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7화
상쾌하게 답한 후 곧바로 노랫소리에 의식을 맡겼다. 급격하게 흐려지는 시야에서 마지막으로 확인한 엘뤼엔은 어디서 많이 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 그래, 바로 저거였다. 뭐 이런 게 다 있느냐는 표정.
이렇게 비교하고 보니 시벨리우스는 경멸의 표현이 좀 약했구나. 역시 원조가 하는 건 뭐가 달라도 다르다. 이런 쓸데없는 생각이 마지막 기억이었던 것 같다. 그 뒤로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다. 현란한 색으로 가득한 공간에 빠졌던 것 같기도 하고 찬란한 빛을 봤던 것 같기도 했다. 햇살에 절여지는 것처럼 온몸이 다 나른했다. 벅차오를 만큼 아주 기분 좋은 꿈을 꾼 것 같기도, 반대로 목놓아 울고 싶을 정도로 서러웠던 것도 같다.
머릿속에서 계속 폭죽이 터졌다.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감정들을 총망라해서 경험한 기분이었다. 듣기론 마약을 하면 환각을 본다고 하던데, 이게 그거랑 좀 비슷하지 않나 싶다. 그럼 난 지금 약에 취한 건가? 잘 모르겠다.
“이건 또 의외의 수확이군.”
멀찍이 느껴지는 감각 속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누군가가 나를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인어들이 외모 때문에 착각하고 실수한 모양입니다. 일단 마나 봉인구를 채워두긴 했습니다만, 처분을 어찌하시겠습니까? 죽일까요?”
“아니, 아니. 모처럼 재밌어졌는데 금방 끝내는 건 시시하지. 우선은 이대로 내버려 두는 게 좋겠군. 하지만 의식을 차리면 골치 아파질 테니 깨어나지 못하도록 잘 관리해라.”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동행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암컷을 찾으러 온 유니콘들인가? 이제 보니 그날의 재현이로군. 상관없다. 얼마든지 헤집고 다녀보라고 해. 놈들도 그리 오래 버티진 못할 거다.”
정체를 알 것 같기도, 모를 것 같기도 한 이상한 대화들. 그 밖에도 두런거리는 시끄러운 목소리들. 더 듣고 싶지 않아 귀를 틀어막았다. 실제로 막았는지 안 막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 말 들리나?
문득 뺨에 차가운 감각이 느껴졌다. 물방울이 도르륵 떨어져 규칙적으로 와 닿는 것 같은 느낌. 혹시 비가 오고 있나? 그마저도 기분이 좋아서 실실 웃었던 것 같다. 착각인지 진짜인지 구분도 안 되는 감각 속에서 누군가가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다.
―썩 보기 좋은 꼴은 아니군. 이만 정신 차려라.
목소리 자체가 좋아서 그런가. 아까 전의 목소리는 소름이 돋을 만큼 싫었는데 이번 목소리는 타박하는 말투인데도 이상할 정도로 기분이 좋다. 자장가 같아서 자꾸만 잠이 오려고 했다. 이미 자고 있는데 잠이 든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싶다. 좋은 목소리가 한숨을 내쉬는 게 들렸다.
―엘.
그 목소리가 인내심을 갖고 누군가를 불렀다. 아, 혹시 내 이름을 부른 건가. 그러고 보니 내 이름인 것 같다.
―지금 당장 깨지 않으면…….
한층 낮아진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깨지 않으면, 뭐? 다음 말이 궁금해서 조바심이 일었다.
―여기서 너만 데리고 나간다.
“……!”
한순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방금 엄청 섬뜩한 소리가 들리지 않았나?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아주 무시무시한 꿈을 꾼 것 같다. 몇 차례 눈을 깜빡거리는 동안 멍하던 머릿속이 점점 맑아졌다. 흐릿하던 시야가 선명해지고 나니 그제야 내가 있는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여긴 어디지? 인어의 노래에 의식을 맡기기 전까지만 해도 분명 숲 입구에 있었는데 지금은 낯선 실내였다. 주위가 어두침침한 게 여전히 밤이라 그런 건지, 창문 하나 없이 밀폐된 구조 탓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다 절그럭거리는 소리에 시선을 내렸다. 팔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본의 아니게 익숙한 형태라 한눈에 알아봤다.
‘마나 봉인구.’
이걸 찼다는 건 여기가 안전한 장소는 아니라는 소리구나. 과정은 거의 기억나지 않지만 계획대로 본거지에는 확실히 들어온 모양이다. 게다가 내 정체도 들킨 것 같고.
―이제야 정신을 차렸나?
말소리에 무심코 시선을 돌렸다가 곧바로 보이는 희뿌연 형체에 비명이 나올 뻔한 걸 간신히 참아냈다. 자세히 보니 반투명한 모습을 한 엘뤼엔이었다.
“아, 놀라라. 유령인 줄 알았네.”
―그 입은 목숨이 아까운 줄을 모르는군.
“아하하, 어쩐지 유령치곤 너무 잘생겼다 했지.”
―헛소리 말고 이제 하려던 일이나 해라. 한심해서 더는 봐주기 어렵다.
납치 계획이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나? 냉정한 반응에 입술을 삐죽여주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주위를 본격적으로 살피기 전에 먼저 내 상황부터 점검했다. 지난번처럼 소지품을 압수했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아직 몸을 수색하기 전인지 건드린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라피스? 너 있는 거지?’
“그래, 여기 있어.”
당연한 듯 돌아오는 대답에 안심했다. 쪼개진 후로는 화석만 속주머니에 넣어놓고 다녀서(다시 붙이면 소통이 안 될까 봐 그대로 두고 있다) 어지간하면 들키지 않을 테지만, 얘가 사라졌다면 정말 낭패였을 거다.
그밖에 출발하면서 챙긴 배낭도 여전히 등에 잘 붙어 있었고, 그 안의 물건들도 그대로였다. 아무래도 잡자마자 바로 가둬둔 모양새인데, 이 와중에도 마나 봉인구를 채워둔 건 나름대로 깨어날 때를 대비한 건가. 그나마도 결계 안에선 정령을 소환하기 어려우니 검기를 제어하려고 한 걸 거다. 정령왕은 소환 여부에 상관없이 계약자를 도울 수 있다는 것도 모르고. 바보 같은 사람들. 엘뤼엔의 손짓 한 번에 허망하게 부서지는 봉인구를 보자니 괜히 마음이 더 짠했다. 이래서 지피지기는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는 거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거야, 아버지?”
―곧 동이 틀 거다.
“생각보단 많이 지났네. 여기에 왕세자가 있었어?”
뭘 뻔한 걸 묻냐는 시선이 닿았다. 하긴 나를 곧바로 알아볼 만한 존재라면 왕세자와 그 측근밖에 없지. 그럴 줄은 알았지만 막상 여기서 또 그 뺀질거리는 얼굴을 볼 생각을 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깔짝거리면서 끝까지 박멸되지 않고 따라붙는 게 바퀴벌레가 따로 없다. 어떤 의미에선 카류안보다 더 짜증 나는 악연이었다.
대관식을 준비한다는 놈이 왕성에나 처박혀 있을 것이지 왜 여기에 와 있고 난리야. 어디 납치한 사람들 건드렸기만 해봐. 절대 곱게 죽이진 않을 거다. 미온이 초등학생 정도로 보였으니 그 누나라고 해봤자 미성년자다. 성인이 당할 일도 아니지만 어린애들까지 끌어갔다고 생각하니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일단 지금 이 공간에 가둬둔 건 나뿐이었다. 아니, 이제 보니 원래는 더 있었는데 나만 남은 것 같다. 너무 어두워서 미처 제대로 살피지 못했는데 근처에 뭔가가 여럿 쓰러져 있었다. 퀴퀴한 죽음의 기운이 느껴지는 형체들에선 희미한 물비린내가 났다. 인간이라기엔 하반신의 형태가 묘하게 기이한 걸 보면 아무래도 인어들인 것 같았다. 나를 감시할 겸 최면이 풀리지 않도록 배치한 모양인데, 엘뤼엔이 전부 처리한 거다. 그가 없었다면 일이 얼마나 어려워졌을지 알려주는 부분이기도 해서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왕세자의 준비성은 사방을 둘러친 창살도 증명했다. 감시만으로는 안심이 안 돼 감옥에까지 넣어놨나 보다. 문을 찾는 게 번거로워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창살 한 부분을 끊어내고 빠져나왔다. 출구를 찾아가며 더듬어 본 벽은 두꺼운 천으로 덮여 있었다. 질감이나 형태나 꼭 노예 시장 때의 천막을 연상시켰다. 밖으로 나가보니 역시나 양쪽으로 세워진 거대한 천막들이 보였다. 한순간 과거로 회귀한 게 아닌가 싶었을 만큼, 하나부터 열까지 노예 시장 때와 똑같은 구조였다.
“진짜 개성 없네…….”
여기가 성역이면 이걸 나름 성소라고 세운 걸 텐데, 너무 정성이 부족한 거 아니야? 그들 딴엔 가장 익숙한 구조를 채택한 거겠지만, 어쨌든 덕분에 예전 기억들이 떠올라서 기분이 더러워졌다. 이동하는 병사들 틈에서 익숙한 얼굴을 발견한 탓에 더욱 그랬다.
“자자, 다들 서둘러라! 게으름 피우는 녀석들은 아침밥 없을 줄 알아!”
한껏 거드름피우며 명령을 내리는 남자는 그때 그 노예 상단주였다. 왕세자가 제국에 붙잡혔을 때 다 같이 잡힌 줄 알았는데 또 어떻게든 화를 면했나 보다. 운은 참 좋은 것 같은데 그 좋은 운을 갖고 왜 저러고 사는 건지 궁금했다. 처음엔 그가 병사들을 인솔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잠시 후 그들 사이로 한 행렬이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전부 젊은 여자들이었다.
‘납치된 사람들인가?’
하얀색 통치마에 금사로 짠 허리띠, 머리에 둘러쓴 머릿수건. 전부 똑같은 복장을 한 여자들은 모두 손에 촛불을 들고 있었다. 겁먹은 얼굴로 몸을 움츠리고 있는 것만 봐도 억지로 끌려 나오고 있다는 게 훤했다.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 거죠?”
그중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리에 가려져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웰디가 분명했다.
“응? 아, 어젯밤에 들어온 신입이구만.”
과거 노예 상단주, 현재 행렬의 통솔자인 남자가 질문한 상대를 확인하고는 이죽거렸다.
“가보면 알아. 토 달지 말고 얌전히 따라오기나 해라.”
“내, 내가 누군지 알아요? 난 장로의 손녀예요. 날 건드리면 당신들도 무사하지 못할 거예요.”
“어이쿠, 귀하신 분이셨습니까? 하지만 어쩌나. 네 동족들은 여길 들어오지도 못할 텐데. 새벽 내내 널 찾아다니던 놈들이 아직도 숲 어귀만 헤매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나 모르겠네.”
시벨리우스와 카리안은 아직 결계 안에 들어오지도 못했구나.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 여기서 합류하면 더 좋았을 테지만 어딘가에 잡혔거나 다쳤다는 소식보다는 나았다. 하지만 희망을 품었던 이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을 것이다. 웰디의 호흡이 크게 떨리는 게 느껴졌다.
“알아들었으면 얌전히 제 발로 걸어라. 또 인어한테 홀려서 가고 싶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말이야.”
그 말과 함께 남자 옆에 있던 병사 하나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겉모습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웠지만 아무래도 인어인 것 같았다. 움찔한 웰디가 입을 꾹 다물었다. 한층 순순해진 태도를 본 남자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래, 그렇게 나오셔야지. 얌전히 굴면 다칠 일은 없을 거다. 너한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몰라. 아직 이종족으로는 시험을 해본 적이 없거든.”
“……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
“글쎄, 가보면 안다니까. 영광인 줄 알거라. 여기 있는 너희 모두는 위대한 업적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헛소리를 낭랑하게 하는 건 주종의 공통 특기인가. 구출할 적기를 찾을 겸, 우선 지켜보기로 했다. 이동을 시작한 무리는 천막 너머에 나 있는 오솔길로 들어섰다. 여기 외에도 다른 장소가 있는 모양이다. 어슴푸레한 숲길 안으로 촛불의 행렬이 길게 늘어졌다. 그 뒤를 조심스럽게 밟았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차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강이라도 있는 건가 했더니 곧 호수가 나타났다. 그것도 민물이 아닌 해수였다. 공기 중에 퍼져 있는 짙은 짠 냄새가 바닷물이라는 걸 증명했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건지 일부러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막다른 곳에 자리한 절벽의 동굴을 통해 바다와 이어진 구조인 것 같았다.
물에 반쯤 잠긴 동굴 주변으로는 긴 꼬리를 드리운 인어 몇이 앉아 있었다. 울창한 숲 안에 존재하는 작은 바다, 그 안에서 편안히 쉬고 있는 아름다운 외모의 인어들. 말 그대로 인어의 숲다운 광경이었다.
하지만 가장 시선을 사로잡은 건 호수에 있는 바위섬이었다. 거칠고 뾰족한 검은 바위로 이뤄진 작은 섬, 그 중앙에 사람 크기의 동상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물고기의 꼬리에 여성의 상체를 지닌 세이렌의 여신상이었다.
그냥 보는 순간 알았다. 저게 바로 내가 정화해야 할 바로 그 신상이라는 걸. 사람들을 구할 생각으로 따라온 것뿐인데 신상의 위치까지 파악하게 됐으니 운이 좋았다. 그 동상 앞에 제단만 없었다면, 그리고 그 제단 위에 한 여자가 눕혀져 있지만 않았다면 한층 더 반가웠을 거다.
의식이 없는 듯한 여자는 여신상의 세이렌 동상과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아직 시야가 어두운 데다가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 여자의 상태를 정확히 알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생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죽은 거 아니지?”
―살아는 있다. 정확히는 육신만 살아있는 것 같지만.
옆에 있던 엘뤼엔이 담담한 목소리로 무서운 대답을 했다. 육신만 살아 있다니, 그럼 영혼은 이미 없다는 말이잖아. 핏줄을 이을 목적으로 여자들을 모으는 거라고 들었는데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자아, 서둘러라, 서둘러! 곧 동이 튼다!”
그동안 병사들은 부지런히 여자들을 호숫가로 이끌었다. 이제 보니 그 앞에 꽤 넓은 마법진이 깔려 있었다. 그들은 여자들을 그 주위에 둘러앉도록 했다. 웰디는 돌아가는 상황을 알지 못해 엉거주춤한 상태였지만, 그 외엔 다들 익숙한 모습으로 자리에 앉는 걸 보니 이런 일이 한두 번 있던 게 아닌 모양이다.
대체 뭘 하려는 거지? 전혀 생각지 못한 그림이긴 한데, 그렇다고 안심할 상황도 아니라서 몸이 절로 긴장했다. 그동안 인어들의 숫자는 빠른 속도로 늘었다. 막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불과 서너 마리에 불과했던 숫자가 어느새 호수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자, 시작해라!”
지금 바로 뛰어드는 게 나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할지 고민하는 동안 남자가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병사 차림으로 있던 인어가 입을 벌리더니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따라 주위에 있던 인어들도 입을 벌렸다.
아아
아아아
아
아아
아아아아아
소리에 장악된 여자들의 눈동자가 빠른 속도로 텅 비어갔다. 겁먹은 얼굴로 귀를 틀어막던 웰디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곧 두 손을 모아 기도 자세를 취하더니 알 수 없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너무 웅웅거려서 가사를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누군가를 향한 찬양가였다. 인어들의 기이한 소리들과 여자들의 노랫소리가 한데 어울려져 아주 기괴한 화음을 이루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을 만큼 오싹했다.
그 화음에 반응하듯 바닥에 깔린 마법진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하필 색도 핏물 같은 붉은색이었다. 그 불길한 붉은색이 섬 중앙에 놓인 제단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 검붉은 기운이 제단에 눕혀진 여자의 몸을 덮어갔다.
“야, 저거 좀 안 좋은 것 같은데.”
라피스의 말이 아니라도 그냥 두면 안 될 것 같긴 했다. 여전히 자연체 상태로 관전 중인 엘뤼엔도 드물게 미간을 찌푸린 채였다. 일단 노래를 멈추게 할 생각으로 바닥에서 적당한 돌 하나를 주워들었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