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4화
우천에 잠긴 도심은 짙은 무채색을 띠었다. 돌변한 날씨만큼이나 인파로 북적이던 거리 역시 빠르게 한산해졌다. 비를 피해 뛰기 시작한 사람들은 급한 대로 겉옷이나 배낭 따위를 뒤집어쓰고 머리를 가리기에 바빴다. 지금 막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도 그런 이들 중 하나였다.
“어휴, 갑자기 웬 비가 이렇게 쏟아지는 거람. 전부 다 젖었…… 어? 엘?”
투덜거리며 머리에 뒤집어썼던 겉옷을 털어내던 남자가 선객인 나를 알아차리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는 손가락에 걸고 있던 열쇠고리를 빙글빙글 돌려 보이며 웃었다. 이곳 길드 사무실을 계약했을 때, 그로부터 받았던 여벌 열쇠였다.
“어서 와요, 크리스.”
“뭐야, 언제 와 있었어? 온다고 연락을 하지 그랬어. 그럼 나도 더 일찍 왔을 텐데.”
반가운 얼굴로 다가오던 크리스가 다음 순간 우뚝 멈추고 숨을 크게 들이켰다. 내 옆에 엎드려 있는 시큐엘을 발견한 탓이었다.
“느, 늑대?”
“괜찮아요. 시큐엘이에요.”
“시큐엘? 아, 그 말로만 듣던…….”
“네, 물의 상급 정령이요. 시큐엘, 크리스가 많이 젖었는데 물기 좀 없애줄 수 있을까?”
그 말에 고개를 든 시큐엘이 시큰둥하게 머리를 틀었다. 자신 같은 고급 능력을 하찮은 일에 사용한다는 불만이 가득한 몸짓이었다. 그래도 소환자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서인지, 곧 크리스의 몸에서 빠르게 물기가 증발했다. 굳어 있던 크리스는 보송보송해진 옷을 돌아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 고마워.”
“뭘요.”
“뭔가… 굉장히 놀랍네. 눈을 뜬 채 꿈을 꾼 기분이야. 물의 정령이 이런 것도 되는구나. 젖게만 할 수 있을 줄 알았어.”
“물의 정령이니까요. 물에 관한 건 다 가능하죠.”
“그렇구나. 멋지다. 너 진짜 정령사가 맞긴 했구나.”
“무슨 뜻이에요?”
“아니, 뭐, 그간 정령술을 제대로 보여준 적은 없었잖아. 매번 검술 연습이나 체력단련 같은 거나 하고 있고, 네가 정령사라는 걸 실감할 일이 있어야 말이지. 아하하, 아무튼 상급 정령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야. 물의 늑대라니, 굉장해. 진짜 잘생겼네.”
“그래요? 들었어, 시큐엘? 크리스가 너더러 잘생겼대.”
그러자 두 다리에 턱을 괴고 있던 시큐엘이 귀찮다는 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한심한 평이군. 관심 없다.
이어진 대꾸는 매몰차기 그지없었다. 누가 엘뤼엔의 부하 아니랄까 봐 그 정령왕에 그 정령다운 반응이었다. 다행히 크리스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그보다는 너무 놀라서 내용까진 신경 쓰지 못하는 쪽인 것 같긴 했지만.
“헉? 지금 얘가 말한 거야? 상급 정령은 말도 해?”
“아, 굳이 말하자면 정령은 전부 다 말할 수 있어요. 그들의 언어를 인간이 알아듣지 못하는 것뿐이죠. 상급 정령은 인간이 알아듣는 방식도 쓸 수 있는 거고요.”
“그, 그렇구나. 그건 처음 알았어. 허어, 굉장하다. 다비안 자식이 여기에 있었으면 넋을 놓았을 텐데.”
“다비안이요?”
“아, 모르나? 그 녀석 정령술에 관심이 많거든. 대놓고 말한 적은 없지만 늘 관련 서적을 찾아보는 것 같더라고. 이건 내 짐작인데, 그 녀석이 너한테 중요한 서류를 맡긴 건 네가 정령사인 걸 알아봐서인지도 몰라. 네게서 평소 탐구하던 신비한 힘이 느껴져서 저절로 이끌린 거지.”
당연히 그럴 리는 없었지만 그냥 피식 웃어넘겼다. 그 당시 그가 트로웰이라는 신비한 안배에 강제로 끌려온 게 사실이긴 했으니까.
“그런데 갑자기 정령은 왜 소환해둔 거야? 너 어지간해선 정령 잘 안 부르잖아. 그것도 부담도 가장 큰 상급 정령을…….”
말하면서 크리스는 뭔가를 깨달은 듯했다. 멈칫한 그가 묘한 얼굴로 나를 돌아보았다.
“혹시 지금 내리는 비, 네가 한 거야?”
과연 노련한 헌터답게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더니 그는 알아서 긍정으로 이해했다. “날씨도 바꿀 수 있구나. 미쳤네.” 충격에 빠진 얼굴로 중얼거리던 그가 곧 뚜렷한 흥미를 띠고 나를 응시해왔다.
“근데 왜?”
“음, 뭐, 그럴 일이 있었어요.”
“그럴 일이라니?”
“안전한 귀가를 위한 제 나름의 배려랄까요.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거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점점 더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콧등을 찡그리는 크리스를 향해 나는 다시금 어깨를 으쓱였다. 비 내리는 날씨가 안전한 귀가나 세계 평화와 무슨 상관인지 알 수 없는 건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아마 누가 들어도 연관성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인 걸 어쩌겠는가. 물론 그게 아니라도 상관은 없었다. 적어도 지금 열심히 뛰어가고 있을 두 사람의 귀가엔 도움이 될 게 분명했으니까.
‘……그냥 도망가버렸지만 말이지.’
문득 조금 전의 일이 떠올라 조금 우울해졌다. 나는 크리스에게 들키지 않도록 작은 한숨을 삼켰다.
에디스와 아이라라고 했던가. 두 사람에게 마신관이냐고 질문한 건 실수였다. 소환된 시큐엘을 보고 경계심을 푸는 듯했던 둘이 그 질문을 건네자마자 그대로 달아나 버렸기 때문이다. 얼마나 필사적으로 뛰어가는지 차마 불러 세울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물론 불렀어도 멈추지는 않았을 테지만. 딱히 수상한 질문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는데, 너무 조심성 없이 접근한 모양이었다.
하긴, 지금이 그 시기라면 모든 일에 다 예민해져 있긴 하겠지. 마신관이라는 단어가 금기어나 다름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반성하는 의미로 한동안 비 내리는 날씨를 유지하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에 또 습격을 당할지도 모르니, 교단으로 돌아갈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잔 생각이었다. 그러다 보니 시큐엘의 소환도 계속 유지해야겠는데, 이대로 숙소까지 가는 건 너무 눈에 띌 거라 가까이에 있는 길드 사무실로 왔다. 정령왕들의 시선이 없는 곳에서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필요했다. 물론 그들이 감시하기로 하면 피할 방법은 없겠지만. 눈에 보이는 것과 안 보이는 것의 차이는 생각보다 큰 법이니까.
솔직히 나도 얼떨떨하긴 했다. 마신관과 인어라니. 어쩌다 보니 돌아가는 상황을 알아차리긴 했는데 설마 그 일이 벌어지는 시기가 지금인 줄은 몰랐다. 마신의 교단이 봉문 중인 것도, 최대 축제인 암흑절을 그냥 넘어간 것도 전부 그 때문이었던 거다. 아직 어림짐작일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것 말고는 달리 생각할 수가 없었다. 어디서 습격할지 알 수 없는 인어를 막으려면 외부인을 전부 경계해야 할 테니까.
에디스를 보며 눈을 번뜩이던 여자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인어일 게 분명한 여자는 누가 봐도 평범한 인간으로 보였다. 사람들 사이에 섞이면 더 알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반면에 그들 쪽에선 마신관을 알아볼 수 있는 것 같았다. 힘이 약한 어린 신관을 주로 노렸다고 했던가. 그 성력을 삼키기 위해 사악한 주술까지 만들어냈다고 했었지. 타락한 천사의 눈물이라는 흑주술이었다.
‘잠깐, 그러고 보니 다비안이 준 서류 안에 주술식 같은 것도 있지 않았나?’
왠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을 짚어낸 기분이었다. 그 안에 들어 있던 명단이 마신관의 명단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더욱. 어쩌면 다비안은 그 일을 조사하던 중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안 마신교 쪽에서 필요한 자료를 빼돌리기 위해 크리스를 습격한 걸까.
“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보다 크리스는 어딜 다녀온 거예요? 원래 사무실에 있을 시간이었잖아요.”
“아, 잠시 협회에 다녀왔어. 영입할 인재가 있나 싶어서 기웃거려봤지.”
“소득은 있었어요?”
“아니. 전부 허탕이었지, 뭐. 그래도 덕분에 한 가지 흥미로운 소식을 알게 됐는데, 들어볼래?”
“뭔데요?”
관심을 보이니 씩 웃은 크리스가 냉큼 내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최근에 마수 소동이 몇 번 있었잖아. 근위대에서 정황 조사를 했는데, 그게 마신관이 한 짓이래.”
“헉? 진짜요?”
“사실인지 아직 확실하진 않아. 근데 마수가 나타날 때마다 근방에서 마신관을 봤다는 목격자가 있더라고. 그중 한 명의 말로는 마신관이 피리 같은 걸 불렀대. 그런 후에 마수가 나타났다나?”
문득 생각나는 장면이 있었다.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던 노인이 가까이 접근했을 때였던가. 겁에 질린 에디스가 분명 호각 같은 걸 불려고 했었다. 느낌이 좀 이상하더라니, 그게 마수를 부르는 기능이 있는 건가? 하지만 도심에 마수를 풀면 피해가 크다는 건 당연한 상식이다. 그런 걸 무시할 사람들로는 보이지 않았다. 고작 한 번 봤을 뿐인,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왠지 선뜻 믿을 수가 없었다.
“마신교 쪽에선 뭐라고 해요?”
“물론 그쪽에선 인정하지 않지. 근데 이 와중에도 봉문은 풀지 않으려는 것 같아.”
“그럼 불리하겠네요.”
“그래서 거의 주범으로 굳혀진 분위기더라고. 아마 내일쯤엔 소문이 쫙 퍼질 거야. 본격적으로 마신교를 배척하는 분위기가 생길걸.”
그렇겠지.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알긴 하지만 갑갑하긴 했다. 그냥 지켜보는 내가 이러니 당사자인 마신 교단은 더할 거다. 자세한 사정은 몰라도 지금은 교단의 입장을 믿어보고 싶었다.
‘직접 찾아가 보면 사실을 알 수 있겠지만…….’
마신의 교단에 들어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당장 내 손등에 있는 인장만 해도 아주 쓸 만할 게 분명했다. 아무리 철통같은 수비를 펼치고 있는 교단이라도 같은 마신관은 들여 보내줄 테니까. 묻는 것마다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해줄지도 모른다. 진짜 신의 문장이니 정체를 들킬 염려도 없었다.
문제는 카노스가 날 알아볼 확률도 엄청나게 높아진다는 거지만. 아니 거의 백 프로 아닐까. 상황이 궁금하다고 그런 위험부담을 끌어안는 건 아닌 것 같다. 게다가 어차피 이 문제는 이 시대의 카노스가 해결하기로 되어 있었다. 내가 나설 부분은 아무것도 없다는 소리다.
‘그러니까 호기심은 여기서 접자.’
가뿐히 결론을 내린 후 시큐엘을 이만 돌려보냈다. 지금쯤이면 충분히 귀가했을 시간이기도 했다. 크게 한 번 숨을 삼킨 후 창밖을 바라보았다. 시큐엘과의 연결이 끊어지면서 내리던 비도 점차 잦아들기 시작했다. 구름은 걷혔지만 침침하게 탁한 하늘은 그대로였다. 해가 보이지 않는 탓이었다. 어느새 날이 꽤 저물어져 있었다. 이만 일상으로 돌아갈 때였다.
* * *
크리스의 예상대로 마신교에서 마수를 풀었다는 소문은 아주 빠르게 퍼져나갔다. 인명피해까지 있었던 만큼 제도 전체가 크게 들썩이기 충분한 소식이었다. 충격에 빠진 사람들은 마신의 교단이 당장 봉문을 풀고 나와 사태를 해명하길 촉구했다. 교단 앞으로 찾아가 시위하는 무리도 생겼다.
그러나 마신의 교단에선 꿋꿋이 침묵을 고수했다. 흉흉해진 민심을 달래기 위해 나선 황실이 직접 호출했으나 그조차도 무시했다.
모든 교단은 별개의 체제를 인정받지만 그렇다 해도 황제의 요청을 무시하는 건 명백한 결례였다. 황제는 크게 진노했고, 마신교의 평판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비록 그만큼은 아니지만 나와 크리스도 곤란한 시간을 겪고 있었다. 길드원을 모집하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지원자가 여전히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무르익은 봄은 날이 갈수록 화창한 날씨를 자랑했지만 우리 길드 사무실을 채우는 건 음울한 공기뿐이었다.
“지금이라도 그냥 다른 길드에 들어가는 게 낫지 않아?”
오죽하면 내가 곤란해질수록 즐거워하는 트로웰조차 진지하게 조언할 정도였다. 내게 미안해하는 크리스도 그러길 권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니 나도 오기가 생겨서 끝까지 가보자는 심정이었다. 이래저래 심란한 시기였다.
“왜 찾아오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건지 알아냈어.”
하지만 마냥 암울하라는 법은 없는 모양이다. 늘 하던 일과에 따라 한창 수련하고 있는데 크리스가 잔뜩 부은 얼굴로 나타났다. 척 보기에도 누군가와 싸워서 다친 모습이었다. 회복제를 벌컥벌컥 들이켠 후에도 그는 한동안 분을 못 이겨 씩씩거렸다. 덕분에 내가 상황을 알아볼 수 있었던 건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였다.
“대체 무슨 일이에요?”
“젠장, 진혼 놈들이었어. 전부 그놈들 때문이었다고.”
“그건 알고 있었잖아요?”
“아니, 그 정도가 아니야. 아, 글쎄 그놈들이 우리 길드 모집 벽보에 관심 보이는 사람들한테 대놓고 시비를 걸고 있더라고. 알고 보니 지금까지 계속 그랬던 모양이야. 우리 길드에 가입하는 사람은 가만히 안 둘 거라고 협박까지 했다는 거야!”
여명의 활 길드를 무너트리고 이후에도 크리스를 집요하게 괴롭혔다는 진혼 길드가 이번에도 대대적으로 활약하고 있었던 듯했다. 사람들이 알아서 몸을 사리는 건 줄 알았더니 적극적으로 방해 공세까지 펼치고 있었을 줄이야. 왜 기웃거리는 사람조차 없는지 단숨에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한 판 한 거예요?”
“그럼 그걸 그냥 놔둬? 놈들 길드 사무실까지 쳐들어가려다가 참았다.”
“아주 잘하셨네요.”
“잘했지, 그럼. 후후후, 기뻐해라, 엘. 어쨌든 일이 잘 풀렸으니까.”
“왜요, 그놈들이 다신 안 그러겠대요?”
“그 말은 이제부터 받아낼 거야. 그놈들 말고 다른 거. 아까 그 벽보에 관심 보였다는 사람들 말이야. 대화 좀 해봤더니 처음부터 여명의 활에 가입할 작정으로 제도에 올라온 사람들이었더라고. 우리 길드에 가입하기로 했어.”
“헐, 진짜요?”
“그래, 진짜. 듣고 놀라지 마라, 엘. 심지어 세 명이야.”
……세상에, 지금 내가 무슨 말을 들은 거지? 숨을 삼키고 바라보니 크리스가 싱글벙글한 얼굴로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뭐라고 했어요? 세 명이요? 세 명이라고 한 거 맞아요?”
“그래, 세 명!”
“그건 설마!”
“드디어 길드 등록을 할 수 있다는 소리지!”
“크리스!”
“엘!”
감격에 벅찬 나와 크리스는 서로를 얼싸안았다.
“와, 크리스! 오늘따라 세상에서 제일 잘생겨 보여요!”
“고맙다, 넌 원래 잘생겼어!”
“빈말이 아니라 진짜예요! 지금 진짜 지금 크리스한테서 후광이 보인다고요! 당장 연예인으로 데뷔해도 되겠어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너도 그래!”
낯간지러운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 감동을 표현할 방법이 없을 것 같았다. 크리스도 비슷한 상태인지 넉살 좋게 받아치고 있었다. 돌이켜 보건대 둘 다 살짝 제정신이 아니었다.
“적당히 방해했으면 이만 꺼지는 게 어떨까.”
우리가 정신을 차린 건 트로웰의 목소리 덕분이었다. 흠칫해서 돌아보니 그가 식은 시선으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한창 굴리는 중에 방해를 받은 게 짜증이 났는지 평소보다 얼굴이 더 구겨져 있었다. 찔끔한 크리스가 어색하게 웃으면서 한발 물러섰다.
“실례했습니다, 형님!”
“누가 네 형님이야.”
“하핫, 시정하겠습니다, 엘의 형님! 지금 당장 꺼지겠습니다! 나 먼저 갈게, 엘. 이따 한 시량 후에 계약서 작성하기로 했으니까 수련 끝나는 대로 사무실로 와.”