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4화
“공작성에 카류안이 다녀갔습니다.”
“오늘도? 걔는 참 지치지도 않네.”
팔로 이마를 덮은 카노스가 희미하게 웃었다.
“아스모델일 때도 그랬지. 적당히 포기할 줄을 몰라.”
“그래도 신족일 땐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마족이 되더니 더 고집이 세진 것 같습니다.”
“유비아, 지금 내 앞에서 마족 험담하는 거야? 내가 마족의 창조신인데?”
“사실을 말씀드린 것뿐입니다만, 벌하시면 달게 받겠습니다.”
“으음, 그래. 내 죄가 크다.”
우리 유비아는 너무 냉정해. 천사는 주인의 성격대로 태어난다고 미리 고지를 해줬어야지. 그때 방심해선 안 되는 거였어. 유비아는 너무 재미없어. 다시 툴툴거리기 시작하는 주인의 한심한 모습을 바라보다 유비아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카노스 님, 지금 잠드시면 안 됩니다.”
“……왜?”
가물가물하게 잠겨가던 카노스의 눈이 다시 떠졌다. 어색하게 웃는 얼굴에 은근슬쩍 꼼수를 피우다 걸린 낭패감이 떠올랐다. 모르는 척해 달라는 애처로운 시선이 닿았으나 유비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조금 후에 고신들의 회의가 있습니다. 카노스 님이 계시지 않으면 진행 자체가 되지 않는 사안입니다. 이번에도 참석하지 않으시면 이오웬 님이 홀을 점령하고 농성을 벌이신다고 했습니다.”
“나 지금 움직일 힘 하나도 없는데?”
“그렇군요.”
“진짜야, 유비아. 나 또 힘을 쪽쪽 빨렸단 말이야.”
“유감입니다. 그래도 가셔야 합니다.”
와, 진짜 내 편은 하나도 없어. 카노스가 어이없어하며 중얼거렸다. 유비아, 어떻게 너마저. 탄식하는 말을 흘리기도 했다. 물론 유비아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농성을 벌이는 이오웬은 칭얼거리는 카노스보다 훨씬 더 귀찮다. 그가 통하지도 않을 항쟁을 벌이는 동안, 그 진상 행위를 감당하는 게 오롯이 자신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랬다. 때론 닦달하는 소리보다 가만히 주시하는 눈길이 더 위협적인 법. 뚫어지는 시선을 견디지 못한 카노스가 결국 몸을 일으켰다.
“알았어, 갈게. 가면 되잖아. 어휴, 내가 유비아 체면을 생각해서 간다, 가.”
“감사합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하아, 난 왜 이렇게 유능해서 혼자 힘들게 살아야 하지? 나만큼 유능한 신 좀 안 태어나나? 이왕이면 성실하고 책임감까지 있어서 내가 일을 떠맡겨도 묵묵히 다 해주는 신 좀 태어났으면. 그럼 내가 완전 예뻐할 텐데.”
“네, 네, 저도 그러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마신의 예쁨을 받는 게 과연 좋은 일일까. 그 유능한 신은 대체 무슨 죄를 지어 박복한 팔자가 내정되었단 말인가. 지극히 당연한 생각이 들었지만 유비아는 변덕이 심한 주인이 다시 마음을 바꿀세라 적당히 맞장구를 치며 나갈 채비를 서둘렀다.
입혀주는 대로 가운을 걸친 카노스는 유비아가 마지막으로 준비한 것에 피식 웃었다. 은쟁반에 받쳐나온 분홍빛 과일. 신력의 회복을 돕는 선과였다. 엄격하게 관리되는 선과는 요청서를 보낸 후 허가가 떨어져야 받아올 수 있는 과일이었다. 수확한 후 즉시 섭취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과일이라 오래 보관할 수도 없었다. 유비아는 날 너무 잘 안다니까, 그러므로 카노스가 중얼거리는 말은 지극히 타당했다.
“가자, 유비아.”
선과를 허공에 던졌다가 가볍게 낚아챈 후 카노스가 경쾌하게 걸음을 옮겼다. 한결같은 그 말에 유비아의 얼굴에도 미소가 어렸다. 환상 속에서도, 지금도. 그녀에게 준비된 답변 또한 늘 같았다.
“예, 카노스 님.”
* * *
마른 바람에 퍼석한 흙먼지가 흩날렸다. 오전 내내 봄비가 내린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황량한 풍경이었다. 생명이 싹트는 봄, 모든 것이 시작되는 축복의 계절. 그러나 바랜 회색빛으로 말라붙은 땅은 그 당연한 순리를 조금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울창하던 숲이며 잘 가꿔진 화원들과 푸릇푸릇한 농경지가 지금은 전부 시든 풀의 사체만 가득한 죽음의 땅으로 변해 있었다. 비옥한 토지를 벗 삼아 풍족하게 살아왔던 주민들은 메마른 강과 흙을 피해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은 사람들의 얼굴 또한 거무죽죽한 잿빛이었다.
“이제 속이 시원하냐?”
마을 밖으로 줄줄이 이어지는 짐 마차 행렬을 지켜보고 있던 소년은 뒤에서 들려오는 음성에 고개를 돌렸다. 홍염의 머리칼을 지닌 남자가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잠깐 눈을 뗀 사이에 아주 거한 사고를 치셨네. 건드릴 거면 그냥 출신지만 할 것이지, 대륙 하나를 전부 다 칠 건 뭐야? 아무튼 성격하고는.”
“전부는 아닌데.”
“아, 그래. 3분의 1은 남겨뒀지. 아주 잘하셨어요.”
그리고 그중 3분의 1은 다른 종족의 영역이다. 이제 인간들은 그 나머지 터전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해질 것이다. 앞으로 이 땅에 얼마나 많은 피가 흐르게 될지 생각만 해도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명색이 정령왕의 분노가 떨어졌는데 이 정도 규모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 이쯤에서 멈추기만 한다면.
“이걸로 끝내자, 트로웰. 이거면 충분하잖아, 응?”
문제는 남은 계획이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거였다. 이프리트의 간곡한 부탁에 트로웰이 피식 웃었다.
“내 충분을 왜 네가 결정하는지 모르겠네.”
“너 인마! 여기서 더 나가면 그건 응징이고 뭐고 아무것도 아냐! 그냥 살육이라고!”
“내가 그걸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까 이러는 거잖아!”
이프리트는 평소에도 정령왕 중에선 정상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걸 이런 식으로 실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저번 트로웰은 상식이라는 게 있는 애였는데. 대체 얘는 뭐가 문제일까. 왜 이렇게 성질머리가 더러운 거지? 통탄한 이프리트는 손을 뻗어 작은 머리통을 마구잡이로 문질렀다.
“착하지, 트로웰? 일단 내 말 좀 들어봐.”
“손 치워.”
“그래, 그래. 네가 지금 돌아버린 건 잘 알겠어. 근데 우리 좀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어차피 인간은 내버려 둬도 곧 멸망해. 그럴 주기잖아. 네가 굳이 이러지 않아도 된다고.”
주신이 창조한 인간은 아크아돈에서 가장 번성하기로 약속된 피조물이지만, 이물질이 쌓이기 쉬운 탓에 세대가 거듭될수록 오염되는 문제가 있었다. 정령들의 세계에선 특히 치명적인 문제였다. 때문에 오염이 깊어져 정령사가 태어날 수조차 없는 수준이 되면 차원 자체가 알아서 자정에 들어갔다. 신계에서 정화의 순회라고 칭하는 현상이었다.
때가 이르면 온 땅에 주신의 힘이 차오르며, 인간들의 개체 수가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한다. 가장 정결한 소수만 남을 때까지, 그 기간엔 아이도 태어나지 않았다. 아크아돈 전체를 재정비하는 기간이기도 했다.
최근 빠른 속도로 인간 정령사 숫자가 감소하는 추세라 정령왕들은 앞으로 몇 세대 정도가 지나면 그 시기가 도래할 거라 짐작하고 있었다. 인간들에게나 긴 시간이지 정령들에겐 딴짓하다 보면 금방 지나가는 기간이었다. 하지만 트로웰은 단호했다.
“난 정화하려는 게 아냐. 박멸하려는 거지.”
“아오, 진짜 말이 안 통하네!”
그러니까 그걸 좀 포기하라고! 정화하는 걸로 만족하라고 말하는 거라고! 설득하려다 본인이 더 돌아버릴 것 같은 기분이 된 이프리트가 가슴을 퍽퍽 쳤다. 안 그래도 이프리트는 다른 정령왕들에 비해 수명이 짧은 편인데 자신은 더 일찍 소멸할 것 같았다. 오래 살기엔 험한 꼴을 너무 많이 보고 있었다.
“너 그러다 정말 큰일 난다. 그런 짓은 신계에서도 그냥 안 넘어갈걸?”
“상관없어.”
“하아, 물론 그러시겠지. 그럼 하다못해 한 세대만이라도 기다려. 넌 엘이 불쌍하지도 않아? 안 그래도 너 막아보겠다고 아등바등하던 애한테 그 꼴을 보게 해야겠어?”
그 순간 고요하기만 하던 트로웰의 표정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오, 설마 효과가 있는 건가? 역시 이러니저러니 해도 어울리는 동안 붙인 정을 무시할 수는 없는 모양이다. 처음으로 희망을 발견한 이프리트의 마음에 기대감이 싹트던 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 엘퀴네스가 정령계에 있지 않아?”
“어? 어, 그러게. 웬일인지 쉬고 있는 것 같더라.”
“파수꾼이 자리를 비우다니 의외야.”
“뭘 의외일 것까지야. 걔도 정령계를 이렇게 오래 떠나 있는 건 처음이잖아. 가끔은 쉬고 싶을 때도…… 야, 설마 아니지?”
시큰둥하게 대꾸하기를 잠시, 문득 불길한 기분을 느낀 이프리트가 얼굴을 굳혔다. 그 기분은 미소 짓는 트로웰의 얼굴을 보는 순간 현실이 됐다.
“엘은 안 건드린다고 했잖아!”
“죽이지 않는다고 했지.”
“야, 너 진짜! 아오!”
눈앞이 온통 캄캄했다. 이럴 게 아니라 어서 엘에게 가봐야 했다. 다급해진 이프리트가 서둘러 공간 이동을 시도했다. 하지만 흙으로 된 밧줄이 그의 몸을 옭아 묶는 게 더 빨랐다.
“야! 뭐 하는 거야! 이거 놔!”
“안 돼, 이프리트. 네가 도와주면 모처럼 파수꾼이 자리를 비운 의미가 없잖아.”
“의미 같은 소리 하고 앉아 있네! 너 진짜 이거 안 놔?”
“호의가 적의가 됐을 때 그 애가 보일 반응이 궁금하지 않아?”
“뭐?”
“날 형처럼 여긴다고 했는데, 진짜 죽을 위기에 처해도 여전히 그럴 수 있을까? 난 너무 궁금해서 확인하고 싶거든. 그 애가 언제쯤 본심을 드러낼지.”
“이 미친놈아!”
내가 정신이 나갔지. 무슨 득을 보겠다고 굳이 이 수렁에 기어 들어왔을까. 이프리트는 탄식을 금치 못했다. 역시 자신은 그리 오래 살지 못할 게 분명했다. 원인은 필시 화병이었다.
* * *
온종일 내리치던 벼락은 다음 날 동이 틀 시각이 되고서야 잠잠해졌다. 하늘을 자욱하게 가리고 있던 먹구름이 물러나면서 먹물에 잠긴 것 같던 세상에 빛이 들었다. 사방이 환해지기 시작하니 밤새 근심에 차 있던 마을 주민들의 얼굴도 밝아졌다.
물론 여전히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을 안심시키기도 할 겸, 상황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숲을 돌아보기로 했다. 혼자 다녀와도 상관없다고 했지만, 시벨리우스가 당연하다는 얼굴로 동행하니 웰디와 카리안도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 용기를 낸 마을 자경단원 몇 명도 함께했다.
그렇게 다시 들어가 본 숲은 전날과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었다. 일단 안개가 전혀 없었고, 거주지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천막들은 물론이고 자잘한 기자재며 시신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그나마 남아 있는 터전이 이곳에 뭔가가 존재했다는 유일한 흔적이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바다 호수였다. 그리 크진 않아도 꽤 깊은 호수였는데 그 많던 물이 전부 사라지고 다른 전경이 되어 있었다. 호수 대신에 생겨난 건 아름다운 정원과 분수대에 둘러싸인 새하얀 신전이었다. 기둥 한가운데 소유주의 문장이 새겨져 있었지만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누구의 신전인지는 명백했다. 마신의 신전이었다.
“아름답네요.”
“그러게요.”
감탄하는 웰디의 말에 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고요한 숲 안에 자리 잡은 청아한 분위기의 신전은 확실히 아름다웠다. 살벌한 징벌 후, 잿가루조차 남기지 못한 시신들 위에 세워진 것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그래서 더 카노스의 신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 마신전이 생길 줄 알았으면 돌려보내지 말 걸 그랬어요.”
“네?”
“하이튼의 신물 말이에요. 마신전에서 쓰려던 것 아니었나요? 필요하다면 말하세요. 원칙에는 어긋나지만, 신세를 진 것도 있으니 특별히 제가 다시 힘써보겠어요.”
“아아, 그건 이제 괜찮아요.”
신물이 필요한 목적은 이미 이뤘다. 남은 이야기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어차피 이젠 신물을 써도 만날 수 없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 웰디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시벨리우스가 고개를 저으니 더는 권하지 않았다. 그녀 딴에는 큰 호의를 베풀려던 걸 알기에 고마운 마음이었다.
“이만 돌아가죠.”
“신전 안에는 들어가지 않나요?”
“네,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거 같아요.”
일이 마무리됐으니 그걸로 됐다. 후련하게 답한 후 미련 없이 돌아섰다. 오히려 웰디가 계속 뒤를 돌아보았다.
“한 가지만 물어도 될까요?”
“뭔데요, 웰디?”
“그 머리칼은 어떻게 된 거예요?”
이어진 질문엔 나도 모르게 멈칫했다. 아, 그러고 보니 나 다시 금발로 돌아왔지. 이쪽이 더 익숙해서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다. 어쩐지 마을에 돌아왔을 때 랑시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바라보더라니. 그 외에도 다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금방 가라앉는 분위기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었다. 아무래도 내 표정이 너무 좋지 않아 다들 말을 걸지 못했던 모양이다. 흑발인 머리가 갑자기 바뀌었으니 호기심을 갖는 건 당연했다. 시벨리우스도 궁금해하는 기색인 건 조금 씁쓸했지만.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모른다니요?”
“그냥…… 꿈을 꾸고 나니까 이렇게 됐더라구요.”
말하면서도 우스운, 아무도 믿지 않을 이야기였다. 다들 할 말이 많은 얼굴이 됐지만 질문이 더 이어지진 않았다. 아마 내가 제대로 대답할 마음이 없다는 걸 알아봐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검은 옷을 입은 무리가 마을에 당도한 건 그로부터 얼마 후였다. 그들은 새 신전에 파견된 마신의 사제들이었다. 계시를 받았다고 설명한 사제단은 숲으로 가기에 앞서 마을 사람들을 광장에 모아두고 안심시켰다.
“흉악한 가짜 신과 그를 따르는 무리는 이제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여러분은 부디 안심하시고 일상으로 돌아가십시오. 마신의 가호 아래에서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이미 마신의 활약을 온몸으로 체험한 주민들은 사제단을 열렬히 환영했다. 사제들 역시 호의적인 마을 분위기에 안심하는 분위기였다. 혹시 아는 얼굴이 있을까 했지만 아이라와 에디스는 보이지 않았다. 하긴 체르바 연합국에서 헤어졌으니 출발했어도 아직 도착할 시기는 아니었다. 어쨌거나 여기서 내게 남은 일은 하나였다.
“네? 벌써 가시는 거예요?”
당황하는 랑시에게 쉿, 하고 손짓하며 목소리를 낮추게 했다. 원랜 바로 떠날 예정이었지만 그래도 랑시한테 인사는 하고 가야 할 거 같아 남몰래 불러낸 참이었다. 내 동작에 맞춰 스스로 입을 막은 랑시가 슬쩍 주위를 돌아보고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정말 이대로 그냥 가시려고요? 잔치가 열릴 것 같던데 식사라도 하고 가시면 안 돼요? 다들 엘을 찾을 거예요. 엘이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자리잖아요.”
“고맙지만 안 될 것 같아, 랑시. 내가 다른 일이 있거든. 급한 일정이라 지금 바로 가봐야 해.”
사실은 도망치는 거다. 주민들이 나를 마신관이라고 알고 있는 이상 사제단과 마주쳐서 좋을 게 하나도 없으니까. 다행히 아직까진 아무도 나를 사제라고 부른 적이 없지만, 그건 쭉 경황이 없어서 그랬던 거고 사태가 안정된 지금은 사정이 달랐다. 이건 반드시 터질 시한폭탄이다. 이 자리는 무조건 피하는 게 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