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6화
내가 다시 물의 정령사가 된 걸 가장 기뻐한 건 이프리트였다. 그가 정말 잘됐다며 감격한 얼굴로 눈물을 글썽이는 동안, 뒤늦게 달려와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라미아스는 반대로 분통을 터트렸다. 이유인즉, 엘뤼엔이 계약을 파기한 후 다시 계약한 사례가 지금까지 그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내심 그 사실에 자부심(대체 왜 그게 자부심으로 이어진 건지는 모르겠지만)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내가 그 유일한 기록(?)을 깨트려버린 거다.
“넌 최초의 인간 계약자 업적을 가져갔으면 됐지! 꼭 이것까지 넘봐야 했냐!”
억울하다고 방방 뜬 라미아스는 이렇게 되면 승부라면서 엘뤼엔에게 매달렸다.
“엘퀴네스! 나한테도 나만 지닐 수 있는 유일한 지위를 줘! 지금까지 어떤 계약자도 해내지 못했던 일 뭐 없어?”
“……내 손에 죽은 계약자는 아직 없긴 하지.”
“……헉, 그거 좀 끌린다.”
“…….”
이 광기에 찬 현장은 표정이 차게 식은 엘퀴네스가 그를 쫓아내는 걸로 끝났다.
“저거 변태력이 점점 더 강해지는 것 같지 않아?”
창문 밖에서 들여보내 달라며 엉엉 우는 라미아스를 보며 이프리트가 질린 얼굴로 혀를 내두를 때였다. 쾅! 식탁에 소리가 나도록 쟁반을 내려둔 시벨리우스가 엘뤼엔을 노려보았다.
“엘은 용서했을지 몰라도 난 안 했어.”
그러거나 말거나 엘뤼엔은 무시했다.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에 시벨리우스의 표정이 더 험악해지자 이프리트가 히죽거리며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거참, 이 형님, 너무 심각하시네. 우리 다 같이 사이좋게 좀 삽시다. 좋은 게 좋은 거잖아. 안 그래?”
“이거 놔. 넌 뭔데 갑자기 나타나서는 자꾸 친한 척이야?”
“너무하네. 우리 이번 일 전에도 가끔 얼굴 본 적 있잖아?”
“몰라. 관심 없어.”
“냉정하긴.”
그 앞에선 쭉 릴의 모습으로만 있었기 때문에 아직 시벨리우스는 그의 정체가 이프리트라는 건 몰랐다. 그냥 사정을 다 알고 있는 지인 중 하나라고 여기는 것 같았다. 사실을 알았어도 딱히 태도가 달라지진 않겠지만. 어쨌든 서운해하는 이프리트를 억지로 떨쳐낸 시벨리우스가 다시금 엘뤼엔을 노려보았다.
“난 이번 일 절대 못 잊어. 너도 트로웰도, 앞으로 엘한테 어떻게 하는지 내가 다 지켜볼 거야.”
“…….”
엘뤼엔은 눈을 가늘게 뜨기만 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엘퀴네스가 생각보다는 인내심이 좋은 편이라며, 이프리트가 비밀 이야기를 하듯 옆에서 속닥거렸다. 트로웰이었으면 네가 지켜보면 뭘 어쩔 거냐고 빈정거리기라도 했을 거라고. 정말 그랬을 것 같아서 어색한 기분으로 웃었다.
“근데 저래놓고 지도 나중에 너한테 진상 떨지 않았냐? 와, 나 같으면 그냥 혀 깨물었다.”
라피스가 굳이 들추지 않아도 좋을 이야기를 들먹거리는 바람에 더욱 그랬다. 뭐, 확실히 그땐 힘들긴 했지만. 지금 이 시기를 겪고 나니 전부 무슨 의미인가 싶다. 여러모로 참 심란했다.
그래도 이후로 이어진 일상은 평화로웠다. 힘든 일이 많았으니 당분간 푹 쉬자는 시벨리우스의 권유를 받아들여 휴양하는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라미아스가 자신의 별장을 흔쾌히 빌려주기로 한 덕분에 장소도 쉽게 정해졌다.
청록빛 바다가 아름다운 해안 마을이었다. 워낙 휴양지로 유명한 곳인 데다가 관광객이 많아 주목받을 일도 없었다. 덕분에 온종일 먹고 자고 놀기만 하는, 신선놀음 같은 나날이 이어졌다. 란타샤를 찾아가 신물에 관계된 화답을 전해주고 오기도 했지만 잠시 들른 식이라 용무랄 것도 없이 금방 끝났다.
라미아스가 찾아온 건 마을 지리를 거의 다 익혀 갔을 무렵이었다. 전할 말이 있어 방문했다는 그는 정작 자리에 앉은 이후로 황제와 귀족들 욕만 주야장천 퍼붓다가 한참 만에야 진정해서 본래의 용건을 꺼내 들었다.
“마신의 교단에서 연락을 받았어. 에디스 사제 기억하지? 그 사제가 너와 연락이 닿냐고 물어보더라.”
“에디스 사제가요?”
“마신의 성물에 관한 거였어.”
그 순간 알았다. 내가 아는 또 하나의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반사적으로 시벨리우스를 바라보자 시선을 느낀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말간 얼굴로 나를 돌아보았다. 그냥 별생각 없는 행동이었던 것처럼 웃어주고 얼른 시선을 돌렸다. 손바닥 안에 식은땀이 맺혔다.
“너한테 마신의 성물을 전해주고 세이렌 신상의 정화를 부탁했다며? 카노스의 신벌이 내리기 전에 인어의 숲을 정화했다는 신비로운 사제가 설마 너였을 줄이야. 나 진짜 섭섭하다. 왜 나한테 말을 안 했어?”
“아, 일부러 숨긴 건 아니에요. 너무 정신없어서 잊고 있었어요.”
“어떻게 그런 엄청난 일을 잊어? 너도 참 너다.”
검성이 된 줄도 몰랐던 전적이 있어서 그런지 라미아스는 황당해하면서도 이제 그러려니 하는 얼굴이었다.
“그런데 그 성물이 왜요?”
“아아, 정화한 후에 회수했는지 궁금해하더라고. 혹시 네가 다시 챙겼어?”
“어…… 아뇨. 딱히 회수하라고 하진 않아서요. 여유롭게 회수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서 신상에 올려두고 그냥 나왔어요.”
“그래? 그럼 그렇게 전해둘게.”
“혹시 심각한 분위기였나요?”
“그냥 절차라서 물어보는 것 같았어. 내부 사정이야 어떨지 모르겠다만, 네가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거야.”
하지만 그런 말을 들어도 마음이 가벼워지진 않았다. 회수에 관해 물어본다는 건 마신전 쪽에선 그 성물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일 테니까. 사라진 서클렛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왠지 알 것 같았다.
라미아스의 방문이 예보였는지 며칠 후 창문 안으로 작은 새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시벨리우스가 손을 뻗자 새는 그의 손바닥 위에 얌전히 안착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불씨가 되어 빠르게 사그라졌다.
“방금 그거 뭐야?”
당황해서 물으니 손바닥 위에 남은 불씨를 가만히 바라보던 시벨리우스가 씁쓸한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일족 전체에 보내는 전언 같은 거야. 위치를 몰라도 보낼 수 있는 대신 수신 여부도 확인할 수 없어서 추적 걱정은 없으니 괜찮아.”
“뭐라고 해?”
“……루세프 님이 강림하셨던 거 같아.”
약간의 머뭇거림이 끝나고 이어진 대답에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마을에서 논의하던 일이 드디어 결론이 난 모양이야.”
“그거 혹시…….”
이 시점에 유니콘이 논의하는 일이라면 하나밖에 없었다. 시벨리우스가 맞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유니콘의 신계 복귀가 완전히 확정됐어.”
설마가 역시였다. 놀란 기분을 차분히 다스렸다. 처음부터 그럴 줄 알고 있던 건데. 심지어 바로 얼마 전에 예감도 했으면서, 막상 이날이 현실로 닥치니 왜 이렇게 급작스러운지 모르겠다. 시벨리우스 역시 생각이 많아 보였다.
“외부에 나가 있는 모든 일족의 소집 명령을 내렸어. 한 달 안으로 전부 귀환하라고 하네. 아마 날 겨냥한 거겠지만.”
“넌 어떻게 하고 싶어?”
“나는…… 솔직히 말하면 별로 가고 싶지 않아.”
시선을 내리뜬 그는 음울한 얼굴이었다.
“전부터 쭉 반대해 왔었어. 유니콘은 지상에서 지낸 기간이 오래됐기 때문에 신계로 돌아가면 한동안 신성에 적응하는 기간을 거쳐야 해. 그게 몇 년이 될지 몇천 년이 될지도 알 수 없고, 얼마나 고단할지도 알 수 없어. 장로는 돌아가기만 하면 당장 루세프 님의 궁처에서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 같지만, 내가 보기엔 꿈같은 소리야. 아마 지금 세대는 대부분 정해진 구역을 이탈하지도 못한 채로 살다가 죽게 될 거야. 그렇다고 후대를 위한 거라기엔 신계의 삶이 그리 행복하기만 하지도 않을 거고. 이에 관해선 루세프님도 꾸준히 경고했다고 들었어. 굳이 그 모든 걸 감수하고 돌아갈 이유를 모르겠어.”
그 생각엔 나도 공감했다. 신계의 삶이 나았다면 애초에 루세프가 그들을 중간계로 내려보내지도 않았을 거다. 엘뤼엔만 봐도 하루 종일 일만 하잖아. 그 서류 산을 직접 봤다면 유니콘들도 차마 돌아가고 싶다는 말은 하지 못했을 거다. 실제로 보여줄 수 없다는 게 유감이었다. 시벨리우스는 잠시 망설이다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전부 무사히 돌아갈 수 있는 게 아니잖아. 누군가는 남겨질 테니까.”
사냥꾼들에게 잡혀간 동족들을 말한 거야, 서둘러 변명하듯 덧붙였지만 그가 누구를 생각하고 한 말인지 알 것 같았다. 그의 형인 리글레오를 의식한 게 분명했다.
그 순간 눈앞에 문양이 떠올랐다. 마치 빛으로 그려진 부적이 떠오른 것 같았다.
“통신 주술이야. 아마 웰디일 거야. 꼭 필요한 일이 있을 때 연락하라고 부적을 내줬거든.”
반려석처럼 한 쌍으로 만든 걸 서로 나눠 갖는 방식인 거 같았다. 악용될 위험이 커서 평소에 잘 쓰는 주술은 아니라고 했다. 어쩐지 순순히 돌아갔다 했더니 나름대로 보루를 만들어두긴 했던 거였다. 시벨리우스는 용건이 짐작된다는 얼굴로 교신에 응했다. 그러자 하얗던 빛이 푸르스름한 빛으로 변하면서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시벨 님?
“그래, 웰디. 나야.”
―조금 전에 전언 받으셨죠?
웰디는 몹시 격양된 목소리였다.
“받았어. 복귀 일자도 정해진 거야?”
―네, 그럼요. 1년 후예요.
“……1년?”
―이것저것 돌아갈 준비를 하려면 긴 시간은 아니에요. 지금 마을은 축제 상태예요. 시벨 님은 언제 돌아오실 거예요?
“나는…….”
시벨리우스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흥분해서 떠들던 웰디가 이상한 느낌을 느꼈는지 잠시 조용해졌다.
―시벨 님, 일단 돌아와서 얘기해요.
“웰디, 나는…….”
―무슨 생각이시든 우선 돌아오세요. 그런 후에 같이 얘기해요. 그게 옳아요. 아직 엘과 함께 계신 거죠? 저 실은 엘에게 드려야 하는 것도 있어요.
응, 나?
갑자기 내가 거론되는 것에 당황해 눈을 깜빡였다. 시벨리우스도 멈칫해서 나를 돌아보았다.
―마신전이 세워졌던 그 숲에서, 엘의 물건을 주웠어요. 은테에 푸른 보석이 달린, 이마에 쓰는 서클렛이요. 엘에게 물어보시면 그게 뭔지 알 거예요.
“……!”
아, 역시 이렇게 되는 건가. 나도 모르게 혀를 찼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인어의 숲을 돌아봤을 때 웰디가 내게 뭔가 말하려고 했던 것 같다. 아마 그때 서클렛을 주웠나 보다. 물론 행방을 모르게 된 것보다는 이편이 더 낫긴 하다. 그를 봉인할 물건을 내 손으로 건네줘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다행스러웠다. 그래도 마음이 착잡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바로 돌려드리려고 했는데 미처 기회가 없었어요. 이걸 전해드리기 위해서라도 시벨 님이 우선 돌아오셨으면 해요.
“……그래, 알았어.”
한숨과 함께 시벨리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곧 빛으로 이뤄진 문양이 사라지면서 주위가 고요해졌다. 뭔가 짐작한 듯한 얼굴이 나를 향했다.
“웰디가 말하는 서클렛이 혹시 그거야? 마신의 성물?”
“…….”
“맞구나.”
표정만으로 대답을 짐작했는지 시벨리우스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나 역시 그의 생각을 짐작했다. 마을에 가야겠다는 결심을 굳힌 거다.
“마을에 갈 거면 나랑 같이 가.”
“그건……안 돼, 엘. 내가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유니콘은 굉장히 배타적인 종족이야. 인간에겐 특히 더욱 그렇고. 환영받지 못할 거야.”
“그런 건 괜찮아. 대접받으려고 가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너 혼자 보내는 건 불안해.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같이 대처할 수 있게 해줘. 내가 도움이 될 거야.”
그가 서클렛에 갇힐 땐 갇히더라도 내가 회수해야 한다. 그래야 안전한 장소에 보관해둘 수 있을 거고.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거였다. 적어도 다시 만났을 때 그에게 조금이라도 더 변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고 싶어서.
“알았지? 절대 혼자 가지 마. 나랑 같이 가.”
거듭 당부한 말에 시벨리우스는 내키지 않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새기듯이 천천히 바라보았다. 마음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무거웠다. 예고된 이별의 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 * *
다음 날 아침은 유난히 고요했다. 이상할 정도로 허전한 기분에 주춤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이 기묘한 위화감의 원인은 금방 알 수 있었다. 평소에 이 시간이면 시벨리우스가 끓이는 차향이 온 집 안에 가득했는데 오늘은 아무런 향도 느껴지지 않았다.
“시벨?”
방문을 나서자 거실에서 책을 읽던 엘뤼엔이 돌아보았다.
“일어났나?”
“어, 응. 아버지, 시벨은 어디에 있어?”
일어나자마자 시벨리우스부터 찾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그의 미간이 가볍게 찌푸려졌다.
“그 녀석은 갔어.”
대답은 다른 곳에서 돌아왔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활짝 열어둔 창틀에 트로웰이 앉아 있었다.
“트로웰! 언제 온 거야?”
“조금 됐어.”
그날 그렇게 헤어진 후로 트로웰은 일주일에 한 번씩은 꾸준히 찾아와주고 있었다. 대부분 30분 이내의 짧은 방문이었고 얼굴만 비추고 갈 때도 있었지만, 찾아오는 간격은 늘 같았다. 그런데 오늘은 지난번 방문 후로 아직 사흘밖에 되지 않은 상태였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싶었다가 그가 한 말이 뒤늦게 떠올랐다.
“어, 그런데 방금 무슨 말이야? 시벨이…… 갔다고? 어딜?”
어깨를 으쓱인 트로웰이 시벨리우스의 방 쪽을 가리켰다. 문을 열고 들어가 봤지만 잘 정돈된 실내엔 아무도 없었다. 대신 협탁 위에 쪽지가 놓여 있었다. 누가 봐도 시벨리우스가 남겨둔 것이 분명한.
“말도 안 돼.”
홀린 듯한 기분으로 천천히 걸어가 쪽지를 집어 들었다. 안에 적힌 단정한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엘, 미안해.
아무리 생각해도 나와 같이 가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아. 장로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이야. 틀림없이 언성이 높아질 텐데, 네게 그런 광경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일단 웰디에게 마신의 성물을 받는 대로 바로 돌아올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 나 혼자 멋대로 결정해서 미안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다녀와서 보자.
시벨리우스가.
“이 자식…….”
그렇게 같이 가자고 했는데 기어코 혼자 가버렸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쪽지까지 남겨놓고.
“아마 돌아오지 못할 거야.”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트로웰이 말했다. 이후에 벌어질 일들이야 나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의 입으로 듣는 건 또 다른 기분이었다. 막연한 희망마저 가질 수 없게 완전한 판결이 떨어진 것 같았다.
“그 녀석에게도 경고했는데 전혀 안 듣더라.”
중얼거리는 트로웰은 조금 뚱한 얼굴이었다. 아무래도 이걸 위해 일부러 와준 것 같았다.
“지금이라도 쫓아가면 따라잡을 수 있을까?”
초조한 기분으로 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이미 시벨리우스가 마을에 도착한 후였기 때문이었다. 이런 건 꼭 쓸데없이 빨랐다.
“유니콘의 영지는 결계가 있어서 마법으론 들어갈 수 없다. 입구를 통과하는 방법을 따로 알아내야 할 거다.”
그 말을 들으니 생각나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엘뤼엔에게 부탁해 이동 마법으로 곧장 장소를 찾아갔다.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면서 순식간에 주변의 광경이 흐려졌다. 시야가 깨끗해졌을 땐 눈앞에 작은 식당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