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령왕 엘퀴네스-551화 (551/608)

제551화

재료를 다듬다 말고 우뚝 멈췄던 시벨리우스가 말없이 다시 팔을 움직였다. 미묘하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그는 묵묵히 장작불에 솥을 올리고 물과 함께 다듬은 재료를 썰어 넣었다. 그렇게 끓기 시작한 스튜에서 맛있는 냄새가 풍기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먹어 봐.”

국자로 스튜를 떠서 작은 접시에 덜어낸 시벨리우스가 그의 눈치를 보고 있던 웰디 앞에 내밀었다. 웰디는 할 말을 삼키는 얼굴로 우물거리다 마지못해 접시를 받아들었다.

“……맛있어요.”

“다행이다.”

부드럽게 웃는 얼굴에 웰디의 표정이 흔들렸다. 덕분에 분위기가 풀린 탓일까.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꿋꿋한 잔소리가 이어졌다.

“어, 어쨌든 취미로 가끔 즐기는 것과 주업으로 삼는 건 달라요! 전 시벨리우스 님이 아예 이런 일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자.”

“그런 식으로 어물쩍 넘기시려고요? 제가 싫단 말이에요. 전 시벨리우스 님의 반려가 될 사람이에요. 이 정도 요청은 들어주셔도 되잖아요.”

인원에 맞춰 스튜를 그릇에 담던 시벨리우스가 다시 손을 멈췄다. 살짝 시선을 내리깐 그에게서 낮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웰디, 일단 말해두겠는데.”

“왜요, 제가 너무 철부지 같다고 하시려고요?”

“난 널 반려로 맞겠다고 한 적 없어.”

……제2차 정적이었다. 게다가 타격은 이번이 더 큰 것 같았다.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웰디를 비롯하여 한창 속닥거리고 있던 아렐과 카리안도 멍하니 입을 벌렸다. 다른 유니콘들의 반응은 돌아볼 것도 없었다.

“어, 음. 아, 배고프다! 다들 시장하지 않아요? 음식도 다 된 것 같은데 얼른 먹죠!”

처참한 분위기를 수습할 겸 억지로 밀어붙여 배식을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식사를 받아든 후에도 웰디는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았다. 리더가 먹지 않으니 다른 유니콘들도 선뜻 수저를 들지 못했다. 가장 아늑해야 할 식사 자리가 초상집처럼 음울하기 짝이 없었다. 당연히 그들을 지켜보는 시벨리우스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와, 와아! 이거 정말 맛있다!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르겠다는 게 바로 이런 맛인가 봐! 아버지! 아버지도 얼른 먹어 봐!”

덕분에 호들갑을 떠는 건 내 몫이었다. 엘뤼엔 옆에 달라붙어 그릇을 들이밀자 그가 미쳤냐는 시선을 보냈다. 아랑곳하지 않고 포크로 찍어 아예 더 들이밀었다. 어떻게든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읽었는지 한숨을 내쉰 엘뤼엔이 이번엔 얌전히 받아먹었다.

“맛있지?”

“그래.”

“시벨, 들었어? 아버지도 맛있대!”

그제야 시벨리우스가 희미하게 웃었다. 내심 안도하려니 옆에서 따가운 시선이 닿았다. 엘뤼엔이 내게 못마땅하다는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하하, 이거 더 먹어볼래, 아버지?”

“방금 그건 광대를 흉내 낸 건가?”

“아니거든! 분위기를 전환한 거잖아.”

“진짜 분위기를 전환하는 법을 모르는군.”

문득 손이 허전하다 싶더니 눈앞에서 음식이 사라졌다. 엘뤼엔이 내가 들고 있던 그릇을 낚아채 간 거였다. 당황해서 눈을 깜빡이는 동안 그가 그릇 안의 음식을 빠르게 비우기 시작했다. 텅 빈 그릇을 돌려받고 나서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다.

“내 밥!”

“잘 먹었다.”

“으아아아!”

“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나? 교훈이 됐다면 앞으론 다른데 신경 팔지 말고 네 식사에나 집중해라. 먹는 것도 좋아하는 녀석이.”

기가 막히고 망연자실한 기분으로 엘뤼엔을 바라봤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유치하고 뻔뻔한 정령왕은 대체 누구지? 분명 내가 아는 얼굴인데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아버지, 캐붕이라는 말 알아?”

“의미불명이군.”

“맞아, 그거야! 지금 내 기분이 딱 그래!”

“정말 의미불명이군.”

파란만장한 시간은 시벨리우스가 스튜를 더 담아주는 것으로 평화를 맞이했다. 혹시 몰라 넉넉하게 만들었다는 말이 오늘처럼 고맙게 들릴 수가 없었다. 끝까지 음식을 입에 댈 기세가 없던 웰디도 걱정하는 수행원들이 강권하는 것을 못 이겨 억지로 식사를 마쳤다.

이후엔 날이 저물 때까지 다시 계속 걸었다. 밝은 시간 안에 산을 건너는 건 불가능했기 때문에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야영할 곳을 정했다. 평지가 비좁아 천막을 칠 수 없어 모닥불을 피우고 침낭을 쓰기로 했다. 저녁때도 시벨리우스는 식사 준비를 자청했다. 괜한 참견이 화를 부른다는 교훈을 얻은 건 웰디도 마찬가지였는지, 이번엔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았다.

“할 말이 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체념한 게 아니라 표적을 바꾼 거였다. 모두가 잠든 밤의 시간, 첫 차례로 불침번을 서게 된 김에 몸도 풀 겸 가볍게 주위를 돌아보고 있는데 기척 하나가 따라붙었다. 가장 먼저 잠든다며 일찌감치 침낭에 들어갔던 웰디였다.

“안 자고 있었어요?”

“자려고 했는데 좀처럼 잠들 수가 없더군요. 당신과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아서요.”

시선을 틀어 조금 떨어져 있는 야영지를 돌아보았다. 희미하게 피어있는 모닥불 앞에 깨어 있는 건 나와 함께 불침번을 맡은 엘뤼엔뿐, 다른 사람들은 모두 세상 모르게 잠들어 있었다. 침낭이 익숙지 않아 계속 몸을 뒤척이던 시벨리우스가 드디어 잠잠해진 시점이기도 했다. 굳이 그가 잠들기까지 기다렸다 할 만한 이야기라면 뻔했지만 모르는 척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용건은 예상한 그대로였다.

“시벨리우스 님께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죠?”

“무슨 짓이라니요?”

“예전의 시벨리우스 님은 저런 분이 아니었어요.”

차분하게 답하는 웰디는 화를 참는 기색이 역력했다. 모범생을 꾀어내 나쁜 물을 들인 불량아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원래 요리를 좋아하시긴 했지만 사람들이 반대하는 것도 이해하셨어요. 그래서 대외적으론 자제할 줄 아셨고요. 이번처럼 막무가내로 고집을 피우고 충동적으로 구신 적은 없었어요.”

“음…….”

“애초에 마을을 나가신 것부터가 그분답지 않은 결정이었지만요. 인간들의 사회에 섞여 그들과 어울리다니. 시벨리우스 님은 누구보다 룬의 사명을 잘 이해하시는 분이셨어요. 무책임한 전대처럼 되지 않으시려고 어릴 때부터 필사적으로 노력하셨단 말이에요. 그렇게 곧고 바르던 분이 이런 식으로 변하신 건 말이 안 돼요. 누군가가 강제로 홀린 것이 아니고서야……!”

“아, 그래서 제가 최면이라도 걸었다고 보는 건가요?”

“…….”

대답을 못 하는 걸 보니 정말 그렇게 의심하나 보다. 황당한 기분으로 바라보니 웰디가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그런 게 아니라면 이해가 되지 않으니까요.” 분해서 울먹거리는 목소리를 들으니 화낼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제가 보기엔 오히려 지금이 최면에서 깨어난 것 같은데요.”

“뭐, 뭐라고요?”

“참고 참다가 결국 터진 거라는 생각은 안 드세요? 사방에서 압박하고 강요만 하는데 누가 기쁘게 감당하겠어요.”

“시벨리우스 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던가요? 우리가 그분을 압박하고 강요했다고?”

“아뇨, 그 녀석은 자기 얘기를 잘 안 해요. 그냥 제 짐작이죠. 하지만 틀린 것 같진 않은데요. 요리하는 취미 하나조차 허용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시벨리우스의 다른 부분들도 간섭하고 제지하셨을 것 같거든요.”

“그건…… 전부 룬을 위한 거예요.”

그래도 그런 적 없다는 말은 하지 않는구나. 이걸 양심은 있다고 봐야 할지, 다 알면서도 이러는 걸 뻔뻔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룬이 아니라 당신들 체면을 위한 거겠죠. 본인들의 이상을 채울 룬의 모습만 요구하는 건 아니고요?”

“룬은 왕이에요. 이상적인 군주를 바라는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그 이상이 뭔데요? 자기 취향이며 삶도 전부 버리고 오직 일족만 위하고, 일족만 생각하고, 일족이 바라는 건 뭐든지 다 하는 일꾼이요? 안 되는 걸 어떻게든 되게 해야 하고, 왜 잘하지 못하느냐는 핍박과 비난을 묵묵히 감수하면서?”

안색이 창백해진 웰디가 자신의 옷자락을 꾹 움켜쥐었다.

“그런 식으로 평하지 말아요. 그만큼 엄격하고 힘든 자리이기에 사명이라고 하는 거예요. 그 막중한 사명을 감당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아요.”

“그 사람들도 막상 감당하면 도망칠걸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겪어본 적 없잖아요. 누구나 다 남의 일은 쉽게 여길 수 있어요.”

남의 눈의 대들보보다 내 눈에 박힌 티끌이 더 아픈 건 유니콘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타인의 고통은 누구나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니 자신은 선뜻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거다.

“물론 감당할 수 있다 해도 그게 하지 못하는 이를 비난하고 학대할 자격이 되는 건 아니고요.”

스스로 원해서 시작한 일이라도 마찬가지인데, 하물며 시벨리우스는 자신이 선택한 삶인 것도 아니다. 말하다 보니 나도 화가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

“아까 본인 입으로 시벨리우스는 사명을 잘 이해한다고 말했죠. 그만큼 노력도 했다고요. 그럼 그 녀석은 자신이 할 일을 다 했네요. 그러는 동안 다른 사람은 뭘 했어요?”

“뭘 하다니요?”

“모든 관계는 한 사람의 노력만으론 유지되지 않아요. 누군가가 일족을 위해 어려운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면 그걸 잘 버틸 수 있도록 주위에서도 도와야죠. 숨통을 틀어막고 더 잘하라고 다그치기만 할 게 아니라.”

물론 나 역시 그들의 사정을 다 알지는 못한다. 남을 이런 식으로 훈계하는 게 주제 넘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야박한 시선들을 꾸역꾸역 혼자 견뎌냈을 어린 시벨리우스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지금도 자책감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는 시벨리우스를 위해서라도 이 정도는 말하고 싶었다. 웰디는 잠시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걸 수긍이라 여기고 싶었던 건 너무 큰 바람이었을까.

“평소 그분을 닦달하는 말들이 없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건 시벨리우스 님이 아직 룬의 힘을 완성하지 못하셨기 때문이에요. 제대로 룬의 역할을 하실 수 있게 되면 다 괜찮아질 거예요.”

거짓말.

맥이 탁 풀리며 허탈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끝까지 외면해야 속이 편하신가 봐요.”

빈정거린 말에 웰디가 수치심을 느낀 얼굴로 나를 노려보았다.

“어차피 외부자는 우리를 이해하지 못해요.”

쏘아붙이고 돌아서는 뒷모습에선 시린 찬바람이 불었다. 돌이켜볼 계기가 되기는커녕 오히려 벽만 더 견고하게 쌓은 것 같다. 하기야 고작 몇 마디 말로 해결될 일이었다면 전대가 스스로 날개를 꺾었을 때 이미 바뀌었겠지. 그럴 줄은 알았지만 입맛이 쓴 건 어쩔 수 없었다.

말이 통하는 사람이긴, 무슨. 이래서 주변 환경이 중요한 거다. 애가 벽창호들 하고만 살아서 기준이 낮아도 너무 낮잖아. 시벨리우스 이 멍청아. 넌 속았어. 저건 이해한 게 아니라 그냥 일단 두고 보는 거였다고.

이변을 느낀 건 바로 그 직후였다. 갑갑한 마음에 긴 한숨을 내쉬는데 문득 멀리서 낯선 기척이 느껴졌다. 누군가가 우리가 있는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한 명이 아닌 여럿. 간헐적으로 금속음이 울리는 걸 보면 무장한 차림이었다.

‘습격? 아니면 그냥 지나가는 사람인가?’

사람들을 깨울까 고심하다 일단 살펴볼 생각에 나무 위로 뛰어올랐다. 나보다 먼저 기척을 느꼈을 엘뤼엔이 잠자코 있다는 건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반대 방향에서 오는 걸 보면 우리를 뒤쫓은 거라기보다는 그저 산을 넘는 여행자일 수도 있었다. 이런 야심한 시각에 이동하는 게 좀 수상하긴 하지만, 일정이 촉박한 건지도 모르니까.

나무 사이를 이동해서 살그머니 다가가 보니 마법 등을 들고 있는 무리가 보였다. 총인원은 다섯 명. 그중 무기를 지닌 사람은 세 명이었고, 나머지 두 사람은 배낭조차 들지 않은 맨 몸이었다. 무장한 쪽의 절도 있는 자세도 그렇고, 두 사람을 보호하는 듯한 배치를 봐선 귀족과 호위 기사인 건지도 몰랐다. 어쨌든 습격자로 보이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런데 경계를 풀고 다시 돌아가려고 했을 때였다.

“말씀하신 대로 저쪽에 불씨가 보입니다.”

“우리가 제대로 찾아왔군요.”

들려오는 대화 소리에 자리를 떠나려던 걸 멈췄다. 그들이 바라보는 방향이 우리가 야영지로 삼은 곳이었다. 아무래도 목적지가 우리가 있는 곳인 것 같았다.

이 나라 자체가 생소한 나와 연고가 있을 리는 없고. 설마 유니콘 사냥꾼인 건 아니겠지. 아니, 그러기엔 행적이 드러날 만한 부분이 전혀 없었다. 설령 그렇다 해도 다섯 정도에 당할 리는 없지만, 안 그래도 인간을 경계하는 유니콘들이 기겁할 걸 생각하면 그냥 두고 볼 일은 아니었다. 일단 목적이라도 알아낼 생각에 그대로 훌쩍 나무에서 뛰어내렸다.

“누, 누구냐!”

갑자기 하늘에서 사람이 떨어지자 깜짝 놀란 사람들이 허둥지둥 검을 뽑아 들었다. 조용히 하라는 뜻에서 검지를 입에 대봤지만 별로 소용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섣불리 덤벼들지 않는 게 조짐이 나쁘진 않았다.

“잠깐 실례할게요. 미안하지만 이 앞으로 가려면 용건부터 말해주셔야겠어요.”

“무슨……!”

말하면서 천천히 일행의 모습을 살폈다. 순식간에 경계태세를 갖춘 이들은 맨 몸인 두 사람을 보호하는 걸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었다. 역시 습격하러 온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미처 야영 준비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해가 떨어지는 바람에 방황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모닥불 빛을 따라온 걸까. 산행이 처음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실수였다. 이대로 합류를 허락하는 건 곤란하고, 다른 장소로 적합한 곳을 알려주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그때 가장 앞에서 나를 견제하던 이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혹시, 엘……?”

순간 들려온 말에 반사적으로 눈을 깜빡였다. 내 이름을 부른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목소리가 익숙했다.

“어?”

얼빠진 반응만 드러낸 동안 상대가 쓰고 있던 후드를 뒤로 젖혔다. 천 자락 속에 가려져 있던 긴 머리칼이 경쾌하게 솟구쳤다. 그와 함께 똑바로 드러난 얼굴에 그대로 얼떨떨해졌다.

“설마 아이라?”

“역시 엘이 맞았군요.”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하면서도 아이라가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놀람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엘이라고요?”

보호받고 있던 두 사람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이번에도 익숙한 목소리였다. 젖힌 후드 속에서 나풀거리는 머리칼과 함께 단아한 얼굴이 드러났다.

“마신의 안배에 영광이 있기를. 엘, 여기서 당신을 만나는군요.”

반갑게 웃는 얼굴을 보고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긴 망토 자락 사이로 가려져 있던 사제복이 이제야 눈에 들어왔다.

“에디스.”

아이라와 에디스.

제국에서 헤어졌던 마신관 일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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