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령왕 엘퀴네스-560화 (560/608)

제560화

“그건 여기가 결계 안이라서 그래.”

“네? 결계요?”

“그래, 일시적으로 정령계와 통신이 차단된 거라고 보면 돼. 네 정령 계약이 깨진 건 아니야.”

시무룩한 분위기는 금세 사라졌다. 고개를 번쩍 치켜든 랑시가 가슴을 크게 쓸어내렸다.

“와, 결계! 그거 뭔지 알아요! 보이지 않는 벽 같은 거죠? 그거 이론으로만 들어봤는데 진짜 있는 거였구나! 전혀 생각도 못 했어요!”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지. 그래도 결계를 이루는 주축이 사라졌으니 이제 곧 깨질 거야. 그럼 정령도 다시 부를 수 있어.”

“와아, 그렇구나. 진짜 다행이다. 영영 못 만나게 된 줄 알고 진짜 속상했는데.”

다시금 안도한 랑시가 명랑하게 웃었다. 왠지 목소리 끝이 갈라진 것 같아 얼굴을 차분히 들여다보았다. 아무렇지 않게 웃는 표정이었지만 이미 눈시울이 붉었다.

“이제 괜찮아, 랑시. 넌 안전해.”

어쩌면 처음부터 이 말을 듣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 한마디에 표정이 무너진 랑시가 입술을 깨물더니 내 허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급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했다가 떨고 있는 어깨를 발견하고 어쩔 수 없이 등을 다독여줬다. 아무리 성숙해졌어도 아직 어린 나이였다. 납치 감금에 이상한 주술, 조금 전엔 죽을 뻔하기도 했다. 어른이 겪어도 괜찮지 않은 일을 경험했는데 속이 멀쩡할 리가 없다. 태연하게 행동해도 사실은 많이 무서웠겠지.

잠시 움찔하던 랑시는 곧 눈물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옷자락이 젖어 드는 게 선명히 느껴지는데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흐느낌을 억지로 참는 게 안쓰러워 진정시킬 겸 말을 걸었다.

“친구를 구하려고 온 거라며?”

“어, 어떻게 아셨어요?”

“어쩌다 우연히 들었어. 그 용감한 소녀가 설마 너인 줄은 몰랐지만.”

“제가 너무 무모했죠? 저 실은 학교에선 수재 소리 들었거든요. 그래서 구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혼내셔도 돼요. 정령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다 엘 덕분이었는데, 제가 너무 자만했어요.”

“아냐, 잘했어.”

“진짜요?”

“당연하지. 넌 친구를 구하려고 한 것뿐이잖아. 잘한 거야. 그리고 너 수재 맞는 것 같은데? 정령술도 안 돼서 당황했을 텐데 그 와중에 지혜를 발휘해서 주술도 방해했잖아. 정말 대단했어.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 랑시.”

울음소리가 커졌다. 이젠 아예 목놓아 울기 시작하는 랑시를 다독여주며, 마음껏 울도록 내버려 뒀다.

이 세계로 온 이후로는 줄곧 뒤돌아볼 겨를 없이 앞으로 달리기만 하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동안 홀어머니를 도와 숲에서 혼자 물을 긷던 의젓한 소녀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위험도 무릅쓰고 나서는 훌륭한 정령사가 됐다.

처음 만났을 때의 알리사와 비슷한 또래라 더욱 마음이 갔던 아이였다. 이 아이의 성장이 벅차도록 자랑스러운 만큼 알리사의 성장도 기대됐다. 그보다 더 많이 자랐을 이사나도.

이젠 다들 어른이 됐을까. 하지만 아무리 변했어도 난 어린 시절의 얼굴을 찾아낼 거다. 한눈에 달라진 랑시에게서도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은 미소를 발견한 것처럼.

거기까지 생각하니 가슴 속이 뻐근해졌다. 생각지 못한 뜻밖의 재회가 많은 것들을 자극한 모양이다. 내 시대에 두고 온 사람들이 오늘따라 참 보고 싶었다.

* * *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랑시가 진정했을 때쯤엔 하늘이 완전히 밝아진 후였다. 파랗게 빛나는 아침 하늘은 새로운 시작을 가리키는 것처럼 청명했다. 그때쯤 여유를 찾은 여자들은 내게 연거푸 감사 인사를 했다. 다들 지쳐 보였지만 표정만은 맑았다.

간략히 신원을 헤아려보니 마을 사람보다 다른 지역에서 온 이들이 더 많았다. 무작정 끌려온 사람도 있었지만 직업을 소개받는 자리로 알고 찾아갔다가 화를 당한 사람이 대다수였다. 원래는 인원이 더 많았는데 다들 의식을 치르는 중에 시름시름 앓다 죽었다고 했다. 매일 생명력을 빼앗기다 전부 소모되어 죽은 거다. 그렇게 사망한 시신은 이 호수에 버려진 듯했다. 인어들이 끌어갔다는데 그 뒤의 처리 방식은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 당장 거동이 불편할 만큼 몸이 안 좋은 사람은 없었다. 엘뤼엔이 설명해 준 바로는 그동안 소모한 생명력도 한동안 정양하면 다시 회복된다는 것 같았다.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말해주니 다들 크게 안도하며 기뻐했다.

“일단 여길 나가죠.”

당연히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숲으로 나가는 길은 내가 직접 인솔하기로 했다. 호수 쪽의 병력은 거의 처리했지만 아직 천막 쪽엔 세이렌의 신도들을 비롯한 잔당들이 남아 있었다. 왕세자의 수하들과 인어들이 달아났는데도 별다른 낌새가 없는 걸 보면 돌아가는 상황을 까맣게 모르는 눈치긴 한데, 그래도 각자 알아서 빠져나갈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

“엘, 저건 가져가지 않나요?”

막 출발하려는 참에 웰디가 어딘가를 가리켰다. 뭘 말하는 건가 했더니 세이렌의 동상에 걸린 서클렛이었다. 왕세자를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었던 성물은 정작 원래 목표였던 동상 위에선 얌전했다. 역시 내 판단이 맞았던 거다.

그 앞 제단에 눕혀져 있는 왕비에게선 이제 티끌만 한 생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법진이 깨지면서 미약하게 유지하던 생명도 끊어진 듯했다. 그러고 보니 왕족들이 전부 죽었으니 이제 에펜 왕국은 어떻게 되는 거지? 잠시 상황과는 상관없는 염려가 스쳤으나 내가 할 걱정은 아니라는 생각에 그만뒀다. 뭐, 어떻게든 알아서들 잘하겠지. 어쨌든 고민하는 순간은 짧았다.

“그냥 내버려 두려고요.”

딱히 마신전에 돌려달라는 말은 없었으니 괜찮을 거다. 아직 숲이 완전히 정화된 것도 아니니 징벌의 힘이라는 게 내려질 때까진 저대로 유지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해도 변명 같기는 했다. 아니, 어쩌면 미련일지도 모른다.

그 뒤로는 순탄하게 진행됐다. 숲을 빠져나오는 여정에서 위험한 일은 전혀 없었다. 안개는 아직 있었지만 거의 흐려져 시야를 방해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약 한 시간가량 이동하고 나니 나무가 점차 사라지면서 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멀찍이 마을의 전경을 확인한 여자들이 다시금 눈물을 터트렸다. 이제야 정말로 안전해졌다는 걸 실감한 듯했다.

뜻밖에 마을 앞에는 사람들이 몰려나와 있었다. 아마도 숲의 안개가 걷히는 걸 보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나온 것 같았다.

“세상에, 저길 봐!”

그들이 숲에서 걸어 나오는 우리를 보고 놀라서 소리쳤다. “에나? 저기에서 오는 사람 에나인 거 맞지?” “맙소사! 사라야! 사라도 있어!” 헛숨을 동반한 탄성들이 터졌다. 그중에 얼굴이 익은 한 꼬마가 빠른 속도로 달려 나왔다. 미온이었다.

“누나!”

“미온!”

숲을 빠져나오는 내내 랑시와 손을 꼭 잡고 있던 소녀가 동생을 확인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남매가 서로 끌어안고 우는 동안 다른 여자 몇도 가족과 합류했다. 그들이 우는 만큼 다른 지역에서 온 여자들도 같이 울었다. 재회의 현장은 울음소리로 가득해졌다.

“웰디 님!”

달가운 재회는 우리 쪽에도 있었다. 실컷 운 사람들이 슬슬 진정할 기미를 보였을 때쯤, 뒤쪽에서 아는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숲에서 허둥지둥 달려 나오고 있는 카리안이 보였다. 우연히 우리의 이동 흔적을 발견하고 뒤따라온 것 같았다.

“카리안!”

아무리 아는 사람과 함께 있어도 동족을 만난 위안에 비할 수는 없을 거다. 쭉 의연하게 버티고 있던 웰디의 눈에 기어코 눈물이 맺혔다.

“아아! 정말 웰디 님이셨군요!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카리안 역시 감격해서 눈물을 흘렸다. 밤새 숲을 헤맸다는 걸 증명하듯 그는 몹시 지친 모습이었다. 땀과 먼지로 푹 젖은 머리칼, 나뭇가지에 긁히기라도 했는지 얼굴에 생채기도 가득했다. 하지만 자신의 상태는 인지하지도 못하는 듯 웰디를 살피기에만 바빴다.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괜찮아요. 조금 지치기만 했을 뿐이에요.”

“숲에 혼자 들어가셨다는 걸 알고 정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대체 어떻게 되신 겁니까? 그 안에선 어떻게 나오신 겁니까?”

“엘이 구해줬어요.”

웰디의 솔직한 대답에 카리안이 놀란 시선으로 나를 바라봤다. 많은 것을 묻고 싶어 하는 표정이 스쳤지만 때가 아니라 생각했는지 바로 가라앉히는 눈치였다. 그는 자세를 똑바로 하더니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당신이 또 저희를 구하셨군요. 은인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뭘요. 안개도 짙었는데 밤새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시벨리우스는요?”

“아, 맞아요, 카리안. 시벨 님은 어디에 계세요?”

그러자 카리안의 표정이 급격히 흐려졌다.

“역시 먼저 합류하신 건 아니었군요. 안 보이셔서 혹시나 했습니다만…….”

“무슨 뜻이에요? 카리안도 시벨 님의 행방을 모른다는 건가요?”

“그게 실은…… 안개 속에서 헤매는 사이에 모습을 놓쳤습니다. 그 뒤로는 다시 뵙지 못했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숲에 들어가고 나서도 꽤 초반에 헤어졌던 듯했다. 웰디의 표정이 굳어지자 카리안이 급히 달랬다.

“강한 분이시니 괜찮을 겁니다. 이제 안개도 걷히고 있으니 저처럼 이동 흔적을 발견하고 밖으로 나오시겠지요.”

“그럴까요?”

“그럼요. 너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그 의견엔 나도 공감했다. 저 숲 안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 있었다면 왕세자인데, 그는 이미 죽었다. 나머지 잔당 병력이나 신도들은 설령 마주치더라도 시벨리우스의 상대가 되진 못했다. 적당히 수색하다가 사람들이 빠져나간 흔적을 발견하면 곧 어떻게 된 건지 사정을 짐작할 터였다. 일부러 흔적을 가리지도 않았으니 이동 동선 정도는 금방 파악하겠지.

“자자, 여기서 이러지들 마시고 안으로들 들어갑시다. 다들 따뜻한 곳에서 얘기하자고요.”

그래서 마을 주민들의 권유도 받아들였다. 원래는 이쯤에서 헤어지고 천막을 설치한 곳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은인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다는 만류를 물리치기가 어려웠다. 아직 랑시와 회포를 다 못 풀기도 했으니 시벨리우스가 찾아올 때까지 잠시간만 머물 생각이었다.

그러나 방심하지 말라는 의미였을까. 갑자기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울리더니 사방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놀라서 올려다본 하늘엔 빠른 속도로 먹구름이 형성되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쾌청한 하늘이었다곤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실제로 비가 오려는 전조는 조금도 없었다. 그건 이미 먹구름이 가득한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였다. 엘뤼엔 역시 하늘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잔뜩 좁힌 미간에 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걸 보니 역시 정령이 관여한 현상은 아니었다.

“어이쿠, 뭐지?”

“비가 오려나?”

“아뇨,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물의 정령사답게 랑시 역시 이 현상이 자연적인 흐름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다. 아직 느긋한 사람들 속에서 랑시만 혼자 얼굴이 굳어져 있었다.

“비가 오려는 게 아니에요. 뭔가 다른 일이 벌어지려는 거예요.”

사람들의 분위기가 빠른 속도로 경직됐다. 그러자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섬뜩한 기운이 폭발했다. 사납고 서늘한 감각이 피부를 타고 올라가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다른 사람들도 같은 것을 느꼈는지 서로를 끌어안고 덜덜 떨었다. 이제 완전히 새카매진 하늘 속에선 환한 빛이 터지다가 점멸하기를 반복했다. 랑시의 말대로 뭔가가 시작되려고 있었다.

‘아, 설마 그건가? 징벌의 힘?’

짐작해볼 만한 거라면 역시 그것뿐이다. 기한이 얼마 안 남았다더니 이건 너무 간발의 차이잖아. 아니면 내가 정화한 걸 알아차리고 바로 시작한 건가? 느낌상 후자인 것 같다.

“왠지 암흑절이 시작될 때랑 비슷하지 않나요?”

“아, 듣고 보니. 하지만 마신의 탄생 절기는 콴제르에 있잖아. 그리고 이렇게 무서운 분위기는 아니지 않나?”

“게다가 마신전이 사라진 후로는 암흑절도 사라졌잖아요.”

“헉, 설마 다시 마신전이 생기려는 건가?”

마을 사람 중에서도 마신과의 연관성을 유추한 사람들이 있었다. 정답에 가까운 추론을 내린 이들의 얼굴은 무척 밝았다. 최근 몇 년 사이 인식이 나빠지긴 했지만 상급신의 신전을 싫어하는 이들은 없었다. (알짜배기 땅을 내줘야 하는 문제는 차지하더라도) 신전은 그 자체로 인간에게 이득을 준다. 특히 마신처럼 강한 신의 신전은 그 지역을 가호하는 파수꾼이나 다름없었다. 마력을 관장하는 신이기도 해서 마석의 생산량도 많아진다. 마신전이 있고 없고에 따라 출하량이 몇 배나 차이 날 정도였다. 물론 품질은 비교할 수도 없다. 암흑절마다 균열을 타고 들어오는 마수와 마물들의 핵도 소중한 자원이었다. 따로 공표된 적이야 없지만 마신전이 사라진 후로 입은 손실이 상당했을 것이다. 최고신의 분노를 샀다는 두려움도 있었을 테니 다시 신전이 세워진다는 게 기쁠 만했다. 하지만 한 사람은 생각이 달랐는지 얼굴이 새파랬다.

“저기,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닌 것 같아.”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얼마 전에 신문 하나를 봤거든. 마신전에서 신탁을 공개했다는 기사였는데, 그 내용이 좀 그렇더라고. 에펜 왕국에 곧 마신전이 다시 세워질 건데, 그 후에 마신께서 왕국을 심판하신다는 거야.”

“시, 심판?”

귀 기울여 듣던 사람들이 모두 숨을 죽였다. 설명하던 남자가 겁먹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지금이 그날인 거 아니야?”

콰과광! 그 순간 화답하듯 하늘에서 거대한 벼락이 내리꽂혔다. 반사적으로 비명을 내지른 사람들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 이런 건 예고 좀 해주라고! 지금 일부러 그런 거지! 일부러 그런 게 틀림없어! 놀라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문지르며 벼락이 꽂힌 쪽을 노려보았다. 대체 뭘 어떻게 한 건지 몰라도 숲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세이렌 관련자만 죽는 거 아니었어?’

마구잡이로 번개를 내리치다니. 엘뤼엔처럼 단숨에 끝낼 줄 알았지, 이런 방식인 줄은 몰랐다. 누가 봐도 징벌의 형태라는 점에선 할 말이 없긴 했다. 문제는 저 숲 안에 있는 게 세이렌의 잔당들만이 아니라는 거다.

“시, 심판이! 마신께서 진노를……!”

혼란에 빠진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하필 관련 대화를 하던 중에 떨어진 벼락이라 파급력이 커도 너무 컸다. 괜찮을 거라고 달래는 말도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정말 아무 일 없을 거라니까요.”

“하지만 벼락이 떨어졌는걸요! 마신께서 이곳에도 벼락을 내리시면……!”

“절대 안 그래요. 저 벼락은 숲 안쪽에만 떨어질 거예요. 여기서부턴 안전하니까 안심하세요.”

“그걸 어떻게 장담하시는 거죠?”

어떻게 장담하긴. 내가 그걸 위해 온 거니까 그렇지. 이 고생을 하고 정화했는데 해결되지 않았으면 아주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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