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9화
하지만 놀랄 일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씁쓸하게 돌아서던 이프리트는 이윽고 눈에 들어오는 광경에 그대로 숨을 삼켰다. 왠지 허전하다 싶더니 눈에 보여야 할 광경이 보이지 않았다. 정령계의 방위를 지키고 있는 성 하나가 사라지고 없었다. 서둘러 달려가서 살펴보니 상황이 더 분명히 보였다. 땅의 영역이 완전히 허물어져 있었다.
“이런 미친…….”
이프리트는 잔해만 남은 터전을 바라보며 자기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 자신이 진심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도발할 때도 이렇게까지 무참히 짓밟아둔 적은 없었다. 정령왕에게 영역은 힘의 근원이었다. 망가지면 직접 타격을 받는 데다가 재생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 정도면 다시 복구하는 데만 수십 년은 걸릴 터였다. 땅의 정령들이 몇이나 소멸했는지는 차마 헤아려볼 수도 없었다.
물론 트로웰이 그럴 만한 짓을 저지르긴 했다. 다른 왕의 계약자를 건드린다는 건 곧 그 정령왕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것과 같았다. 저도 복수심에 불타올라 괴롭혀봤다가 호되게 당하지 않았던가. 심지어 트로웰은 그 선을 넘었다. 남의 계약자를 고문하고 죽이려 들다니, 엘퀴네스 성격에 소멸시키려 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아니, 소멸시키려는 걸 엘이 막은 거지. 그래서 계약파기 당한 거잖아. 와, 진짜 미치겠네.”
제 영역이 이 꼴이 됐다는 건 트로웰도 이미 알고 있을 거다. 주인이 돌아오지 않으면 영역의 재생은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악화한다. 남은 잔해마저 사라져 완전히 공터가 돼버리면 이후엔 수십 년으로 될 게 아니었다. 한시라도 빨리 돌아와야 할 텐데 대체 어디서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엘에게 그를 찾을 수 없다고 말한 건 핑계가 아니었다. 작정하고 숨은 꼴을 보니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게 분명했다. 그나마 당장은 몸을 추릴 시간이 필요할 테니 헛짓거리도 못 할 거라는 게 유일한 위안이었다.
한숨을 내쉰 이프리트는 천천히 주위를 돌아보았다. 달랑 4개뿐인 정령왕의 영역이 하나는 봉인 중이고, 하나는 무너졌으며, 하나는 스스로 문을 걸어 잠갔다.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나 싶은데 그게 피할 수도 없는 현실이었다.
“이야……. 정령계 꼴 한번 아주 잘 돌아간다, 잘 돌아가.”
역시 정령왕 중에 정상인 놈은 없었다. 이프리트는 자신만의 유고한 진리를 다시금 되새겼다. 지금만 이런 게 아니라 이전 세대도, 그 전의 전 세대도 다들 이 모양 이 꼴이었다고 들었다. 정령왕은 갓 태어난 순수한 영혼으로만 구성된다고 하던데 대체 뭐가 문제인가. 오히려 그 때문에 이런 것인가?
그렇다면 이 막장인 집구석이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선 누구 하나가 전생의 기억을 갖고 태어나거나, 회귀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둘 다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더욱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 * *
『왜 그래, 엘?』
금색의 뿔과 거대한 날개가 달린 새하얀 말이 반짝반짝한 눈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알고 있어도 볼 때마다 적응이 되지 않는 시벨리우스의 본 모습이었다.
“아니,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하하, 괜찮다니까. 자, 어서 타.』
가볍게 웃은 그가 등을 내보였다. 내가 타기 편하도록 날개까지 아래로 늘어트린 상태였지만 선뜻 오르기가 어려웠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미묘한 게, 시큐엘의 등엔 아무렇지 않게 탈 수 있는데 시벨리우스를 타는 건 좀 그렇다. 왠지 인권(?)을 유린하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본인도 거리낌이 없는 데다가 누굴 태우는 모습을 본 적도 있는데 막상 내가 타려니 왜 이렇게 껄끄럽고 민망한지 모르겠다.
『그냥 업히는 거라고 생각하라니까.』
“그건 그것대로 민망하단 말이야. 내 나이가 몇인데…….”
『엘, 너 나보다 한참 어려. 내 기준에선 어제 태어난 거나 다름없어.』
웃음기를 담은 말에 잠시 반박할 말이 없어졌다. 그야 천년도 넘게 산 영물의 시선에선 당연히 그렇겠지. 유니콘에겐 100살도 아직 유년기 아닌가?
“뭐래. 지 놈도 내 기준에선 어제 태어난 놈이구만.”
라피스가 씨근덕거리며 툴툴거렸다. 치졸한 경쟁심에 사로잡혀 본인이 이 시대에선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는 사실은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다. 지적해봤자 여기서 라프네리아로 지낸 세월도 따져봐야 한다고 우길 녀석이라 그냥 그러려니 했다.
“생각해봤는데 말이지. 나 비행 울렁증이 있어. 전에 비조를 타봤다가 엄청 고생했거든.”
『유니콘의 탑승감을 비조 따위랑 비교하는 건 너무한데.』
아니, 탑승감이라고 하지 말아 줄래. 그거 기분 정말 이상하거든?
어쨌든 그렇게 오르게 된 유니콘의 등은 생각보다 아주 편안했다. 안장도, 잡을 부분도 없이 하늘을 오르는데 흔들리기는커녕 공기 저항조차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비조를 탈 때를 생각하고 잔뜩 긴장했던 몸에서 힘이 저절로 풀어졌다.
날개를 펼친 시벨리우스는 빠른 속도로 높이 날아올랐다. 구름이 융단처럼 깔리고, 눈 부신 태양 아래 새파란 창공이 펼쳐졌다. 가슴속까지 트이는 기분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정령일 땐 종종 날아다녀 보곤 했는데, 이렇게 마음 편히 하늘을 누리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어때, 엘? 역시 비조랑은 비교할 수가 없지?』
시벨리우스가 칭찬을 바라는 어린아이처럼 으스댔다. 웃으며 은백색 갈기를 쓰다듬었다.
“응, 정말 그렇네.”
“그렇기는 개뿔! 난 이것보다 더 빠르고 편하게 날 수 있거든?”
지치지도 않고 경쟁심을 불태우는 소리에 다시 웃었다.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이렇게 아늑해도 되는 건가 싶을 만큼.
한 달이 지나도록 세상은 잠잠했다. 트로웰은 물론이고 이프리트에게서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엘뤼엔의 보호가 없는 상태에선 불구덩이나 다름없는 란타샤의 레어에 찾아갈 수도 없었기 때문에 하염없이 기다리는 나날이 이어졌다.
물론 계속 넋 놓고 있기만 할 수는 없어서 내 나름대로 방법을 물색해보긴 했다. 가장 먼저 시도한 건 트로웰과 이프리트를 소환해보는 거였다. 그게 정령왕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으니까. 그런데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둘 다 주문이 제대로 발동하지 않았다. 이프리트는 발동이 되다가 중간에 기운이 흩어졌고, 트로웰은 아예 발동조차 되지 않았다. 정령 쪽에서 소환을 거부할 수 있었던가? 현재로선 달리 짐작 가는 이유가 없었다.
할 수 없이 디아곤을 찾는 쪽으로 목표를 바꿨는데, 이것도 순탄치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레어의 위치는 라피스가 알고 있었지만 깊은 지하에 있는 데다가 입구가 존재하지 않아서 평범한 방문이 불가능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라미아스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지 전서구를 보내봤더니 며칠 만에 돌아온 답신이란 게 이랬다.
「걔 지금 집에 없음. 알아보니 자리 비운 지 몇 년 됐다고 함. 그쯤 되면 한동안 돌아올 일 없다는 소리임.」
다른 사람이 볼 걸 우려해 에둘러 표현했을 뿐, 유희를 나갔다는 소리였다. 그런데 실망하려는 참에 두 번째 답신이 연달아 도착했다.
「걔가 자주 다니는 술집이 있는데 일단 거기라도 가보든가. 세이갈 공국의 아이센 마을, 가게 상호는 ‘작은 거인의 낙원’. 퇴역 군인이 운영하는 가게인데 달에 한두 번은 찾는다고 들었음.」
과연 정보국 수장의 위용은 굉장했다! 그밖에도 오랜만에 연락하는 주제에 다른 놈부터 찾는 게 무척 서운하다느니, 대체 무슨 짓을 벌이고 다니는 건지 나중에 꼭 설명 바란다느니 사소한 첨언이 달려 있긴 했지만 그건 무시하기로 했다.
어쨌든 그렇게 목적지가 정해지긴 했는데, 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문제가 뒤따랐다. 트로웰을 만난 이후로는 되도록 사람들이 있는 곳은 피하는 중이었다. 그가 언제 다시 날 찾아올지 알 수 없는데 괜히 다른 이들까지 휘말리면 안 되니까. 당연히 숙박은 물론이고 기차나 배 같은 이동 수단도 이용할 수가 없었다. 도보로만 가자니 세이갈 공국은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었다. 바로 그럴 때 시벨리우스가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
“날 타고 가.”
……수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표현이었으나, 본체로 변해 태워주겠다는 소리였다. 처음 몇 번은 거절해봤는데 하도 강권하니 결국 받아들이고 말았다. 숙박이야 원래 시벨리우스에게 의지했다지만 이동까지 맡기게 될 줄은 몰랐다. 심지어 도착한 후에는 날 한적한 숲에 내려놓고 그 홀로 마을 답사까지 나섰다.
“트로웰이 같이 있거나 지켜보고 있을 수 있잖아. 엘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가서 보고 있으면 여기로 데려올게.”
“누가 누군지 알고? 너 그때 정신없어서 드래곤은 얼굴도 제대로 못 봤다고 했잖아.”
“그래도 대충 드래곤 같은 녀석은 구분할 수 있어. 엘이 직접 갔다가 마을 안에서 상황이 나빠지는 것보다는 낫잖아.”
“그건 그렇지만…….”
“응, 그러니까 나한테 맡겨줘.”
나로선 사양할 이유가 없는 호의였다. 안 그래도 매끼 식사도 책임지고 있는 참인데 과연 이래도 좋은 것인가. 이쯤 되면 그를 부려먹던 유니콘들과 내가 뭐가 다른 건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뭘 새삼. 넌 나도 알뜰하게 부려먹었잖아.”
음, 그건 그렇지. 차마 라피스의 주장을 반박할 수가 없어서 얌전히 수긍했다. 나도 양심은 있지, 아니라고는 못 하겠다.
시벨리우스는 매일 이른 오전부터 새벽까지 마을을 답사했다. 그가 마을에 가 있는 동안 나는 숲에서 혼자 천막을 지켰다. 처음 얼마간에야 그래도 지낼 만했다. 심심하면 라피스와 떠들거나 체력 훈련이라도 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게 일주일이 되고 보름이 되고 한 달이 되고 나니 점차 이 생활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간 디아곤은 그림자조차 비치지 않았다. 내가 찾아온 걸 눈치채고 숨은 건지, 다른 사정이 있어 들르지 못하는 건지 알 방법도 없었다. 달리 또 갈 만한 곳을 알아보고 싶어도 행여 길이 엇갈리게 될까 봐 선뜻 결정을 내리지도 못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신경만 점점 예민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
“그럼 어쩌게?”
“그거 알아, 라피스? 내가 전에 기사 하나를 본 적 있는데 말이야. 어떤 사람은 숟가락으로 땅굴을 파서 감옥에서 도망친 적도 있대.”
“……또 무슨 엉뚱한 짓을 하려고.”
“나는 소드 마스터니까 그보다 더 빨리 팔 수 있겠지? 아무리 깊어도 설마 한 달까진 안 걸릴 거야.”
“야…….”
그래, 파자. 차라리 땅을 파는 거야. 드래곤의 레어엔 결계가 설치돼 있다. 땅을 파고 들어간 후에 그걸 파괴해버리면 아무리 멀리 있어도 튀어나오지 않고선 못 배기겠지! 생각해 보니 이렇게나 간단한 걸 왜 이렇게 빙빙 돌아왔나 싶었다.
“디아곤의 레어 위치가 어디라고?”
“야, 정신 좀 차려.”
“됐거든. 말리지 마. 내가 당장 파내러 간다.”
혀를 끌끌 차는 소리를 무시하고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호기롭게 문을 박차고 나갔을 때였다. 누군가가 후다닥 빠르게 달아나는 기척이 느껴졌다.
‘침입자?’
거의 반사적으로 따라가 상대의 목깃을 잡아챘다. 헛숨을 삼키는 소리가 울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바닥에 매친 후 제압했다. 일단 기절시킬 생각으로 주먹을 치켜드는데 질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으아, 잠깐! 항복! 항복!”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아슬아슬하게 주먹을 멈춘 채로 확인하니 아래에 깔린 상대의 얼굴이 보였다. 눌러쓰고 있던 후드가 벗겨지면서 짙은 흑발이 드러나 있었다.
“너…….”
“아, 안녕? 나 누군지 기억하지?”
기억을 못 할 리가. 오히려 모를 수가 없는 얼굴이었다. 지난 한 달간 그렇게나 찾았던 디아곤이었으니까.
“트로웰은 없어. 나 혼자야.”
주위를 돌아보기 무섭게 말이 이어졌다. 어색하게 웃는 얼굴을 보려니 괜히 울컥해서 그의 얼굴 옆을 내리쳤다. 히익, 비명을 삼킨 디아곤이 몸을 잔뜩 웅크렸다.
“엄살 피우지 말고 일어나. 도망칠 생각하지 말고.”
“너 안 그렇게 생겨선 너무 무섭다…….”
“진짜 무서운 게 뭔지 보여줄까?”
“아니.”
정색하며 고개를 저은 디아곤이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던데, 헤헤거리는 걸 보니 지난 한 달간 쌓아온 앙금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언제부터 날 지켜봤던 거야?”
“그렇게 오래는 안 됐어. 오랜만에 단골집에 갔는데 거기에 어디서 많이 본 블루 엘프가 보이길래. 혹시나 싶어서 근방을 돌아보다가 발견한 거야. 진짜야.”
생각하던 방식과는 다르지만 시벨리우스가 인도하긴 한 거였다. 정작 그는 이쪽 상황은 전혀 모르고 있겠지만.
“여기 있는 게 설마 우연일 리는 없고…… 날 찾아온 거겠지?”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니 그가 난처한 표정으로 웃었다. 계속 내 다리를 힐끔거리는 걸 보니 이전의 상황을 상기하는 듯했다.
“그…… 다친 덴 괜찮은 것 같네. 엘퀴네스가 치료해준 거지?”
“응.”
“진짜 다행이다. 너무 아파 보였거든.”
“그래? 실제로도 아팠어.”
태연한 응수가 오히려 압박으로 이어진 건가. 딱히 화내려고 한 말은 아닌데 디아곤은 희게 질린 얼굴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저기, 진짜 미안해. 네가 화를 내는 건 정말 당연하고, 복수하러 왔다고 해도 할 말은 없는데 말이지. 그래도 이건 알아주면 좋겠어. 내가 그때 널 공격한 건 트로웰이 시킨 거야. 개인적으로는 너한테 아무런 감정 없어.”
“넌 누가 시키면 억하심정이 없는데도 공격해?”
“아, 아니 그건 아닌데……. 도와주면 트로웰이 알려준다고 해서 그만……. 미안해, 내가 사심에 눈이 멀었어.”
“뭘 알려주는데?”
나름 거래가 있긴 했구나, 별생각 없이 물어본 말에 디아곤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알리기 꺼려서라기보다는 왠지 수줍어하는 것 같았다.
‘잠깐, 수줍다고?’
불현듯 스치는 예감에 얼굴을 찌푸렸다. 그것만은 아니길 바랐지만 그럴수록 이뤄지는 법칙이 어김없이 작용했다.
“그게, 내가 좋아하는 애가 있거든. 걔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너무 궁금해서…….”
“…….”
“나도 진짜 어쩔 수 없었어. 고백해도 반응은 전혀 없지,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고. 걔가 속마음을 좀처럼 내색을 안 한단 말이야.”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는 말은 대체 누가 처음 한 걸까. 정말 탁월한 식견이 아닌가 싶다. 아, 그러니까 연애사업 때문이었다는 말이지. 란타샤의 진심을 알고 싶어서? 황당해져서 바라보니 디아곤의 얼굴이 불타는 것처럼 새빨개졌다.
“아, 젠장.”
머릿속에서 라피스가 질겁하는 소리가 들렸다. 육신이 있었다면 지금 당장 눈과 귀를 물로 벅벅 씻어냈을 게 틀림없었다. 미래의 둘째 아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는 걸 전혀 모르는 디아곤은 헛기침을 하기 바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