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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왕 엘퀴네스-493화 (493/608)

제493화

“아, 그래도 네가 나서준 덕분에 몇 가지 진전은 있었어.”

어제 기밀 내용을 알려준 일을 말하는 건가 보다. 정령왕 때만큼은 아니지만 인간이 된 후에도 기억력은 꽤 좋았다. 미리 상세히 읽어둔 덕에 제법 많은 내용을 적어준 참이었다. 워낙 두서없는 자료들이라 취합하긴 어렵겠거니 했는데 정보기관답게 벌써 쓸 만한 부분을 건진 모양이었다.

“일단 에펜 왕국이랑 마신의 교단이 결탁한 것 같아.”

“결탁이요?”

“그 명단 말이야. 마침 마신관들의 신상명세를 기록한 자료가 있어서 대조해봤는데 맞더라고. 그런데 조금 조사해보니 일이 묘하게 돌아가지 뭐야? 에펜 왕궁에 거주하면서 제례를 지내는 왕실 신관들이 있거든? 그 숫자와 인상착의가 명단의 마신관들과 전부 일치해.”

“그럼 실종이 아니라는 거네요?”

“그렇지. 같이 적어줬던 주술식도 내가 대충 해독해 봤는데, 마신관의 신성 주술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 같아. 완성본도 아닌 데다가 암호화된 언어로 구성되어 있어서 정확히 해독하는 건 어렵지만. 문제는 그 언어가 지금은 사장된 에펜 왕국 소수민족의 고어라는 거지. 공교롭게도 현 왕비가 그 소수민족 출신이고.”

이것만 봐도 둘이 얽힌 건 확실하다며 라미아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랑시가 말해준 얘기론 사이가 나쁘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 소문은 그저 가림막이었던 걸까. 마신전은 일전 크리스의 습격에 관여한 의혹도 있는 만큼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도 아직 결탁이라고 볼 수는 없지 않을까요?”

“연관된 자료가 이만큼이나 나왔어. 무엇보다 마신전은 제도에 균열이 일어나는 것도 방관하는 중이고. 증거가 더 필요할까?”

“으음. 그건 다른 사정이 있을 수 있잖아요.”

“다른 사정, 물론 충분히 그럴 수 있지. 근데 움브라 대장이 실종된 곳이 마신전이라면 얘기가 좀 다르지 않을까?”

“……뭐라고요?”

작전 중 실종이라더니, 그게 마신전과 관련된 일이었어? 어안이 벙벙해져서 입을 벌리자 라미아스가 짜증 난다는 얼굴로 머리를 쓸어 넘겼다.

“제도에 몇 번씩 균열이 일어나는데 우리가 그냥 구경만 하고 있었겠어? 이미 마신의 교단에 잠입한 요원만 스무 명은 넘어. 그놈들 다 생사불명이고.”

반사적으로 이프리트를 바라봤다. 시선을 느낀 그가 난처해하는 얼굴로 웃었다.

“음, 이걸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일단 난 아무것도 못 봤어.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도 지금 알았네. 알면서 말하지 않은 게 아니니까 오해하지는 말아줘.”

“무슨 말이야?”

“실은 도련님이 부탁한 게 있어서 간간이 마신전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거든.”

그 말에 라미아스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마신전에 보내는 밀정마다 줄줄이 사라지는 상황인데 정작 이프리트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는 소리였으니까.

“결계를 친 건가? 강한 결계면 하위 정령이 통과하지 못하잖아.”

“그럴까 봐 직접 가보기도 했어. 근데 딱히 이상한 느낌은 못 받았어.”

“헐, 말도 안 돼. 그럼 뭔데? 설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우리 애들은 그렇다 쳐도 움브라는? 그게 가장 최근 작전이었는데 걔들이 마신전에 잠입도 하지 않았다는 소리야? 그럼 다들 어디서 사라졌다는 거야?”

“단정하기는 일러. 어쩌면 내가 감지하지 못한 결계가 있는 걸 수도 있으니까.”

“그게 말이 돼? 아크아돈에서 정령왕이 알아보지 못하는 결계가 어딨어?”

“……있을 수도 있죠.”

낮게 중얼거린 소리를 들었는지 둘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그래. 정령왕도 감지하지 못하는 결계가 있을 수 있지. 나도 이런 걸 알고 싶어서 알게 된 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는 아무리 정교한 결계라도 정령왕의 시야를 완전히 속이진 못한다. 라피스의 결계에 갇혔을 때나, 유카르테 대공의 결계를 알아차리지 못한 건 순전히 내가 방심한 탓이 더 컸다. 하지만 던전에 갇혔던 일만은 예외다.

그 상황은 지금도 분명히 기억한다. 결계가 있었는데 밖에서는 물론이고 진입하는 순간에조차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나중에 알아차린 것도 같은 자리를 계속 맴돌고 있다는 걸 파악했기에 정황상 유추한 거지, 결계 자체를 감지했던 건 아니었다. 그 자리에 있던 정령왕이 내가 아니었어도 같은 결과를 얻었을 거다.

정령이 지배하는 아크아돈에서 그런 결계를 칠 수 있는 존재는 그리 많지 않았다. 신계의 상위군이자 한때는 정령왕이었던 존재들이라 가능한 권능.

‘카노스.’

무심결에 문장이 새겨진 손등을 매만졌다.

아무래도 그가 관여하는 모양이었다.

* * *

어디선가 달콤한 냄새가 났다.

멍하니 서 있다는 걸 자각하곤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수채화 물감을 풀어둔 듯한 하늘과 솜사탕처럼 화사한 색을 머금은 호수. 특이한 형태의 과실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아름다운 나무들. 금과 은이 흐르는 땅은 발이 닿는 곳마다 흐드러진 보석 꽃들로 눈부셨다. 생명과 탐미로 가득한 축복의 정원, 에바스 에덴이었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멍하니 생각하는데 저 멀리서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미네르바와 트로웰, 두 명의 이프리트와 미네, 그리고 엘뤼엔.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꿈이구나. 혼란스럽던 마음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일단 세대가 다른 두 이프리트와 미네르바가 한 자리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 현실은 분명히 아니었다. 엘뤼엔의 머리칼이 금발이라는 점도 그랬다.

이건 혹시 보고 싶은 광경을 보여주는 꿈인 건가. 한동안 멀거니 모두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못 만난 지 그리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았다. 아마 사이좋게 웃는 모습들이라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여기선 정말 보기 드문 모습이었으니까.

문득 그들이 무슨 대화를 하는 건지 궁금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보려니 아무리 걸어도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아, 그렇군. 이런 구조인 거구나. 허탈한 기분이 들었지만 다가가려는 시도를 멈출 순 없었다.

“트로웰!”

혹시나 내 목소리가 닿지는 않을까 싶어 힘껏 소리쳐 불렀다. 그러나 역시나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다.

“이프리트! 미네르바!”

오히려 거리가 점점 더 멀어져 갔다. 꿈인 줄 알면서도 마음이 점점 조급해졌다.

“아버지!”

손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닿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닿기에는 터무니없이 멀었으니까. 역시 안 되는 거겠지. 소용없는 일에 매달린다는 기분이 들어 천천히 팔을 내렸다.

그 순간,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았다.

눈을 몇 번 깜빡였다. 바로 앞에 내 손을 잡고 있는 커다란 손이 보였다.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 길고 섬세한 손가락이 주는 감촉이 선명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도 잠시 분간이 되지 않았다. 손 너머를 채우고 있는 광경이 특히 현실감이 없다 보니 더 그랬다. 무표정한 얼굴이 바로 위에서 나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버지……?”

무심코 중얼거린 말에 응시하는 눈동자가 조금 더 깊어지는 듯했다. 곧 다른 손이 내 이마를 덮었다. 부드러운 촉감에서 청량한 기운이 스며들었다. 숨 쉬는 게 좀 더 편해지면서, 굳어 있던 몸에서 천천히 힘이 빠져나갔다.

“이제 괜찮을 테니 더 자라.”

차분한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잠시 머릿속이 텅 비어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멍하니 바라만 보는 나를 엘뤼엔 역시 가만히 바라보았다.

“뭐지?”

“……어, 아무것도 아니야.”

“자라.”

“으응.”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니 손을 뗀 그가 몸을 일으켰다. 근처의 의자에 앉아 신문을 집어 드는 듯했다. 천천히 옆으로 돌아누워 이불을 뒤집어썼다. 머리끝까지 덮고 나니 멈춘 줄 알았던 심장이 빠르게 쿵쿵거렸다. 뭐지?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아직 내가 꿈속에 있는 거 아니지? 진짜 엘뤼엔인 거 맞지? 이번에 갈 땐 다녀오겠다는 말을 안 했었다. 그래서 오래 기다리게 될 줄 알았는데.

‘그런데 와줬어.’

부르지도, 위험한 상황도 아니었는데 와줬다. 그를 향해 뻗었던 손을 잡아줬다. 비록 알고 잡았던 건 아니겠지만. 어쩐지 견딜 수 없는 기분이 들어 몸을 둥글게 굽히고 무릎을 꼭 끌어안았다. 잠은 이미 완전히 달아난 뒤였다. 오히려 갈수록 점점 더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았다. 의식은 선명한데 그냥 눈만 감은 채로 누워 있으려니 자꾸만 몸이 들썩였다. 그러자 가볍게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안 졸리면 그냥 일어나.”

“넵.”

벌떡 몸을 일으키니 엘뤼엔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저었다. 조금 웃는 것 같았는데, 잘못 본 거겠지.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본 얼굴은 여느 때처럼 무심하기만 했다. 웃음기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입술을 보니 역시 내가 착각한 모양이었다.

“저기…… 언제 왔어?”

“내가 온 게 불만인가?”

“아, 아냐. 그럴 리가. 좋아서 그러지.”

마음에 드는 대답이었는지 엘뤼엔의 눈빛이 조금 누그러졌다.

“자면서 앓지나 마라.”

툭 내뱉는 말에 얼른 고개를 끄덕이다 마른침을 삼켰다. 괜한 짐작인 걸까. 왠지 오늘 일만 지적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지난번에 누군가가 머리를 쓰다듬었다고 느낀 게 꿈결의 착각이 아니었나? 그때도 엘뤼엔이 찾아와줬던 걸까. 너무 나 좋을 대로 해석하는 것 같기도 한데 주책없이 가슴이 또 뛰었다. 지금이라면 화해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저기, 지난번 일은 미안해.”

“언제까지 사과하려는 거지? 이제 그건 됐다.”

“하지만…….”

“그만 됐다고 했다. 애초에 네가 우려하는 만큼 화나지도 않았다.”

이어진 말은 예상 밖이라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에 비해 엘뤼엔의 목소리는 덤덤하기만 했다.

“자기가 저지른 실수에 본인이 더 겁먹는 걸 보고 있자니 화낼 마음도 별로 안 들더군.”

“어, 음…… 그럼 왜 정령계로 돌아간 거야?”

“내가 네 곁을 지키고 있는 게 당연한 건 아닐 텐데?”

“아, 그건 그렇지만…….”

반박의 여지가 없다 보니 말문이 막혔다. 멈칫한 엘뤼엔이 살짝 혀를 찼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생각할 시간? 무슨 생각을 할 시간? ……설마 이만 계약을 파기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는 시간? 불길한 기분에 눈만 깜빡거렸다. 그동안 신문을 완전히 접어 내려둔 엘뤼엔이 나를 돌아보았다.

“돌이켜 보니 내가 너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더군.”

“……아?”

“너도 말할 생각이 없는 것 같고.”

서로 눈이 마주쳤다. 미래의 그의 것보다 조금 짙은 물색의 눈동자에 맑은 빛이 감돌았다.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 그 아래 끝없이 펼쳐지는 청아한 바다를 보는 듯했다. 너무 투명해서 바닥까지 다 보이는 듯한 그런 바다. 일렁이는 푸른색이 천연석의 단면처럼 은은한 윤기를 머금었다.

“그게 조금 거슬린다는 생각.”

……아버지, 못 본 사이에 좀 위험해지셨네요.

나도 모르게 넋을 놓았다는 걸 깨닫고 황급히 정신을 차렸다. 와, 나 방금 엘뤼엔한테 집착하는 사람들 기분을 좀 이해할 뻔했어. 어색하게 웃으니 그가 눈썹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내가 상황을 회피하려 한다고 여긴 듯했다.

“왜 날 아버지라고 불렀지?”

이어진 질문은 한 번에 이해하지 못해서 대답이 늦었다. 한국의 그 사람과 겹쳐봤을 때의 일은 이제 됐다고 했으니, 그걸 말하는 건 아닌 것 같고. 아, 그러고 보니 아까 내가 그를 또 아버지라고 불렀던가. 조심하고 있었는데 잠결이라 방심했다. 눈빛이 변했던 게 불쾌해서 그랬던 건가 보다.

“미안해. 무심결에 버릇대로 불렀나 봐. 조심할게.”

“조심한다……?”

“아니, 아니, 다시는 안 그럴게. 엘퀴네스라고 제대로 부를게.”

왜 더 노려보지? 이게 아닌가?

원하는 답을 한 것 같은데 돌아온 반응이 좋지 않으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까보다 더 기분이 상한 것 같은 엘뤼엔을 보려니 식은땀이 흘렀다.

“좋은 아침, 도련님! 어? 뭐야, 엘퀴네스. 오늘은 제대로 있네?”

때마침 이프리트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전환됐다. 엘뤼엔이 노려보는 대상도 나에게서 그로 바뀌었다. 날카롭게 쏟아지는 시선에 활짝 웃고 있던 이프리트가 움찔해서 물러섰다.

“뭐, 왜, 뭐. 뭐가 또 불만이야?”

낮게 혀를 찬 엘뤼엔이 다시 신문을 펼쳐 들었다. 노골적인 무시에 이프리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오, 저놈의 성질머리는 왜 갈수록 더 고약해져?”

펄펄 뛰는 목소리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웃었다.

오랜만에 소란스러운 아침이었다.

라미아스의 경고가 무색하게도 다비안은 몸을 추리자마자 움브라에 곧장 복귀했다. 크리스가 만류해보기도 했지만 별로 소용은 없었다는 듯했다. 그리고 경고받은 그대로 체포됐다.

첩보원이 임무에서 이탈한 후 복귀한 경우 일단 구속되는 건 원래 자연스러운 절차였다. 얼마간 시달리긴 하겠으나 형식적인 과정들을 거치고 나면 풀려날 거라는 게 라미아스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보다 나쁘게 흘러갔다.

“그 녀석 이중 밀정으로 몰렸어. 사형 선고받았고, 내일 해 뜨자마자 참수될 거야.”

그것도 가장 최악의 방향이었다.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말에 몸이 굳었다. 막 집어 들었던 빵은 바닥으로 툭 떨어진 후였다. 라미아스는 분노를 먹는 거로 풀려는 것처럼 쿠키를 한꺼번에 와르르 입에 털어 넣고 와작와작 씹는 중이었다. 목이 타는 것 같아 앞에 놓여있던 물컵을 집어 들고 단숨에 마셨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되면 사형 선고를 받아요? 게다가 바로 내일 참수라뇨?”

“알 게 뭐냐. 증거야 만들어내면 그만이니 뒤탈을 없애려고 처분을 서두르는 거지. 젠장, 그러니까 적당히 요령 좀 피울 것이지. 이래서 고지식한 것들이랑은 일이 안 돼.”

푸념이 길게 이어졌지만 한가롭게 동조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크리스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을 거다. 비밀 기관에서 요원의 사형 집행을 공개적으로 진행할 리도 없으니 끝까지 알려지지 않을 게 분명했다. 라미아스 덕분에 집행 전에 상황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천운인 셈이었다.

“그 사람 지금 어딨어요?”

“그건 왜 물어?”

“구해야죠.”

“뭘 그렇게까지 해? 너랑 딱히 친한 사이도 아니잖아? 오지랖 부리는 게 천성이야?”

“그러는 라미아스는 냉정하네요. 그 사람이 죽으면 곤란해지는 거 아니었어요?”

“그야 조금 귀찮아지기는 하지. 하지만 그걸 빼돌려서 보호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많은 문제보다는 덜 귀찮아. 그놈이 진짜 이중 밀정일 수도 있고.”

“다비안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잖아요.”

감격의 상봉도 같이 지켜봤으면서 어떻게 그런 결론을 내리는지를 지적했지만 라미아스는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큰둥한 표정에 비웃음만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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