는 법이다.
“마침 제가 미국에서 사 온 골프클럽 세트가 두 개나 있네요. 한 분씩 드리면 딱 맞겠습니다. 왠지 오늘 가져오고 싶었는데, 주인을 만나려고 그랬나 봅니다.”
당연히 두 사장에게 주려고 준비한 물건이다.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어허. 이거…. 우리가 접대에서 밀리는데요?”
“졌습니다. 졌어요.”
두 사장과의 만남은 상당히 화기애애했고, 친분을 쌓는 것도 성공이었다.
앞으로 다른 사장단과도 따로 만나 친분을 쌓아갈 생각이다.
“연락은 배 이사랑 하시고 저와는 도련님 가시는 길을 닦아 드립시다. 원래 이런 일은 신하들이 알아서 챙기는 법입니다.”
“역시. 제가 사람은 잘 봅니다. 딱 나랑 동류일 것 같더라고요.”
“김 사장님은 더블 스타보다 강운이 더 어울리는데 말입니다.”
“나중에 그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결국은 도련님이 다 갖고 가실 텐데요.”
“그 말도 맞지요. 암요.”
“그땐 이렇게 몰래 만나지 맙시다. 나중에 사장단 회의에서 당당하게 얼굴 봅시다.”
“그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말씀하신 김에 다른 분들도 나중에 꼭 소개해 주십시오.”
“조만간에 자리 한번 마련하리다.”
“같이 얼굴 익히고 삽시다. 김 사장님.”
“감사합니다. 정 사장님. 박 사장님도 감사합니다. 하하하.”
김현성은 수진과 수현이 애지중지하는 사업 계획을 이렇게 날려 버렸다.
‘티 나지 않게. 하나씩 하나씩.’
수안이 스스로 동생들을 포기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 과정이 험난할지라도 김현성은 끈질기게 진행할 생각이다.
‘사기를 치려면 나부터 속여야 해.’
수안 모르게 진행하는 일이니 사기나 다름없었다.
사기꾼은 자신도 속이는 사람이라고 했던 말은 수안이 다른 사람에게 속을 것을 염려해 당부했던 말이다.
지금은 김현성 자신이 사기꾼이 되어 수안을 향해 써먹고 있었다.
* * *
툭. 툭. 툭….
강운모 회장은 고요한 집무실 책상에 앉아 손가락을 두들기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받을 생각도 없던 돈을….’
본인에게 싫은 소리 듣는 것도 감수하고 4.5%의 직무 발명 보상금을 챙겼으면서 결국 가져가지도 않는다고 한다.
최학주 실장이 강운모 회장에게 있는 그대로 사실을 보고한 것이다.
이 일로 강운 계열사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했고, 직무 효율성이 대폭 늘어났다. 능력 있는 해외 엔지니어들까지 강운 연구소 문을 두드린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여기에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는 속도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만약 수안이 자신의 말을 듣고 비율을 낮췄다면 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수안이가 100% 옳았어.’
강운모 회장은 맏아들 수안의 판단과 감각이 회사를 안정적으로 경영하고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벼려져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강운 홀딩스 CB(Convertible Bond, 전환 사채)를 발행해 일찌감치 중요 지분을 확보하게 만들고 싶었다. 수안이 아니면 강운 그룹을 물려줄 생각도 없다.
하지만 아들은 훈련과 도덕적 문제까지 들먹이며 기어코 전환 사채를 밀어냈다.
‘이번 정권을 넘어가면 힘들어…. 정권과 사이가 좋을 때 지분을 정리해야 해.’
대선이 시작되면 현 대통령은 힘이 없다고 봐도 좋았다. 그 전에 처리해야 했다.
강운모 회장은 상념을 끝내고 인터폰 버튼을 눌렀다.
삐익.
-예. 회장님.
“수안이 불러.”
-예. 연락하겠습니다.
강 회장은 함부로 강요할 수 없었다.
확실치 않다면 수안의 의견도 들어 봐야 했다.
* * *
수안은 회사에서 아버지의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강운 그룹 사옥으로 향했다.
오늘은 배 이사에게 쉬라고 해서 옆에 없었고 대신 김현성 사장이 함께하고 있었다.
“무슨 일로 부르셨을까요?”
“전환 사채 건만 아니면 좋겠는데 말이야.”
“…전환 사채요?”
아직 전환 사채 발행에 대해서 전해 듣지 못한 김현성이다.
수안이 최학주 실장에게 전환 사채 발행 내용을 듣고 후일 취소되었기에 누구에게도 전하지 않은 것이다.
“사실 전에 강운 홀딩스 전환 사채 발행 건으로….”
수안의 설명을 들은 김현성은 수안의 뒤통수가 참 탐스럽다고 생각했다.
‘아. 한 대 때려 주고 싶다. 그걸 받았어야지. 왜 안 받습니까!’
“지금 뭐 하러 급하게 진행하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내년이면… 그때 진행하면 누가 뭐라고 하겠어? 그리고 그땐….”
운전기사를 슬쩍 본 수안이 조그맣게 말했다.
“BEST한 상황이 오잖아.”
BE 인베스트먼트 자금이 국내에 들어올 테니 자금에 여유가 있다는 뜻이고, IMF로 인한 최적의 상황이 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현성은 수안이 미래를 보고 왔다는 사실을 모르지만, 수안이 예측한 금융 위기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 내년 말엔 받으시겠단 말씀이죠?”
“올해는 무조건 안 돼. 딴 놈이 벌써 하고 있어.”
“네?”
“삼디 그룹에서 벌써 전환 사채 발행을 진행하고 있단 말이야. 욕은 그놈들이 다 처먹을 건데 왜 나까지 거기 끼워 넣어? 끼워 넣길. 비상장 회사에서 헐값에 전환 사채 발행하고 지분 들고 있는 사람들은 다 거절해서 회장 자식들에게 넘겨주고… 이 꼴을 보면 국민들이 뭐라고 하겠어?”
삼디 그룹의 일은 안 좋은 쪽으로 너무 유명한 일이다.
앞으로 대한민국 조세법률 역사에 오래도록 남아 있게 될 것이다.
“그 대상이 나라고 생각해 봐.”
김현성도 수안이 언론과 국민의 질타를 받는다고 상상하니 아찔해졌다.
“삼디 그룹 자손들은 외부에 그냥 재벌 자식들로만 알려졌지. 하지만 난 국민적 스타란 말이야.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녀? 곧 태어날 내 새끼한테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라고 해야 하는데?”
“뒤통수는 죄송합니다.”
이미 다른 회사에서 진행하는 줄도 몰랐고, 이 일로 수안이 겪어야 할 세상의 손가락질을 염두에 두지 못했다. 적당히 수면 아래에서 진행되고 숨기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전환 사채를 받지 않은 수안이 답답했던 김현성이다.
“무슨 소리야?”
“아닙니다. 어쨌든. 내년 말은 괜찮다는 말씀이죠?”
“국가에 금융 위기 상황이 왔다고 가정해 보자. 회사에 돈이 없어서 전환 사채를 적정가에 발행해 현금 유동성을 키우고 위기를 벗어나겠다고 한단 말이야. 그럼 이게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일인가?”
“전혀 아니죠. 그때는 법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없겠습니다.”
“그래. 이때는 고작 한 회사만 발행할 필요도 없어. 그때 국내에는 BEST가 있지. 다섯 개 회사든 열 개 회사든 발행만 하라고 해. 다 사 버릴 테니까.”
“역시 다 계획이 있으셨습니다. 제가 걱정할 필요가 없었네요.”
“그리고 벌써 사고 있잖아. 뭘 걱정해?”
“하하하. 그렇죠.”
일전에 BE 인베스트에서 매집 중인 강운 계열사 주식을 확인한 김현성이다. 비상장 회사는 매입할 수 없지만 공개된 회사들은 야금야금 사 모으고 있었다.
“만약 오늘 강 회장님이 다시 강요하시면 뭐라 하시렵니까.”
“운동 핑계를 대야 하나 싶어.”
일전에도 써먹은 핑계지만, 올림픽을 크게 걱정하는 아버지에겐 이만한 핑계가 없었다.
“솔직하게 말씀하십시오.”
“어?”
어디까지 솔직하게 말하라는 뜻인지 알 수 없었다.
“부사장님. 지금 강운 그룹으로 들어가고 싶으십니까?”
“아니지.”
“회장님이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계속 회장 직위를 유지하셨으면 좋으시겠죠?”
“그야 당연하지. 내가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해도 더블 스타에서 할 일이 얼마나 많아? 아버지가 계속 회장 자리에 앉아계시면서 든든하게 강운 그룹을 지켜 주셔야지.”
“그렇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부사장님의 진심을 보여 주시면 됩니다.”
수안은 김현성이 하는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
“진심. 진심이라….”
“믿을 수 없는 이야기는 나중에 눈앞에 다가왔을 때 하십시오. 지금은 부사장님의 속마음을 보여 드리는 것이 최선입니다.”
김현성이 생각한 돌파구였다.
수안의 말대로 지금 지분을 이전한다는 것은 하등 쓸모없는 일이다. 누군가 이미 진행하고 있다면 그 경과를 지켜보면서 진행해도 될 것이고, 훗날 주가가 내려가면 진행해도 된다.
그리고 이미 사장단을 손에 넣은 다음이라 급할 것이 없었다.
‘지분은 다음에 얼마든지 취득할 수 있어. 지금은 부사장님이 회장님께 확고한 믿음을 얻을 때야.’
“아버지는 좋아하시겠네.”
“내리사랑이라고 하지만, 자식이 부모를 사랑한다는 것도 당연한 일 아닙니까. 그리고 진심은 속에만 감춰 두면 알 수 없지요. 표현해야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없는 말 하는 것도 아니고 진심 아닙니까.”
“그래. 오늘은 진심으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